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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명

시골 축구부의 내가 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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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명
작품등록일 :
2020.08.03 14:57
최근연재일 :
2020.09.15 23:30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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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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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5,516

작성
20.08.1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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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글자
11쪽

1화 - 벼락

DUMMY

<1화 - 벼락>





"야, 재민아. 성재민! "


왁자지껄한 대화소리와 간간이 매미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고등학교 교실.

1학년 2반의 교실의 뒷문에서 누군가를 찾고 있는 한 학생.

뽀글뽀글한 머리에 키가 꽤나 많이 작은 남학생이 성재민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성재민을 찾자, 성재민의 같은 반 여학생이 말했다.


" 어! 주용이 안녕? "

" 하이하이, 재민이 어딨어? "

" 걔 밥 먹고 축구 공들고 나갔어. "

" 아이씨, 이 새낀 맨날 혼자 어디가. 암튼 땡큐! "


급한 듯이 감사인사를 건네고 나무로 된 마룻바닥을 박차고 복도를 뛰어가는 신주용.

학 학년당 2개의 반밖에 없는, 전교생이 150명도 안 되는 작은 학교였다.

강원도의 해별읍에 있는 해주고등학교는 바닷가와 불과 5분여밖에 걸리지 않는 곳에 위치한 작은 고등학교.

신주용은 삐걱거리는 복도의 마루를 달리다 복도의 코너에서 선생님과 마주쳐 경고를 들었다.


" 복도에서 뛰지 마라! 축구부! "

" 넵! 주의하겠습니다! "

" 더워졌는데 조심하고~! "

" 옙! 감사합니다! "


학교의 규모가 작다 보니 교직원들 또한 학생들의 이름이나 얼굴을 곧잘 잘 기억했다.

신주용은 선생님이 지나가자마자 다시 복도를 냅다 뛰었다.

복도의 끝의 문에서 나오자 보이는 운동장. 모래로 덮인 운동장이 마치 사막같이 보였다.

매미가 한층 더 크게 우는 듯 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6월의 운동장.


" 하 저 새끼 대박이다 진짜 "


신주용은 한 학생이 교복 셔츠를 벗어던지고 열심히 공을 리프팅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혼잣말을 하였다.

땡볕 아래서 리프팅을 하며 간간이 공이 공중에 떴을 때 발리슛을 하며 그물이 모조리 찢긴 골대를 향해 슛을 날리기도 하였다.

신주용이 그 학생에게 다가가며 표정을 찡그려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건넸다.


" 야~ 징하다 징해! "

" 뭐야, 언제 왔어? "

" 야 성재민, 넌 무슨 맨날 점심시간마다 볼 차냐? "

" 재밌잖아. 야 받아. "


그렇게 말하며 신주용에게 공을 패스하고는 위치를 잡는 성재민.

올려주면 헤딩한다는 둘 만의 신호였다.

하지만 신주용은 자신에게 오는 공을 트래핑을 이용해 손으로 잡아냈다.


" 야, 이럴 때가 아니야. 승룡 선배가 1학년 집합하래. "

" 뭐? 왜? "

" 어제 일 때문에 그런 것 같아. 좆승룡새끼. 짜증나네. "

" 어제 우리 뭐 잘못했냐? "

" 아니 어제 이겼잖아. 3대 1로. 그 정도면 잘했지!! 왜 또 지랄이야 근데. "

" 일단 가자. "


축구공을 챙겨서 운동장을 가로질러 학교 뒤에 소각장으로 달려가는 두 사람.

학교 뒤에는 소각장과 닭과 토끼 등을 기르는 사육장이 있었는데, 두 사람이 말했던 2학년 선배들의 집합장소였다.

선생님도 몇 명 없는 이 학교에서 돌아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 외진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도착하니 2학년 선배들 여러명과 성재민과 신주용과 같은 학년인 1학년들도 몇 명 모여있었다.

그들은 전부 해주 고등학교의 축구부 일원들이었다.


" 야! 1학년 빨리빨리 안 뛰어와?! "


덩치가 큰 2학년 선배가 담배를 문 채 성재민과 신주용에게 외쳤다.

그러자 신주용은 황급히 달려가 같은 학년들 축구부 친구들 옆에 섰다.

성재민은 또한 그때서야 뜀박질을 하였다.


" 야!! 안 뛰어?! "

" 쟤는 왜 이렇게 개기는 거야? "


2학년 선배들의 웅성거림에 신주용은 고개를 살짝 돌려 성재민을 재촉하며 입모양으로 말하였다.


' 빨. 리. 와. 미. 친. 놈. 아. '


성재민도 1학년들 옆에 서자, 2학년 선배들은 담배를 물고 그들을 쭉 둘러보았다.

성재민, 신주용, 창호, 민구, 진서. 이 5명은 1학년 축구부였다.

전교생도 적고, 축구부의 인원수도 적은 그야말로 진짜 시골의 축구부.


" 다 모였냐? "

" 네, 선배님. "

" 승룡아! 다 모였다! "


2학년 선배 중 하나가 사육장을 향해 외쳤다.

그러자 쭈그려 앉아 담배를 물고 토끼를 보고 있던 노란 머리의 남자가 일어나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노란 머리에 귀에는 피어싱을 한 팔다리가 길쭉길쭉한 2학년 선배인 최승룡.


" 다 모인 거야? "

" 네, 선배님. "


최승룡은 담배를 물고 1학년들 앞에 서서 그들을 쭉 둘러보았다.


" 미드필더 누구야? "

" 저...저요. 선배님. "


1학년의 진서가 손을 들었다. 현재 1학년의 유일한 미드필더였다.

깡 말라 매우 소심한 성격을 한 진서에게 최승룡은 표정을 찡그렸다.


" 아니, 너 말고 새끼야. 어제 말이야. "


어제라고 하면은 최승룡이 축구부 인원들을 모아 다른 지역의 축구회와 돈내기를 하는 일명 풋살 내기빵을 말하는 것이었다.

최승룡의 집합 하에 1학년들은 거의 무조건 참가하게 되어있고, 2학년들도 웬만해서는 참가했다.

지금 축구부의 실세는 최승룡이니까.

그렇게 모인 해주고 축구부는 한두 시간이 걸리는 시내로 나가 축구회에 시비를 걸어 돈을 걸고 경기를 했다.

하지만 어제는 횟집을 하시는 부모님을 돕느라 미드필더인 진서가 나오지 못했다.


" 아, 어제 중앙 미드필더 저였습니다. "


원래는 스트라이커인 성재민이 손을 들었다. 손을 들자마자 배를 가격하는 최승룡.

성재민은 배를 움켜잡고 풀썩 쓰러졌다.


" 야 이 새끼야. 니 새끼 어제 나한테 패스를 안 해. 그렇게 기회가 넘쳤는데. "

" 크윽... "

" 아니, 어제 이겨서 그냥 넘어갔는데. 생각할수록 짜증나잖아?"


'개자식.. 네 새끼 오프 더 볼(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을 봐라.'


성재민은 쓰러져 주먹을 불끈 쥐었다. 화가 났다.

물론 자신은 축구만 할 수 있다면 좋지만, 최승룡에 대한 분노가 점점 쌓였다.

어제는 최승룡에게 도저히 패스를 찔러줄 수 없었다.

최승룡이 골 결정력이 뛰어난 것은 이미 알고 있다. 개인기 또한 훌륭하고 슈팅의 기술력 또한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열정이 없다. 연계 플레이는 개나 줘버리고 금방 싫증을 내며, 공이 없을 때는 최전방에서 바닥에 침이나 뱉고 있을 뿐이다.


" 뭐 경기할 때 네 포지션 뺏겨서 빡치냐? "

" !!!! "


그렇다. 해주고의 스트라이커는 두 명. 바로 성재민과 최승룡이었다.

하지만 최승룡은 그 포지션을 자신이 독차지하고 있었다.

그에 따라 성재민은 항상 벤치 신세. 가끔가다 최승룡이 지쳐 남은 시간 5~10분을 교체 출전하는 게 다인 것이다.

선수들에게 관심도 없는 감독. 실세인 2학년 한 명에 의해 축구부가 돌아가는 시골 고등학교의 어두운 이면이었다.


" 야, 발롱도르. 네 새끼 본 지 3달밖에 안됐지만. 니 정말 마음에 안 들어. "


발롱도르. 성재민이 축구부에 입부하며 한 말. 이제는 성재민의 별명.

저는 대한민국 최초의 발롱도르 수상자가 되고 싶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공을 차며 자라며 늘 가지고 있던 꿈이었다.

흥분한 성재민이 벌떡 일어나 최승룡에게 달려들려는 순간.


" 야! 너희들 지금 뭐하는 짓이야! "


성재민이 뒤를 돌아보자 서 있는 안경을 쓰고 키가 작은 3학년 선배.

두 손 가득히 쓰레기봉투를 들고 소각장을 온 축구부의 주장, 진하람이었다.


" 2학년! 너네 여기서 담배피냐! 감독님한테 말해!? "

" 네~네~ 갑니다요. 선배~ "

" 아이씨, 하람선배다. 가자 승룡아. "


2학년 선배들이 귀찮은 듯이 담배를 비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최승룡은 침을 찍 뱉고는 성재민을 노려보며 한마디를 남기며 떠났다.


" 조심해라. 발롱도르. "


2학년들이 떠나자, 1학년 친구들이 성재민에게 모여들었다.

신주용이 다가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 재민아 괜찮냐? 저 씹새끼들 진짜.. "


다행히도 최승룡에게 달려드려는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는 못한 것 같았다.

쓰레기봉투를 소각장에 놓고는 진하람이 다가왔다.

공부도 잘하고 1학년 때부터 해주고 축구부로 활약해온 진하람 선배.

주먹을 불끈 쥐고 바닥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성재민을 보며 물었다.


" 너네 무슨 문제 있어? 쟤네가 괴롭히니? "


그러자 신주용이 성재민과 진하람 사이에 불쑥 끼어들며 말했다.


"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람이형! 그냥 내일 훈련 얘기하고 있었어요. "

" ...그래? 뭔 일 있으면 바로 말하고... 많이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 "

" 아니에요! 형도 이제 3학년이신데요~ 진짜 별일 없었습니다. "

" 그럼 다행이고.. 그래, 내일 훈련 때 보자. "

" 넵! 들어가세요! "


진하람에게 말해봤자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진하람이 떠나고 신주용은 성재민을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너무 분해서 몸을 부들부들 떨 정도로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 재민아.. "

" ... 나 먼저 들어갈게. "

" 어..어.. 오늘 집 갈 때 같이 가자. "

" 먼저 가. 할 거 있어. "


신주용과 다른 1학년 축구부원들은 성재민의 무거운 뒷모습을 볼 수밖에 없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6교시가 시작되자 날씨가 갑작스럽게 어두워졌다.

그러더니 벼락이 치고는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교 종이 울리고 학생들은 하교를 하기 시작했고, 성재민은 홀로 교실에서 비 오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 축구... 축구를 하고 싶어서 이 학교에 온 건데.. 제기랄..'


성재민은 가방 안의 축구공을 챙겨 아무도 없는 학교의 운동장으로 나갔다.

공을 튕기며 골대를 향해서 차기도 하고, 다시 공을 주우러 가 몇 번을 반복했다.


─ 뻐엉!


공이 미친 듯이 비가 오는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나는 그저 축구를 하고 싶을 뿐인데.

내 포지션에서, 내 팀원들과, 웃으면서 축구를 하고 싶을 뿐인데.


" 으아아아아아!!!! "


성재민은 아무도 없는 운동장에서 속이 뚫려라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하늘에 높게 뜬 공을 보았다. 공은 성재민을 향해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다.

순간, 번쩍하며 성재민의 눈앞이 밝아졌다.


─ 콰과광!!!!


벼락이 성재민 몸을 관통하며 27,000℃의 온도를 발산하였다.

이대로 어이없게 죽는 건가.. 축구가.. 하고 싶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순간,

어둠 속에서 알 수 없는 목소리가 울렸다.


해석 완료.

시스템 적합.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이식됩니다.

.

.

.

이식 완료.

축하합니다! 시스템 이식이 완료되었습니다.


작가의말

작품에 나오는 지명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하며 허구임을 알립니다.

추천, 선호작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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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화 - 벼락 +9 20.08.12 7,630 136 12쪽
2 2화 - 벼락 +12 20.08.11 8,115 138 10쪽
» 1화 - 벼락 +13 20.08.10 9,997 13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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