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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명

시골 축구부의 내가 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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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명
작품등록일 :
2020.08.03 14:57
최근연재일 :
2020.09.15 23:30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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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5,516

작성
20.08.1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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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글자
12쪽

5화 - 특훈

DUMMY

<5화 - 특훈>





진하람에게 지명된 성재민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골키퍼와 선수 네 명이 한 팀을 이루는 풋살.

인원이 적은 만큼 볼을 터치할 기회도 늘고, 구장의 크기도 훨씬 작아 개인 기술과 테크닉을 더 반영한다.


‘.. 좋아.’


성재민에게는 시스템을 사용해볼 좋은 기회였다.

더군다나 최승룡과는 상대편.

잘하면 그의 콧대를 꺾어버릴 절호의 찬스이기도 했다.


"재민아, 넌 공격수야.”

"네, 선배. 감사합니다.”

"네가 축구 좋아하는 건 알고 있으니까. 열심히 해보자.”


이후 최승룡과 진하람의 가위바위보가 이어졌다.

곧이어 둘의 팀 편성이 완료됐다.

미드필더 진하람, 센터백 우태진, 공격수 성재민과 레프트백 신주용, 그리고 1학년 미드필더 진서가 한 팀을 이뤘다.


" 골키퍼는 제가 할게요. "


깡 마른 미드필더 진서가 손을 들었다.

진하람은 그런 진서의 어깨를 툭 치며 얘기했다.


“그래, 잘 부탁한다.”

“네, 선배님!”


사실 진하람 팀 입장에서는 꽤나 큰 페널티를 안고 게임을 하는 셈이었다.

상대는 해주고 축구부의 유일한 골키퍼 창호를 데려갔으니까.

나머지 멤버는 공격수 최승룡, 레프트윙 김택필, 2학년 라이트윙 조우근, 2학년 센터백 장호삼이었다.


" 하람선배. 저쪽은 아마 호삼선배를 수비로 두고 승룡선배를 원톱에 배치할 거예요.”


상대팀의 멤버를 확인한 성재민이 말을 이었다.


" 피지컬이 좋은 택필선배는 라인을 내려 수비에 가담하고, 패스 능력과 스피드가 좋은 우근 선배는 공격적으로 활용할 거 같고요.”

" 확실히. "


태산같이 우뚝 서서 팔짱을 끼고 있던 우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하람 또한 공감하며 팀 포지션을 짜기 시작했다.


" 태진이랑 주용이가 수비라인을 짜 줘. 상대는 공격적으로 나올 테니까 가끔씩 주용이가 왼쪽에서 치고 올라와 주고.”

" 맡겨만 주세요, 선배! "

" 내가 중앙에서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 재민이 통해서 마무리하자.”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포지션을 짜고 있을 때 최승룡이 다가왔다.


" 멀었습니까? 빨리 합시다. "

" 그래, 시작하자. "


어느새 , 다른 축구부원들이 풋살 골대를 가져와 설치해둔 상태였다.

젖은 모래바닥에 막대기로 라인을 그리고 다 찢어진 그물의 골대를 설치하자, 그럭저럭 풋살장의 모습이 갖춰졌다.

바다를 상징하는 남색 유니폼으로 환복한 진하람의 팀. 유니폼 위에 주황색 조끼를 덧입은 최승룡의 팀.

볼 결정권에서 가위바위보를 하여 최승룡의 팀이 볼을 가져갔다.

심판을 맡은 2학년 정백현이 하프라인으로 와 진하람과 최승룡에게 말했다.


" 경기시간은 20분씩 전후반으로 나뉩니다. 쉬는 시간은 10분이고요. 3골 먼저 넣으면 시간 상관없이 경기종료입니다. "


고개를 끄덕이는 두 사람.


" 자 준비되셨죠. 시작합니다. "


─ 삐익!


휘슬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풋살 매치.

최승룡이 빠르게 공을 뒤로 돌리고 공격라인을 올렸다.

후방에서 공을 받은 센터백 장호삼. 센터백치고는 키가 작지만, 준수한 몸싸움과 끈기력, 그리고 꽤나 날쌘 몸을 가지고 있다.

성재민이 장호삼에게 압박을 가하려 뛰어가자, 장호삼은 좌측의 김택필에게 공을 넘겼다.


─ 뻥!


성재민은 방향을 틀어 김택필에 붙었다.

그 순간, 김택필은 아침의 일이 떠올랐다.

자신의 공을 아무렇지도 않게, 너무나 쉽게 트래핑해 보이던 성재민의 모습.

갑작스레 화가 난 택필은 거칠게 성재민을 밀어버렸다.


─ 퍽!

" 윽! "


과하게 밀쳐져 바닥에 쓰러진 재민. 하지만 심판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재민을 밀고 올라오는 김택필을 막기 위해 라인을 내리는 진하람.


타닷.


하지만 상대편인 장호삼도 라인을 올리며 공격에 가담했다.


" 여기! "


장호삼이 손을 들었다. 김택필은 장호삼과 2대 1 패스를 통해 진하람을 뚫어낼 생각이었다.

패스를 받은 장호삼이 김택필에게 리턴 패스하려는 순간.


툭.


어디선가 나타난 성재민이 공을 커트해냈다.


" 언제 여기까지...!? "


성재민은 패스를 다시 진하람에게 보내며 외쳤다.


" 천천히! "


진하람도 고개를 끄덕이며 좌측 아래의 신주용에게 공을 건넸다.

성재민의 친구인 레프트백 신주용.

키는 작지만 수비 능력도, 탈압박도, 장거리 패스도 정말 뛰어난 자원이었다.


어느새 라이트윙 조우근이 신주용한테 붙었다.

민첩하게 신주용을 압박해왔지만 공을 뺏어내지는 못했다.

그 직전에 신주용의 시야에 들어오는 패스 루트가 있었으니까.


─ 뻐엉!


공은 높게 날아가 앞을 향해 달려가는 재민을 향했다.

수비라인으로 되돌아오는 장호삼이 달라붙었지만 역부족이었다.


펄쩍.


한차례 도약과 함께 성재민의 몸이 공중으로 치솟았으니까.

1m가량을 점프해 가슴으로 공을 트래핑하는 모습.


툭.


그 와중에 발등으로 공을 튕겨낸 성재민은 다시 한번 지면에서 발을 뗐다.

공중에서 거꾸로 회전해 슈팅을 하는 오버헤드 킥.

동작뿐 아니라 임팩트마저 정확했다.


─ 뻥!!

─ 철썩!


모두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는 장면.

심지어 상대팀 최승룡마저도 예외는 아니었다.


‘뭐지, 방금..?’


허나 막상 성재민은 주위 반응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눈앞에 떠오르는 게 있었으니까.


<스킬 획득>

신규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NEW!) 아크로바틱 슈팅(D)



' 새로운 스킬... ? '


" 고...골!! "


심판이 골 판정을 내린 후에야 진하람 팀의 함성이 쏟아졌다.

가장 먼저 재민에게 달려간 건 신주용이었다.


" 와 이 새꺄! 뭐야 방금 그거!! "

" 들어간 거야...? 호삼선배 따라붙어서 빨리 차려고 그런 건데.. "


장호삼은 허리에 손을 얹고 고개를 가로젓고 있었다.


" 들어갔지! 그것도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고!! "

" 재민아! 대단했어! 나이스! "


진하람도 달려와 성재민의 어깨를 두들겼다.

그제야 골을 먹힌 현실을 파악한 최승룡. 그가 버럭 소리질렀다.


" 야 너네 뭐하냐? 두 명이서 한 명을 못 막아! “

" 미안! 다시 가자! "


최승룡이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 휘이익!


휘슬과 함께 다시 시작된 경기.

아까와 달리 최승룡은 직접 공을 몰고 움직였다.


파앗.


성재민은 김택필에게 붙어있는 상태.

최승룡은 중앙을 공략하여 진하람을 가볍게 제쳐냈다.


‘.. 이거지.’


진하람이 끈질기게 쫓아갔지만 역부족이었다.

생각 이상으로 최승룡의 스피드와 테크닉은 훌륭했으니까.

속도가 붙은 최승룡은 가운데에 남은 우태진을 향해 미친 듯이 돌진했다.


" 날 너무 우습게 보는구나. "

" 헹, 제쳐지지나 마쇼. "


강철의 우태진. 2년 동안 해주고의 수비를 견고히 지켜낸 그에게 붙은 별명.

엄청난 피지컬과 집중력, 그리고 수비 기술. 발이 느리긴 하지만 그는 최고의 수비수였다.


척.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오려는 최승룡을 우태진이 막아섰다.

좌우로 현란하게 바디페인팅을 주며 공을 갖고 전진하는 승룡.

그에 따라 우태진도 슬금슬금 뒷걸음치며 수비 자세를 잡았다.


이윽고 승룡은 돌파하기로 마음을 먹었는지 앞으로 치고 나갔다.


─ 파밧!


워낙 민첩한 승룡이었기에 우태진은 반박자 빠르게 움직였다.

둘의 움직임이 겹쳤고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졌다.

강철의 우태진. 넘어진 건 물론 최승룡이었다.


─ 삑!


그 순간 울리는 휘슬.

우태진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심판을 흘깃 보았다.


스윽.


눈을 피하는 심판, 비열하게 올라가는 승룡의 입꼬리.

그리고 파울지역은 페널티박스 안이었다.


" 4번 파울, 페널티킥.”

" 뭐?! "


부딪힌 것보다는 스친 거라고 해야 맞겠지만 별 의미는 없었다.

풋살이라고 해도 심판의 권위는 절대적이니까.

결과적으로 파울 유도를 해낸 최승룡.


편파 판정이라고는 하지만 승룡의 축구 지능은 높은 편에 속했다.

현란한 드리블과 페인팅을 활용해 페널티박스 내부에서 파울을 유도한 거니까.


─ 뻥!

─ 철썩~


" 골! 골! 골! 1대 1! "


골키퍼를 해본 적도 없는 진서가 골을 먹히는 것은 당연했다.

한 번 통하는 걸 확인했으니 최승룡은 저렇게 계속 파울 유도를 하겠지.

이렇게 되면 편파판정에 지는 것밖에 되지 않는데.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 성재민이 손짓으로 팀원들을 불러모았다.


" 하람선배, 주제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말해도 될까요? "

" 물론이지. 무슨 생각이 있어? "

" 네, 저쪽 승룡선배는 계속해서 파울 유도를 할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호삼선배는 이제 라인을 별로 올리지 못하겠죠. "

" 그렇겠지. 아까 우리한테 그런 역습을 당했으니... 그래서?"

" 하람선배는 라인을 내려주세요. 그리고 태진선배와 2대 1로 승룡선배를 막아주세요. 그리고 모두, 저한테만 패스를 올려주세요. "


다들 성재민의 말에 의아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공격수가 성재민밖에 없다면 고립될 게 뻔하지 않은가.

그럼 손쉽게 공을 뺏기게 될 테고.

또한 미드필더가 없으면 서로의 거리가 멀어져 패스 정확도는 당연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성재민은 확신에 찬 눈으로 말했다.


" 공중패스든 땅볼 패스든 상관없어요. 제 '근처'에만 오면 돼요. "

“.. 그래.”


어찌 됐든 경기는 다시 시작됐다.


툭.


성재민은 공을 뒤쪽 수비라인으로 보내고 앞을 향해 뛰어갔다.

어슬렁거리며 다가가는 최승룡.

양쪽 사이드의 김택필과 조우근은 사이드로 빠져있었지만, 공격진영으로 달려오는 성재민을 경계하며 수비 간격을 좁혀나갔다.

현재 공을 소유한 건 진하람이었다.


‘.. 가까이만 오면 된다고 했지.’


상대 수비 사이의 공간은 아직 벌어져 있는 상태.

좋아. 녀석의 말을 믿어보자.


─ 뻐엉!


패스 하나만큼은 축구부 내에서 으뜸인 진하람이었다.

그가 찬 공이 흙바닥을 휩쓸며 빠르게 땅볼로 나아갔다.


타아앗-


공을 차단하기 위해 김택필과 조우근이 달려들었고, 성재민 또한 볼을 받기 위해 달렸다.

장호삼 또한 성재민을 수비하기 위해 전진했다.

네 명이 공 하나만을 보고 달려가는 상황.


─ 툭


간발의 차로 공에 닿은 성재민.

그는 부드럽고 가벼운 발동작으로 볼의 밑부분을 훑었다.


그렇게 튀어오른 공이 장호삼을 등진 성재민의 위를 날았다.

성재민은 튀어오른 공의 궤도를 따라 수비수를 제치고 내달렸다.

호삼이 아차 하고 황급히 따라갔지만.


─ 철썩


" 고...골!!!! "

" 2대 1!!!! 매치 포인트! "


트래핑을 이용한 깔끔한 돌파.

오버헤드킥에 이어 또 하나의 작품이 성재민의 발끝에서 펼쳐졌다.

마치 프로선수와도 같은 움직임이었다.


늘 재민을 무시하던 최승룡의 표정 또한 볼만했다.

재민은 미소를 띠며 공을 들고 가 최승룡에게 건넸다.


" 자, 마저 하시죠. 선배. "

" 이 새끼가.... "


최승룡은 약이 바짝 올라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팀원들에게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며 하프라인으로 공을 가져갔다.


그렇게 그들이 풋살에 한창 빠져 있을 무렵.

멀찌감치 떨어져서 경기를 바라보고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흠."


그 남자는 다름아닌 해주고 축구부 감독 문현식.

만사가 귀찮은 그였다. 허나 지금만큼은 아니었다.

그는 흥미로운 표정을 머금은 채 중얼거렸다.


".. 우연이라 하기엔."


짤막하지만 동시에 명확한 한 마디가 이어졌다.


"너무 능숙하단 말이지."


해주고 축구부의 후보 성재민이 처음으로 감독의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작품에 나오는 지명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하며 허구임을 알립니다.

추천, 선호작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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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 특훈 +10 20.08.18 5,379 98 12쪽
8 8화 - 특훈 +6 20.08.17 5,477 92 10쪽
7 7화 - 특훈 +9 20.08.16 6,070 95 9쪽
6 6화 - 특훈 +9 20.08.15 6,452 10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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