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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 87_SSD_*****

이계의 노예인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화창
작품등록일 :
2020.05.11 10:30
최근연재일 :
2020.08.15 12:05
연재수 :
9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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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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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1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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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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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9화. 유적(4)

DUMMY

기환이 무슨 일인가 살펴보니 방금 전 잔느엘의 마법으로 폭사한 좀비들의 잔해 조금 씩 진동하며 움직이고 있었다.


“잔느엘 저건 뭐죠?”


콜린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

좀비들의 잔해들은 이제는 진동을 넘어 한 곳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잔느엘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지어졌다.


“제 예상이 틀렸으면 좋겠네요. 저게 뭉쳐서 사람 형태를 이룬다면 데쓰골램일 거에요”

“위험한가요?”


릴리드가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매우요. 강력한 저주를 품고 있는데다 시체에서 나오는 시독을 품고 있어요. 게다 저게 나타난 다는 건 근처에 실력 좋은 네크로맨서가 있다는 건데 아니면...”

“아니면?”

“재수 없으면 리치가 있을 수도...”


기환은 아까 봤던 해골이 리치가 맞을 거라 생각했다. 분명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그때 그들의 대화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콜린이 물었다.


“리치라는 게 많이 위험한가요?”

“실력 없는 마법사는 리치가 되지 못해요. 고위 마법사가 금지된 마법으로 수명을 늘리다가 부작용으로 리치가 되는 거라... 마법도 쓸 거고 네크로멘서 계열의 흑마법과 저주까지 써요.”


그때 끔찍한 비명 소리에 콜린과 잔느엘의 대화가 중단 되었다. 잔느엘의 우려대로 좀비의 파편들은 뭉쳐서 거대한 사람모양의 형체를 이루었고, 그 끔찍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데쓰골렘의 비명에 노예들과 병사들은 귀를 막으며 쓰러졌고 대다수는 정신을 잃었다. 콜린 역시 검을 놓치고 쓰러졌다.

기환도 정신을 잃을 뻔한 걸 간신히 버텨 냈다. 콜린을 제외한 모험가 일행은 마나를 이용해 데쓰골램의 비명을 막아냈다. 콜린은 기절하지는 않았지만 정신이 흔들린 것 같았다.


“콜린 도망쳐, 일단 내가 막아볼게”

“어..하.. 하지만”

“니가 죽으면 우리는 물론이고 우리 가족까지 다 죽어 잠자코 튀기나해 내가 막고 있을 테니”


릴라드가 엄격하게 말하자 콜린은 아까와는 달리 알겠다며 뒤로 물러 났다. 하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는지 아니면 혼자 도망가는 게 맘에 걸리는지 릴라드를 돌아보았다.


“래나!! 신성 마법!!”

“이미 준비하고 있었어요!! 블래싱 웨폰!!”


래나는 릴라드의 검에 대고 주문을 외자 검에는 하얀 빛이 맺혔다. 릴라드는 검에 마나를 둘렀는지 이미 푸른 빛이 서려 있었는데 래나의 신성마법이 더해지자 그 검은 더욱 환하게 빛났다. 검에 맺힌 푸른 빛과 하얀 빛의 조화가 마치 전설의 성검처럼 성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릴라드가 그 검을 앞세우며 다가가자 데쓰골램은 그 빛이 괴로운지 온 몸으로 귀곡성 같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데쓰 골램의 몸에 달린 좀비의 입들이 비명을 지르는 모습은 마치 지옥의 공포를 느끼게 했다.

그리자 기절해 쓰러졌던 노예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일어난 노예들은 눈에 초점이 없었으며 붉은 빛이 나고 있었다. 그리고 방금의 좀비들 처럼 기이한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마 방금 데쓰골램에게서 나온 귀곡성의 영향으로 좀비화가 된 듯 했다.

콜린은 빨리 도망가지 않고 꾸물거리다가 좀비화 된 노예들에게 둘러싸이고 말았다.


“릴라드...!”

“꾸물거리지 말고 그냥 배어버려!! 얼른 도망가라고!!”


릴라드의 외침에 콜린은 앞에 있는 노예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정신이 흐트려져 제대로 힘이 안 들어갔는지 검이 노예의 몸에 박혀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노예는 몸에 검에 박힌 채 콜린을 행해 다가왔고 옆에 있는 노예도 곧 콜린을 덮칠 것만 같았다. 겁에 질린 콜린은 검을 놔버린 채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릴라드는 앞의 데쓰 골램을 신경 쓰느라 한심한 꼴을 하고 있는 콜린을 구하러 갈수 없었다.


“매직 스피어!!!”


그런 콜린에게 구원의 빛을 내려준 이는 잔느엘이였다. 그녀의 주문과 함께 지팡이 끝에서 만들어진 빛나는 화살이 좀비화된 노예를 꿰뚫고 지나갔다. 콜린의 얼굴로 노예의 피가 뿌려지고 내장이 튀어 나왔다. 그 덕에 콜린은 더욱 패닉에 빠졌다.


“내가 데리고 갈게!!!”


잔느엘은 쓰러진 콜린을 데리고 가기 위해 일으켜 세우려 했다. 하지만 콜린은 여전히 넋어 나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게다가 무거운 갑옷을 입고 있어 여자인 잔느엘이 쉽게 옮길 수 없었다.


“콜린 정신 차려!!!”


잔느엘은 콜린을 잡고 뺨을 마구 때렸다. 그 강도가 어찌나 쎈지 콜린의 하얀 볼은 금방 붉어졌다. 그러나 그 덕분에 확실히 정신을 차렸는지 콜린은 다시 몸을 가눌 수 있었다. 잔느엘은 콜린이 더 빨리 일어나도록 콜린을 부축했다.

그러다 잔느엘은 기환과 눈이 마주쳤다. 기환이 자신의 치부를 봤다고 생각했는지 잔느엘은 그런 기환을 쏘아보았다.


“뭘 봐 노예새끼야”

“아까랑 같은 사람 맞나 해서”

“살아남으려면 뭔들 못해. 곧 뒈질 놈은 짜져 있어”

“말이 너무 고와서 반할 거 같네”


잔느엘은 기환에게 손가락욕을 하고는 쓰러진 좀비 노예에게서 검을 뽑아 콜린에게 쥐어주고 다시 마법을 준비했다.


"콜린 정신 차려 이들을 해치우지 못하면 여길 나갈 수 없어!"


다시 검을 잡을 콜린은 공포에 질려 다가오는 좀비 노예들에게 마구 잡이로 검을 휘둘렀다. 다행이 검이 좋았는지 움직임이 느린 좀비 노예들에게는 그것도 효과 적이었다.

그때 릴라드는 데쓰골램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데쓰 골램은 큰 덩치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촉수 같은 팔들을 휘둘러 릴라드를 공격했다. 그럼에도 릴라드는 훌륭하게 데쓰 골램의 공격을 피하며 계속 공격을 해 나갔다. 신성 마법의 축복을 받은 검으로 데쓰 골램의 몸에 상처를 입힐 때마다 불에 탄 것처럼 흔적이 남았고 데쓰골램은 괴로워 하며 괴성을 질렀다. 하지만 상처가 늘어날수록 데쓰골램의 몸에 서는 검은 시독 연기가 뿜어져 나와 릴라드를 압박해 갔다. 거기에다 릴라드가 위험한 순간마다 래나의 신성마법이 힘을 발휘 했다. 릴라드는 데쓰골램을 끝까지 상대할 생각이 없는지 뒤를 힐끔힐끔 보며 콜린이 도망갔는지를 확인했다. 시간을 끌수록 복도를 가득 채울 시독 연기 때문에 불리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잔느엘의 마법 덕에 콜린은 좀비 무리를 막힘없이 뚫고 지나갔다. 더 이상 앞에 막는 것이 없자 콜린은 달리기 시작했다. 콜린이 무사히 도망갈거 같자 릴라드도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잔느엘!! 마법 큰 거 하나 부탁해 그 틈에 도망가자!!”


릴라드의 말을 들은 잔느엘은 곧 바로 마법을 준비했다. 마석이 빛나는 게 릴라드에 말대로 강한 마법을 준비하는 듯 했다. 하지만 갑자기 잔느엘이 마법을 멈추고는 뒷걸음질을 쳤다. 데쓰 골렘의 뒤로 기환이 봤던 리치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어.. 나는 콜린을 지켜야 할 거 같아서 먼저 가볼게 나가서 보자!!”


그 말과 함께 잔느엘은 콜린이 사라진 길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릴라드는 화가나 소리를 질렀다.


“젠장!! 야이 썅년아!!!”


릴라드의 욕설에도 불구하고 잔느엘은 뒤도 보지 않고 도망쳤다. 기환은 그런 잔느엘을 보며 오래 살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기환은 자신도 꾸물거릴 틈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 더 있다가는 틀림없이 죽을 것이 분명했다. 아까는 데쓰골램과 좀비 노예들 때문에 길이 막혀있었지만 콜린과 잔느엘이 좀비 노예들을 대부분 해치워 도망칠 길이 뚫려 있었다.

기환은 눈치를 살피며 도망칠 준비를 하였다. 하지만 리치가 나타난 후 밀리기 시작한 릴라드가 바로 앞까지 와 있었다. 게다가 날아온 시독 연기가 기환의 머리를 어지럽게 했다.


“너 도망칠려고?”

“저도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기서 무사히 나가봤자 병사들에게 죽을 텐데?”

“싸움에 여유가 있으신가봐요. 저랑 대화할 틈도 있고”


순간 데쓰 골램이 여러개의 팔을 한 번에 휘두르며 공격을 해왔다. 릴라드는 검으로 막았지만 그 충격에 뒤로 날아갔다. 신성 마법의 효력이 많이 떨어졌는지 릴라드의 검에 하얀 빛이 많이 약해져 있었다. 기환은 데쓰골램이 자신에게도 그 무서운 팔을 휘두르기 전에 재빨리 일어나 도망쳤다. 그러나 두 동강이 났으면서도 아직 움직이던 노예 좀비가 기환의 발목을 붙잡는 바람에 넘어지고 말았다. 데쓰골램은 가까이 있는 기환대신 신성마법을 쓰는 래나를 향해 다가갔다. 아무래도 자신과 상극인 그녀의 신성마법이 거슬렸던 것 같다.


“홀리니스 아우라!!(Holiness Aura)


래나의 외침에 하얀 기운이 그녀의 앞에 생겼고 다가오는 데쓰골램을 막았다. 데쓰골램은 그 기운에 막혀 다가가지 못하며 괴로워했고 래나는 데쓰골램과 힘싸움을 하듯 그 기운으로 데쓰골램을 압박하며 밀어내려 하였다. 하지만 그때 리치가 만든 검은 화살이 래나의 신성마법을를 꿰뚫었고 그녀의 복부마저 뚫고 지나갔다. 그 탓에 래나가 만든 아우라는 사라졌고, 억제기가 사라진 데쓰골램의 시독이 거침없이 퍼지기 시작했다.


“젠장”


기환은 발목을 잡고 있는 좀비를 때어내고, 급한 대로 천을 뜯어 입과 코를 틀어 막고 도망치려 하였다. 반면 릴라드는 승부수를 걸려 하는지 검에 마나를 집중하기 시작했다. 릴라드는 데쓰골램이 래나의 숨통을 끊으려 하는 틈을 노려 뒤에 있는 리치에게 달려갔다. 방어를 도외시하고 오로지 공격만을 생각한 움직임이었다. 시독연기를 그대로 맞으며 달려간 릴라드는 그대로 푸른 기운이 서린 검을 리치에게 휘둘렀다. 하지만 리치의 앞에 있는 투명한 막이 릴라드의 공격을 허무하게 막았다.

그때 데쓰골램의 손에 잡혀 으스러져가던 래나가 목에 걸고 있던 성물 목걸이로 자신의 목을 찌르고 할복하는 무사처럼 옆으로 그었다.


“신이여 당신의 어린 신부가 오늘 그대에게 갑니다!! 제 영혼을 받아주시고 악을 멸하여 주옵소서. 홀리 세크리파이스!!!”


래나는 피를 흘리며 악이 바친 목소리로 외쳤다. 목에 구멍이 나서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도 않았지만, 갈라지는 목소리로 온 힘을 다해 쥐어짜며 외쳤다. 그 소리는 사제의 입에서 나올거라 생각하기 힘든, 마치 누군가를 저주하는 듯 외침이었다.

그리고 그녀를 중심으로 하얀 빛이 폭발했다.

순식간에 데쓰골램이 폭발에 휩쓸려 사라졌고, 리치도 그 폭발의 여파로 휘청거렸다. 릴라드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다시 한 번 리치를 공격했다. 이번에는 릴라드의 검이 리치의 어깨를 갈랐다. 그러자 리치의 손에서 구슬이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릴라드도 무사하지 못했는지 입에서 검붉은 피를 쏟았다. 딱히 한것도 없이 구석에 몸을 피하고 있던 기환도 시독의 여파때문인지 어지러움증과 함께 코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어서 빠져나가야해...’


기환은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고 전력을 다해 비틀거리며 일어나 도망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 리치의 하나 남은 손에서 어두운 기운이 뭉치기 시작했고 리치는 그 기운을 바닥을 향해 던졌다. 그리고 스산한 리치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스퀘이크(Earthquake)”


유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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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의 노예인생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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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화. 유적(3) +5 20.05.14 1,652 43 11쪽
7 7화. 유적(2) +3 20.05.14 1,670 53 13쪽
6 6화. 유적(1) +3 20.05.13 1,768 51 12쪽
5 5화. 야매 혹은 미친짓 +2 20.05.12 1,803 47 12쪽
4 4화. 마나는 소용돌이다 +4 20.05.12 1,904 48 13쪽
3 3화. 노예, 시벨 조르가네 +10 20.05.11 2,153 51 13쪽
2 2화. 나도 이세계에 떨어졌다! 근데... +12 20.05.11 2,618 69 16쪽
1 1화. 대학원생이라 쓰고 노예라고 읽는다 +27 20.05.11 3,206 10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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