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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 87_SSD_*****

이계의 노예인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화창
작품등록일 :
2020.05.11 10:30
최근연재일 :
2020.08.15 12:05
연재수 :
9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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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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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14,429

작성
20.05.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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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2화. 나도 이세계에 떨어졌다! 근데...

DUMMY

기환이 그 빛에 휩싸이는 순간 온몸이 타들어가는 고통과 함께 정신이 혼미해졌다. 눈앞의 시야가 일그러지며 다리가 풀렸고, 귀가 터질듯한 이명이 들려왔다.

잠시 후 정신이 돌아왔을 때 자신이 병원에 왔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니까 또 몸 상태보다는 병원비 걱정이 들었다.


‘아 보험 좀 들어 놓을 걸, 비구름 개새끼’


그러나 기환의 시야에는 조금 낮선 풍경이 비췄다. 일단 병원은 아닌 듯 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공간에 전등으로 보이는 불빛들이 떠 있었다. 공기는 퀴퀴했으며, 적막 같은 고요함이 흘렀다. 기환이 누워 있던 곳도 병원 침대가 아닌 돌 바닥이었다. 그리고 심지어 이상한 도형 들이 그려져 있었다.

조금 정신을 추스르고 주위를 둘러보니, 자신을 중심으로 둘러서 있는 몇몇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기환을 두고 자기들 끼리 중얼중얼 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알아 들을 순 없었다.

여기가 병원이 아니란 생각이 들자 기환은 두려움이 몰려왔다.


‘난 번개에 맞았고, 눈 떠보니 앞에 코스프레 복장 입은 외국인들에 밑에 그려진 복잡한 도형 들... 설마?’


이 모습은 만화와 소설 속에서 봤던 모습과 많이, 아니 99%로 흡사했다. 모습 뿐 만아니라 상황도 그랬다.

기환은 자신이 이계에 왔을 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게 아니라면 누가 납치를 하거나 장난을 치고 있다는 거다. 그러나 하잘 것 없는 노예 대학원생한테 누가 그런 짓을 한단 말인가.

앞에 있는 사람들 역시 코스프레로 보기에는 퀄리티가 높았다. 또한 조명이라 생각했던 불 빛은 아무런 연결 없이 떠있는 불빛 그 자체였다. 분명 마법일 것이다.

그러자 기환은 설레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세계 전이자들에게는 파라다이스가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신의 도움으로 재능을 선물 받거나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현생의 발전된 지식으로 남들 보다 뛰어날 것임이 분명했다. 혹시 모르지 않나 자신이 마법이나 어떤 것에 엄청난 재능이 있을지!

기환은 잘됐다는 생각이 들면서 평소에 만화와 웹소설을 많이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의 고생과 설움은 싹 잊혀진채 이곳에서 시작될 새로운 인생에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기환은 다시 한 번 찬찬히 앞의 사람들을 살펴봤다.


‘로브와 지팡이를 든 노인네가 인상을 쓰고 이상하게 보고 있는 것을 보니 마법사가 분명해’


하지만 복식이 다른 두무리가 서로 거리를 두고 서 있는 걸 보니 다른 파벌임이 분명했다. 수수한 복식의 노인의 파벌, 강렬한 색깔의 비교적 젊은이의 파벌로 나뉘었다. 어딜 가나 세대갈등은 여전한 듯 했다.


‘하여튼 배웠다 하는 새끼들은 어딜 가든 정치질이야’


실력이 아닌 정치와 수작에 질린 기환은 벌써 혐오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들 사이에 있는 화려한 복식의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날카로운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걸 보니 꽤 신분이 높은 여자로 보였다. 그리고 호위로 보이는 훤칠하고 잘생긴 기사를 보아하니 공주나 고위 귀족이 아닐까 싶었다. 그녀가 가운데 있는 걸 보니 자신을 이쪽으로 불러온 주체일 거란 짐작을 했다.

기환은 머릿속으로 나라를 부국강병하게 만들고 공주와 결혼, 그럼 건물주가 아닌 국가주, 킹왕짱의 바로 킹왕이 된다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그 때 앞에 있던 한 마법사로 보이는 노인이 다가 왔다. 기환은 일어나 몸을 세우며 최대한 있어보이게 자세를 취했다.


“핼로우.. 구탠탁.. 봉쥬? 아닌가 안녕하세요. 니하오? 곤니찌와?”


그러자 기환이 알 수 없는 말을 중얼 거린다 느꼈는지 경계하는 태세를 취했다. 기환은 위협을 가할 의도가 없다는 듯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마법사 노인은 주문을 외우더니 들고 있던 지팡이를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하얀 빛이 흘러 나와 기환에게로 쏘아졌다.


“오오 마법!! 씨발 오진다”

“씨발? 오진다?”

“아.. 아닙니다. 말이 통하는 거 보니 마법인가 보네요 와우~”

“그렇다. 말이 통한다기 보다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는 마법이지”

“그렇군요. 역시나 판타지하십니다”


기환은 나름 화사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이 썩 좋아 보이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기환이 공주로 보이는 여성에게 계속 눈길을 주자 그녀는 기사의 뒤로 숨어 버렸다.


“나는 티토라고 하네. 마비스 왕국의 왕실 마법사지. 자네는 누군가?”

“저는 김기환이라고 합니다. 저는... 어 뭐라고 말해야 할까. 다른 세계에서 온 자입니다.”

“그건 예상 했네. 우린 굉장히 심혈을 기울여서 자네의 소환 의식을 준비했지, 혹시나 악마같은 것이 나올까봐 걱정이 많았네”

“걱정 마십쇼! 저는 악마 같은 게 아니고 굉장히 선량한 청년입니다. 하하하”

“청년? 그렇다면 인간이란 말이군. 그럼 자네는 뭘 잘할 수 있지?”

“저는 이세계의 고도와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마법을 쓸 수 있나?”

“아 그건 아니지만 배우면 금방 할 겁니다.”


그러자 티토의 반대 파벌 쪽에서는 실소를 지었다. 배우면 금방 배우는 게 마법이라면 자신들이 지금까지 해온 노력은 뭐라 할 것인가? 티토는 점점 더 불안한 기색이 커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자네가 말한 이세계의 고도의 지식에 대해 말해보시게나”

“어 뭐부터 말해야 할까... 양자 역학 혹시 아십니까? 아니지 상대성 이론부터 해야 하나? 아냐 뉴턴 3법칙은 아시려나?”

“횡설수설 하지 말고 침착하게 말해 보거라”

“그럼... 어디 보자 시간을 멈추는 법?”


기환의 말에 티토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타임 스탑 마법 말 인가? 자네가 그런 초 고위 마법을 쓸 수 있다고?”

“아 굳이 말하면 쓴다기 보다는 기본 적인 원리에 대해서 말씀 드리는 거죠”

“어서 말해보시오!”


티토가 흥분해서 말했고 뒤에 있던 마법사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어났다. 상대 파벌이 듣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공주의 중재로 모두가 듣게 되었다. 기환은 다수가 자신을 주목하고 있자 조금 우쭐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주 간단히 말하면 빛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면 됩니다. 그런다고 진짜 정지하는 건 아니겠지만, 대충 느끼기엔 그럴 수 있습니다.”

“무슨 소리인가? 빛과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고? 그럼 마나의 운용은?”

“음 글쎄요. 마나를 이용해서 그렇게 움직일 수 있다면 가능 하겠죠? 마찰도 고려해서 몸을 보호하고 해야 하니까...어쨋든 시간이란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거죠. 과거로는 불가능 하다고 보지만 미래는 가능 합니다. 뭐 평행 우주랑 웜홀이 실존한다면야 과거도 가능은 하고요”


그러자 마법사들은 이게 뭔 소리인가 하는 표정을 지었다.

기환이 빛에 대한 설명과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인식에 관해 덧붙여 설명 했다. 하지만 그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 했다. 하긴 베이스가 되는 과학 지식이 없다면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겠다 싶었다.

티토는 조금 난처해져 다시 입을 열었다.


“다른 얘기를 해보게”

“음 그럼 세상에 시작에 대해 말씀해드리죠”

“창세신에 대한 얘기인가?”


다시 한 번 티토의 얼굴이 밝아 졌고, 저 뒤쪽에 신관처럼 보이는 사람이 흥분해 앞으로 나왔다.


“그런 거 없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세상은 폭발과 함께 시작 됐다고 봅니다. 저희는 그걸 빅뱅이라고 부르죠.”

“그래서?”

“이해하실 지는 모르겠지만 거대한 폭발로 인해 한 점에 모여 있던 물질들이 팽창하며 퍼져 나가고 그 에너지로 인해 은하, 항성들이 생기고.. 아 아직 우주 개념이 없으시려나 그럼 뭐라 설명을 해야하나 참, 행성 공전 자전은 아시나요?”


기환이 ‘그런거 없다’며 신을 부정하는 말을 하자 신관은 화를 내며 그에게 불경하다고 외쳤다. 기환에게 티토역시 그가 알 수 없는 소리를 한다 생각했는지 다시금 표정이 굳어 졌다. 이에 반해 상대편 진영은 승리의 미소가 보이는 듯 했다.

잠시 고민하던 티토는 공주에게 다가가 말을 건냈다.


“마마, 이자가 지금 헛소리를 하고 있긴 하지만, 차원이동의 휴유증으로 사료 되옵니다. 잠시 여유를 주시면...”

“마마 저희가 볼 때는 티토경이 이상한 자를 데리고 마마를 농락 하고 있다고 사료 되옵니다”

“시아킨!! 무슨 망발인가 농락이라니!!!”

“티토경께서는 지금 저 냄새나는 검은 머리가 마비스 왕국의 영웅이 될 사람이라 보시는 것 이요? 마마 이건 텔레포트를 이용한 사기극 이라 판단되옵니다. 티토경은 해도 저런 사람을 골라 사기를 치다니 무슨 안목인지 모르겠군요”


기환은 티토가 역시나 자신의 소환을 주도한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불쌍하게도 소환 결과 자신이 나와 상대진영에게 비난을 받는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가뜩이나 꾀죄죄한 몰골에 비도 맞고 번개도 맞아 더욱 말이 아니었을 것 이다.


‘아씨 좀 씻고 나올 걸... 근데 뭐 말이라도 하고 불러왔나 지들이 갑자기 데려온 걸 어떡하라고’


기환은 부끄러워져 고개를 숙이며 시선을 피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상대편의 사기라는 말에 발끈한 마법사들이 서로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계속 되는 설전에 공주의 표정에 짜증이 일었다. 그때 호위로 보이는 기사가 검을 뽑아 바닥을 내려쳤다. 그러자 깡~ 하는 듣기 싫은 소리가 아닌 묵직한 쿵 하는 소리가 났다. 한창 시끄럽단 마법사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마법사들은 그제야 공주의 표정을 눈치 챘다.


“마마 보기에는 저래도 분명 무슨 능력이 있을 겁니다. 잠시 여유를 주시면 저희가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마마 지금 저자를 애당초 무모한 계획이었습니다. 이계 소환이라뇨. 악마가 나오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 그리고 저자는 마법도 쓸 줄 모르고, 저 팔뚝으로는 검도 제대로 못들 것입니다.”

“르메르 사제님 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죠?”


공주는 옆에 있던 사제에게 의견을 물었다. 아까 빅뱅 이론을 얘기했을 때 발끈 하던 걸 보면 좋게 말해줄 턱이 없었다.


“신을 모독하는 자가 마마 곁에 있다가 무슨 큰일이 일어날까 우려스럽습니다.”


기환은 속 좁은 놈이라 욕했다. 하여튼 종교인들은 늘 남을 사랑하라 하면서 늘 남을 내려 깐다고 생각했다. 공주는 바닥을 내려친 기사에게도 물었다.


“에라드 경은 어때?”

“저자가 훌륭한 기사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공주님께서는 어떠신지요?”

“음...”


공주는 가만히 기환은 처다 보았다. 기환은 공주의 말에 자신의 앞으로의 운명이 달렸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최대한 괜찮게 보이려 자세를 바로 잡고는 나름 스위트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런 몰골로 그런 미소는 역효과였는지 공주는 인상을 찌푸렸다.


“능력이야 둘 째 치고 못 생겼어, 저런 애를 내 곁에 뒀다가는 언니가 날 어떻게 보겠어?”


그 말에 마법사 무리의 얼굴에는 희비가 교차했다. 하지만 그중에 제일 크게 욱한 건 기환이었다.


“내가!!! 씻으면 그 정도는 아니오!!”

“쟤 뭐래니?”

“남자는 머리 빨, 옷 빨 인거 모르시오!”

“참나 똥이 씻는 다고 금이 되겠니? 얼굴이야 그렇다 쳐도 키는 어쩔건데? 너 몇 살이니 다 큰 거 맞니?”


기환은 화가나 쌍욕이 튀어나오려 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그랬다간 목숨이 날아갈 거란 판단력은 있었다. 뭐 높은 애들 앞에서 참는 거야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기환은 욕 대신 ‘저는 반항할 의사가 없습니다’ 하는 미소를 지었다. 공주마저 저렇게 나오자 티토는 포기를 하는 듯 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도 모르니 스캔을 해보시지요”


기사인 에라드가 그렇게 말을 하자 티토의 상대편 마법사인 시아킨이 다가와서 손가락을 들어 기환을 가리켰다.

그러자 그 동작에 뭔가 대단한 동작이라는 듯 그의 뒤에선 사람들에게서 감탄사가 나왔다. 기환은 아마 그가 마법을 아주 간단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라 추측했다.

곧 빛이 기환을 훑고 지나갔고, 다시 시아킨의 손위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알 수 없는 문자로 된 홀로그램 같으면서도 연기 같은 창이 그의 손위로 나타났다. 그리고 시아킨이 웃음을 참으며 얘기했다.


“보십쇼. 이자는 힘이나 체력, 민첩성이나 저항력 모두 일반 병사보다도 못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그의 지능은 아주 뛰어난 수준입니다.”


그래도 티토가 자신을 변호 하자 기환은 고맙다 눈빛으로 티토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티토는 기환의 시선에 더러운 벌레라도 본 것 같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도 기환과는 상종하기 싫었으나, 상황 상 어쩔 수 없이 변호한 것임을 알게 된 기환은 수치심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래서요? 이제 와서 마법이라도 가르치시려고요? 지금 나이부터 시작해서 언제 견습 마법사라도 될 수 있겠소? 그리고 마나는 어쩌시려고요? 티토경 일파의 마나를 심어주기라도 할 셈이요?”

“병법이나 다른 학문 쪽도 충분히...”

“마찬가지 아닙니까. 말도 제대로 못하는 자를 언제 가르쳐서 대현자로 만들겠다는 것이오?”


그러자 티토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졌는지, 어깨가 축 쳐진채 뒤로 물러났다. 그의 뒤에 서 있던 같은 파벌의 사람들이 티토를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그는 고개를 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기환 역시 티토가 자신을 버렸다는 것을 알자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럼 저 이방인을 어떻게 하죠?”

“우리가 금지된 소환술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공주는 에라드에게 물었지만 시아킨이 기회를 잡는 독수리처럼 앞으로 나와 말했다.


“그럼 어떡해요?”

“제가 벌인 일이니 제가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게 처리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티토가 시아킨의 말을 끊고 말했다. 티토는 기환의 존재 자체가 이번 소환술을 주도한 자신에게 해가 될 거라 생각했는지 계속 해서 그를 죽여 없엘 것을 주장했다.

기환은 자기들 맘대로 자신을 이쪽 세상으로 데려와 놓고서는 맘에 안 들자 죽여서 없애려는 심보가 지독하다 싶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현재 기환의 운명은 그들에게 달려 있는 것을.


“티토경도 참 잔인하시군요. 저자가 나가서 뭐라 떠들어 댄다 한들 말도 제대로 못할 텐데 누가 그 말을 믿겠습니까? 이자도 티토경 때문에 잘 살다가 날벼락을 맞은 불쌍한 자인데”

“때문이란 말이 거슬리는군요. 저는 왕국을 위한 일이였습니다.”

“그렇다 한들 소환도 실패 했는데 살인 까지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르메르 사제님?”

“매우 불경한 자긴 하나, 신께서는 무지한 자에게 자비를 베풀라 하셨지요”


아까와는 반대로 이번엔 시아킨이 기환을 변호해주었다.

물론 정말로 기환은 생각해서 그런 것 아닐 것이다. 그도 티토가 생각한 것처럼 기환의 존재가 티토의 약점이 될 수도 있고, 정치 싸움이 늘 그렇듯 상대의 의견에 무조건 반대 했을 것이다.

르메르 역시 사제가 함부로 사람을 죽이자는 말을 하긴 힘들 었다. 그리고 지금 대세는 시아킨 쪽이다. 그것을 안 기환은 아까처럼 시아킨을 감사의 눈빛으로 바라보거나 하지 않았다. 그저 결정권자인 공주의 눈치만을 보고 있었다.


“에라드 경은 어떻게 생각하시죠?”

“공주님의 판단대로 하시면 됩니다.”


그러자 공주는 지긋이 기환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기환은 재빨리 공주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엎드렸다.


“제가 이래보여도 시키면 알아서 뭐든 잘 합니다”


하지만 티토가 건 마법의 효력이 다했는지 그들은 잘 알아듣지 못하는 듯 했다. 그래도 지금 기환이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공주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에라드를 의식하며 말했다.


“그래요. 저는 언니처럼 사람을 함부로 죽이는 악녀가 아니에요. 저 자에게 자비를 베풀겠어요.”

“분부를 내려주시옵소서”

“노예로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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