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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 87_SSD_*****

이계의 노예인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화창
작품등록일 :
2020.05.11 10:30
최근연재일 :
2020.08.15 12:05
연재수 :
9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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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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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14,429

작성
20.05.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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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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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글자
12쪽

6화. 유적(1)

DUMMY

어빙의 예상대로 노예들은 곧 유적 발굴현장에 도착하였다. 노예들은 바로 주둔지 외각에 허름한 텐트에 배치 되었다. 유적지의 노예들은 그 수가 이전의 공사현장에 비해 많지 않았다. 그때는 최소 천단위는 넘어 보였는데 이곳에서는 백명이 좀 안돼 보였다. 같이 이동하던 노예들이 다 유적으로 가는게 아니였고 기환과 어빙을 포함한 일부만 중간에 갈라졌다. 어빙의 말로는 유적 발굴이라는 게 대규모 공사가 아니라 그렇다고 하였다.

유적지에는 발굴을 위한 인부들과 병사들 그리고 학자로 보이는 사람 그리고 상인들까지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어떤 무리는 상인도 학자도 아닌 듯한 사람들이 보였다. 갑옷을 입은 기사에 마법사, 신관으로 보이는 사람까지 확실히 이목을 끄는 무리였다. 기환은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의 기대와는 다른 유적의 모습에 의아했다.


“생각 보다 사람이 많은데요? 학자나 상인이야 그렇다 쳐도 아까 망토와 로브를 두른 사람들은 뭐에요?”

“그들은 아마 모험가들이라네”

“네? 이번에 새로 발견된 유적이라면서요? 근데 벌써부터 들어갈 수 있나요?”

“대게 던전이나 유적에 허가 받은 모험가들에게는 개방이 된다네. 나중에 유명해지면 많이들 몰려오겠지만 지금은 굉장히 빨리 왔군.”

“의외네요. 보통 국가들은 욕심이 많아 독점하고 싶어 할줄 알았는데”

“ 의외로 모험가 길드의 힘이 크거든, 그들이 나중에 용병도 되고 기사나 마법사도 되니까. 물론 거기서 얻은 것에 일정 세금 같은 걸 때니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지”

“결국 힘있는 자들에게 잘해준다는 거죠?”

“맞네. 자네가 있던 곳은 안 그러던가?”

“아주 똑같죠. 근데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위험할 까요?

"이런 데서는 뭐가 나올지 모른다네. 유적이나 던전 같은 데는 쪽수가 많다고 유리한 곳은 아니거든. 이미 발굴이 되고 시간이 흐른 곳 비교적 안전하지만 우리가 투입 될 곳은 아직 미지의 세계지"


기환은 방금 봤던 모험자들을 떠올렸다. 그중에서도 화려한 갑옷과 망토를 두른 젊은 남녀 모험가들이 기억에 남았다. 그들의 갑옷과 옷은 마치 새것인 것처럼 깔끔했었다.


“아무튼 위험하다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실력있는 모험가들이 왔겠죠? 경험도 많은 사람들이 왔을 거고”

“뭐가 또 궁금한 거지?”

“아니 아까 봤을 때 어려 보이는 자들이 있길래”

“젊다고 해서 실력이 없다는 건 편견일세”

“저 그런 꼰대 아니에요. 그냥 일반 적인 선입견이죠”


어빙은 장난이었다는 듯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실력 있는 유망주들이 아니라면 이력을 한 줄 넣으려는 귀족들일 수도 있겠지”

“이력이요?”

“그들은 명예를 중시하니까. 어떤 던젼을 클리어 했고, 어디까지 내려갔다는 이력이 중요한 거지.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만 가는 모험자들과는 다르게 일행 중 포한된 실력자의 힘에 의지해서 정말 갔다오기만 할 뿐이지 위험한 몬스터와 전투를 하거나 하지 않는다네”


기환은 실력도 없으면서 돈과 권력을 이용해 성취를 쉽게 이루려는 자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분노가 차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 역시 그런 불공평함에 희생당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이세계라고 해도 사람사는 곳은 어딜 가나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환은 제일 앞서 걷던 화려한 금발에 여유롭게 웃던 남자와 그 옆의 화사한 여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들의 행복한 미소를 보니까 더 기분이 나빠졌다. 결코 그가 훤칠하고 잘생겨서가 아니라 노력없이 편하게 이루는 비겁함 때문에 기분이 나빴다.


***


다음 날이 돼서 노예들은 본격적으로 유적 발굴 현장에 투입 됐다. 그나마 좋았 던 점은 이곳의 식사나 대우가 이전 공사 현장 보다 좋았고, 감독관이 아닌 군인이 지휘했기 때문에 부당한 처우가 별로 없었다.

군인들의 군기가 잘 잡힌걸 보니 마비스 왕국이 생각보다 튼실한 곳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어빙의 말로는 유적이나 던전의 관리를 중앙군에서 관리 하기 때문이고, 이전에 있었던 곳의 토목공사는 영주관할이라는 차이를 말해 주었다. 중앙으로 갈수록 인프라가 좋은 것도 이전 세계와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었다.

조금 걸어가다 보니 유적의 입구가 나왔다. 오랜 시간을 발견되지 않고 버텨 왔기에 나무와 흙더미로 많이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입구주변에 있는 화려한 장식이 풍화되지 않고 있는 것을 보아 어떤 효과나 특별한 기술로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기환은 마법이 공학을 대체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것도 아주 훌륭한 수준으로 말이다.


“여긴 어떻게 발견 되었을 까요?”

“나야 모르지 하지만 대부분 유적이나 던젼은 우연히 발견되기도 하고 마나의 흐름을 쫓다가 발견되기도 한다네”


기환은 지금 눈앞의 유적이 얼마나 가치 있는 유적이냐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만일 가치가 큰 유적이라면 그곳을 지키는 몬스터도 강력하기 때문에 목숨을 잃을 확률이 클 것이다. 기환은 그저 마석하나를 손에 넣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간단한 유적이기를 바랬다.


“이 안에 뭐가 있을 지는...”

“당연히 가봐야 알겠지”

“어빙이라고 다 아는 건 아니네요”

“당연하지 누누이 말했지만...”

“네 노예가 뭘 알겠습니까”


어빙은 툴툴 대는 기환이 귀엽다는 듯 웃었다.

유적 안으로 내려가는 계단 옆으로 길게 횃불이 걸려 있었다. 이미 어느 정도 발굴이 진행 된 상황이라 길이 정비되있다는 느낌이었다. 문득 생각해보니 기환이 이제 것 보아왔던 소설이나 게임에서는 던전이나 유적에 신경쓰는 국가는 없었다. 그곳은 모험가들만의 도전장소이지 수련과 레벨업의 장소였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큰 재화와 가치있는 것을 국가가 욕심내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근데 저라면 국가차원에서 먼저 유적을 털어서 좋은 건 다 빼갈 거 같아요. 굳이 좋은 것을 남 주고 싶지 않을 거 같은데”

“그게 가능 하면 그렇게 하겠지. 그렇게 좋은 물건은 얻기 힘든 법이야. 괜히 욕심내다가 소중한 국가의 전력을 잃게 된다면 그야 말로 더 큰 손해지”

“그런 가요? 국가치고 너무 약한 거 아니에요?”

“국가의 힘은 쪽수에서 나오지. 하지만 던전이나 유적은 소수 정예가 필요하다네. 어딜 가나 인재는 귀한 법 일뿐더러 그들 역시 일부러 위험을 무릎서지 않는다네. 이미 가진 게 많은데 도박을 할 필요 없지. 그래서 국가도 안에 들어갈 수 있는 환경만 조성하지 그렇게 깊게 신경쓰지는 않는 다네”


기환은 어빙에 설명에도 확실히 이해되지는 않았다. 사실 고수는 괜히 고수가 아니다. 진짜 위험하다 싶으면 도망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정말 힘든 일이 귀찮아서라는 건데 ,욕심이란게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커진다. 높은 위치에 올라간 자들이 귀한 것을 탐내지 않을리 없다.

어빙이 그런 기환의 생각을 알아채고 말을 이었다.


“사실 알 수 없는 던전과 유적이란 게 만만치 않다네 그 정도 위치에 올라간 사람들이 자기 몸을 사리지 않을 리가 없지”

“그래도 욕심이 날텐데요. 혼자서 들어갈 것도 아니고 여럿이 가면 되는 거 아니에요?”

“잘 말했네 그게 문제라네”


기환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을 짓자 어빙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문제는 분배라네”

“분배요?”

“말 그대로 분배가 문제라네. 던전과 유적에는 뭐가 있을지 모르고 위험성도 높지. 그래서 유적의 중심이나 던젼의 최하층에 갈 때는 파티를 짜서 돌입한다네. 근데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하나라면? 누가 가지지?”

“아...”

“실제로 100년 전에 10인의 하늘 중 3명이 던전에서 얻은 아이템을 가지고 싸움이 나서 모두가 죽은 일이 있었지.”

“아무리 아이템이 욕심이 나도 죽을 때 까지 싸워요?”

“그만큼 고수들이 맘먹고 싸우면 누군가 하나는 죽게 된다는 거지. 제일 강한 자를 둘이서 상대하고, 남은 두 명이서는 저놈만 이기면 내가 가진다는 생각에 서로 죽을 때 까지 싸웠다네. 그래서 그들이 가지고 싸운 물건이 탐욕의 목걸이라 불리지. 아무튼 그 이후로 강자들은 명목상 던전과 유적은 젊은 모험가들에게 양보하자며 도전하지 않게 되었지”


기환은 고수들의 싸움보다도 10인의 하늘이라는 말에 더 관심이 갔다. 역시 어딜 가나 싸움순위는 흥미를 자아내는 법이었다.


“10인의 하늘이 제일 강한 10인을 꼽는 거죠?”

“그렇지. 자네도 남자로구만 강한 사람에 관심 가지는 걸 보면”


그때 유적의 노예들은 한 무더기의 잔해로 막힌 곳에 도착했다. 병사는 노예들은 나눠 작업을 지시했다. 기환은 어빙과 다른 조에 분담되는 바람에 더 얘기를 듣지 못했다. 작업은 주로 막힌 곳을 뚫는 일이었다. 오래된 유적이다 보니 군데군데 무너지거나 막힌 곳이 있는 것 같았다.

기환은 작업을 하면서도 혹시나 몬스터가 나오지 않을까 신경을 기울였다. 하지만 곧 고된 작업에 지쳐 그 집중력은 무뎌졌다. 어빙의 말로는 아직 저층이라 그다지 위험할 일은 없을 거라 했다.

그렇게 유적에서의 첫날은 무사히 지나갔다.


***


유적에 도착한지 3일째, 아직 이렇다 할 위기는 없었다. 기환의 긴장도 풀어지고 있을 무렵에 기존의 작업장이 아닌 다른 작업장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병사를 따라 이동하면서, 하는 얘기를 엿 들어보니 모험가 일행이 새로 막혀있는 곳을 발견 했고, 담당 관리에게 그곳을 뚫어줄 것을 요청하였다고 했다고 한다.

기환은 이번에 가는 곳은 어떻게 보면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에 더 위험할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그것은 기환에게는 기회로 작용 할 수 도 있었다.

그렇게 내려가다 앞에 인솔하던 병사가 정지 신호를 보냈다. 기환은 무슨 일인가 하고 앞쪽을 보고 싶었지만 사람들에 가려진데다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곧이어 앞쪽에 있던 노예들이 동요하는 모습이 보였다.


“대형을 유지해라!! 이런 천한 노예 놈들 이정도로 호들갑은...”


병사의 호통이 들리는 거 보니 아마 몬스터가 나타난 듯 했다. 기환은 몬스터를 보고 싶어 사람들을 해치고 앞으로 나아갔다.

나타난 몬스터는 작고 귀가 뾰족하게 생긴 몬스터였다. 피부가 검붉고 도마뱀 비슷하게 생긴 얼굴로 보아 인간은 확실히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몬스터는 무리에서 이탈했는지 겁먹은 모습으로 들고 있던 곡괭이를 병사를 향해 휘둘렀다. 1미터 남짓한 몬스터의 크기는 두려움을 주기 보다는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거 같은 용기를 주었다.


‘고블린인가? 아니면 코볼트?’


기환은 웹소설과 게임을 통해 얻었던 정보를 기반으로 몬스터의 정체를 추측해 보았다. 무리의 앞에 있던 병사는 곡괭이를 휘두르는 코볼트를 향해 들고 있던 창으로 위협 하며 거리를 벌렸다. 그 위협이 생명의 위협으로 직결되는 몬스터는 겁을 먹었는지 소리를 지르며 곡괭이를 휘둘러 댔다.

다른 노예들은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나지만 기환은 마석 욕심에 점차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무리의 제일 앞, 창을 든 병사의 뒤쪽까지 다가왔다. 물론 저런 작은 몬스터에게서 마석이 나올 거 같지 않지만, 기환은 마석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미 이성이 약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때, 그런 기환을 정신 차리게 해줄 강한 충격이 뒤에서 가해졌다. 갑작스런 충격에 기환은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나뒹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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