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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 87_SSD_*****

이계의 노예인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화창
작품등록일 :
2020.05.11 10:30
최근연재일 :
2020.08.15 12:05
연재수 :
9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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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14,429

작성
20.05.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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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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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글자
13쪽

7화. 유적(2)

DUMMY

“뭐야? 이 더러운 놈은 왜 혼자 튀어 나와있어?”

“아마 공포에 질려 얼어붙었나 봅니다.”


기환이 정신을 차리고 위를 바라보니, 노예들 사이를 가르고 나타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화려하고 깔끔한 갑옷과 로브를 두르고 있었는데 처음 왔을 때 눈에 띄었던 귀족 모험가 일행 이었다.

땅에 쓰러진 기환을 제일 앞에 선 갈색 머리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그가 기환을 가격한 듯 했다. 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앳된 나이의 갑옷을 입은 남자는 다른 노예들을 보며 코를 막고는 짜증나는 표정을 지었다. 그 뒤로 재수 없는 미소를 띄고 있는 금발 머리 남자가 서 있었다. 비교적 가벼운 무장의 앞의 갈색 머리 남자와 다르게 중무장을 한 금발 남자는 외모에 걸맞게 화려한 갑옷과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그 뒤로는 초록색 긴 머리의 로브를 걸친 청초해 보이는 여자와 흰색의 짧은 망토를 걸친 금발 머리 여자가 서 있었다. 초록색 머리 여자는 지팡이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마법사 같았고, 아마 다른 여자는 신관이나 치료사같았다. 기환은 여자 마법사가 들고 있는 지팡이 끝에 보석에 시선을 집중했다. 푸르스름한 빛이 감도는 보석, 저것이 마석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릴라드, 저놈이 이 층의 주인인가?”

“그럴 리가요. 저건 코볼트입니다. 무리에서 혼자 떨어진 거 보면 그중에서도 멍청하고 나약한 놈이겠지요.


릴라드란 이름의 갈색머리 남자가 존댓말을 쓰는 거 보니 이 무리 최고는 금발 머리 남자인 듯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시종일관 그의 얼굴을 떠나지 않는 여유로움이 그것을 뒷받침해주고 있었다.

금발의 남자는 자신 만만하게 앞으로 나갔다. 창을 들고 경계하던 병사는 금발의 남자가 코볼트에게 다가가자 어찌해야 할지 몰라 눈치를 살폈고, 그것을 본 릴라드가 물러나라는 신호를 보냈다.


“콜린, 조심하십쇼”

“걱정도 많군. 유모마냥 잔소리가 많아”


콜린이라는 금발의 훤칠한 남자는 자신만만하게 나아가 검을 뽑았다. 검 역시 그의 스타일에 맞게 보석으로 장식이 되어 있어 화려했다. 만일 온라인 게임이었으면 캐시를 쳐 바른 캐릭이라 했을 것 같았다. 남자는 검을 들고 자세를 잡은 후 조심스럽게 한 걸음 씩 코볼트에게 다가갔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고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 지 콜린은 아이돌이 지을 법한 자신 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그걸 보는 기환은 재수가 없다 생각했다.


‘드럽게 폼 잡네 저 쪼만한 놈 상대하면서’


그도 그럴게 콜린의 화려하고 단단해 보이는 갑옷과 검과 임하는 자세에 비해 코볼트는 너무 왜소하고 초라했다. 마치 이종격투기 선수가 초등학생을 상대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콜린이 과한 자세를 잡으며 다가가고 있을 때 코볼트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던가. 코볼트는 괴성을 지르며 곡괭이를 높이 치켜 들고 콜린에게 달려 들었다. 잘 모르는 기환이 봐도 이건 생각이 있기 보다는 이성을 상실하고 공포에 질려 달려드는 것이 였다. 침착한 전사였다면 카운터로 한방에 끝냈겠지만 콜린은 그렇지 못했다. 콜린은 예상과 다른 전개에 몸이 움츠려 들며 방어 제세를 취했고 코볼트의 혼신의 힘이 담긴 공격을 막으며 그 힘을 이기지 못해 뒤로 넘어졌다. 아니 어쩌면 무거운 갑옷 때문일수도 있었다. 그후 다시 코볼트가 곡괭이로 콜린을 공격했지만 단단한 콜린의 갑옷을 뚫지 못했다. 그래도 코볼트는 나름 자신감이 붙었는지 더 강한 공격을 위해 넘어져 있는 콜린을 향해 높이 곡괭이를 치켜 들었다. 그러나 콜린의 뒤에서 날아든 검에 의해 머리가 관통당하는 바람에 그 공격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 검을 날린 사람은 릴라드였다. 릴라드는 코볼트의 머리에 꽂힌 검을 뽑아 들며 말했다.


“콜린, 당신은 아직 던전의 주인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인가 봅니다.”

“그...런가? 아직 수련이 더 필요 하겠군.”


콜린은 창피한 듯 얼굴이 빨게 졌지만 애써 괜찮을 척을 하였다.

금발의 여자는 콜린에게 다가와 다친 곳이 없냐 물어보았다. 그리고 괜찮다는 콜린에게 아니라며 뭐라 주문을 외욌다.


“힐링(Healing)


주민과 함께 손에서 하얀색 빛이 맺혔고, 그 손으로 콜린의 허리와 가슴을 만졌다.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초록색 머리의 마법사는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도 마법을 날리려 했지만 릴라드보다 한 발 느렸고, 치료 마법을 할 수 없어서 인지 금발여자가 하는 것을 그저 뒤에서 바라만 보고 있었다. 기환은 그 표정을 보아하니 이번 모험에서 콜린의 환심을 사려는 목적이 있었던 거 같은데 잘 풀리지 않는 듯 했다.

그때 그녀도 기환이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알아 차렸다. 너무 대놓고 자신을 보고 있는 기환이 불쾌해진 마법사 여자는 인상을 찌푸렸다. 보통 노예들은 늘 눈을 피하며 고개를 떨구고 다녔는데 저렇게 고개를 똑바로 들고 관찰하듯 보는 그 시선이 기분 나빴던 것이다.

그러더니 그녀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그 모습에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 되었다.


“저.. 저 노예가...”


초록머리 마법사 여자는 기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울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번엔 기환에게 시선이 몰렸고, 당황해 얼굴이 빨게 졌다. 콜린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잔느엘! 무슨 일 이요?”

“그게.. 아니라..아.. 아닙니다”


울며 고개를 돌리는 잔느엘이라는 마법사의 말에 콜린은 기환을 매섭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칼을 뽑아 기환을 향해 겨누었다. 놀란 기환은 어버버 하며 뒤로 물러났다.


“아..아닙니다. 저는... 아..아무 짓도....”


기환의 말을 들은 콜린은 다시 한 번 잔느엘을 바라봤다. 잔느엘은 마치 큰 일이 있었지만 내개 애써 참는 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콜린 아무일도 아니에요"


하지만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돌리는 그녀의 모습은 무슨일이 있으니 꼭 물어보라는 의도가 다분했다.

기환은 불안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저 콜린님 혹시 남자 분에게 말하기 어려운 일일 수도 있으니 제가 잔느엘 양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될까요?”

“그게 좋겠군요.”


곧 흰옷 입은 여자가 잔느엘을 뒤로 데려가 뭔가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릴라드는 귀찮은 일에 끼고 싶지 않다는 뒤로 물러났다. 그 동안 콜린은 매서운 눈빛으로 기환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화난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마치 발연기하는 배우가 폼을 잡으며 분노를 표출하는 느낌이었다.

기환은 어빙을 바라봤지만, 어빙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기환을 외면했다. 곧 얘기를 마친 흰옷의 신관이 콜린에게 다가왔다.


“저 노예가 잔느엘양을 희롱했다고 합니다.”

“희롱? 레나양 저 노예가 뭘 어떻게 했다는 것이요?”

“그게... 잔느엘을 향해 성적인 제스처를 하며 음란한 부위를 보이려 했다고 합니다.”


그 말에 흥분한 기환이 목소리를 높였다.


“말도 안 돼!! 거짓말입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제가 미쳤다고 감히 그런 일을 하겠습니까!!?”


하지만 기환의 항변에도, 콜린은 검을 기환에게 향하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잔느엘이 지금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저 여자가 저를 모함하는 것 입니다!”


기환은 너무 억울해 나름 열심히 항변을 한 것이 였지만, 그것은 실수였다. 잠자코 듣고 있던 릴라드가 검집으로 기환을 가격했다.


“노예가 제정신이 아니구나. 감히 누구한테 거짓말이라 하는 것이냐”


그 충격과 함께 기환은 바닥에 쓰러졌다. 바닥에 쓰러져 그들을 올려보자 기환은 자신의 처지를 자각했다.


‘그래 나 노예였지...’


감독관에게 채찍질을 당하지 않아 나름 편해졌는지 아니면 마석생각에 정신이 나갔었는지, 기환은 자신의 처지를 잊고 대든 것에 후회감이 몰려왔다.


“죄..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콜린은 잔느엘이라는 마법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전에 기환을 보며 찌푸리던 표정과 다르게 비련의 여주인공 마냥 애처로운 표정으로 콜린을 바라보았다.


“콜린님 죄송합니다... 괜히 저 때문에...”

“아니오. 그대가 실력이 뛰어난 마법사인건 알지만 이런 식의 모욕을 겪어보진 않을 것이요. 당연히 놀라고 무서운 게 당연하지. 이런 음적은 내게 맡기시오.”

“콜린님...”


잔느엘은 콜린에게 완전히 넘어간 소녀처럼 감동했다는 듯이 콜린의 품에 안겼다. 콜린은 자신의 멘트에 만족스러웠는지, 아니면 자신에게 안긴 잔느엘의 행동이 만족스러웠는지, 샤프한 미소를 지어 잔느엘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그리곤 다시 기환을 매서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기환은 재빨리 앞에 엎드려 빌기 시작했다.


“잘못했습니다!! 한번만 넓은 아량을 배풀어 주십쇼. 정말 잘못했습니다!! 제발 한번만 용서해주십쇼!!”

“멍청한 놈 진작에 그랬어야지...”


릴라드는 불쌍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혼잣말 하듯 얘기했다. 기환이 열심히 빌었지만 콜린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병사”

“예!”

“저놈은 무슨 죄로 노예가 되었지?”

“강간입니다!”


병사는 기환보다는 눈치가 있었다. 그는 콜린이 원할 만한 대답을 했고, 기환은 이제 강간범이 되었다. 기환이 이 위기를 빠져나갈 확률은 이제 거의 없어지고 있었다.


“너 같은 음적은 이미 목이 매달려야 마땅하지만 폐하의 자비덕분에 노예가 되는 은혜를 입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너는 아직도 그 음행한 성품을 버리지 못해 화를 자초하는 구나”

“용서해 주십쇼! 다신 그러지 않겠습니다.”

“내 너를 그냥 죽이면, 그 또한 명예롭지 못하니 기회를 주겠다. 병사, 저자에게 검을 주어라”


기환은 이건 또 뭔 미친 소린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잔느엘이라는 쓰레기 같은 여자는 지금 자기가 잘 보일 타이밍을 놓쳤다고 자신을 성 추행범으로 몰아 콜린의 관심을 받으려 했다. 또 콜린은 여자들 앞에서 가오를 잡고 싶어 기환을 결투를 빙자해 죽이려고 하였다. 그것도 자신들이 지금 매우 정의롭고 명예롭다는 듯이... 아니 그저 저 콜린이란 놈은 코볼트에게 보이지 못한 자기 검술 솜씨를 기환에게 보이며 여자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기환은 더 이상 빌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일어나 병사가 내민 검을 잡았다. 더 이상 비굴한 표정도 짓지 않았다.


“이름을 알지 못하는 노예여 결투 준비가 되었는가? 내 선공을 양보하지”


콜린이 검을 치켜들고 한 껏 폼을 잡으며 말했다.


“염병하네, 그럼 갑옷 다 벗고 주먹으로 붙던가.”

“뭐.. 지.. 지금 뭐라 했느냐!”

“이게 결투냐? 니들 발정나 하는 지랄에 애꿎은 내가 희생당하는 거지.”


기환의 거침없는 말에 콜린은 당황했고, 잔느엘이라는 여자는 충격 받은 척하며 고개를 돌렸다. 오직 릴라드만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새끼야 보니까 이미 다 끝난 거 같은데 그냥 밤에 쟤 방에 들어가서 할거 하든가. 번거롭게 이게 뭐하는 짓이냐?”


기환의 말에 콜린은 순간 그런가 하며 잔느엘을 바라보았지만 이내 다시 정신을 차리고 기환을 노려보았다.


“이 비천한 노예 놈!! 내 자비를 배풀어 단칼에 숨을 끊어 주려했거든 이제는 그런 자비를 기대하지 말아라. 죽여 달라고 빌면서... ”

“새끼 혀가 왜 이리 길어!!”


기환은 콜린의 말을 끊고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아까의 코볼트가 했던 기습을 그대로 하는 듯해 보였다.


“비겁한 놈!!”


하지만 콜린도 두 번을 당하지 않는지 카운터 태세로 검을 잡았다. 그러나 기환은 그 검을 콜린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 나름 필사의 행동이라서 그런지 기환의 검을 콜린의 얼굴을 향해 똑바로 날아갔다.

그러자 아까 코볼트의 공격처럼 혼신의 일격을 날아 올 거라 예상하고 준비했던 콜린은 날아오는 검에 놀라 눈을 질끈 감으며 움츠려 들었고, 다시 한 번 릴라드가 그 검을 쳐냈다. 그틈에 기환은 노예들이 잔해를 치워 새로 뚫린 길로 달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다들 멍하니 바라보았고, 릴라드가 병사를 툭툭 건드리며 턱으로 도망가는 기환을 가리키자 병사는 그제 서야 정신을 차리고 소리를 질렀다.


“잡아라!!!”


병사의 명령에 노예들을 기환을 쫓기 시작했다. 두 번이나 창피한 모습을 보인 콜린도 굳은 표정으로 칼을 들고 쫓아가려 하였다.


“콜린 굳이...”


릴라드가 말리려 했지만 콜린은 자신을 말리는 릴라드의 손을 뿌리치고 화풀이하듯 릴라드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말 없이 기환이 사라진 길로 따라 들어갔다. 그러자 잔느엘과 레나도 콜린의 뒤를 따라갔고, 릴라드도 고개를 절래 절래 저으며 그 뒤를 따라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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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의 노예인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 8화. 유적(3) +5 20.05.14 1,651 43 11쪽
» 7화. 유적(2) +3 20.05.14 1,669 53 13쪽
6 6화. 유적(1) +3 20.05.13 1,766 51 12쪽
5 5화. 야매 혹은 미친짓 +2 20.05.12 1,802 47 12쪽
4 4화. 마나는 소용돌이다 +4 20.05.12 1,903 48 13쪽
3 3화. 노예, 시벨 조르가네 +10 20.05.11 2,152 51 13쪽
2 2화. 나도 이세계에 떨어졌다! 근데... +12 20.05.11 2,617 69 16쪽
1 1화. 대학원생이라 쓰고 노예라고 읽는다 +27 20.05.11 3,205 10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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