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선유 87_SSD_*****

이계의 노예인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화창
작품등록일 :
2020.05.11 10:30
최근연재일 :
2020.08.15 12:05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82,724
추천수 :
2,636
글자수 :
514,429

작성
20.07.11 12:05
조회
416
추천
17
글자
12쪽

71화. 콘리(2)

DUMMY

콘리는 평소처럼 말했으나 목소리에서 뭔가 거절하기 힘든 힘이 느껴졌다. 사실 콘리 입장에서는 지금 아주 많이 참고 있는 것 이었다. 그래서인지 슈는 잠자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슈가 다시 자리에 앉자 잠시 정적이 흘렀다.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팽팽한 기 싸움이 느껴졌다.


콘리가 굳어 있던 표정을 풀고 기환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콘리는 마치 맘씨 좋은 할아버지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앞으로 있을 어둠의 정화자들과 전투에서 젊은 마법사들이 활약 할 수 있게 할 걸세. 시벨군도 큰 활약을 해줬으면 좋겠어.”


콘리는 기환을 보며 말했지만 대답은 슈가 했다.


“부대를 따로 만드신 다는 겁니까? 이미 트레이를 중심으로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 합류해도 좋고, 싫으면 따로 부대를 만들어도 좋네. 어쨌든 이번에 젊은 친구들에게 공을 세울 기회를 주고 싶어. 앞으로 그들의 세상이 될 거니까 길을 열어줘야지.”

“공을 세운다뇨. 젊은이들을 사지로 몰아넣겠다는 거 아닙니까?”


슈의 말에 콘리는 자존심이 상한 듯 다시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기환을 보며 말했다. 이번에는 미소를 짓지 않았다.


“협회장으로써 명령이네. 어둠의 정화자의 싸움에서 최전선에 서도록.”


이번에도 슈가 대답했다.


“명령을 철회해 주십쇼.”

“싫다면?”

“협회를 나가겠습니다.”


슈는 저번에 기환을 보호하기 위해 했던 말을 했다. 그때 안타니우스는 이 말을 듣고 물러났었다. 하지만 콘리는 달랐다.


콘리는 슈의 말을 듣자 아주 활짝 웃었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웃는 게 어딘가 괴기 스러웠다.


그에 반해 슈의 표정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긴장이 더 심해졌는지 손까지 떨었다.


그리고 콘리의 표정이 돌변했다. 웃고 있던 얼굴이 마치 야차 같은 흉악한 얼굴로 변했다.


콘리가 어금니를 꽉물고 분노를 담아 말했다.


“해봐 이 개새끼야. 니들 둘 다 바로 죽여 버릴 테니까. 나가자마자 내가 직접 가서 심장을 뽑아주지.”


협박을 하는 콘리의 모습은 거대 집단의 수장이라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눈이 돌아간 게 제정신이 아닌 사람 같았다.


그렇게 콘리와 슈 사이에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펼쳐졌다. 슈가 본능 적으로 먼저 손을 쓰려는데 기환이 그의 어께를 잡았다.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는 괜찮아요.”


슈를 진정시킨 기환은 콘리를 보며 말했다.


“협회장님. 좋은 기회를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기환의 말을 들은 콘리는 험악했던 표정이 조금 수그러 들었다. 기환이 콘리를 살피며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공을 세우면 대가도 있겠죠?”

“당연하다네. 공을 세운 사람에게 보상이 가는 건 순리지. 특별히 원하는 거라도 있는가?”


콘리가 다시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죽여 버리겠다며 험악한 말을 쏟아낸 사람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미소였다.


“이미 아실 것 같지만 저는 노예입니다. 물론 지금 와서 저를 하대 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도 꼬리표처럼 붙은 이 딱지를 떼고 싶습니다.”

“걱정 말게나. 내가 바로 조치를 취하게 하겠네.”


콘리가 흔쾌히 기환의 조건을 수락했다.


기환이 대답을 재촉하 듯 슈를 바라봤다. 슈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마지 못 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콘리가 활짝 웃었다.


“좋아 아주 훌륭한 젊은이로군. 큰 활약을 기대하지.”

“감사합니다 협회장님. 더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아니 없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기환은 슈를 데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살짝 묵례를 하고 돌아서는 데 콘리가 슈에게 말했다.


“슈. 너무 변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네 알겠습니다.”


슈는 다시 공손한 태도로 콘리를 대했다. 그리고 얼른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는 태도로 몸을 돌렸다.


콘리는 나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 * *


콘리의 집무실을 나온 슈는 큰 전투를 치르고 나온 사람처럼 지쳐있었다.


슈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하다. 이렇게 돼서.”

“슈 이렇게 된 게 문제가 아니에요.”


기환의 말에 슈는 아무 말도 못했다.


“최전방에 가는 게 뭐가 어때서요. 말했잖아요. 여차하면 도망가면 되고 내 한 몸 건사하지 못 할까봐요? 그보다 오늘은 진짜 슈 같지 않았어요.”


슈는 기환의 말에 혼나는 어린 아이처럼 아무 말도 못했다.


기환은 잔소리를 하듯 계속 말했다.


“싸우러 간 것도 아닌데 그렇게 적대적으로 나갈 필요가 뭐 있어요. 그냥 앞에서는 알겠습니다 하고 나중에 정 안되겠다 싶으면 그때 대책을 세워도 되는 거 잖아요. 앞에서 그렇게 속마음 다 드러내며 싸울 것처럼 할 필요 뭐 있어요.”


그때까지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슈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 했다.


“미안하다. 콘리 앞에 서면 내 자신을 유지하기 힘들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기환의 질문에 슈는 머뭇거리며 말을 꺼내기 힘들어 했다.


기환이 한마디 더 얹었다.


“첸이랑은 무슨 관계에요?”


기환이 첸 까지 언급하자 슈는 한숨을 내쉬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어찌 보면 곤란하다기 보다는 힘든 모습이기도 했다.


“오늘은 좀 힘드네.”


슈의 말에 기환은 약간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 그가 자신에게 뭔가 감추고 있는 다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던 것이다. 하지만 아픈 과거임을 아는 이상 더 캐묻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기환은 괜찮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다들 사정이 있는 거죠. 저도 비밀 많아요.”


그러나 슈가 기환의 실망한 기색을 눈치 챘다. 슈는 기환의 어께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내일 저녁이나 같이 먹자.”


* * *


다음 날. 기환과 슈는 협회 밖으로 나갔다. 두 사람은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폴리모프로 모습을 바꾸고 시내로 향했다.


마법사 협회 본부는 파울리니 왕국의 큰 도시에 있었다. 그래서 시내는 아주 화려한 번화가였다. 나름 처음 큰 도시에 온 기환은 여기저기를 신기하게 구경했다.


기환이 마비스 왕국의 수도인 파엔티에 처음 소환되긴 했지만, 그때는 바로 노예로 보내져서 구경하지 못했다. 그래서 예전 중세시대의 대도시가 이런 느낌이었을까 생각하며 여기저기를 구경하였다. 슈는 그런 기환은 촌놈이라며 놀렸다.


두 사람은 번화가에서 벗어난 외각의 작은 술집 겸 식당으로 갔다.


슈는 들어가면서 주인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주인도 웃으며 슈를 환영해 주었다. 기환은 슈가 자주 폴리모프를 한 상태로 왔나 하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2층의 구석진 자리에 잡고 앉았다.


종업원이 오자 슈는 알아서 간단한 요리와 가벼운 술을 주문했다.


“여기 자주가는 단골집 뭐 그런데 에요?”

“아니.”

“그럼 아까 인사는 뭐에요?”

“여기 주인이 장사를 잘하는 거지.”


슈가 기환을 보며 장난 스럽게 웃었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슈의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 모습에 기환도 안심이 좀 됐다.


곧 간단한 음식과 가벼운 술이 나왔다.


둘은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그러다 먼저 말을 꺼낸 건 슈였다.


“첸과의 관계가 궁금하다고 했지?”

“그때 첸이 슈한테 친구라 그랬잖아요.”


기환의 말에 슈가 힘없이 웃었다.


“그랬지 아니 아직도 친구인가?”

“그날 둘이 얘기하는 것 만 보면 예전에 꽤나 가까웠던 사이 같던데...”

“맞아 꽤 가까 웠지. 정말 가까 웠지”


슈가 등을 젖히고 과거를 떠올렸다. 그의 표정은 좋으면서도 뭔가 씁쓸한 아이러니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첸은 콘리의 제자야.”

“네?”

“첸을 가르친 건 콘리야. 하지만 그렇게 만든 것도 그자지.”


기환이 이해가 잘 안 된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슈가 부연 설명을 해주었다.


“첸의 예전의 이름은 크리스 랭. 지금은 죽은 걸로 되어 있는 콘리의 유일한 제자지. 이전 세대에서 가장 촉망받는 마법사였어.”

“지금의 트레이 같은 위치 인가요?”


그 말에 슈가 웃었다.


“트레이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솔직히 그 둘을 비교해선 안 돼. 첸은 콘리가 직접 가르친 제자야.”

“트레이도 그렇잖아요. 수제자인데.”

“아냐. 너는 몰랐겠지만 콘리가 트레이를 가르치지 않아. 가끔 기분이 좋을 때 한마디씩 해주긴 했겠지. 물론 그런 상황에서 지금의 위치에 오른 트레이도 대단하다고는 할 수 있어. 하지만 첸과 비교하면 한참 모자라지.”

“콘리는 왜 트레이를 가르치지 않는 거죠?”

“그거야 그가 부족하니까. 그가 볼 땐 해도 안 될거 같으니까 안 가르치는 거지. 가르칠 때 답답하기도 하겠고.”


늘 천재 소리를 듣던 트레이가 그런 위치였다니 조금은 놀라웠다.


슈가 계속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첸은 달랐어. 그역시 콘리 못지 않은 천재였으니까.”

“슈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나도 같이 있었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첸이 콘리에게 배울 때 나도 같이 있었어.”


기환이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눈이 커졌다.


“그럼 슈도 콘리의 제자에요?”

“아니 나한테 마법을 가르쳐 준 건 첸이야.”

“그럼 첸이 콘리에게 배웠고, 슈는 첸에게 배웠다는 거 에요?”

“콘리의 그걸 배움이라고 하면 나도 같이 배우긴 했지. 하지만 첸이 날 가르쳐주지 않았다면 진작에 죽거나 병신이 됐을 거야. 그런 면에서 보면 트레이는 정말 운 좋지. 트레이도 콘리에게 배웠다면 정상으로 못 했을 거야”


슈는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이어서 말했다.


“그건 수업이라 할 수 없어. 그건 실험이야.”


기환은 과거를 떠올리며 힘들어하는 슈를 배려하며 말했다.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요. 어차피 저는 첸과 슈가 어떻게 아느냐 이게 궁금했으니까요.”


슈는 자신을 배려해주는 기환에 고맙다는 미소를 지어주었다.


“간단히 말해면 콘리는 우리 둘을 가지고 계속 싸움을 시켰어. 서로 대결을 시키기도 하고 자신과 2대 1로 싸우게 하거나 강력한 몬스터를 데려오기도 했어. 콘리의 가르침은 그런 식이야 죽도록 서로 싸우게 하는 거.”


기환은 여기까지만 들었을 때는 아직 큰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 조금 과격하기만 하지만 어찌 보면 생사를 두고 벌이는 전투만큼 성장 시켜주는 것도 없었다.


슈도 기환의 생각을 아는 듯 계속 이어서 말했다.


“이렇게만 들었으면 그게 그렇게 문제인가 싶겠지. 생사를 건 전투에서는 평소 이상의 힘을 발휘하니까. 문제는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을 억지로 만든다는 거야.”

“그게 무슨 말이에요.”

“간단히 말하면 그런 거야. 싸우기 전에 배에 칼을 꽃는 거지. 아니면 복부를 관통 당한 상태에서 싸우게 만든다던가.”


슈의 말을 들은 기환은 벙쪄서 되물었다.


“그냥 칼을 꽂는 다고요?”


슈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한번은 히드라와 싸운 적이 있었는데 싸우기 전 독이 묻은 단검으로 우리의 복부를 찔렀지. 그리고 히드라 둥지에 내던졌어. 그때는 뭐 처음도 아니니까. 어떻게 살아남을까 생각만 했지. 그뿐이 아니야 콘리는 다른 미친 짓도 많이 했어.”


이전 까지 슈는 이 얘기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왔었다. 하지만 한 번 얘기를 시작하고 나니 물고가 트인 것처럼 계속 얘기를 쏟아 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계의 노예인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주기 수정(6.25) 20.06.25 127 0 -
공지 세계관 지도 20.05.23 1,652 0 -
96 96화. 에필로그(완) +16 20.08.15 334 15 12쪽
95 95화. 전쟁의 끝 +7 20.08.14 231 12 14쪽
94 94화. 전쟁(18) +7 20.08.13 200 12 13쪽
93 93화. 전쟁(17) +9 20.08.12 234 9 11쪽
92 92화.전쟁(16) +5 20.08.09 259 10 12쪽
91 91화. 전쟁(15) +6 20.08.08 201 12 11쪽
90 90화. 전쟁(14) +5 20.08.07 269 10 11쪽
89 89화. 전쟁(13) +7 20.08.06 238 10 11쪽
88 88화. 전쟁(12) +7 20.08.05 255 13 12쪽
87 87화. 전쟁(11) +9 20.08.02 253 14 12쪽
86 86화. 전쟁(10) +7 20.08.01 276 13 11쪽
85 85화. 전쟁(9) +9 20.07.31 260 15 11쪽
84 84화. 전쟁(8) +7 20.07.30 262 11 11쪽
83 83화. 전쟁(7) +5 20.07.29 264 11 11쪽
82 82화. 전쟁(6) +5 20.07.26 286 11 12쪽
81 81화. 전쟁(5) +7 20.07.25 253 13 11쪽
80 80화. 전쟁(4) +5 20.07.24 283 11 12쪽
79 79화. 전쟁(3) +7 20.07.23 280 12 12쪽
78 78화. 전쟁(2) +5 20.07.22 305 12 12쪽
77 77화. 전쟁(1) +5 20.07.19 362 14 12쪽
76 76화. 전쟁의 준비(5) +7 20.07.18 384 14 12쪽
75 75화. 전쟁의 준비(4) +5 20.07.17 375 17 12쪽
74 74화. 전쟁의 준비(3) +4 20.07.16 398 17 12쪽
73 73화 전쟁의 준비(2) +5 20.07.15 373 17 12쪽
72 72화. 전쟁의 준비(1) +8 20.07.12 439 19 12쪽
» 71화. 콘리(2) +7 20.07.11 417 17 12쪽
70 70화. 콘리(1) +6 20.07.10 462 15 11쪽
69 69화. 발호 +6 20.07.09 466 18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