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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 87_SSD_*****

이계의 노예인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화창
작품등록일 :
2020.05.11 10:30
최근연재일 :
2020.08.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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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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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9화. 발호

DUMMY

안타니우스는 주변 사람이 보고 있다는 생각에 다시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자신의 위엄을 세웠다.


안타니우스는 슈를 똑바로 바라봤다. 그리고 변명하던 목소리가 아닌 달리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위험한 자 였다. 얼른 손을 쓰지 않았다면 모두가 위험했을 거야. 게다가 그는 어둠의 정화자의 리더다!”


하지만 슈는 안타니우스의 말을 무시하고, 첸의 난도질당한 시체에 다가갔다.


그리고 첸의 시체조각들을 살폈다. 그 중에도 기환의 마법에 반쪽이 날아간 첸의 머리를 유심히 살폈다.


살펴본 첸의 얼굴은 아까와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단지 반쪽이 날아가서가 아니었다. 방금전에 봤던 사람과 다른 사람이라 봐야 할 정도로 달랐다.


기환과 엘렌도 슈에게 다가 왔다.


“슈! 괜찮아요?”


슈는 두 사람에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괜찮다는 의사를 표했다. 그리고 말했다.


“이자는 첸이 아니야.”


엘렌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어떻게 된거죠?”


엘렌의 질문에 슈는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뭔가를 느낀 듯 주변을 둘러 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확인하려는 듯 부유마법을 이용해 높이 올라갔다.


“비젼(Vision)”


슈는 망원 마법을 이용해 대피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살폈다.


슈는 그중에 느낌이 이상한 자를 발견했다. 그자도 역시 후드를 깊게 눌러써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아래로 살짝 드러난 얼굴이 첸과 유사했다.


그자는 슈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군중 속으로 사라지며 자취를 감추었다.


* * *


큰 이슈를 만들며 주목을 받았던 마법 학술 대회는 다른 이슈를 남기며 마무리 됐었다.


어둠의 정화자의 난입으로 치르지 못한 결승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오갔다. 상황을 정비해서 다시 치르거나 다른 방법으로 우승자를 가린다든가 하는 의견들이 나왔다. 그러나 어둠의 정화자가 발호하고 있는 이 시국에 한가롭게 대회나 치르고 있을 수는 없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래서 결국 기환과 엘렌의 공동 우승으로 처리되며 대회는 끝이 났다.


한편 안타니우스는 마법사 협회의 이름을 빌려 자신이 지누크 첸을 죽였다고 공표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10인중 한명의 죽음에 대해 매우 크게 반응했다. 하지만 첸을 죽인 사람이 슈나 콘리가 아닌 안타니우스라는 사실에 조금 의아해 했다. 그런 것과 상관없이 안타니우스는 그것을 즐기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지누크 첸이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안타니우스는 거짓말을 했거나 아니면 10인도 못 알아보는 멍청한 사람이 되었다. 그렇게 해프닝으로 정리되며 안타니우스가 큰 망신을 당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협회의 힘으로 덮어버렸다. 그래서 마치 안타니우스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던 것처럼 정리 되었다.


한편 기환과 엘렌은 대회 후 에도 협회에 계속 머물렀다. 슈가 만들려는 팀에 대해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슈의 연락을 받고 협회의 한 건물로 갔다. 그 건물 지하에 있는 방으로 가니 연구실 같은 공간이 나왔다. 그 안에 슈가 먼저 와있었다.


“왔구나?”


기환과 엘렌은 살짝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그에게 다가갔다.


슈의 앞에는 보존 처리된 시체하나가 있었다. 그 시체는 결승전 날 난입했던 지누크 첸이었다.


안타니우스에 의해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졌던 시체는 다시 꿰매져 사람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환에 의해 날아간 반쪽은 다시 복원하지 못했다.


슈가 기환과 엘렌에게 말했다.


“어떤 거 같니?”


슈의 말에 기환이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징그럽네요.”


엘렌은 못 보겠는지 아예 고개를 돌리고 외면하고 있었다. 반쪽이 날아간 데다 조각조각 잘린 몸을 이어 붙인 시체는 끔찍했다.


기환이 슈에게 물었다.


“이자가 첸은 아니죠?”

“보다시피 그때 얼굴이 아니잖아.”


기환도 기억했다. 지금 앞에 있는 시체의 얼굴은 한 20대 초반이나 되었을 까하는 어린 남자의 얼굴이었다. 그때 시합장에서 봤던 얼굴과는 전혀 달랐다. 피부색은 물론이고 눈매나 얼굴형 등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슈는 그때 이자가 어떻게 첸이라고 확신 했어요?”

“얼굴이 똑같았잖아.”


그때 얘기를 듣고 있던 엘렌이 말했다.


“이자가 환영 마법으로 얼굴을 바꾸고 첸인 것처럼 연기 한 건...”


엘렌이 말을 하다 말았다.


만일 환영으로 모습을 바꿨다면 환영마법의 일인자인 슈가 몰랐을 리가 없다.


슈가 말했다.


“아무리 폴리모프로 해서 바꾼다 해도 그 특유의 분위기나 그런 건 바꾸지 못해. 그런 면에서 그자는 분명 첸이었어.”

“하지만 아니잖아요.”


기환의 말에 슈가 시체를 보며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첸이 었는데 아니었지.”


엘렌이 옆에서 거들며 말했다.


“맞아요. 10인의 하늘이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리가 없어요.”


슈도 엘렌의 말에 동의 했다.


“맞아. 첸이 이정도 일리 없어.”


기환은 슈와 첸의 관계에 대해 묻고 싶었지만, 여기서 할 말은 아닌 거 같아 뒤로 미루었다. 대신 다른 질문을 했다.


“그럼 어떻게 된 건지 혹시 알아내셨요?”


슈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말했다.


“지금으로선 제일 큰 가능성은 강령술이야.”

“강령술이요?”

“그래. 시체를 조사해보니 언데드와 유사한 점이 많아. 너희도 봤듯이 몸의 반쪽이 날아가고도 살 수 있는 건 언데드 뿐이지.”


흔히 네크로맨서라 말하는 강령술은 죽은 자를 언데드로 부활시키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언데드는 이성이 없다. 좀비나 스캘레톤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리고 고위 언데드라 말하는 이성을 가진 언데드는 본인이 죽은 후 자신의 시체에 강령이 되면서 언데드가 되는 경우이다. 대게 리치나 데쓰 나이트 등 살아생전에 실력자였던 이들이 이렇게 되곤 한다.


그러나 이것이 강령술이라면, 시합장에서 본 첸은 자신의 몸이 아닌 다른 이의 육체에 빙의가 됐다는 것이다. 그것도 이성을 유지한 채로 말이다.


게다가 지금까지는 한 번 죽은 자만이 언데드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첸은 살아서 다른 곳에 나타났다. 그렇다면 그는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환이 머리가 복잡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옆에 있던 엘렌도 기환과 마찬가지인지 따지듯이 말했다.


“강령술이라고 하기에는 말이 안 되는 점이 너무 많아요.”


슈가 그녀의 말에 답하듯 말했다.


“현재까지의 상식으로는 그렇지. 하지만 첸은 나한테 그렇게 말했어 ‘자랑하러 왔다’고”


그 말은 기환도 들었기에 기억하고 있었다.


“저도 들었어요. 그리고 또 이런 말도 했죠. ‘나는 혼자가 아니다’.”


기환의 말에 슈가 동의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런 것들을 생각해보면 아직은 알 수 없는 것이 많아. 좀 더 조사가 필요해.”

“그럼 저희가 그 조사에 투입되는 건가요?”

“원래는 그랬지. 사실 어둠의 정화자보다는 콘리의 조사가 1차적이었지만.”

“원래라는 건 계획에 변동이 있다는 거네요.”


기환의 말에 슈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너희도 요즘 들려오는 얘기는 들었지?”


슈의 말에 기환과 엘렌 둘 다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의 대륙의 제일 큰 이슈는 어둠의 정화자였다.


이제까지 음지에 숨어서 활동을 하던 그들이 양지로 나온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본거지를 공개하며 세상을 향해 선전 포고를 했다.


그리고 어둠의 정화자에 속 하지 않은 모두를 몰살 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들은 어둠의 정화자가 그정도의 능력은 없다 생각했다. 그저 늘 하던 협박의 연장선이라 보았다. 그리고 늘 그래왔듯이 어둠의 정화자 관련 일은 마법사 협회에 넘기는 게 제일이라 판단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마법사 협회는 어둠의 정화자 관련 일에 득달 같이 달려들었다.


슈가 계속 이어서 말했다.


“오늘 오후에 대회의가 열릴 거야. 그때 어떤 결정이 나느냐에 따라 너희의 활동방향이 결정 될 거 같다.”


슈의 말에 기환이 의아해 하며 물었다.


“대회의라면 예전에 그 회의 말인가요?”


기환이 자신의 청문회처럼 열렸던 그날의 회의를 떠올리며 물었다.


“그렇지.”

“그럼 별거 아닌 회의 아니에요?”


슈는 기환의 생각을 안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지만 고개를 저었다.


“그때는 그렇게 볼 수도 있지. 실권자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 이번 회의는 콘리가 직접 주제하는 회의야.”


슈의 입에서 콘리라는 이름이 나오자 무게감이 느껴졌다.


“콘리는 그날 나타나지도 않았잖아요.”

“그랬지.”


그날 슈는 콘리의 제자들에게 바로 콘리를 불러오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콘리는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나중에 얼핏 들어본 말로는 직계 제자들이라고 해서 콘리에게 직접 연락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마법사 협회 통신시설에서도 콘리에게 연락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콘리는 자신이 뭔가 필요하거나 원할 때 홀연히 나타났다가 사라진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떤 정보도 놓치는 법이 없다고 한다.


이번 사건도 그 자리에 없던 콘리지만 그 날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었다고 한다.


“나타나지도 않았던 사람이 무슨 의도로 회의를 하는 걸까요?”

“글쎄 가봐야 알겠지 그 사람의 의도는.”


슈의 말에 기환이 갸웃거리며 말했다.


“되게 중요한 회의인데 사전에 어떤 정보도 없는 거에요?”

“그 사람은 늘 그런 식 이니까. 이번에도 ‘어둠의 정화자의 발호에 대처할 회의를 연다’ 이렇게 짤막하게 통보하 듯 알려 왔어.”

“그럼 대회의가 열려봐야 알겠네요.”

“그렇지.”


* * *


마법사 협회의 대회의장.


이전에 십 여명만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던 때와 달리 오늘은 많은 인원이 참석해 있었다. 마법사 협회 내에 주요 요직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온 듯 했다.


회의의 시작 시간이 되고 문이 열리며 콘리가 들어왔다. 자리에 앉아 있던 이들은 모두 일어나 협회장에 대한 예의를 차렸다.


콘리의 인상은 수수한 노인 같으면서도 강인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백발의 머리와 주름진 얼굴은 그저 평범한 70대 노인 같았다. 하지만 그 나이 답지 않게 건장한 몸과 풍겨 나오는 기운에서 범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콘리는 거침없이 회의장에 중앙에 가더니 사람들을 한 번 둘러보았다.


늘 대회의의 진행을 보던 게릭스가 긴장한 모습으로 콘리에게 다가왔다.


“협회장님 회의를 시작할까요?”


그러나 콘리는 게릭스의 말이 들리지 않은 것 처럼 시선도 주지 않았다. 그러자 게릭스가 어찌해야하나 안절부절 못 했다. 안타니우스도 지금 순간만은 나서지 못하고 얌전히 있었다.


그때 콘리의 입이 열렸다.


“다들 모인 듯 하니 회의 안건을 말하지.”


사람들은 콘리의 입에서 나올 말에 집중했다.


“마법사 협회는 어둠의 정화자와 전면전을 치르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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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74화. 전쟁의 준비(3) +4 20.07.16 398 17 12쪽
73 73화 전쟁의 준비(2) +5 20.07.15 373 17 12쪽
72 72화. 전쟁의 준비(1) +8 20.07.12 439 19 12쪽
71 71화. 콘리(2) +7 20.07.11 417 17 12쪽
70 70화. 콘리(1) +6 20.07.10 462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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