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마음의음식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일본 원정기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새글

마음의음식
작품등록일 :
2024.01.16 12:58
최근연재일 :
2024.06.16 14:00
연재수 :
157 회
조회수 :
97,071
추천수 :
2,853
글자수 :
898,137

작성
24.04.02 14:00
조회
447
추천
15
글자
12쪽

80화. 해적왕 구키와 싸우다.

DUMMY

“견시수는 무엇하더냐. 철갑선 앞으로 무언가 지나쳤다.”


그 말에 높다란 망루의 견시수가 외쳤다.


[고깃배입니다. 철갑선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쳤습니다.]


“병신들, 이 안개에서 뒈지려고 바다에 나와!”


그 말과 동시에 고깃배에서 불꽃을 담은 불화살이 날았다. 하지만 안개 때문에 안 보이자 이번에는 소리나는 명적鳴鏑(소리나는 화살)을 쏘았다.


피이이잉-!


새소리와 비슷하고 어찌 보며 울부짖는 울음과 닮았다. 그것에 구키 요시타카는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여겼다.


그리고 순간, 일이 터졌다.


쏟아지는 불꽃. 하늘에서 불꽃을 담은 화살이 맨 앞의 수송선을 불태운다.

활활활.

불쏘시개. 안개로 가득한 바다에 등대와 같았다. 그리고 그 등대를 기점으로 허공에서 쏟아지는 화살은 많았다.


퉁! 투두두두. 화아악!!!


“화, 화살이다. 피해!”

“부, 불을 꺼라. 수송선을 지켜!”

“허둥거리지 마라!”


악을 쓰는 수송선의 놀람. 이들은 피하지 못하고 당했다. 이제 막 데시마섬을 지나 쇼도섬 인근에 도착했는데, 공격이 퍼부어졌다. 또한, 수송선에 가득한 건 군수품과 5천 히데요시의 군병. 이들은 꽉 들어찬 수송선 안에서 피하지도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 그걸 본 구로다 간베에가 소리쳤고, 구키 요시타카도 명령을 내렸다.


“구키 요시타카! 어떻게 해보시요. 이게 뭐 하는 겁니까?!”

“구로다 공, 그대도 이 안개를 봤지, 않습니까?!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데 이곳에서 어쩌란 말입니까?”

“그게 말입니까. 선단을 돌리세요. 쇼도섬을 지나치지 말고 돌아가잔 말입니다.”

“맞바람입니다. 거기다가 해류도 반대로 흐르고 있어요.”

“이거 참 답답해서야. 해적왕이란 말은 모두 거짓입니까? 이렇게 멍청해서야.”

“구로다 공! 지금 한 말을 책임질 수 있겠소. 지금은 대형을 유지한 채 데시마 섬과 쇼도의 작은 협로를 지나쳐야 합니다. 그것도 모르고 날 무시했으니...”

“무슨 무시를 했다고. 상황이 그런 것 아닙니까?”

“상황은 그대가 만든 것. 그 많은 군수품과 병졸을 태웠으니, 한없이 느리게 통과했지. 그렇지 않았다면 벌써 통과해서 적들과 맞섰을 겁니다.”

“지금 내 잘못이라는 겁니까?”


옥신각신. 두 사람은 철갑선 위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또한, 철갑선 위로 구키와 구로다의 병력이 서로를 노려보며 칼을 뽑기 직전이었다.

말 그대로 하나의 배 위에 대장이 두 명이다.

거기다가 쏟아지는 불화살에 불타버린 수송선이 1척, 2척, 3척... 쌓여가자 혼란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결국, 구로다 간베에의 명령에 20척의 수송선 중 10척이 회군하듯 선미를 돌렸고, 나머지 10척은 그대로 돌진, 이들을 호위해야 할 해적선 10척은 이들 사이에 끼어 오가지도 못하는 실정이 었다.


그리고 그 시간이 얼마 정도 흐르자 안개가 사라진다.


총 5척의 수송선이 불타고 가라앉아 이제야 드러난 적선이 보였다.

그것도 고작해야 10척.

30척의 함선과 비교할 수 없는 숫자로 공격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함선에 펄럭이는 깃발은 정이대장군의 군기. 그리고 그 군기 옆의 대장군이 꾸짖고 있었다.


[무기를 버려! 오다에게 협력하는 자는 모두 반적이다!]

[내게 반항한다면 모두 반적으로 규정할 것이다!]


그 말에 구키 요시타카가 고함을 질렀다.


“그깟 10척으로 뭘 할 수 있다고!”


그 말에 아케치가 대답했다.


“오라, 네놈이 해적왕이구나. 그리고 그 옆의 놈은 ‘구로다 간베에’이고.”


“알아봤다니 다행이야.”


“얼마든지 덤벼봐라! 네놈을 죽여 반적과 함께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일 것이다.”


“그럴 수 있을까? 네놈이 운 좋게 기습을 벌였다만, 히데요시 장군의 군대가 하나쿠마성으로 가고 있을걸.”


“오호, 히데요시. 그자라면 비젠을 지나치지도 못하고 주저앉았을 것이다.”

“그게 무슨?”


“우키다 가문 말이다.”


금시초문인 말. 하지만 아케치는 그렇게 말했고, 구로다 간베에는 이맛살을 좁히며 구키에게 뭐라고 소리쳤다.


“어서 배를 돌려야 합니다. 정말, 우키다 가문이 배신했다면 주군의 군대는 무기도 없이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설마 그러기야 하겠습니까? 분명 우키다 가문은 오다에게 종속한 자들인데.”

“그 오다가 사라졌지, 않습니까? 거기다가 우키다 나오이에는 히젠의 여우. 그 여우가 무슨 짓을 벌였을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아케치가 힘이 강하다면 그쪽으로 붙었을 것이고. 아군이 약해보였다면 반드시 배신할 자가 우키다입니다.”


구로다 간베에는 침음을 삼켰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없었다. 그가 생각하고 계획을 짠 모든 게 한꺼번에 무너지는 느낌이 지금이었다.


어떻게 알았을까?

어찌 알고 해로를 끊고 기습을 벌였을까?


거기다가 군수품 없이 가벼운 무기만 장착한 아군은 고전할 것인 걸 아케치가 꿰뚫어 보았다.


비젠을 지나치지 못하면 히데요시의 군병은 고립되고 말 것이다.


그걸 깨달자 수송선을 돌리라고 명령했고


자존심이 상한 구키 요시타카는 아케치와 싸우려고 방방 떴다.


그 과정 중에도 수송선은 불타고 있었다.


한 척, 한 척, 차례로 물속으로 가라앉고 또 어떤 자들은 흰 깃발을 내걸어 항복했다. 그리고 쿠키의 해적선이 겨우 빠져나와 아케치의 함대와 싸움을 걸자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낭패는 낭패. 이기든, 지든, 이것은 패배한 싸움이었다.


어서, 히데요시에게 돌아가야 하는데.

우키다 가문과 협상을 벌여야 하는데...


구로다 간베에는 한숨을 푹 내셨다.

그리고 구키의 철갑선에서 빠져나와 다른 수송선을 탔다.


불타고 망가진 여분의 수송선을 이끌고 히데요시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남은 구키의 해적과 아케치의 함선은 서로가 엉겨 붙어 싸움이 이어졌다.


*


매캐한 연기와 활활 타오르는 불꽃.


쇼도섬과 데시마 섬 인근에서 벌어진 기습은 성공했다.


선두의 수송선을 불태우고 수많은 군수품과 수송선에 타고 있던 히데요시 군졸을 죽였다.

총 20척의 함선 중 못해도 10척 이상은 수장시키고 도주한 수성선은 7척 이하.

못해도 3천 이상의 적병이 수장됐을 것이다. 그것도 수송선에 꽉꽉 들어찬 적병이니 히데요시에게 큰 타격이겠지.


원 역사라면 구로다 간베에의 선봉으로 쓰일 병력.

2회차 부활 때 곽재우와 첫 교전을 벌였던 놈들이 그들일 것이다.


그 교전을 생각하자면.


천왕산 정상에서 도도 다카도라와 히데요시 동생과 싸우고, 마지막 구로다 놈까지 잡았던 기억이 있었다. 그리고 놈들이 그렇게까지 혈전을 벌였던 이면에는, 지금처럼 수송선 이동으로 체력을 보충했으니 가능했을 전투였다.


그런 놈들이 사라졌으니, 히데요시 본대는 기나긴 행군과 고된 전쟁으로(모리와 전투) 지친 병력만 행군하고 있겠지.

거기다가 우키다 가문이 히데요시의 후방을 교란해준다면, 내가 가진 병력으로 충분한 교전이 가능할 것이다.

바로 그걸 위한 해전이 중요한 것이고.


“철포를 쏘아라! 저 배가 구키 요시타카의 함선이 아닌가.”


내 명령에 조총이 발사되었다. 일제히 쏘아진 총탄. 하지만 큰 피해 없이 밀고 들어온다. 내가 탄 기함을 잡겠다고 죽일 듯 속도를 올린다. 그리고 놈의 거친 고함이 이쪽까지 들렸다.


-잡아라!!! 아케치만 잡으면 끝날 싸움이다.

-어서 노를 저어!!


해적왕 구키의 외침. 그 외침에 놈의 거함이 천천히 속도를 올린다. 그리고 아군 함선과 몇 번이나 부딪치며 길을 열었다.

그걸 바라본 사백구가 우려를 보였다.


“말로만 듣던 철갑선입니다. 조총으로 어찌해볼 적선이 아닙니다.”


그 말처럼 구키의 본선은 철갑을 두른듯했다. 하지만 그만큼 느리고 쓸모가 없다. 저렇게 움직이다가 보면 노 젓는 병사가 지치기 마련. 나는 그걸 바라보고 명령했다.


“느린 멍청이를 상대할 필요가 있을까? 우선 놈의 부하들을 상대하고 마지막으로 지친 놈들을 붙잡으면 그만이다.

구키가 얼마나 버티는지 보자.”


그 말처럼 아군은 조금씩 뒤로 움직였다.


유인하듯 천천히.


반대로 구키의 함선들은 우왕좌왕. 서로가 부딪치며 길을 열고자 애를 쓸 뿐. 또한, 기습의 영향으로 불타고 가라앉는 적선이 늘어난다. 이것은 구키의 욕설로 변하고 분노를 토했다.


-거기 서라!!!

-아케치 이노오오옴!!!

-멈추란 말이다!!

-이놈들아~ 노를 저어라! 속도를 더 올려!!


하지만 반대로 흐르는 물살과 맞바람의 영향으로 구키의 배는 거북이처럼 느리기 그지없었다.


아무튼, 구키를 제외한 나머지 해적선이 하나둘 불타오르고 승리의 축은 점점 아군에게 향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아군 함선이 구키의 배를 둘러싸고 공격을 시작했다.


“갈고리를 던지고 당겨!!”

“구키의 갑판으로 넘어간다!!”

“해적 녀석들을 하나도 남기지 말라!!”


사카이 용병의 거친 고함.

이들도 쌓인 게 많았는지 구키의 함선을 포위한 채 공격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본 다른 해적선이 슬슬 꼬리를 만다. 10척의 해적선 중 4척이 불타 가라앉고 나머지 2척은 반파. 그리고 4척은 꼬리를 말고 도망친다. 두목인 구키를 버려두고 데시마 섬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모습을 바라본 구키도 살고자 소리쳤다. 그도 빠져나가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구키를 붙잡고자 1척, 2척, 총 4척이나 되는 함선이 앞뒤에서 뱃전을 맞대고 갈고리를 던지자 완전히 길이 막히고 넘어오는 사카이 용병의 창칼을 맞이해야 했다.


탕! 타다당!


조총탄이 날고,

창칼은 번쩍이고,


수많은 적병이 널따란 뱃전에서 칼을 맞댔다. 그 중 구키의 무예가 발군이라 사카이 용병들을 베어 넘겼다. 그걸 보다 못한 사백구가 나섰다.


구키는 사백구를 보자 누군지 알았다.


“어쩐지 이상하다고 했다. 사카이 상인연합. 놈들이 아케치에게 붙었어. 하지만 쓸데없는 짓을 했다. 아케치는 죽고 말테니깐.”


그 말에 사백구가 대답했다.


“다 죽긴, 대장군께서 그리 쉽게 무너질 분은 아니지. 그리고 네놈이 히데요시에게 손을 내밀듯, 나도 정이대장군에게 판돈을 걸었다.”

“미친 것. 불나방이 뜨거운지도 모르고 화톳불 안으로 달려들겠지.”

“그건 네놈보고 하는 소리고.”


그 말과 동시에 사백구는 달려들었다. 구키와 칼을 맞대며 싸웠다. 나는 그 모습을 보았다.


원한이 깊은 사백구와 구키의 일대일 대결.


하지만 조금씩 밀린다. 구키의 무예가 대단한지 사백구의 얼굴에 굵은 땀방울이 주르륵 흘렀다. 그것에 사백구의 동료, 사쇄문도 함께했다. 그럼에도 구키가 압도하자 이번에는 칼 솜씨가 좋은 서아지가 나갔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


구키가 무릎을 꿇었다. 서아지의 검날에 상처 입고, 사백구의 창질에 허벅지가 꿰뚫려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다음 말을 이었다.


“오늘 정이대장군의 능력을 보았습니다. 쓸모없는 놈이지만, 대장군께 항복하려고 합니다. 목숨만 살려주시면 충심을 다하겠습니다.”


해적왕 구키 요시타카가 목숨을 구걸한다. 그리고 부하되기를 청하니 사백구와 사쇄문이 말했다.


“대장군, 구키를 받아주시면 안 됩니다.”

“맞습니다. 놈은 간에 붙었다가 쓸개에 붙는 놈입니다.”


그 말에 구키가 입꼬리를 들썩이며 소리쳤다.


“그건 형편없는 네놈들이 할 소리고. 나는 아니다. 능력이 있으니 여러 고용주를 두었던 거지. 그리고 상선이나 몰던 놈들이 무슨 재능이 있어 정이대장군을 보필하겠냐?! 네놈들은 죽었다가 깨어나도 나보다 못해!”


붙잡혔어도 큰소리. 해적왕 구키 요시타카는 뻔뻔한 놈이었다. 거기다가 해적 특유의 거칠고 지저분한 욕설이 나를 자극했다.


나는 눈썹을 치켜뜨고 구키와 사씨 형제들을 바라보았다.


저들의 얼굴에 상태창 문구가 떠오른다. 그것이면 되었다. 그것으로 결정은 금방 나왔다.


흥, 그렇단 말이지.

구키 해적왕과 격전.png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의 일본 원정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1 130화. 진주성 전투의 시작 +2 24.05.22 309 13 12쪽
130 129화. 나의 소명이란 +1 24.05.21 300 13 12쪽
129 128화. 조선 선비들을 구하라. 내 부하가 될 자들이다. +1 24.05.20 321 13 12쪽
128 127화. 어딜 가겠다고? +1 24.05.19 321 12 12쪽
127 126화. 노부나가의 분노 +1 24.05.18 321 15 13쪽
126 125화. 시바타와 결전 24.05.17 317 13 12쪽
125 124화. 시바타 농락하기 +1 24.05.16 319 11 13쪽
124 123화. 시바타를 고립시켜라. +1 24.05.15 332 12 13쪽
123 122화. 적정 분열을 노려보자. +2 24.05.14 330 14 12쪽
122 121화. 원균은 매번 그랬다. 24.05.13 328 12 14쪽
121 120화. 노부나가의 출진 +1 24.05.12 352 13 13쪽
120 119화. 정철이 포로를 심문하는 방법. 24.05.11 355 13 13쪽
119 118화. 삼도수군 통제사는 이순신이지. 안 그래? 24.05.10 354 12 14쪽
118 117화. 노부나가의 조선 침공2 +2 24.05.09 387 13 13쪽
117 116화. 노부나가의 조선 침공 +3 24.05.08 382 17 13쪽
116 115화. 큰 전쟁의 서막3 +4 24.05.07 379 14 16쪽
115 114화. 큰 전쟁의 서막2 +4 24.05.06 380 14 15쪽
114 113화. 큰 전쟁의 서막. +1 24.05.05 396 14 12쪽
113 112화. 조선의 오판 +1 24.05.04 384 13 14쪽
112 111화. 와카사 항구에서 벗어나기. +2 24.05.03 358 13 14쪽
111 110화. 교토에서 탈출하라 +1 24.05.02 382 14 12쪽
110 109화. 교토 기습전. 24.05.01 385 13 12쪽
109 108화. 변해가는 국제 정세 +4 24.04.30 398 16 12쪽
108 107화 조선에서 온 손님은 +1 24.04.29 407 14 13쪽
107 106화. 커지는 전화의 불길 +1 24.04.28 418 14 12쪽
106 105화. 전쟁의 불길이 일어나다. +1 24.04.27 417 14 14쪽
105 104화. 대마도 전투 +3 24.04.26 403 12 15쪽
104 103화. 대마도에서 생긴 일2 +5 24.04.25 410 15 12쪽
103 102화. 대마도에서 생긴 일. 24.04.24 412 12 11쪽
102 101화. 변해가는 노부나가의 상황. +1 24.04.23 439 14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