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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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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작품등록일 :
2024.01.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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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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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79화. 세토내해 해전의 시작.

DUMMY

얼마의 시간이 지나 하마쿠마성 인근으로 함대가 도착했다.

요여문이 소개한 사카이 상선 용병대.

물론 이들도 해적과 별반 다를 바가 없지만, 지금은 내 돈으로 사드린 용병이었다.

그중 요여문과 관계가 좋은 사백구, 사쇄문이 앞으로 나섰다.


나는 그들을 소개받으며 상태창을 읽었다. 핫산과 비교해 부족하지만, 세토내해에선 이만한 능력자를 찾기가 어려웠다.


“함선 10척에 선원은 5백이 전부인가? 나는 더 많은 배와 선원을 원했는데.”


그 말에 사백구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저희도 최선을 다한 숫자입니다.”

“함선을 구하기가 어려웠나?”

“말도 마십시오. 갑작스러운 부탁과 다음 전투가 구키 요시타카와 해전이 아닙니까?”

“구키 요시타카.”

“저희끼리는 ‘해적왕 구키’라고 부르고는 합니다. 그만큼 까다로운 상대가 구키 요시타카입니다.”

“그런가? 말을 들어보니 어려운 선택을 했어. 해적왕을 상대로 싸우기로 결심했으니깐.”

“알아주시니 다행입니다. 아무튼, 정이대장군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사백구는 예의를 갖춰 인사했다. 그리고 오랜 친구 요여문에게 미소를 그린다. 나는 사백구와 사쇄문, 그리고 바다에서 잔뼈가 굳은 선원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히데요시 군병을 생각하면 부족한 숫자가 분명했다. 해전에서 한 번 이겨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하마쿠마 성은 물론 천왕산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올 것이 분명한데....

이것을 어쩐다?


이맛살을 굳힌 채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는 법. 나는 부하들을 바라보며 명령했다.


“병력을 나눌 것이다. 하마쿠마성 수비를 위해 6천 병력과 막내 사위를 남긴다. 나머지 2천 병력과 김충선, 이하 용병대는 함선에 올라타라.”


군병을 나눴다. 하마쿠마성을 중심으로 히데요시의 진군을 끊어내고, 함대를 이끌어 기습을 준비했다.


10척의 함선이 출발했다. 각, 함선마다 지휘관을 따로 배정했다.

사백구, 사쇄문(원 역사에서 사씨 형제들도 김충선과 함께 조선에 합류하는 장수들) 김충선과 용병대 부장들인 요여문, 서아지, 난여문, 노고여문. 기존 사백구의 부하들까지.


나는 사백구와 같이 대장선을 탔다. 대장선은 기존 관선(세키부내) 보다 큰 안택선에 가까웠다. 그만큼 웬만한 공격에 견딜 수 있게 설계된 함선이었다.


“생각보다 배 안이 넓군.”


그 말에 사백구가 답했다.


“난전에 특화된 함선입니다. 하지만 해적왕 구와 붙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거라면 걱정하지 말게. 전투는 용병대가 아닌 아군이 할 테니깐.”

“2천 병력 말이지요. 대장군의 철포대가 용맹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다에서 싸움은 다르지요. 거기다가 구키 요시타카가 이번에 신형 함선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걸 상대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겁니다.”

“신형 함선?”

“철포도 뚫지 못할 철갑선이라고 합니다.”

“철갑선? 하하하. 놈이 그런 걸 만들었어??”


웃음이 났다. 놈의 함선이 철갑선이라고 하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심각한 표정의 사백구가 웃지 않자 손사래를 치며 말해줬다.


“철갑선이면 얼마나 느리겠나? 그리고 우리가 공격하는 건 수송선이지, 빠른 해적의 배가 아니야.”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구키와 직접 싸울 필요가 없단 말이지요.”

“그래. 무거운 수송선만 잡아내고 우리는 빠져나가면 그만이야.”

“알겠습니다. 각 함대의 선원들에게 그리 전하겠습니다.”


눈치 빠른 사백구의 끄덕임으로 전술이 정해졌다. 그리고 함선은 빠르게 파도를 가르고 이와지섬을 지나쳐 쇼도 섬 인근에 다다랐다.

세토내해는 좁고 가느다란 섬 사이를 지나치며 싸워야 할 경우가 컸다. 그만큼 사백구의 도움은 내게 큰 기회를 주었다.

이 모든 게 김충선의 인맥으로 비롯된 변곡점. 나는 그 기회를 붙잡고 진격을 거듭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이른 새벽.


해무가 낀 바다는 한치도 알아보기 어려웠고

쇼도 섬의 어두운 그림자는 함선을 숨기기에 안성마춤이었다.


철썩. 철썩.

바다가 일으킨 파도가 갑판을 때렸다.

그리고 작은 소선을(고기잡이배) 내보내 구키 요시타카의 수송선이 어디쯤 지나쳤는지 파악했다.


적선의 숫자는 30척.

수송선 20척에 구키의 해적선 10척. 거기다가 히데요시의 군병 5천이 타고 있어, 배는 매우 느리고 묵직했다. 이유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각종 군수품이 가득했다.


다른 말로 호재. 반대로 적에게 최악의 수가 될 것이다.


감히 토벌령을 무시하고 노부나가를 돕다니. 물론 저번 삶에도 히데요시는 저런 식으로 움직였겠지만.

5천 히데요시의 선발대는 수송선을 이용하고, 본대는 무거운 군장비도 없이 가볍게 걸었겠지. 그런 군수품이 바다에 빠진다면 무엇으로 싸우게 될까?


“맨주먹으로 싸워보라지.”


그 말에 사백구가 웃었다. 그리고 대답했다.


“히데요시가 난감해하겠습니다. 기껏 어렵게 행군했는데, 아무것도 도착하지 않았으니 말이지요.”

“히메지성이 최종 집결지니, 그곳에서 절망을 맛봐야지. 다 사라진 군수품에 머리를 쥐어뜯겠지.”

“하하하. 맞습니다. 꼭 히데요시가 울부짖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사백구는 가슴을 탕탕치며 호탕하게 웃었다. 용병치고 기개가 남달랐다. 거기다가 상대인 구키 요시타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유를 물어보자 알게 되었다.


“세토내해에서 상단을 호송하니 매번 만나고 싸우는 자가 구키였습니다. 놈에게 당한 동료를 생각하면 씹어먹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임무를 자원했는가?”


“시기도 적절하고 무엇보다 정이대장군의 토벌 아닙니까.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백구와 뜻이 맞았다.

나는 뜨거운 그의 눈을 바라보며 끄덕였다. 그리고 물었다.


“내 밑으로 오겠나? 휘하로 들어올 생각이 있냐고 묻는 것이네.”


그 말에 사백구가 눈을 크게 떴다. 믿기지 않는지 두 눈을 껌벅거리며 되물었다.


“저, 저 같은 미천한 자를 말입니다. 소인은 그저 물길이나 아는 뱃사람입니다.”

“스스로 낮추지 말게. 내가 보기에는 능력이 출중해.”

“제가 말입니까?”

“자네가 날 좀 도와줘야겠어.”


그 말에 사백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리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무릎을 꿇는다.


“충심을 다하겠습니다. 믿고 맡겨만 주십시오.”


사씨 형제가 휘하로 들어왔다. 충심 가득한 부하 미조오가 가고, 새로운 부하들이 가신이 되었다. 일본 바다를 잘 아는 그들이 돕는다고 하였다.


***


해가 뜨기 전.


검푸른 바다를 천천히 순행하는 구키 요시타카는

나오지마섬을 지나쳐 이제는 데지마섬 인근까지 접근했다. 그리고 저 멀리 쇼도섬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정이대장군을 이겨낼 수 있겠소?”


그 말에 구로다 간베에는 웃었다. 히데요시의 참모이기도 한 그가 비릿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언제부터 아케치가 대장군이었단 말입니까? 그는 우리가 움직이는 장기 말 졸(卒)에 불과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아케치 미츠히데이지요.”

“하찮은 졸(卒)이라니요? 그래도 아케치 하면 이름난 지장智將인데??”

“지장이요. 그 멍청이가?! 고고한 척 유세만 떨 뿐. 별거 없는 떨거지가 그자입니다.”

“떨거지라니요. 그래도 혼노지에서 아즈치 거성까지 함락하고 하나쿠마성까지 공격했단 말이 있던데?”

“영지 몇 개 얻었다고 상황이 바뀐답니까? 구키 장군도 생각이 있으면 보세요. 연합이라고 이름만 그럴듯했지 모리 데루모토도 결국 아군에게 협력하지 않았습니까.”

“그건 참,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분명 조정의 명령으로 토벌령이 이뤄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모리 데루모토는 길을 열어줬으니 말이지요.”

“하하하. 대영주들의 욕심이야, 결국 그렇지 않습니까. 모리는 3년간 불가침 조약으로 규슈를 가지고 싶은 것이고, 시코쿠 섬의 대영주 쵸소카베도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결국 대영주들의 욕심 때문에 아케치는 망하고 말겁니다.

거기다가 아케치 후미를 노리고 니와 나가히데의 군대가 진군 중이니 아케치는 망하고 말 겁니다.”

“맞습니다. 아케치는 어렵게 되었지요. 그리고 다키가와 장군도 아즈치를 노린다니. 결국 사방으로 포위되는 형국이 아닙니까?”

“이제야 구키 장군이 상황을 이해하셨습니다.”

“그런데, 히메지성으로 군수품만 옮겨주면 되겠습니까? 이런다고 히데요시 장군이 천하를 차지하지는 못할 텐데...”

“지금 의심하시는 겁니까? 아군이 다른 4천왕에게 밀릴 까봐.”

“그, 그게 아니라... 니와 나가히데 장군에게 오다의 둘째 도련님이 함께하고, 시바타 공에게도 오다의 셋째 도련님이 손을 잡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히데요시 장군에게 아무도 없지 않습니까? 정통성이 있어야 뭐라도 해볼 텐데?”

“있지요, 당연히 있습니다.”

“누구를 내세울 작정입니까? 혹여 노부나가의 4남 히데카츠 도련님을??”

“아니지요. 우리는 죽어버린 오다의 장남(노부타다)의 아들을 내세울 생각입니다.”

“그 어린 것을?! 이제 걷기 시작한 꼬맹이가 뭘 안다고??”

“하하하. 그래야 주군께서 섭정 노릇을 제대로 하지 않겠습니까.”

“아, 그래서...!!”


구키 요시타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눈앞의 구로다 간베에는 모략이 철철 넘치기로 유명하고, 무엇보다 그 눈빛이 깊고도 알 수 없어 함부로 마음을 꺼내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되물었다.


“하나쿠마성에서 전해진 소문이 있습니다. 노부나가 공께서 살아 계셨다는... 혹여 그것이 사실이면, 우리가 한 일이 모두 헛짓거리가 될까 두렵습니다. 내게도 불똥이 튈까, 무섭고 말이지요.”


“아, 그 소문 말이지요. 아니에요, 모두 헛소문입니다.”


“아니에요, 하나쿠마성에서 빠져나온 패잔병의 말로는 분명 마차 안에 계셨다고?”

“그림자 무사입니다. 아케치 놈을 유인하기 위한 모략이지요.”

“그림자 무사인 건 저도 압니다. 그보다 마차 안에 두 사람이 있었다고. 하나는 생생했고, 또 다른 하나는 병약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말에 구로다 간베에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필요 없는 말을 한다는 눈빛.


구키 요시타카는 그 눈빛을 모른 척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넌지시 되물었다.


“혹여, 하나쿠마성이 함락당할 때까지 기다린 게 아닙니까? 노부나가 공이 죽기를 기다린 게지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함락이야, 이케다 츠네오키 공이 멍청해서 당한 일이고. 아군은 모리 데루모토와 전쟁을 벌였지 않았습니까? 그걸 뻔히 알면서 묻다니, 구키 장군도 참 의뭉스러운 곳이 있어요.”


“저도, 해적질로 잔뼈가 굵은 사람입니다. 웬만한 일들은 알아볼 줄 압니다.”


“그래서. 아군이 가는 길에 방해라도 할 생각입니까?”


“아니지요. 의뢰를 받았고, 충분한 보상을 약속했으니 싸워야지요. 그리고 히메지로 군수품을 보내는 일이 뭐가 어렵겠습니까. 제가 나서는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은 히데요시 장군이 알아서 할 일이지요.”


“흥, 구키 장군도 참 영악한 면이 있습니다.”


“해적으로 몇십 년 살아보십시오. 등 뒤에서 칼을 맞는 건 다반사요.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철갑선에 그 많은 보물을 비축한 겁니까? 웬만해선 영지에 놓아둬도 될 텐데??”


“세상에 믿을 놈이 어디에 있다고. 내가 있는 곳이 제일 안전하지요. 언제든 도망칠 수 있도록 준비가....!”


구키 요시타카는 순간 눈을 크게 떴다.


어두운 새벽은 점점 밝아졌고, 대신에 하얗게 피어난 안개가 모든 걸 집어삼켰다. 그리고 그 안개에서 무언가 움직인다. 분명 아군 배 옆으로 지나친 것 같은데,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것에 고개를 돌리며 명령했다.

구키 요시타카와 해전.png




사이카 출발한 상선대가 하나쿠마성에서 합류한 후

쿠키에게 이동한 이동로 입니다.


사이카는 일본에서 최대로 발전한 시장입니다.

사이카는 어느 영주의 전유물이 아니라 자유무역 도시처럼 교역이 활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이카 용병대로 나오는 사백구, 사쇄문은 물론 요여문, 난여문, 노고여문, 서아지는

임진왜란에서 항왜 출신으로 조선을 도와준 장수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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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137화 선조와 사네히토 친왕의 도망질 24.05.29 306 13 13쪽
137 136화. 광해와 한성을 지켜라 +1 24.05.28 307 12 13쪽
136 135화. 선조와 다테 마사무네 +1 24.05.27 323 13 13쪽
135 134화. 사나다 마사유키의 변명 24.05.26 315 13 13쪽
134 133화. 이시다 미츠나리의 변명 24.05.25 334 13 13쪽
133 132화. 진주 대첩 24.05.24 333 12 15쪽
132 131화. 진주성 전투의 시작2 24.05.23 335 13 14쪽
131 130화. 진주성 전투의 시작 +2 24.05.22 347 14 12쪽
130 129화. 나의 소명이란 +1 24.05.21 338 14 12쪽
129 128화. 조선 선비들을 구하라. 내 부하가 될 자들이다. +1 24.05.20 360 14 12쪽
128 127화. 어딜 가겠다고? +1 24.05.19 371 13 12쪽
127 126화. 노부나가의 분노 +1 24.05.18 360 16 13쪽
126 125화. 시바타와 결전 24.05.17 359 14 12쪽
125 124화. 시바타 농락하기 +1 24.05.16 357 12 13쪽
124 123화. 시바타를 고립시켜라. +1 24.05.15 372 13 13쪽
123 122화. 적정 분열을 노려보자. +2 24.05.14 370 15 12쪽
122 121화. 원균은 매번 그랬다. 24.05.13 367 13 14쪽
121 120화. 노부나가의 출진 +1 24.05.12 387 14 13쪽
120 119화. 정철이 포로를 심문하는 방법. 24.05.11 397 14 13쪽
119 118화. 삼도수군 통제사는 이순신이지. 안 그래? 24.05.10 395 13 14쪽
118 117화. 노부나가의 조선 침공2 +2 24.05.09 428 15 13쪽
117 116화. 노부나가의 조선 침공 +3 24.05.08 424 19 13쪽
116 115화. 큰 전쟁의 서막3 +4 24.05.07 423 16 16쪽
115 114화. 큰 전쟁의 서막2 +4 24.05.06 426 15 15쪽
114 113화. 큰 전쟁의 서막. +1 24.05.05 438 15 12쪽
113 112화. 조선의 오판 +1 24.05.04 423 15 14쪽
112 111화. 와카사 항구에서 벗어나기. +2 24.05.03 396 14 14쪽
111 110화. 교토에서 탈출하라 +1 24.05.02 423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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