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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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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작품등록일 :
2024.01.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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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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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22화. 적정 분열을 노려보자.

DUMMY

나는 박홍의 변명을 들었다. 그리고 어째서 원균이 저리 도망치는 것도 유추했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 원균 저자는 저런 자였지.’


그리고 그 생각처럼 박홍을 꾸짖었다.


“너도 도망쳤지.”


그 말에 박홍이 화들짝 놀란다.


“정이대장군. 그게 무슨 말입니까?! 아닙니다. 도망치다니요. 저희는 싸우다가 물러선 겁니다. 여길 보십시오. 포탄에 맞아 터져나간 부분이 보이지 않습니까?”


그 말에 정이대장군이 코웃음을 친다.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쏘아보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것도 허리춤의 검을 몇 번이나 만지작거리기에 오금이 저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잠시의 시간이 지나자 전라 좌수영의 함선들이 다가오고 이순신이 뭐라고 소리치자 정이대장군의 표정이 변했다.


무시무시한 짐승에서 순한 양처럼.

보기 좋은 할아버지의 미소가 정이대장군에게 있었다. 어째서 이 통제사에게만 저런 눈빛을 보내는 걸까?


박홍이 고개를 흔들자 정이대장군의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통제사! 판옥선을 20척이나 얻었습니다. 통제사 휘하에 두고 부린다면 꽤 유용할 것 같습니다.”


크게 소리친 목소리.

그러자 먼 곳에서 응답하는 목소리가 울렸다.


“.....누, 누구입니까? 누가 타던 판옥선입니까?! 망가진 모양을 보니 격전을 치른 것 같은데....”


그 말에 정이대장군이 소리쳤다.


“격전으로 부상자가 많아요. 여기, 이 배는 원래...”


그리고 돌아보는 눈빛. 매서운 흉광이 박홍의 전신을 훑고 지나쳤다. 그리고 이어진 답변에 박홍은 부르르 떨었다.


“박 수사가 크게 다쳤습니다. 사경을 헤매고 있어 의원더러 살피라고 명령한 지 오래입니다.”


그 말에 멀쩡한 박홍이 깜짝 놀랐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대장군의 부하들에 가려서 안 보인다고 해도,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다니.

그럼에도 다른 말을 내뱉을 순 없었다.


안 다쳤다고.


나, 멀쩡하다고 소리치기에는 정이대장군의 눈빛이 흉흉하다. 거기다가 고개를 돌린 뒤에 이어진 은근한 목소리에 살기가 가득했다.


“다친 것으로 해두자. 너 같은 겁쟁이에게 판옥선을 맡길 순 없어.”

“그, 그게 무슨 말입니까?”

“조용히! 네놈 목소리가 커지는 걸 원하지 않아.”

“네?”

“이 통제사가 오기 전에 조용히 배를 옮겨타라. 세키부네로 옮겨타면, 널 의원에게 보내 줄 테니.”

“그, 그게... 저는 다치지 않았습니다. 판옥선의 지휘도 제가 할수 있고요.”

“지금 내가 부탁하는 것으로 보이나?”

“....”

“아니면 정말 다치게 해줄까?”

“무슨 그런 말씀을...”


박홍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군관들도 고개를 돌렸다.

박홍은 도망자.

살기 위해 도망을 친 비겁자가 그였다. 그런 그를 돕고 싶지도 않았고 살벌한 정이대장군과 맞서기도 무서웠다.

그리고 그걸 느낀 박홍이 딸꾹질을 시작한다.


“윽, 딸꾹. 윽! 딸꾹.”


정이대장군은 그걸 보고 말했다.


“몸이 많이 안 좋아 보인다. 어서 옮겨타라. 의원이 있는 세키부네에서 치료해 주마.”


그 말과 동시에 끌려갔다. 정이대장군의 부하들이 좌우에서 팔목을 부여잡더니 질질 끌어서 데려갔다.


그리고 상황 정리한 정이대장군은 판옥선 20척과 그 안의 수병들을 이순신에게 넘겼다. 그러면서 박홍의 군관들에게, 다친 박홍은 충분히 치료한 뒤에 고향으로 돌려보낸다고 약속했다.


모두를 위한 결정.

겁쟁이를 상관으로 두는 것보다 이것이 나을 테지.


그리고 이순신과 함께 논의를 이어갔다.


“부산진이 그렇게 함락당하다니. 이대로 보고 있을 순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노부나가의 목줄을 잡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일본에서 건너 올 보급선을 차단해야 합니다.”


이순신은 후방 교란을 말하고 있었다. 시바타가 있는 거제도를 놓아두고 노부나가를 최우선 목표로 보았다.


나는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노부나가의 함선들이 많다고 하던데, 가능하겠습니까?”

“가능하든, 아니든, 해내야 하는 일입니다.”

“맞상대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전면전으로 붙으면 그렇겠지요.”

“그럼?”

“유인과 매복, 그리고 기습으로 노부나가의 신경을 건들 생각입니다.”

“각개격파를 한다고?”

“그렇지요. 다수의 적이 버겁다면, 하나씩 잘라내야 합니다.”


이순신은 유격전을 말했다. 그리고 이순신이 떠난 뒤에 시바타를 걱정했다. 후방에 적을 두고 유격전을 펼치기는 어려운 노릇. 자칫하다가 앞뒤로 포위될까 봐 걱정했다.

그러면서 나를 바라본다. 자기가 노부나가의 후미를 노릴 테니 시바타를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시바타만 잡아내면 되겠소이까?”

“시바타가 거제도에 숨어 나오지 않으니, 저로서는 상대하기가 곤란합니다. 그러니 믿고 맡길 수밖에요.”


거제도에 숨어든 시바타 가쓰이에.


수전에 약한 시바타지만, 육전에서 능력은 상당했다. 그런 그를 제압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정이대장군께서 시바타를 잡아주십시오. 굳이 상륙전을 펼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단지 놈이 나오지 않게만 부탁합니다.”


이순신과 목표를 나눴다.


나는 시바타를,

이순신의 노부나가의 보급선을 잡는 것으로.


“좋습니다. 그리고 걱정하지 마시지요. 시바타 섬멸은 내가 해낼 테니깐.”

“죄송합니다. 대장군께 큰 짐을 지운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닙니다. 저는 원래 육전에 능한 장수. 수전에 능한 통제사가 보급선을 차단하셔야지요.”


내 말에 이순신이 감사함을 표현한다. 지금도 침을 꿀꺽 삼키는 것이 부산 상황에 애가 타는 것 같았다.



*


이제 시바타를 잡아볼까.

그럼 어떻게 한다? 그래 이렇게 해 보자.



거제도를 물샐 틈 없이 포위하고 시바타의 빈틈을 노렸다. 놈이 노부나가와 합류하기 전에 끝장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울까?


지금껏 수전으로 승승장구했지만, 그건 이순신의 도움이 절대적이었지. 육전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지고 있었다.


생각보다 어려운데, 방비가 상당해.


“거제도로 세작을 더 보내라. 놈의 방비를 확인해야겠어.”


우선 내부 사정을 파악해야 했다. 무턱대고 하는 상륙전보다 우선 상황 파악이 먼저였다.


시바타의 병력은 얼마나 되는지?

모리, 쵸소카베가 가진 군병과 함선은 얼마인지?


놈들은 어차피 연합병력이다. 거기다가 시바타의 직속이던 사쿠마 노부모리를 잡았지 않던가. 이제 남은 건 서로가 다른 꿈을 가진 놈들인데.

놈들의 분열만 만들어낸다면 전혀 다른 그림으로 각개격파가 가능하다. 바로 그것을 위해 척후 활동은 물론 은밀히 소문을 퍼트릴 세작이 중요했다.


“놈들의 숫자가 얼마라고?”


내 말에 척후를 다녀온 세작들이 답했다.


-시바타의 군병은 1만이고,

쵸소카베가 2천, 모리의 군병은 3천입니다.


“함선은?”


-주요 항구마다 적당량이 배치되어 있는데... 이상하게 쵸소카베의 함선만이 다른 곳에 주둔해 있습니다. 아무래도 빠져나가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흥, 쵸소카베. 놈은 그런 자였지. 지금도 어디에 선을 둬야 할지 간을 보고 있는 게 분명해.”


역시 답은 나와 있었다. 각개격파가 답이다. 바로 그걸 위해 세작을 더 밀어 넣었다.


쵸소카베의 군영으로 소문을 은밀히 흘리고...


[패장, 우에스기의 영지가 사라졌다.]

[노부나가에 의해 몰수당했다.]

[패자에겐 그 어떤 자비도 없다.]

[그것이 노부나가의 결정이고 쵸소카베도 비슷할 것이다.]


은밀히 퍼져가는 소문.

거기다가 거제도에 고립된 자의 소문이니 진위를 파악할 수가 없었다.


바로 그것으로 승기를 잡아가고 있었다.


쵸소카베의 군영이 웅성거린다. 역시나 귀가 얇은 자가 제일 먼저 반응했다. 거기다가 패전을 거듭한 시바타의 흉성이 드러났다.


답답한 것이지.

패배를 밥 먹듯이 했으니.


거제도를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리고 줄어드는 군량을 보았을 때 저들의 미래가 정해진 것처럼 보였다.


바로 그걸 이용하며 소문을 퍼트렸다.


[군량 분배가 이상하다.]

[시바타 군영만 군량이 남아나고 모리, 쵸소카베에게 작은 양만 분배하였다.]

[병들거나, 굶기 시작한 군영은 쵸소카베가 제일 심하다.]


차근차근 들어간다. 부하 중 시코쿠 출신인 자들을 교묘히 이용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들리는 소식은 이순신.


부산으로 향하는 중간 우치적의 판옥선을 만났고, 그들을 구함과 동시에 시마즈 요시히로를 쫓아냈다고 했다. 그리고 원균의 행선지도 파악해 합류를 종용했다.


‘이순신이 통제사로서 자리를 잡아가는군. 원 역사보다 판옥선의 숫자가 많아.’


삼도 수군 통제사가 된 후, 가진 함선의 숫자가 많아졌다.


70척의 판옥선에 협선, 포작선을 합해 200척.

거기다가 원균의 판옥선까지 합하면 근 100척의 판옥선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이순신은 잘해주고 있고, 이제 내 일에 집중해야지.



시간이 지나

소문이 더 진해지고


거제도 상황이 변하기 시작한다. 이 모두가 소문 덕이다. 적들의 마음을 흔들어 분열을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세작들에게 들었다.


“시바타만 왜성에 틀어 막혔다고?”


그 물음에 세작으로 오간 부하들이 대답했다.


[쵸소카베가 군영을 옮겼습니다. 왜성에서 멀리 떨어져서 영채를 세웠습니다.]


“모리는?”


[모리도 비슷합니다. 어찌 보면 왜성을 지키는 전초기지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따로 떨어진 모양새입니다.]


“흣, 그렇단 말이지.”


움직임을 파악했다. 따로따로 갈 길을 가겠다는 모양새. 놈들은 군량 부족에 시달렸고, 그걸 소문으로 만들었으니 미울 수밖에.


조금만 더 하면 되겠어. 그래야 각개격파가 가능하다.


시바타와 멀리 떨어져라. 아니, 아예 거제도를 떠나도 나쁘지 않겠어. 작은 수의 함선들은 이순신에게 먹잇감에 불과하니깐.


시간이 더 지났다.


포위를 좁혀가며 거제도로 빠져나가는 작자들을 공격했다. 그리고 빈틈을 노려 상륙전을 감행하기도 했다.

물론, 약한 놈은 피하고 강한 시바타만 두들겨줬다. 다른 말로 선을 나눈 것처럼.


그 과정 중 이순신에게 소식이 전해졌다.


부산 사정.

동래성을 포위 중인 노부나가의 동향.


동래성의 관군 2만3천.

그것에 맞서는 노부나가의 총 병력은 15만3천.


그중 특이하게 4만 병력이 동래성을 떠나 김해, 창원 방향으로 내려간다는 거였다.


그 소식을 듣자 놈들의 목표를 알았다.


“전라도를 삼키려고 하는군.”


내 말에 김충선이 대답했다.


“맞습니다. 김해, 창원을 거쳐 거제도를 지나가니 아군과 부딪치게 될 겁니다.”

“시바타의 사기가 살아나겠어. 지금껏 고생한 게 물거품이 될지도 몰라.”

“시간이 많지 않겠습니다. 시바타의 눈과 귀를 가린 지금에 승부를 봐야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야겠지. 하지만 피해가 클 것도 같은데··· 이걸 어쩐다.”

“시바타를 더 자극해서 놈을 끌어내는 건 어떻겠습니까?”

“유인계를 쓰자고.”

“유인계라기 보다 도발이 아니겠습니까? 놈보다 작은 병력으로 들이치면 아마도 농성전이 아닌 회전을 선택할지도 모릅니다.”

“시바타와 정면 승부를 본단 말이지. 원래 목표였던 굶기는 것에서 다른 방법을 쓴다고.”

“4만 병력이 거제도로 오기 전에 승부를 봐야 합니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조선의 지원도 필요합니다.”

“조선이 그런 여력이 있겠나? 나는 아니라고 본다. 지금쯤 정신없이 동래성으로 내려가고 있겠지.”

“그럼 규슈의 병력을 동원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아니야. 그 병력은 노부나가의 뒤통수를 후려쳐야 해.”


고개를 흔들었다.


규슈에 숨겨진 병력은 조선에서 사용할 게 아니었다. 그 병력은 노부나가의 3차 파병이 움직인 이후에 사용할 비수.


그러기 전에 시바타를 먼저 잡아야 하는데...


“시바타의 수급이 끊어졌단 소리를 듣게 해야지. 노부나가의 판단력을 흔들어야지.”


결정을 내렸다. 거제도에 상륙해서 승부를 볼 것이다. 지금껏 심리전을 이용했고, 모리, 쵸소카베의 마음을 흔들었으니 다음 단계가 들어갈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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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134화. 사나다 마사유키의 변명 24.05.26 309 13 13쪽
134 133화. 이시다 미츠나리의 변명 24.05.25 329 13 13쪽
133 132화. 진주 대첩 24.05.24 327 12 15쪽
132 131화. 진주성 전투의 시작2 24.05.23 326 13 14쪽
131 130화. 진주성 전투의 시작 +2 24.05.22 337 14 12쪽
130 129화. 나의 소명이란 +1 24.05.21 329 14 12쪽
129 128화. 조선 선비들을 구하라. 내 부하가 될 자들이다. +1 24.05.20 348 14 12쪽
128 127화. 어딜 가겠다고? +1 24.05.19 357 13 12쪽
127 126화. 노부나가의 분노 +1 24.05.18 349 16 13쪽
126 125화. 시바타와 결전 24.05.17 348 14 12쪽
125 124화. 시바타 농락하기 +1 24.05.16 350 12 13쪽
124 123화. 시바타를 고립시켜라. +1 24.05.15 365 13 13쪽
» 122화. 적정 분열을 노려보자. +2 24.05.14 365 15 12쪽
122 121화. 원균은 매번 그랬다. 24.05.13 362 13 14쪽
121 120화. 노부나가의 출진 +1 24.05.12 382 14 13쪽
120 119화. 정철이 포로를 심문하는 방법. 24.05.11 391 14 13쪽
119 118화. 삼도수군 통제사는 이순신이지. 안 그래? 24.05.10 391 13 14쪽
118 117화. 노부나가의 조선 침공2 +2 24.05.09 423 14 13쪽
117 116화. 노부나가의 조선 침공 +3 24.05.08 419 18 13쪽
116 115화. 큰 전쟁의 서막3 +4 24.05.07 418 15 16쪽
115 114화. 큰 전쟁의 서막2 +4 24.05.06 420 14 15쪽
114 113화. 큰 전쟁의 서막. +1 24.05.05 433 14 12쪽
113 112화. 조선의 오판 +1 24.05.04 418 14 14쪽
112 111화. 와카사 항구에서 벗어나기. +2 24.05.03 391 13 14쪽
111 110화. 교토에서 탈출하라 +1 24.05.02 418 14 12쪽
110 109화. 교토 기습전. 24.05.01 420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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