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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 님의 서재입니다.

사상 최강의 중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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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
작품등록일 :
2022.07.19 14:33
최근연재일 :
2022.08.29 12:05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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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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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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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869

작성
22.08.1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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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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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1쪽

12화 일진을 잡아먹다 (5)

DUMMY

“자, 이제 어쩔까.”


많이 어둑어둑해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가 다시 땅바닥으로 고개를 내렸다. 거기엔 쓰러져있는 열 명 남짓의 일진들이 있었다.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이놈들을 버리고 돌아갈지, 깨워서 다른 말이 나오지 않도록 입단속을 해야 할지 정해야 했다.


‘입단속이 되겠어? 하루아침에 마력이 사라졌는데. 그것도 단체로.’


이런 녀석들이야 뻔하다. 당장은 협박에 굴한다 해도 신분상승의 동아줄인 마력을 잃었는데 그 분노를 내게 향하지 않을까?


‘누가 나 이상의 협박을 한다면 중학생 입을 여는 것 정도야 식은 죽 먹기일 테고.’


또, 증거가 없다고 해도 가장 의심받을 건 누가 뭐래도 나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렇다면 역시···.’


증거인멸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내가 이들과 엮였다는 물증은 없었다.


이들만 여기서 조용히 사라진다면, 학교 입장에서는 다소 문제가 생겨도 나는 비껴갈 수 있으리라.


심증은 남을 테니 그전에 조용히 학교에서 사라질 거고, 사냥개들도 의혹만으로는 움직이지 않을 테니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래도 나는 다른 빌런과 다를 줄 알았는데 별 것 없군.’


여기서 증거인멸이라면 죽여서 입을 막는 것뿐. 이걸로 다시 빌런 인생 시작이다.


비록 하루뿐이었지만 다시 중학생이 되어봐서, 내키는 대로 멀쩡한 침대에 누워있거나 누가 해주는 밥을 먹고, 평화로운 세상을 살아봐서 좋았다.


‘반가운 얼굴들도 다시 봤으니···됐다. 다들 잘 살아라.’


끝까지 괴물을 막는데 목숨을 바친, 행복해질 권리가 있는 녀석들도 안녕이다.


그렇게 이제 막 가장 가까운 일진의 숨통부터 끊을 결심한 순간, 내 감각에 무언가가 비집고 들어왔다. 아직 거두지 않았던 기술 ‘탐지’가 작동했다.


“······.”


좋지 않았다. 마력을 다시 뿌려 상황을 파악하자 신호가 또 왔다. 이번에는 더 강하게!


무언가가 매우 빠르게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지구에서 가장 빠른 동물인 치타로 착각할 만한 속도, 이 속도는···일반인이 아니었다.


헌터였다!


‘하···.’


그리고 한 명이었다. 이 속도라면 내가 이들을 다 처리하기 전에 도착한다.


‘그렇다면 그런 내 모습을 미리 보여줄 필요는 없나?’


나는 잠시동안 그 존재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속으로 오 초를 세기 전에 커다란 인영이 어둠 속에서 튀어나왔다.


“이놈드을-!!”

“···.”


흐린 달빛으로만 판단하기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아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별로 반갑지 않았다.


한밤의 불청객은 매점에서 마주친 서울국제헌터학교의 교사이자 속박 기술을 쓰는 헌터였다. 이름은 아직 모르는.


썩어도 준치라고 3급 헌터의 신체 능력은 여느 육상 국가대표보다 뛰어나다. 그 신체 능력을 양껏 사용했는지 호흡도 약간이지만 거칠어져 있었다.


“이게 뭐야, 또냐?”


남교사도 홀로 서 있던 나를 알아보았고,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쓰러진 일진들에 추가된 3급 헌터를 어떻게 할지 다시 생각해야 했으니까.


대신 질문을 했다.


“여기는 어떻게 알고 오셨죠?”

“신고가 왔으니까 찾아왔지.”


눈썹이 절로 찡그려졌다. 신고라니, 매점에서처럼 말인가.


‘나와 일진들이 합류할 때?’


그렇다면 이 상황을 알고 있는 제삼자가 또 추가되었다. 그것도 내가 알 수 없는.


‘하, 이번에는 과연 몇 명일까?’


상황이 내가 걷잡을 수 없을 지경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니, 상황은 원래가 그러했고 내가 그러한 사실을 깨달아가는 게 맞겠다.


“네가 이렇게 한 거냐?”

“글쎄요-.”


누가 봐도 다수에게 끌려온 내가 피해자인 상황이다. 이번에는 넷도 아닌 열 명 이상이 나를 끌고 갔다고 신고한 정황도 있다.


하지만 나 외엔 모두 병신이 되어 바닥에 쓰러진 상황. 귀찮지 않을 리 없다.


‘기억을 지우는 마력제어를 끝까지 익혔어야 했는데.’


괴물에게는 하등 쓸모없는 기술이어서 외우기만 하고 익히는 건 마지막까지 미루었는데, 이렇게 필요한 일이 생길 줄이야. 젠장!


‘···역시 죽일까?’


나는 바닥에 쓰러진 일진에게 달려가는 남교사에 물었다.


“여기는 어떻게 아셨죠?”

“이놈들이 툭하면 모이는 곳이니까.”


남교사가 이제는 일진들의 경동맥이나 코에 손을 대며 호흡을 살피자 그의 목, 척추, 정수리 등 치명적인 급소가 본능적으로 눈에 들어왔다.


‘완전한 무방비. 역시 방심하고 있네.’


오늘 흡수한 마력량이라면 일선이 두려워 후방에서 교사나 하는 3급 헌터정도는 죽일 수 있을 것 같다. 헌터학교의 교사란 내게는 빌런과 다를 게 없는 족속이니 죄책감도 없었고.


‘그래, 잡히지만 않으면 되겠지. 내가 마력을 뺏을 수 있다는 사실은 남기면 안 돼.’


다 죽이자! 그렇게 결심을 마쳤을 때였다.


또다시 펼쳐두었던 마력장 안으로 새로운 인기척이 들어왔다.


다만, 다가오는 속도는 이 남교사보다도 훨씬 느렸다. 마치 걸어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하지만 그런 여유롭게 오는 속도는 또 아니었다.


‘이건 또 뭐야?’



***



어차피 늦어진 거 다시 무대의 주역이 모두 모이길 기다렸다. 그리고 이번에도 전혀 예상 못했던 인물이 도착해 입이 살짝 벌어지고 말았다.


‘왜 네가?!’


오늘부터 중학교 1학년이 된 나보미였다. 그녀를 보는 순간 남교사를 공격하려던 마음은 순식간에 흩어졌고, 또 멍청해지려는 표정을 다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게···매점에서 있던 일부터 나 때문인 것 같아서 신경이 쓰였는데···.”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땀에 젖은 나보미는 어두워 잘 보이지도 않을 텐데 동그란 눈으로 내 안색과 몸 등을 살폈다.


“기숙사 앞에서 무서운 오빠들이 모여서 복수한다고 해서···.”


그래서 저 무식해 보이는 남교사에게 신고했다는 말은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너도 일학년이라며? 괜찮아? 안 다쳤어?”


그래, 그런 여자였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도···.


남을 살피는 다정함과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하고 마는 단호함은 이때부터 가지고 있었나 보다.


아직 완전히 개화하진 않았지만, 나보미는 내가 아는 모습 그대로였다.


그런 너를 좋아했다.


‘역시 너를 살려주고 싶다면 모순일까? 내게는 멸망하는 세계에서 너를 살려줄 방법 따윈 없는데. 그럼에도 너를···.’


나는 빌런인데 이런 감정을 아직 가져도 되는 걸까.


좋아한다는 감정이란 무얼까?


돌아서면 보고 싶고, 보이지 않아도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생각나게 하는.


머리로는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도저히 포기되지 않는. 이 나이를 먹고도 집착하게 하는 그건···.


하지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같이 있는 시간이 좋았다. 그 시간을 오롯이 나 혼자 차지하고 싶었다.


내가 먼저 너를 좋아했다.


‘너는 아니었지만.’


네가 나를 신경 쓴 건 명백히 내가 고백한 이후였다. 처음 손을 잡은 것도, 데이트 약속도, 돌아가는 길에 키스도 내가 먼저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서로 좋아했고, 서로가 중요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 앞에서 누군가를 죽이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보여준 적 또한 없었다.


‘내게 실망하지 마.’


그래, 나는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일지라도 나보미가 내게 실망하는 것도, 빌런으로 보이게도 할 수 없었다.


“이건 정당방위였어.”


나는 필사적으로 약한 척을 하기로 했다. 말을 어눌하게 하면 그렇게 보일지 고개를 조금 숙여볼지 같은 생각을 쥐어짜며.


“나 무서웠어. 무서워서 탁 하고 쳤더니 억하고 쓰러져서···.”


저기서 일진들을 살피던 남교사가 고개를 돌려 몹시 날 띠껍게 본 것 같긴 하지만, 지금은 넘어가 준다. 지.금.은.


“그랬어? 아, 말 놔도 기분 안 나쁘지?”


하지만 나보미만 믿어주면 그걸로 족했다. 다행히 나보미는 내 연기를 믿는 눈치였다.


“응···. 그리고 이 일은 너 때문이 아니니까 지금처럼 부담 갖지 않으면 좋겠다.”

“어떻게 그래···. 사실 고민하다가 교무실에도 찾아가려고 했는데 널 끌고 간다고 해서.”

“그랬어? 그랬구나···. 너는 착하네. 우리는 처음 본 사이였는데.”


자기는 착하지 않다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나보미를 보며 고등학교 때의 추억을 떠올리면 잘못일까?


만약에 신이 있다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해주기를.


“저기···. 너 이름이 뭐야?”


그리고 나 역시. 가증스럽게 모든 걸 기억한 채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려는 나 역시 잘못이 아니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난 나보미. 나보미야. 넌?”

“나는 김이도.”

“김이도.”

“응···.”


말을 거는 순간부터 십수 년간 참고 참았던 감정을 막아두었던 둑에 툭! 하고 금이 감을 느낀다.아아, 이제는 뒤를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예외를 두고 싶다.


차가운 도시 빌런. 하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한.


그런 컨셉으로 가자.


“아, 맞다. 저기 장소가 이래서 좀 그렇긴 한데···.”

“응?”

“너 번호 좀 줄래? 여기.”


나는 최대한 담담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나보미의 앞에 들이밀었다. 마치 별일이 아니라는 듯, 빌려주었던 걸 돌려받듯 당연하다는 듯이.


“어? 응···.”


내가 뻔뻔하게 나와서일까, 나보미는 작은 손가락으로 꼬물꼬물 내 핸드폰을 만진 후 약간은 수줍게 돌려주었다. 거기에는 내가 익히 알던 나보미의 번호가 적혀 있였다.


“니들 뭐하냐?”


그래, 우선은 오늘 벌인 일은 내일 생각하자. 나는 오늘 하루 나보미의 평화를 지킨 것으로 족하다.


나는 여전히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나보미가 왜 나와 헤어지고 싶었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이란 사고처럼 갑자기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하기에 우리에게도 그런 순간이 왔다고 생각했을 뿐.


하지만 내게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진다면, 똑같은 결말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다. 아니, 생겨버렸다.


아니, 생길 수밖에 없었다.


“여기가 어? 신성한 학교에서 뭐 하는 거냐고?!”


어차피 내 마음대로 살기로 했고, 지금은 이게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니까. 쓰러트린 일진 놈들이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지만, 이 정도 일로 내가 어떻게 되지는 않을 거다.


십수 년을 지옥에서 구른 노련한 1급 헌터인 나라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내 능력으로 다 ‘처리’할 수 있으니까.


그러니 지금은 눈앞의 젖살 통통한 어린 나보미에게 눈을 떼고 싶지 않다.


방법은 모르지만,


‘너는 지켜줄게.’


비록 나는 빌런이 되어버렸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진짜라면.


내 몸이 다시 부서져도.


절대로 나보다 먼저 죽지 않게 할 거다.


그리고···너무 일찍 끝나버린 우리 관계도 더 길게 이어지기를.


그렇게 생각이 변하는 하루였다.


나는 나보미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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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5화 조용해서 이상하다 (5) +1 22.08.23 459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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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 조용해서 이상하다 (3) +2 22.08.21 592 15 13쪽
23 22화 조용해서 이상하다 (2) +1 22.08.20 623 11 11쪽
22 21화 조용해서 이상하다 (1) +4 22.08.19 700 13 11쪽
21 20화 내가 최고다 (8) +7 22.08.18 706 16 13쪽
20 19화 내가 최고다 (7) +1 22.08.17 682 11 11쪽
19 18화 내가 최고다 (6) +1 22.08.16 705 10 11쪽
18 17화 내가 최고다 (5) +1 22.08.15 776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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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화 내가 최고다 (2) +1 22.08.12 907 12 11쪽
14 13화 내가 최고다 (1) +2 22.08.11 1,068 13 11쪽
» 12화 일진을 잡아먹다 (5) +3 22.08.10 1,113 14 11쪽
12 11화 일진을 잡아먹다 (4) +2 22.08.10 1,132 16 11쪽
11 10화 일진을 잡아먹다 (3) +2 22.08.09 1,205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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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화 일진을 잡아먹다 (1) +1 22.08.08 1,288 16 11쪽
8 7화 사상 최강의 중학생 (7) +2 22.08.08 1,396 19 11쪽
7 6화 사상 최강의 중학생 (6) +3 22.08.07 1,459 20 10쪽
6 5화 사상 최강의 중학생 (5) +1 22.08.06 1,662 17 14쪽
5 4화 사상 최강의 중학생 (4) +2 22.08.05 1,918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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