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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무림에서 마법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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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4.07.08 06:32
최근연재일 :
2024.08.25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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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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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8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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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1. 적혈파

DUMMY

*


어린 아이들이 지곤을 이기는 건 단적으로 말해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야야야야야···.”


감울이 우는 소리를 냈다. 아이 치고는 큰 체격을 갖고 있는 녀석이었다, 감울은.


“얌마··· 그렇게 무식하게 덤비면 어떡해.”


지곤은 연무장의 한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앓는 소리를 내는 감울의 근처에 있었다. 오전 훈련 시간이 대충 마무리가 된 때였다. 서로를 바라보거나 하며 있지는 않았고. 지곤도 감울도 제각기 어느 전각의 튼튼한 벽면에 등을 기대고 있었다.


적혈파에 들어온 훈련생도들이 구르는 연무장을 바라보며 말이다. 아이들은 제각기 우는 소리를 내며 기숙사 건물로 들어간 뒤였다. 남아 있는 건 몇 없었다. 감울은 분한 건지, 아픈 건지. 그 자리에 남아 오래도록 있었다.

지곤도 곁을 지켰다. 그냥 좀 바깥에 앉아 있고 싶은 기분이 들 때가 있는 법이다. 사내는.


“이 씨···.”


감울은 눈을 흘겨 뜨며 지곤을 노려본다. 지곤은 어이가 없다는 투로 그 표정과 감정을 받아 넘겼다. 제 놈이 화낼 일은 아니었다. 아니, 물론 감울을 흠씬 두들겨패고 여기저기 뼈마디가 쑤시게 만든 건 그이기는 하다만.


부러진 곳도 없고. 오래 가는 상해를 입힌 부분도 없다. 아마 날마다 지곤에게 정성스러운 매타작을 받고 있으니. 사실 성실하게 훈련하고 나이를 먹는다면 지곤을 만나지 않았을 때보다 더 강골이 되리라.

엄연한 사실이었다. 사람은 맞을수록, 살과 뼈가 질겨지고 튼튼해진다. 인체는 무수한 반복에 적응하고 강화되게 되어 있었다.


물론 무한한 변화는 아니다. 물리적인 건 모두 한계를 지닌다. 그리고 사람의 육체는 어찌보면 툭,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무너질 때가 있는 연약한 물질이다.


어느 정도 까지는, 그야말로 분골쇄신의 노력을 한다면 ‘보상’을 얻을 수 있었다. 무수한 시간을 들여야 간신히 얻게 되는 변화이지만 분명하다.

계속해서 뼈를 건드려주고. 다시 회복을 하고. 또 건드리고, 회복을 하고. 살아남기 위해서 감울은 원래 발버둥치던 것보다 더욱 힘든 훈련을 이겨낼 테였다.


감울은 나름대로 기연을 만난 것일지도 모른다. 기연奇緣, 이라고 해서 모두 아무런 대가 없이 큰 힘을 받는 것은 아니다. 어찌되었든 대가를 치르더라도 높은 곳에 다다를 수 있다면, 그게 기연일지 모른다.


“살살 좀··· 못 패냐!”


감울은 성이 나는지 울컥하는 말투로 대들었다. ‘대든다’라고 표현을 한 건. 실제로 지곤과 감울 사이에는 그마만한 깊은 차이가 있는 탓이었다.


아이들이 지곤을 이기는 건 단적으로 말해 불가능하다.


여기서 잘 단련한 아이들이 적혈파의 삼류나, 이류 무인이 된다.


아마 대부분은 삼류에 그칠 것이다. ‘기氣’라는 것이 세상에 있다는 걸 알고, 그것을 다루어낸다는 것만으로 ‘무인’의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미약한 기라는 건, 그리 큰 힘을 내기 어렵다. 대부분의 삼류 무인들은 내공보다는 외공外功에 더욱 힘을 쏟는다. 어설픈 내공의 무술보다는, 차라리 착실히 단련한 외공의 공격 한 번이 더욱 효과적이기에.


삼류 무인들의 몸뚱이와 감각은 아직 범인의 것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류, 혹은 ‘일류’라고 불리는 이들의 지경까지 간다면 확실히 달라진다. 그들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기’라는 물질에 대해 더욱 확실하게 인지하고 또 다루는 이들이었다.


이 세계에 존재하는 신비한 기운인 그것은, 인간의 육신을 강건하게 만들고. 때로는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가고. 바위나 거목을 부술 정도의 힘을 내게끔 한다.


‘일류’ 고수가 된다면, 작은 마을 정도에서는 그다지 적수가 없게 된다. 상업 따위로 큰 부를 얻는 관영과 같은 도시에서도, 나름대로 떵떵거리며 살만한 기반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또한 적혈파와 같은 중소 문파에서 가장 주요한 인력이기도 하다.


얼마나 많은 일류 고수를 보유하고 있는가가, 이런 무림 문파간의 전쟁에 큰 주안점이 된다. 전력 비교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리라.

중소 문파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전통이 있는 곳이라면 최고수, 혹은 수장은 절정의 경지인 이들일 때가 많다. 그러나 그런 이의 수는 결국 하나이고. 중과부적衆寡不敵이라, 한 손이 여러 사람의 손을 당해내기가 쉽지 않다.


전투의 감각이 예리하게 날 선 일류 고수 여럿이라면 절정 고수 하나를 잡아 죽이는 것 역시 가능한 일이었다. 일류급 반열의 선 자들의 전투가 어떤 식으로 진행 되느냐가 전면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물론 적혈파에서도 일류 고수급들은 중진으로 취급을 받으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었는데.


범인이 수십 여 년 단련한다고 해도, 일류 고수에 닿는 건 쉬운 게 아니었다. 절정이나 그 위는 물론 그러하고.


아이들의 재능은, 나름대로 뛰어난 면이 있지만 분명 한계가 있다. 적혈파에서 어느 정도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지만. 특별한 내력이 있는 아이들이 아니라면 대개는 이류나 삼류, 드물게 일류 초입 정도에서 머물게 되리라.


아직 그런 무림인의 반열에도 제대로 들지 못한 ‘견습’인 아이들은.


일류의 검격을 마주할 수 있는 지곤과는 뱀과 용만한 차이가 있었다.


본격적으로 기의 수발을 다루고. 마치 뜬구름 잡는 소리와도 같은 각종 무학의 진상에 닿기 시작하는 경지인 일류였고. 범인이 그 터럭조차 잡기가 어려워지는 지경이었다. 본격적으로 말이다.


아이들은 지곤에게 닿지 못한다. 이대로 십 여 년이 더 지나도, 대부분은 여전히 그럴 것이다.


지곤과 아이들 간의 싸움이 성립하는 건. 오롯이 지곤이 그들의 사정을 봐주고 있는 탓이었다. 감울 역시 마찬가지였다.


늘 어느 정도 적당히 패주어야 딱 좋을까 고민을 하며 겨루어주고 있었고. 감울은 제 실력을 모르는 건지. 아니면 그냥 오기인 건지. 늘 지곤에게 덤벼들면서 아침마다 할당량을 채우고 있었다. 매타작 할당량.


그런 오기는 그리 나쁘지 않다. 무엇이라도 열정을 갖고 덤빈다면, 얻어가기 마련이었다. 나쁜 짓을 하는 게 아니라 올바른 일에 헌신하는 거라고 한다면.


적혈파는 사파였고. 정파의 무리들과는 궤가 달랐지만. 마귀 나찰들은 아니었다. 이들도 법도가 있었고. 정파와 같은 전통은 없고 지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규율들이 있었다. 법도가 있었고. 사람이라는 말이다.


사람이 아닌 자들도 이 세상에는 많지만.

그건 정파나 사파의 구분으로 나뉘어지는 건 아니었다. 어떤 성격의 어느 집단이던. 쓰레기같은 종자들은 있게 마련이다.


지곤은 어리지만 예민하고 날카로운 편이었다. 사람들의 속셈에 말이다. 그러지 않다면 살아남기 어려운 것이, 무림이라는 곳이었다.

아비 역시 그렇게 죽었고.


“내가 살살 패면 네가 만족을 못할 것 같아서, 인마.”

“으엉?”


그게 무슨 개소리냐는 듯한 눈으로 감울이 지곤을 처다보았다. 맞는 말이었다. 처맞을만한 말. 그런데 안타깝게도, 감울에게는 지곤을 두들겨 팰 힘이 없었다. 하늘이 무심하신지, 그럴만한 힘은 지곤이 갖고 있었고.


감울은 평생, 그리고 이 적혈파의 견습생으로 들어온 이후로도 이처럼 무력하게 당한 일이 없었다. 다 큰 성인, 교관들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악착같이 달라붙으면 한 방을 먹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는데.


감울이 느끼기에 지곤과의 싸움은 언제나 이상한 것이었다. 자신의 주먹이나 발차기를 맞는 듯은 하지만 손에는 아무런 감각이 없었고. 그건 기가 막힌 궤적으로 그가 때려서, 정확히 상대를 실신시켰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걸 맞는 지곤은 늘 아무런 타격이나 피해, 낭처한 모습이 없었고. 그저 산보를 걷다가 웬 작은 짐승이 치대는 것을 느끼는 마냥 여유로웠다.

감울은 그런 취급을 받는다는 걸 참기가 아주 어려웠고. 또다시 지곤에게 달려든다. 그러면, 지곤은 처음 만났을 때 그를 농락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의 움직임으로 피하고. 아슬아슬한 간격에서 촌村격을 날려 감울의 정신을 아주 빼놓는다.


지곤의 타격은 별 것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늘 건드려지면 뼈마디가 시큰거리고, 내장이 뒤틀리는 기분이었다. 간단한, 그리고 미약한 수준의 내공 공격이기도 했고. 애초에 지곤의 외공 수준이 감울의 것보다 훨씬 위였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마 똑같이 정강이를 노리고 발차기를 한다면, 감울의 것만 부러질 테였다.


단련한 세월의 질이 달랐다. 안타깝지만 말이다.


그만큼, 어린 지곤을 혹독하게 굴린 사내가 있었다는 뜻이다.


지곤은 자신의 모든 무술과 경지를 인지할 때면. 아버지와의 추억을 더듬는 기분이 든다.


자신이 배운 대부분의 것은 아비에게 얻은 것이다.


홀로 훈련을 하고 학습을 해 얻어낸 경지들도 적지 않지만. 그 기반은 모조리 아비로부터 나온다.


“그니까 적당히··· 아, 아니다···.”


지곤은 됐다는 듯이, 비식 웃으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연무장의 하늘은 목재 가판으로 가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앉은 전각의 벽 쪽에는 조금의 틈이 있었고. 벽에 등을 기댄 채 고개를 들면 하늘이 보였다.


쨍쨍하다.


점심 시간이었다. 죽어라 몸을 굴리고, 밥을 먹고.


그리고 조금 쉬고 저녁에는 이제 나가서 외부 활동을 하겠지.


이런 식의 날들이 매일 계속된다면, 확실히 적혈파는 양질의 군사를 얻어낼 수 있을 테였다. 여기에서 조금 더 재능이 있는 아이들이 나온다면. 문파에서 고급의 심공을 제공해서 고수를 키워내기도 할 테였고.


적혈파의 계획은 간단했다.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을 길러내 충성스런 군사들을 만든다. 그것을 반복하고, 세대를 거듭하며 거대한 세력을 만들어낸다.


모든 장대한 계획에는 입안자와, 그 과정을 지켜볼 감독관이 필요했다. 이 경우에는 적혈파의 장문인일 것이다.


지곤이 관심이 있는 것도 그 쪽이었다.


‘양무영’.


사파 세력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날카로운 심성과 결단력이 있는 작자였다.


적혈파를 거쳐 일어난 사건들에 대하여서는, 그가 대부분 사정을 알고 있을 테였다.


그리고 관영 시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중요한 일들은. 어떤 식으로든 적혈파와 연이 닿아 있다. 한 두 다리를 건너서라도 말이다.


그만큼 다방면에 다리를 뻗고 있는 곳이었고. 타 문파들에 비해서 상당한 세를 가지고 많은 돈을 축적하는 문파였다.


그러니 지금 견습생 제도 따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아무리 혹독한 훈련으로, 소수의 정예만이 길러진다고 하지만. 그래도 입은 입이었다. 구르는만큼 아이들은 많이 먹었고.


지곤은 견습생 제도에 완벽하게 적응을 하고 있었다. 밥도 제법 맛이 있었다. 어머니에게는 죄송한 일이지만. 적혈파의 밥이 아주 입맛에 잘 맞았다. 집밥도 물론 맛있기는 하다만. 솜씨 좋은 숙수가 적혈파에 있는 모양이었다.


출가, 라고는 하지만 그리 멀리 간 것은 아니었다. 지곤은 말이다.


애초부터, 일찍이 아비와 함께 타지를 오가며 다양한 수련을 하던 것이 일상이 되어 있는 지곤이었다.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자식의 출가여도, 여태까지의 외유와 그다지 다르지 않을런지 모른다.


그러나 지곤의 마음가짐만큼은 조금 달랐다.


집의 마당 턱을 넘는 순간. 정문틀을 넘는 순간.


지곤은 다시는 집에 돌아가지 못해도 상관이 없다, 고 여겼다.


그 정도의 각오였다.


아무렇지 않은듯 살 수도 있었다. 그건 분명 쉬운 일이었을 것이다. 여태까지처럼 지내면 되니까. 관성에 의해서 생활을 하면 되었으리라.


사는대로 사는 것.

무엇보다 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살 수가 없었다.

지곤은 발작을 일으키듯,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

그러지 않고는 살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올바른 방식으로 살지 않는다는 건, 죽는 것보다도 비참한 일이었다.


올바른 일.


그건,


아비의 복수를 하는 일이었다.


어딘지 몽롱한 듯, 과거를 처다보는 표정과 눈이 되어 빈 공간을 바라보는 지곤이었다. 그 곁에서 대화를 하며 씩씩거리던 감울은 이상한 낌새의 지곤을 보고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핀잔을 주었다.


“뭐야, 숨겨둔 애인이라도 생각하냐.”

“······.”


지곤은 그저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돌려 어린 친구를 바라보았다. 사실 지곤이나 감울이나, 나이 차는 그다지 많지 않다.

그냥 생각하는 게 다를 뿐이다.


감울 역시 목숨을 걸고 적혈파에 들어와서, 죽을둥 살둥 발버둥을 치는 인생을 살고 있었지만.

지곤은 목숨을 버리더라도 이룰 수 없을지 모르는 것들에 대하여, 계속해서 깊이 생각해봐야 할 뿐이다.


무엇을 생각하는지에 따라서 사람은 나이가 결정된다. 마음의 나이. 소년의 행색을 하고 있더라도. 다 늙어빠져 죽을 것 같은 영혼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도 있었다. 늙었다는 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모든 게 그렇겠다만.


지곤은 나이에 비해서는 애늙은이였다. 그만큼 절망을 많이 맛봤다는 뜻도 된다.


때로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그냥 절망을 받아들여야 하는 점도 있었다. 인생이라는 게 그렇다. 결코 평등하지 않다. 신神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들이 분명 있으리라. 그저 납득하는 것만이 답인.

다만 공평하기는 할 것이다.


벽자욱을 죽인 이가 만약 적혈파에 있다면. 그 피가 묻어 관계 있는 이가 이곳에 숨쉬고 있다면.

지곤은 공평하게, 그들에게 핏값을 물을 셈이었다.


“하하. 있으면 좋겠는데. 너는 뭐, 좋아하는 애라도 있어?”

“윽.”


지곤의 물음에, 감울은 움찔하며 들킨 듯한 표정을 지었다.

소년은 순수하다.

지곤은 그리 생각했다.


그래, 그렇게 살아라.

순수하게.

피 묻히지 말고. 누군가에게 원한을 사지 말고 말야.


“뭐야. 누군데. 주슬혜?”

“윽.”


오늘 나란히 나와서 지곤에게 얻어 터진 두 남녀이다. 여자 아이의 경우에는, 조금 더 손속을 두기는 한다. 남자 아이들에 비해서 뼈도 살도, 여리고 약하지 않은가. 무엇이든 사정에 맞게 해주는 게 좋은 법이다. 정말 윗선의 실력을 갖고 있다는 건, 그렇게 하나하나 세밀한 조정을 해줄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상대가 느끼지도 못하는 배려이지만, 분명히 훗날이 되면 그 아이들에게 좋은 거름이 되리라.


지곤은 그리 생각하며 아이들을 두들겨 팼다.


“아니··· 이렇게 쉽게 속내를 들키다니. 미친 놈.”

“이 새끼가! 으걱.”


지곤이 놀려서, 감울은 욱신거리는 팔을 부여잡고 있다가 몸을 던졌다. 당연히, 지곤은 감울이 움직일 낌새를 보일 땐 이미 자리서 일어나 한 두 걸음 물러서 있었다.


퍽,


하고 부드러운 천으로 싸인 발바닥을 지곤의 면상에 갖다대어 받아주었다.


맹세컨데 때리거나 찬 게 아니다. 다가오는 면상을 발로 친절히 받아주었을 뿐이다.


“······.”


감울은 아무리 그래도, 이런 취급은 참을 수 없었는지. 곧 표정이 울그락불그락 해지며 일어섰다.

연무장의 흙바닥을 한참이나 짓밟아서 더러워졌던 덧신 천의 밑창이다. 그렇잖아도 못난 얼굴이 더 시커멓게 변했고. 먼지를 묻힌 꼴로 감울이 한 번 더 거리를 좁히며 달려들었다.


“으가가가!”

“말을 해라 이놈아. 짐승 말 말고.”


지곤은 애늙은이같은 말투로, 감울을 달래며 일다경의 반 정도 되는 만치를 놀아주었다.


감울의 진이 한 번 더 빠지기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

milan-ihl-ImrvNvyJVZY-unsplash.jpg


작가의말

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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