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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느릴 님의 서재입니다.

주술수선전(呪術修仙傳)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별거느릴
작품등록일 :
2024.02.05 09:35
최근연재일 :
2024.02.29 18:3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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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6
추천수 :
101
글자수 :
23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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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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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명가(名家)

DUMMY

29화 – 명가(名家)




명가의 주술사는 엄격한 성과주의를 통해 완성된다.


천인의 피를 이어 날 때부터 백람기로 태어나는 명가의 혈족은 태생부터 범부(凡夫)들과 달랐다.


선천적인 각인에는 혈통에 기반한 가문의 주술이 담겨 있으니, 마치 갓난아기가 총기를 쥔 것과 같았고.


백람의 시야와 그를 통해 얻게 되는 완전 기억 능력은 인격의 형성을 극도로 가속했으니까.


“망각이 없는 우리에게 제어할 수 없는 감정은 독이다.”


태생이 다른 만큼, 교육 과정 역시 일반적일 수 없었다.


애정에 기반한 감정을 교류하는 일반적인 가족의 가르침이 아닌, 철저한 규칙과 계약 아래 감정을 배제한 채, 이뤄지는 교육.


그 시작은 성과에 따른 의식주(衣食住)의 차별이었다.


“이번에도 수석입니다.”


우수한 아이에게는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 훌륭한 거처가 주어진다.


그러나 미진한 아이에게는 누더기 같은 옷, 쥐꼬리만 한 음식 쓰레기, 비좁은 감옥 같은 독방이 주어졌다.


그런 차별 속에서 자라난 우리는 자연스럽게 남들 위에 서는 걸 목표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밟고 올라서지 않으면 생존이 위험했으니까.


환경이 안 좋아지면 능력이 떨어지고, 능력이 떨어지면 남들보다 뒤떨어지게 되니.


한번 뒤처지면 다시는 위로 올라서기 힘든 구조였다.


이미르는 그런 구조 속에서 언제나 위에 선 인간이었다.


“이걸 왜 모르지? 그동안 배운 걸 생각하면 당연히 알게 되는 거잖아.”


백람기의 완전 기억 능력이 있는 만큼 암기력은 모두가 동등했다.


차이를 가른 건 이해력, 응용력, 추리력, 창의력과 같은 지능이었고.


파편적인 지식을 통해 전체를 그려낼 수 있는 지혜였다.


남들과 똑같은 양의 지식을 배워도 배우지 않은 내용까지 깨닫는 재능.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우치니, 그야말로 문일지십의 재능이로구나!”


가문의 어른들조차 감탄하는 천재가 바로 이미르였다.


당연히 이미르는 자신의 뛰어남을 아는 만큼 기고만장해질 수밖에 없었고.


그 콧대가 하늘을 찌르던 시기에 친형, 이가람을 만났다.


월반을 거듭하여 선배들과 함께 배우게 되면서다.


처음 그를 보고 느낀 감정은 의아함이었다.


“왜 경쟁자를 돕는 거지?”


자기 자리를 노리는 경쟁자를 모조리 짓밟고 올라온 자신과 다르게 미진한 동기들을 돕는 이가람이 이해되지 않았으니까.


“가족이니까.”


그 이유를 물었더니 돌아오는 답도 이해가 안 가는 건 마찬가지였다.


가족?


가문에 이바지한 만큼 대가가 돌아오는 계약 관계로 이뤄진 이들이 가족 아니었던가.


그런 삭막한 가문 내에서 홀로 가족의 정을 말하는 이가람은 명백히 이질적이었다.


이미르는 당연히 이가람이 도태되리라 여기고 이전처럼 선배들을 밟고 올라서는 데 집중했다.


배워온 세월이 차이가 있었지만, 그들을 뛰어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딱 한 사람만 빼고는.


“차석은 이미르다. 이번에도 수석은 이가람이군.”


빈번히 이가람에게 막혀 차석만 거두게 되자, 이미르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이가람은 이미 자신처럼 동년배를 훨씬 뛰어넘은 수준이며.


그가 있는 한 자신은 절대 수석을 차지할 수 없다는 것을.


“왜 월반하지 않고, 남아있는 거야!”


“내가 떠나면 이 아이들이 다시 경쟁의 늪으로 돌아갈 테니까.”


이미르는 그제야 자신이 있는 반의 위화감을 느꼈다.


본래라면 하위권 동기들은 죽기 직전까지 몰려 있는 게 정상일 텐데.


이곳에서는 상위권과 하위권의 모습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왜 그런지는 기억을 되짚어 보자 금방 알 수 있었다.


‘하위권부터 차례로 상위권으로 끌어올려서 순위를 순환시켰어?’


매번 최하위에 있던 자들이 시험 때마다 이가람의 도움을 받아 상위권을 차지하는 장면들이 뇌리를 스쳤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가람은 수석에게 주어지는 재물을 하위권에게 투자하여 최소한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생존 환경을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단순히 수석의 재물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야.’


그럴 수 있는 배경에는 이가람의 압도적인 재능과 노력이 있었다.


어른들에게나 주어지는 가문의 임무를 일찍이 수행하면서 성적 외의 부분에서 따로 대가를 얻어온 것이다.


“어째서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만약 남들에게 투자하지 않고, 온전히 자신에게만 투자했다면 이미 이가람은 견정기에 올라 장로가 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에 이가람은 처음 내가 물었을 때와 똑같이 답했다.


“가족이니까.”


무시하고 넘겼던 이전과 달리 이미르는 질문을 거듭했다.


“형은 두렵지 않아? 정을 준 가족을 잃는 게? 우리는 그 슬픔을 잊을 수 없으니까, 가문의 어른들도 남들한테 정을 주지 말라고 경고했잖아.”


“두렵지. 하지만 상관없어. 감정은 독립적이지 않거든.”


그리 말하는 이가람의 눈빛은 단단했다.


“가문에서는 실패자를 무시하지. 실패의 기억은 계속 잔상처럼 남아 성장의 발목을 붙잡는다고 말이야. 하지만 말이다.”


이가람이 하위권이었다가 상위권에 올라온 동기들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저들을 봐. 거듭된 실패의 기억이라도 얼마든지 극복의 기억으로 덮어씌울 수 있어. 한번 성공한 순간, 그전까지 실패했던 건 모두 발판처럼 느껴질 테니까.”


확실히 이가람의 동기들에게는 이미르가 거쳐온 반의 동년배들과 달리 뒤처진다거나 따라잡힐 거란 불안감이 없었다.


마치 성공과 승리를 거듭하던 때의 자신처럼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다.


“상실의 슬픔도 마찬가지야. 정을 준 가족이 죽어서 더 만날 수 없다고? 아니, 내가··· 우리가 기억하잖아. 우리의 기억 속에선 죽은 이들도 살아갈 수 있어. 그러니까 상실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그건 형이니까 가능한 소리야.”


그 대답에 이가람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너라면 날 이해할 줄 알았는데. 아쉽네.”


이미르는 이가람의 반응에 마치 자신이 잘못한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래서 그 뒤로는 일부러 이가람을 피하며 말을 섞지 않았다.


오로지 그를 꺾고 수석이 되는 것에만 몰두했다.


"이번에도 수석은 이가람이다."


그러나 도저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패배가 거듭될수록 정신이 피폐해졌다.


이전까지는 승리만을 얻어왔기에 그 충격이 더 컸다.


내심 자신이 더 노력한다면 이가람을 꺾을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는데.


그마저도 이젠 사라졌다.


이가람의 행보를 불쾌해하던 가문의 어른 중 하나가 이미르를 찾아온 건 그 무렵이었다.


“이가람을 이기고 싶으냐? 그러면 이걸 써라.”


“극주(極呪)가 담긴 법기(法器)군요.”


본래 견정 중기에 이르러야 쓸 수 있는 극한의 주술, 극주.


그거라면 이가람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이미르는 법기를 받아들였고.


다음 시험에서 치러지는 대련에서 이가람을 향해 법기에 담긴 극주를 펼쳤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법기에는 자체적인 동력원이 존재하는 만큼, 술자의 실력과 상관 없이 그 안에 담긴 주술을 펼칠 수 있었기에 발동 자체는 문제없었다.


문제가 된 것은 제어였다.


이른 나이에 백람 후기에 오른 천재라도 견정기의 극주를 다루는 건 무리였으니.


극주가 폭주하여 양쪽 모두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쯧. 멍청한 놈. 그 정도 실력으로 극주에 손을 댄 거냐?”


그 자리에서 이가람이 숨겨둔 수준을 드러내며 법기의 극주를 제어하지 않았다면 이미르는 거기서 죽었을 것이다.


그제야 법기를 넘겨준 장로에게 자신이 이용당했음을 깨달았다.


평소의 자신이라면 쉽게 알아차렸을 것을, 시야가 비좁아진 탓에 깨닫는 게 늦었다.


“이미르. 널 이가람 살해 미수로 체포한다.”


그 사건 이후, 이미르는 이가람을 죽이려 한 혐의로 현세 유배형을 선고받았고.


이가람은 견정기의 경지가 드러나며 가문의 최연소 장로이자 소가주로 임명되었다.


.

.

.


두 형제의 추락과 상승이 대비되는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던 이미르가 복잡한 심경이 담긴 눈으로 이가람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현세에서 반년을 보내는 사이, 비경에서는 그 10배인 5년이 지나서 그런지 이가람은 그날에 비해 꽤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사실 어른스러웠던 건 그때도 마찬가지긴 했지만.


그에 비해 자신은··· 반년간 키는 제법 컸지만, 여전히 어렸다.


자기가 죽이려 한 상대한테 도움을 구하는 꼴이라니.


꼴불견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그때의 나였다면 도움을 구하지도 않았겠지.


조금은 성장한 건가.


이미 보관해 두었던 주문해례본과 함께 진가의 개입에 대해서는 전부 이야기한 상황.


“···그래서 도와줄 수 있어?”


사안이 사안인 만큼, 이가람이 부담될 수도 있기에 다시 한번 물었는데.


톡. 톡. 톡. 톡.


이가람은 검지로 마루를 두드리며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진가 놈들이 선을 넘었군. 언제 한번 손을 쓸까 벼르고 있었는데, 마침 잘됐어.”


“어떻게 하려고?”


“일단 나와 함께 파견된 진가의 소가주부터 처리해야지. 그리고 비경의 폐쇄가 풀리면 내 이름으로 진가가 금기를 어긴 걸 공론화할 거다.”


“폐쇄? 현세에 주술이 드러날 만한 사건이 일어난 거야?”


“그래. 아무래도 폐쇄의 원인도 진가였던 모양이다.”


두 사람은 금방 진가가 영근 보유자를 노리다 실패한 결과가 지금의 상황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비경이 폐쇄된 지금, 진가의 파견자가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움직일 거라고 예상했다.


“바로 움직여야겠네. 영근 보유자가 어디에 있다고 했더라?”


“아마 지금쯤 보문사에 있을 거야.”


일단 진가의 습격을 한번은 막아냈다는 거니까.


그 뒤 정혜와 합류했을 가능성이 컸다.


“그런데 이가에서 나온 게 형이면 다른 가문에서는 누가 나왔어?”


“내가 나온 이상, 다른 명가에서도 나와 격이 맞는 주술사를 보낼 수밖에 없지.”


“차기 가주들이 나왔다는 거네. 그러면 백가에선 백란, 진가에서는 진유린이 나온 건가.”


이미르가 비경에 지낼 무렵의 정보를 토대로 상대를 추측하자, 이가람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진가는 진유린이 나온 게 맞는데, 백가는 달라.”


“응?”


“네가 현세에 나와 있는 사이, 백가에 큰일이 있었거든. 백란은 그때 죽었어.”


“아···.”


“그래서 지금 소가주는 백하연이야. 이름만 소가주지 사실상 가주나 다름없지만.”


이미르는 예상외의 이름을 들었다는 듯 미간을 들썩였다.


“백하연은 막내잖아. 다른 직계는?”


“다 죽었어. 남은 직계는 백하연 하나뿐이야.”


“뭐? 그럼 비경은? 천족 비경끼리 연결하려면 백가의 주술이 필수잖아.”


“죽은 건 직계뿐이니까. 몽중회랑(夢中回廊)의 유지엔 큰 문제는 없어. 그러니까 비경의 폐쇄도 문제없이 진행된 거고.”


“하긴, 문제가 생겼으면 애초에 폐쇄 자체가 불가능했겠지.”


“궁금증 해결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 진짜 가야지. 자.”


이가람이 더 이상 지체하지 않겠다는 듯 손을 내밀었다.


“빨리 붙잡아.”


이미르가 머뭇거리며 그 손을 붙잡은 직후.


“축지(縮地).”


이가람의 언령이 땅에 명령했고.


파앗!


이내 그 말대로 되었다.


보문사와 청학서당 사이의 땅이 접히며 두 공간 사이의 거리를 0으로 만든 것이다.


다음 순간, 두 사람은 보문사 입구에 있었다.


“이런, 늦었나.”


하지만 그때 이미 보문사는 텅 비어 있었다.



***



그 시각, 보문사에 있던 일행은 갑자기 정체 모를 공간에 끌려온 상황이었다.


한순간에 일어난 변화였다.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는 풍경 속.


분홍색 계열의 색조가 두드러지는 공간으로 갑자기 이동된 터라 모두가 긴장한 상태였다.


“진가의 짓인가!”


“어머니는 괜찮으신가요?”


주변을 경계하며 서로의 상태를 살폈다.


어머니는 여전히 잠든 상태였고, 그런 어머니의 곁을 정혜스님이 염주를 여럿 움켜쥔 채 지키고 있었으며.


아버지는 후의 진체를 드러내며 입가에 귀화를 머금은 채, 언제든 귀화를 뿜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 역시 흑염갑주를 펼치며 전투태세로 들어선 상태였고.


“···으음.”


그런 와중 어머니가 잠꼬대와 함께 눈을 떴다.


“여기는? 꿈속인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꿈이라고 생각하신 건지 멍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킨다.


“예쁘네.”


한데 어머니가 몽환적인 풍경에 대한 감상을 내뱉은 직후.


슉! 슉! 슉!


어머니가 현실에서는 도저히 보일 수 없는 속도로 시야 저편에 있는 동산 쪽으로 이동했다.


“영희 씨?”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정혜스님의 눈이 휘둥그레진 그때.


난 이곳의 정체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설마 여기 진짜 꿈인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머니 곁으로 이동하겠다고 마음먹자.


팟!


다음 순간, 나는 어머니의 곁으로 이동되어 있었다.


단순히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꿈이라 생각한 게 아니었다.


난 이미 예전에 한 번 이런 풍경을 본 적 있었다.


“백란의 혼몽환천이랑 비슷해.”


지옥에서 만난 나찰 백란이 썼던 주술이 이와 비슷했다.


그런데 내가 백란의 이름을 입에 담은 순간.


[역시. 너 백란을 알고 있구나?]


이 꿈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내며 내게 말을 걸어왔다.


선녀가 현몽한 듯 아름다운 은발 벽안의 여인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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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가(名家) 24.02.29 42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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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천주만화결(千呪萬化訣) 24.02.20 73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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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청학서당(靑鶴書堂) 24.02.16 78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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