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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이 의 서재입니다.

실직한 마왕성 문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지하이
작품등록일 :
2022.10.26 12:21
최근연재일 :
2024.05.08 23:16
연재수 :
194 회
조회수 :
11,254
추천수 :
127
글자수 :
1,467,074

작성
23.02.0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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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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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4화 끝나지 않은 위험

DUMMY

44화 <끝나지 않은 위험>



“부길드장님 큰일입니다!”


카이스트가 어린아이 다루기라도 하듯이, 자일리의 트림을 재촉하던 그때였다,

갑작스레 닫혀있던 방문이 열렸다.

갈색머리 모험가가 다급한 표정으로 부길드장을 찾았다.


“그게··· 정말인가요?”


귓속말을 들은 얼굴에 곤혹스러운 빛이 깃들었다.

클레인은 곧바로 창가로 다가가서 문을 열었다.

모두의 얼굴에 의문이 감돌고. 의자에 앉아있던 캣니스는 직접 물었다.


“클레인 님 무슨 일···”


이윽고 창밖에서 귀를 찢는 나팔 소리가 들려왔다.

방 안의 모두가 귀를 막은 채 어리둥절하였다.


“잠시 비켜보게나.”


브레드가 창가로 다가섰다.

창문을 열고 몸을 길게 뺐다.


“전쟁이라도 일어나는 건가?”


창과 갑옷으로 무장한 군인.

거리에 오와 열을 맞추어서 나아가고 있었다.

그 행렬에 참여한 건 군인뿐만이 아니었다.

신전의 성기사와 마법사로 보이는 자들도 행렬을 따라가고 있었다.


“바솔루트 놈들이 온 거라고 믿고 싶네만···. 저 방향은 베인지역이로군.”

“이카루스 님이 말씀하였던 파도가 지금 오는 걸까요?”


캣니스가 말했다.

며칠 전 이카루스는 몬스터의 침공에 유의했다.

그가 직접 파도의 초석을 무너뜨렸다고는 말하였지만,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아니요. 그런 문제가 아니에요.”


클레인이 말했다.

두 사람은 클레인의 얼굴을 돌아봤다.


“어디선가 신화시대의 유물이 작동한 거 같아요.”


방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이 눈을 깜빡였다.

신화시대의 유물. 그것이 무슨 문제를 일으키기에 군대가 움직이는 건가.


“부길드장님 가져왔습니다!”


방 밖으로 나갔던 갈색머리 모험가가 돌아왔다.

클레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원형 탁자 앞에 앉았다.

원형 탁자 위로 영롱한 녹색 구체가 얹어졌다.

곧 공중에 흐릿한 영상이 떠올랐다. 영상은 정정한 중년 남자를 비추었다.

클레인이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여러분께 번영의 축복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모험가 길드의 가람왕국 지부. 부길드장 클레인이라고 합니다.”


사무적인 인사.

영상 속의 남자가 눈썹을 찡그렸다.


“부길드장이라고? 길드장은 어디에 가고 자네가 받는 건가?”

“길드장님은 본부의 호출로 인하여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현재 가람왕국 모험가 길드 지부의 모든 권한은 저 부길드장 클레인에게 주어졌다고 여기시면 됩니다.”

“허허. 이런 시급한 상황에 이카루스 경이 자리에 없다니···. 여신님이 우리를 저버리는 것인가.”


울적한 한마디를 따라서 여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대부분이 말을 물려달라는 목소리와 앞으로의 방책을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그만. 조금 전은 짐이 실언했군. 확실히 어두운 상황을 여신님에게 탓하는 건 잘못된 일이지.”


갈색 머리카락과 녹색 눈동자를 가진 중년의 남자.

가람왕국의 국왕은 갈색 턱수염으로 가려진 입을 움직였다.


“모두 긴박한 상황임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네. 제1급 전시상황, 국가 붕괴의 위험일세. 위험에 직면한 우리 군이 상대해야 하는 것은 신화시대의 유물. 바로 이것이지.”


통신석의 영상이 다른 화면으로 전환되었다.

거대한 평지가 영상 속에 구현됐다.


“저건···.”


방 안의 캣니스가 놀란 목소리를 냈다.

영상 속에 떠오른 존재는, 그녀가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뚜렷한 외견이었다.


“골렘일세. 이 성벽의 높이와 맞먹는 놈이 오고 있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총 전력을 가해야 하지.”

“하나 왕이시여. 아무리 그래도 왕국의 모든 전력을 사용하는 건···.”

“사용해야 해.”


귀족들의 이야기를 끊은 건 국왕이 아니었다.


“저 신화시대의 유물에는 마법이 통하지 않아. 매직 미사일도 파이어볼도 도중에 증발해 버려.”


말을 한 건 가람왕국의 궁정 마법사.

비록 좁은 영지에서 궁정 마법사를 맡은 자였지만. 마법에 대한 그의 안목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27세의 궁정 마법사는 자신이 아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상당한 수준의 디스펠이 몸을 지키고 있어. 한 마디로 저 괴물을 없애려면 힘만으로 해결한다는 거야. 그런데 저만한 질량의 움직임을 어떻게 멈추지? 밧줄을 매는 시도조차 가능할까?”


그의 말에 영상 속 모두가 침묵하였다.

젊은 나이였지만 노장들 모두를 침묵시키는 데에 충분하였다.


“그래서 이카루스 경의 도움이 필요하였네···. 그의 실력이라면 골렘을 멈춰줄 수 있을 거라 믿었기에.”


국왕은 쓸쓸하게 웃었다.


“그것도 헛된 꿈이었지만 말일세.”

“저희 모험가 길드도 재앙을 막기 위해 움직이겠습니다. 그러니 너무 심려치 마시기를.”


클레인의 말에 국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표정에는 여전히 근심이 가득하였다.

곧, 국와의 곁으로 기사가 나타나서 속삭였다.


“아무래도 준비가 끝난 모양일세. 모험가 길드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터이니 그쪽의 지원도 부탁하네.”

“모험가에게 의뢰하겠습니다. 용감한 모험가들은 저 괴물을, 왕국에 한 발자국도 들이지 못하게 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좋겠군···. 그러면 다들 번영이 함께하기를.”

“왕국의 번영이 영원하기를.”


다수의 목소리가 들리고 영상이 끊겼다.

클레인은 통신석을 갈색머리 모험가에게 건네었다.


“모두 들으셨죠?”


그녀는 뒤를 돌아서 사람들을 보았다.

금 등급 모험가 브레드와 용사의 일원 캣니스 그리고 톨스가문의 어린 주인과 충직한 기사 카이스트.

그 이외에도 당장 올 수 있는 모든 모험가가 방 앞에 모였다.


“지금부터 왕국의 의뢰를 발행하겠습니다! 토벌 대상은 신화시대의 골렘! 토벌 참여자 모두에게 금화 두 장씩 부여할 거며! 이바지한 바에 따라서 추가 보상을 지급하겠습니다!”


클레인이 외치자 모험가들이 함성을 질렀다.

가람왕국에서의 금화 한 장이란 말은, 서민의 일주일 치 생활비였다.


“아아, 정말. 모처럼 한가했는데 이런 의뢰라니···.”


의뢰가 혜자라며 기뻐했지만, 사이에 끼지 못하는 이도 있었다.

바네샤는 갑작스러운 대규모 의뢰에 불평을 뱉어냈다.

그런 그녀의 어깨를, 루나가 꼬리를 춤추며 다독였다.


“걱정하지 마라 바네샤냐. 셰인도 있고 나도 있다냐.”

“그래, 루나도 있고 셰인도 있지. 셰인에게는 조금 미덥지 않은 면이 있지만 말이야.”

“여··· 열심히 하겠습니다!”


셰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 모습에 두 사람은 웃음을 머금었다.


“클레인. 너는 현장에서 감독할 거지?”

“물론. 모험가의 기여를 확인해야 하니까.”


클레인은 풀어헤쳤던 머리를 질끈 묶었다.

항상 위험한 현장에 동행하는 건 길드장과 부길드장의 일이었다.


“자자, 모두 여기 그만 있고 밑으로 내려가! 접수는 나랑 루나랑 셰인이 맡을 거니까 세 줄로 서!”


바네샤의 목소리와 함께 모험가들이 밑으로 내려갔다.

방 안이 많이 한적해지고. 원래의 인원만이 방 안에 남았다.


“브레드 씨. 캣니스 씨. 길드는 여러분의 도움이 간절해요. 부디 함께 해주실 수 있나요?”


불필요한 물음이었다.

브레드는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클레인이 보는 앞에서 오른쪽 소매를 걷어 올리며 팔 근육을 드러내었다.


“물론일세. 운 좋게 내 제약도 사라진 참이니 좋은 기회가 되겠지.”

“저도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함께하겠어요.”


브레드와 캣니스. 두 사람이 참여의 의사를 밝혔다.


“나, 나도 가겠어! 골렘 여럿을 해치운 내 실력 알지?”

“그렇다면 저는 도련님의 곁을 지켜야겠네요. 도련님이 사고 치지 않게 말입니다.”


카이스트가 참여의 의사를 빙 둘러서 표현했다.

자일리는 아니꼬운 표정을 하였고. 다른 이들이 웃었다.


“상회에 있는 문지기님도 불러야겠어요. 혹시 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제가 가겠습니다, 캣니스 님. 맡겨만 주세요,”


전령을 자처한 셰인이 곧바로 가더를 찾으러 떠났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서주시다니 길드의 미래가 환하네요.”


클레인은 차분한 미소를 지은 모습으로 모험가들을 바라보았다.


“그중에서 선두 주자나 다름없는 여러분이 함께하신다면. 도저히 실패할 수가 없겠는데요?”


이 말에 모두가 미소 지었다.

농담으로 한 말이지만 농담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감했다.

모두가 각자의 각오를 다지고 준비를 이어가던 그때였다.


-뿌우!


나팔 소리가 공기를 찢었다.

출정 시간이었다.


“모두 용기가 함께하기를 기원할게요.”


클레인이 몸을 굽혀서 창턱에 올라섰다.

동시에 검은 깃털이 방 안에 쏟아졌다.

그 모습에 모두가 놀라서 입을 벌렸다.

검은 날개가 하늘로 솟구치고. 검은 잔상이 사라졌다.


“클레인 님. 카라스 족이었군요.”


캣니스가 말했다.

태초의 날개 달린 수인 중 한 명인 오신 카라스.

그의 자손들은 특이한 마력으로 칠흑 같은 날개를 구현하는 종족이다.


“흐음. 카라스족이라. 그들은 원래 이런 활동을 안 하기로 유명하지 않았던가?”


브레드가 검은 깃털을 주우며 물었다.

카라스족은 외부 활동을 즐기지만. 주로 방랑을 즐기는 종족이다.

이처럼 한곳에 머무르며 부길드장 자리를 맡는 건 좀처럼 보기 힘든 신비한 일이었다.


“뭐. 개인차가 있겠지 안 그래?”


자일리가 말했다.

외투를 걸치고 마법 스태프를 챙겼다.


“마법사 가문인 톨스 가문에도 이단아가 존재하는 거처럼 말이야.”


회심의 자학 개그였지만 웃는 자가 없었다.

그렇기에 자일리는 더더욱 마음에 들었다.

누구도 자신을 깔보지 않고, 가문의 이름 아래 쩔쩔매지 않았다.

거지 같은 집구석을 나와서 모험가가 되기를 자처한 건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고 자신하였다.


“물론 나는 천재 마법사지만 말이야.”


음하하, 콧대를 높이 세우며 말하였다.

세상이 뭐라 하든. 그는 천재의 이명은 반납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뭐야···. 다들 표정이 왜 그래?”


분위기를 풀려고 한 말이었다. 그런데 다들 표정이 안 좋았다.


“농담이야. 농담. 왜 그렇게까지 정색하는 거야?”


자일리는 멋쩍게 웃으며 카이스트를 보았다.

그러나 카이스트 또한 표정이 안 좋았다.

그제야 그 자신도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자일리여 그거···.”


브레드가 자일리의 왼쪽 팔을 가리켰다.

정확히는 왼쪽 팔로 안고 있는 붉은 마력석이었다.


“어···. 이거 왜 이러냐?”


붉은 마력석에서 빛이 났다.

빛은 꺼졌다 켜졌다 하며 마력 신호를 방출하였다.

이 순간, 자리에 있는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였다.

자일리는 꼴깍 침을 삼켰다.


“설마 아니지···?”


자일리는 붉은 마력석을 높이 들었다.

그러자 빛이 더 붉게 빛났다.


“아무래도··· 맞는 거 같아요.”


캣니스는 말을 하면서도 안색이 좋지 못했다.


“골렘이 나타난 근원지가 짐작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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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65화 다시 한번 던전 23.05.05 46 0 18쪽
75 64화 다시 한번 던전 23.05.02 4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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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61화 다시 한번 던전 23.04.22 50 0 18쪽
71 60화 다시 한번 던전 23.04.21 48 0 20쪽
70 59화 옛 인연 23.04.17 54 0 26쪽
69 58화 옛 인연 23.04.12 55 1 21쪽
68 57화 옛 인연 23.04.05 61 0 20쪽
67 56화 베르 23.04.01 54 0 13쪽
66 55화 길드 23.03.29 55 0 22쪽
65 54화 길드 23.03.25 60 0 16쪽
64 53화 길드 23.03.11 58 0 12쪽
63 52화 길드 23.03.08 59 0 12쪽
62 51화 길드 23.03.01 58 0 13쪽
61 50화 길드 23.02.26 71 0 11쪽
60 외전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23.02.26 65 0 10쪽
59 49화 끝나지 않은 위험 23.02.21 73 0 17쪽
58 48화 끝나지 않은 위험 23.02.17 63 0 13쪽
57 47화 끝나지 않은 위험 23.02.13 68 0 14쪽
56 46화 끝나지 않은 위험 23.02.10 50 0 13쪽
55 45화 끝나지 않은 위험 23.02.08 56 0 14쪽
» 44화 끝나지 않은 위험 23.02.04 54 0 11쪽
53 43화 던전 23.02.01 5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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