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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이 의 서재입니다.

실직한 마왕성 문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지하이
작품등록일 :
2022.10.26 12:21
최근연재일 :
2024.05.20 23:25
연재수 :
19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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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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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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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60화 사막 그리고 지하

DUMMY

160화 <사막 그리고 지하>



쿵쿵.

성난 발소리가 복도를 따라서 움직였다.

손님들의 숙소를 지나고 정원을 지나간다. 노예들의 거처를 지나고, 이윽고 저택의 주인이 머무는 곳까지 다다른다.


“영주님!”


방문객이 아치형 문을 지나면서 소리쳤다.

목소리에 격분한 감정이 섞였다.


“아니, 귀빈분들. 무슨 일로 이 시간에 주인님을 찾으십니까?”

“영주님을 불러주세요.”

“죄송하지만 영주님은 여기 계시지 않습니다. 잠시 확인할 일이 생겨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어디에 계시죠?”

“···저택의 입구에 계십니다.”

“앞장서세요. 당장 영주님을 봐야겠어요.”


저택의 하인은 고개 숙인 채 망설였다.

은연중에 거절이 통하지 않자, 고개 들면서 힐끔 손님의 기분을 살폈다.

늦은 밤의 손님은 성녀와 일행들이다.

하나 같이 그가 감당하기 힘든 감정을 담고 있었다.


“따라오시죠. 주인님께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하인은 빠르게 판단했다. 라부의 영주가 있을 곳으로 앞장섰다.

캣니스와 성녀 일행은 그 뒤를 따라갔다. 지나온 복도를 다시 걸었다.

많은 건물을 지나서 저택 대문 앞에 섰다.

분수와 화원이 끝나는 장소에 그가 있었다.


“라부 영주님!”


캣니스가 그를 불렀다.

사용인이 허락을 구하기 전에 먼저 나섰다.

이는 예의에 어긋난 일이다. 굉장히 무례한 일이었다. 평소에 깎듯이 여기던 예절인데, 지금은 일련의 절차를 무시하였다.


“라부 영주님. 도시를 봉쇄해 주세요. 현재 일행을 납치한 납치범이 이곳에 있어요.”

“허어. 납치범 말입니까?”

“네. 사막 강도의 습격 속에서 납치했어요. 더 늦기 전에 사람을 수색해야···”

“아하. 그래서였군요.”


캣니스는 말을 멈췄다.

자신들은 절실한 데 비해, 라부 영주의 반응이 이상했다.

마치 수수께끼를 푼 사람의 반응이었다.

이 일을 기꺼운 듯 웃고 있었다.


“무슨···”


‘대체 뭘 꾸미고 있냐고’, 묻고 싶었다.

왜 그렇게 말하냐고. 왜 다행이라는 듯이 표정을 짓냐고. 이 일에 무엇을 알고 있냐고. 많은 부분을 캐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의문보다 앞서, 라부 영주가 입 열었다.


“도시를 봉쇄하기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하룻밤 주무시면 동료분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리 말하며 옆으로 비켜선다.

영주 앞에는 커다란 낙타와 마차가 있었다.

당장 누군가가 찾아왔거나 누군가를 모시는 마차는 아니었다.

그저 후일을 위해 미리 준비해 둔 마차인데. 캣니스의 시선이 라부 영주의 손으로 향했다.


“누가 보낸 마차인가요···?”


라부 영주는 손에 든 편지를 접었다. 본인의 허리끈에 찔러넣었다.

짧게 헛기침하고 조금 전 질문을 못 들은체했다.


“이미 시간이 늦었습니다. 내일 준비를 마치시는 대로 출발하는 거로 알겠습니다.”


캣니스는 입술을 잘근 씹었다.

지금 말은 성녀 일행이 향할 목적지를 미리 정해둔 듯하였다.

연회 때와 같다. 더 영주를 닦달해도 원하는 답은 못 얻으리라.

더 이상 논쟁은 불필요하기에 뒤돌아서 숙소로 돌아갔다.

그가 원하는 대로, 그날 밤은 아침이 찾아올 때까지 눈을 붙였다.



*****



천천히 움직이는 마차.

라부까지 타고 온 마차와는 다른 마차였다.

사막횡단에 특화된 튼튼한 낙타가 마차를 끌고, 외부인인 마부가 낙타를 몰았다.

아직 대지의 열기가 오르기 전인데도 마차 안은 숨 막힐 듯한 공기가 있었다.

더워서가 아니다. 분위기가 그러했다.

성녀와 성녀의 일행 중 누구도 가볍게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럴만한 일이 있었다. 일행 중 빈자리를 어느 때보다 신경 썼다.


“···괜찮을 거야, 캣니스.”


금발과 녹안의 성녀.

아쿠아가 무거운 분위기를 해소해 보려고 말하였다.

그들의 일행인 게이로드와 고모리가 납치당했다. 초대장을 따라서 다음 도시로 향하는 중이었다.

초대장 안에는 동료의 신체 일부가 담겼지만. 그래도 일행에게 더 큰 일이 없을 거라고 믿었다.


“저 때문이에요.”

“아니야, 캣니스. 그건···”

“제가 그레모리와 있는 걸 거부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예요!”


하지만 형편 좋은 이야기는 효과를 보지 못하였다.

캣니스가 마차의 한 자리가 비게 된 일을 자책했다.


“뭐가 용사고, 뭐가 팔라딘이에요? 저는 제 사람 하나 지키지 못하는 무능한 사람인데요!”


이 모든 책임을 본인에게 있다고 여겼다.

분노에 휩싸여서 사리 분별 못한 일을 자책했다.

자신 때문에 두 사람이 연회에 참석 못 했다. 그래 놓고 연회에만 신경 쓴 나머지 동료를 잊었다.

그 결과, 이렇게 되었다.

두 동료가 납치되었다.


“차라리 그날 제가, 그레모리의 옆에 있었더라면···!”

“캣니스 짱. 그만.”


감정만큼이나 목소리도 커지던 때였다.

게르드가 캣니스의 행동을 지적했다.


“캣니스짱. 화가 나는 일은 이해하지만 조금 진정하렴.”


콧잔등 앞에 손가락 세운다.

흥분한 동료를 차분하게 달래었다.


“게이로드가 쉽게 당해줄 리 없잖니. 그 손가락도 무언가 이유가 있어서 내준 걸 거야.”


동료를 향한 신뢰에 캣니스는 주먹 쥐었다.

납치당한 동료이 신체 일부가 담긴 봉투가 구겨지다가 펴졌다.

이번 사태에 누구보다 충격받은 사람은 게르드일 터였다. 그런데 도리어 그가 그녀를 달랜다. 부끄러워서라도 진정해야 했다.

후, 천천히 나쁜 감정을 몰아낸다.

반복해서 심호흡하며 이성을 되찾았다.


“죄송해요. 잠시 이성을 잃었어요.”

“무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지금은 감정에 사로잡힐 때가 아니었어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아보도록 해요.”


캣니스는 진지한 눈으로 일행을 둘러봤다.

모두가 이번 일로 충격받고 있지만, 이겨낼 의지가 충만했다.

의심스럽기만 한 마차를 탄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납치당한 게르드와 고모리를 구한다. 이 일의 원흉을 만날 생각이었다.


“우선. 왜 게르드 님과 그레모리가 납치되었는지를 알 수 있을까요.”


천천히 사건을 복기하였다.

어째서 게르드와 그레모리가 노려져야 했는지부터 알아보기로 했다.


“만약 아쿠아 님이 목적이었다면 사막 강도들로 혼잡한 연회장을 노렸을 거예요.”

“하나 그자는 그러지 않았네. 성녀와 호위의 관계도 잘 모를 텐데도 호위를 노렸네.”

“그리고 대범하게 초대장과 마차를 준비했어요. 우리를 초대하는 일이 이 납치극의 목적인 것처럼요.”

“하지만 중요한 건 납치의 의도뿐만이 아니잖니~ 대체 누가 이런 일을 벌였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캣니스와 브레드와 게르드가 지혜를 모았다.

납치범의 의도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중요한 건 두 가지. 범행의 당사자와 범행의 목적이었다.

또한 혹시 모를 두 번째 습격을 대비하는 일도 중요했다.

이번에는 선공을 맞아서 진흙탕 싸움으로 끌어당겨졌지만, 다음번에는 이 일을 꾸민 이에게 한 방 먹일 셈이었다.


“사실 누가 이런 일을 벌였는지 짐작 가는 사람이 있어요.”


캣니스가 개인적인 견해를 말했다.

확증은 없지만, 제법 믿음이 가는 의견이었다.


“라부의 영주님이 보인 행동들을 미뤄볼 때. 제 생각에는 십이전사가 움직인 게 아닐지 생각해요.”


십이전사.


마두크의 열두 명의 전사.

십이전사는 개개인이 미스릴 모험가와 필적하는 무력을 지니고 있으며, 마두크에서의 지위 또한 왕 바로 아래 직위를 갖고 있다.


“그들이라면 게이로드 님이 크게 반항하지 않은 이유에도 만족해요.”


그들이 움직였다면 라부 영주의 반응과 게이로드의 실종이 모두 이해된다.

모든 단서에 부합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가정에는 한 가지 빈틈이 있었다.


“하지만 캣니스 짱. 그자들이 움직일 이유가 있을까?”

“나도 의문이군. 우리는 며칠 전에 이 나라에 왔는데, 무슨 이유로 우리를 적대하겠는가?”


모든 조건에 부합해도 심증이 부족하다.

그들은 십이전사에게 밉보인 일을 한 기억이 없다.

또한 십이전사가 다른 세력도 아니고 셀레브리디 교단의 성녀 일행을 함부로 대할 리 없었다.

보수적인 엘프들의 귀에도 들어간 셀레브리디 교단이다. 교단과 전면전을 바라지 않는 한 기쁘게 대접하는 일이 현명하다.


“마두크··· 십이전사··· 영주의 이상행동···?”


그러나 꼭 그런 모양은 아닌 듯했다.

라나가 심각한 얼굴로 조금 전 단어들을 여러 번 되뇌었다.


“라나 님. 혹시 짐작 가는 곳이 있는 건가요?”


캣니스가 조심스레 물었다.

라나는 조금 전부터 심각한 얼굴로 혼잣말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정보를 그녀가 알고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품었다.


“어디까지나 짐작이긴 한데···.”


예상대로 지금까지 나온 정보에 더하여 한 가지 가설을 내놨다.


“어쩌면 마두크의 왕이 배후일지도 몰라.”


라나가 말했다.


마두크의 왕.


거대한 사막을 다스리는 딩기르가 사건의 배후로 지목됐다.

딩기르가 사건의 배후라는 말은 십이전사가 연관되었다는 가설만큼이나 가능성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십이전사가 나섰다는 말만큼이나 허무맹랑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라나 님. 그분도 저희랑 적대할 이유가 없는걸요?”


이성적인 왕이라면 성녀를 건드릴 이유가 없다.

상황에 부합하지만 범행 동기가 부족하다.

특히 사회적 지위를 따지면 십이전사보다 딩기르쪽이 범인이라는 말이 신빙성 없었다.


“아니. 이유라면 있어.”


그래도 딩기르가 사건의 배후라고 단언했다.

모두가 라나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십강. 투왕[鬪王] 빌가메쉬.”


센츄어리 대륙의 열 명의 강자 중 한 사람.

마두크의 왕이자, 그가 주최하는 격투 대회의 최고봉에 서 있는 실력자.


빌가메쉬 딩기르.


익히 그에 관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과할 정도로 무력주의 사상가랬어. 주변 사람들에게도 무력만을 강요하는 폭군의 면모가 있댔어.”


한 나라의 왕과 십강이라는 이명 뒤로 떠돌아다니는 불온한 소문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부인을 두지 않고 첩이 많은 걸로 유명해. 그리고 첩의 자식이 여덟 살이 되면 사자 무리에 던진다고 들었어.”

“여덟 살 된 아이를 맹수 무리 안으로요···?”

“그래. 그 수가 벌써 수십 명이 넘는다더라. 자식을 사지로 내몬 이유는 ‘나약한 전사는 이 나라에 필요 없다.’ 이런 사상을 관습으로 여길 정도로 미친 사람이야.”


일행들은 침묵했다.

정말로 저 말대로라면 어딘가 망가진 사람이 분명했다.

그리고 정신 이상자라면 이런 짓을 벌여도 이상할 게 없다.

극단적인 사상을 지닌 자들이 대개 쾌락주의자들이기에.

아직 만난 적 없지만 정말로 그런 사람이라면, 충분히 셀레브리디 교단을 건드렸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왕인걸요. 어떻게 한 나라의 수장이 이런 일을 벌이겠어요?”

“그렇다기에는. 예전에도 국교 관계인 나라의 공주를 노예 경매로 팔아버렸어.”

“네? 정략 결혼한 공주를 노예로요?”

“그래. 심지어 공식적인 발언으로 ‘공주가 나약해서 버렸다.’라는 해명이 전부였어. 당연히 주변 국가에서 많은 비난이 있었는데. 많은 금과 보석 그리고 비단을 보내서 입 막았지.”

“그건 정말로···”


쓰레기 같은 인간성이다.

캣니스는 이야기 듣는 동안에 찡그린 미간을 좀처럼 펴지 못했다.


“이번 일도 그런 게 아닐지 싶어. 우리가 궁금해서 이런 촌극을 벌인 거지.”

“하지만 저희가 마두크에 머문 시간은 고작 나흘이에요. 영주님의 저택에 머무른 건 사흘도 안 되는데, 이런 일을 벌이는 게 가능할까요?”

“그건··· 나도 의문이야. 하지만 이것보다 확실한 가설이 있어?”


유력한 사건의 배후로는 딩기르가 뽑혔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소식을 접했는지 의문이지만. 그가 미쳐서 벌인 일이라면 모든 정황이 이해된다.

한 나라의 왕을 의심하다니 불온하지만, 누구보다 사건의 배후에 어울리는 사람이기에 의심 안 할 수 없었다.


“확실히 성녀보다 우리의 힘을 궁금해하는 눈치였네. 현장에 남긴 시를 떠올려 보면 그런 느낌이 없잖아 있었으니.”

“···느낌까지는 몰라도 싸움 걸 목적은 충만해 보였어요.”

“바로 그 점일세. 마치 우리를 더 큰 무대로 유도하는 거 같지 않은가.”


캣니스는 지난밤의 기억을 떠올렸다.

다시 떠올려 본 붉은 글씨는 역한 기분을 들게 하였다.


[사막을 건너온 전사는 전사의 친우인가. 아니면 더러운 외적인가.]


“만약 정말로 왕님이 범인이고 왕님이 우리를 상대해 줄 가치가 없다고 느끼면. 정략 결혼했다는 공주처럼 노예로 팔려 할까요?”


쓸쓸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너무 암울해서 농담 삼아 한 이야기인데. 이야기를 정돈해 보면 정말로 그럴 거 같아서 입매를 비틀었다.


“아무래도 우리가 만만히 보였나 보네요.”


캣니스가 쓴웃음지었다.


한 나라의 성녀를 이런 식으로 대접하다니 괘씸했다.

심지어 센츄어리 대륙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셀레브리디 교단의 성녀를.


“아쿠아 님. 게르드 님과 그레모리만 구하고 이 나라와 작별해요.”


어째서 그동안 많은 교단이 마두크에 발을 들이지 않았는지를 깨달았다. 이런 대접이라면 어느 인자한 심성을 지닌 분들도 분통 터트리며 나올 것이다.

아쿠아는 캣니스의 말에 침묵하였다.


“그래도 아쿠아를 건드릴 정도로 미친 사람은 아닌 모양이야~”


게르드가 말했다.

형제인 게이로드가 납치당한 상황인데도 제법 긍정적으로 이야기한다.

드디어 사건의 배후가 누군지 알아서 속은 시원하다는 얼굴이다. 하지만 캣니스는 그 얼굴을 보다가 고개 저었다.


“하지만 역시 왕님을 배후 세력이라고 단정하는 건 이른 거 같아요.”

“하나 모든 정황이 딩기르가 진범이라고 알려주고 있지 않은가. 이 마차도 상당히 비싸 보이는 마차이니, 높으신 분의 의도가 보이네.”

“브레드 님. 의심은 하되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거예요. 조금 더 나중에 확신을 가져도 늦지 않으니 고민해 봐요.”


모든 정황이 마두크의 딩기르를 가리키지만, 마지막에 마지막 단서를 얻기 전까지는 단언하기 이르다.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자고 이야기했다.

다행히 다른 일행들은 그 뜻을 이해하였다.

어디까지나 가능성 중 하나일 뿐. 한 가지 가설에 목매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



“어서오세요. 귀빈분들. 영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마차가 멈췄다.

마차 문의 문을 열었다.

마차가 도착한 거리에는 한 사내가 나와 있었다.

도착한 도시에서 안내 역할을 맡은 안내원이다.

안내원은 하얀 머리카락과 검은색 눈동자. 기다란 천 사이로 보이는 날렵한 몸이 인상적이었다.

성녀 일행은 그를 본체만체 마차에서 내렸다.


“이곳이 마두크의 두 번째 도시 쿠사릭쿠군요.”


캣니스가 마차에서 내리며 말했다.


쿠사릭쿠.

하얀 흙으로 지은 건물들이 인상적인 도시이다.

쿠라릭쿠는 전 도시인 라부와 다르게 거리에 풀 한 포기 없었다.

작은 선인장이 그나마 식물의 흔적이었다. 햇빛이 강한지 사람들은 긴 천으로 온몸을 감싸고 다녔다.

햇빛을 피할 그늘조차 여의치 못한 거리의 모습.

전 도시와 비교되는 모습에 쓴웃음이 지어졌다.


“과연. 여기서부터가 사막과 전사의 나라라는 이명에 어울리는군.”


브레드가 마차에서 내렸다.

이방인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물론 안내인처럼 전문적으로 성녀 일행을 응대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생각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길거리의 사람들을 두고 한 생각이다.

외부인을 배척하는 시선이 곳곳에 있었다.


“아무래도 평소보다 조심하는 게 좋을듯하군.”


브레드가 실수인 척 스쳐 지나가는 남자를 보며 말했다.

분명 남자의 손안에서 침 같은 게 보였다가 그대로 지나갔다.

분명 독이 묻은 암기일 것이다. 험악한 도시 풍경에 할 말 일었다.

전 도시인 라부는 사막은 위험할지언정 도시 안은 안전했는데. 쿠사릭쿠는 도시 안쪽 치안이 더 험악하니 아이러니하였다.


“우선 이곳의 영주를 만나러···”

“잠깐만요. 그전에 들릴 곳이 있어요.”


캣니스가 브레드의 말을 끊었다.

미리 마중 나온 안내인에게 몇 마디 주고받았다.


“안내해 주실 수 있으시죠?”


정중한 부탁에 안내인 허리 숙였다.

안내인의 안내에 따라서 삭막한 거리를 걸었다.

아무리 걸어도 사람의 정겨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곧, 그들은 건물 하나 앞에 도착했다.




제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면 추천과 좋아요 잊지마세요-!


작가의말

마두크의 두 번째 도시 ‘쿠사릭쿠’입니다. 풍요롭던 라부에 비하여 모든 것이 메마른 도시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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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164화 사막 그리고 지하 24.05.15 4 0 13쪽
196 163화 사막 그리고 지하 24.05.13 5 0 13쪽
195 162화 사막 그리고 지하 24.05.13 4 0 15쪽
194 161화 사막 그리고 지하 24.05.08 5 0 9쪽
» 160화 사막 그리고 지하 24.05.06 7 0 16쪽
192 159화 전사의 나라 24.05.04 6 0 18쪽
191 158화 전사의 나라 24.05.01 6 0 14쪽
190 157화 전사의 나라 24.04.29 6 0 15쪽
189 156화 전사의 나라 24.04.27 9 0 15쪽
188 155화 전사의 나라 24.04.24 6 0 15쪽
187 154화 전사의 나라 24.04.22 6 0 12쪽
186 153화 변하지 않는 24.04.19 6 0 25쪽
185 152화 변하지 않는 24.04.15 5 0 13쪽
184 151화 사막의 나라 24.04.13 6 0 15쪽
183 150화 사막의 나라 24.04.10 6 0 17쪽
182 149화 사막의 나라 24.04.08 6 0 16쪽
181 148화 사막의 나라 24.04.05 6 0 21쪽
180 147화 사막의 나라 24.04.03 8 0 12쪽
179 외전 다섯 번째 용사 終 24.04.01 8 0 31쪽
178 외전 다섯 번째 용사9 24.03.29 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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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외전 다섯 번째 용사6 24.03.20 7 0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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