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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하 님의 서재입니다.

무녀의 남자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판타지

어라하
작품등록일 :
2016.05.20 15:35
최근연재일 :
2016.07.08 18:27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195
추천수 :
2
글자수 :
89,179

작성
16.07.08 18:27
조회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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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6쪽

무녀의 남자 10

DUMMY

유주는 앞뒤 가리지 않고 그대로 미친년처럼 계단을 한달음에 달려 한결에게로 내려간다. '제발~ 가지마!' 물행 중 다행으로 한결은 마악 택시를 잡고 타기 직전으로 갑자기 달려 나와 한결이에게 안기는 유주를 보고 어리둥절해 한다.




하하.. 대체 무슨 일이야?




한결이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유주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가.. 같이 가요!




뭐?




같이 가고 싶어요!




한결이 갑작스런 이런 행동에 의아해하며 유주의 얼굴을 빤히 내려다 본다.




..좋.. 좋아! ..같이 가는거야 어렵지 않은데.. 지금 네 모습을 보라구




유주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돌아보자 맨발에 잠옷차림, 머리는 부시시한데다 뒤로 고무줄로 대충 묶은 채다. 한결이 그런 유주를 위 아래로 훑으면서 껄껄 웃으며 얘기한다.




너 이러고 간다고? 하하하하.. 이래서야.. 그러자. 나도 같이 가면 좋지. 10분 기다려 줄테니 옷 갈아입고 신발도 제대로 신고 와.




하지만 그럼에도 유주는 한결의 팔을 꽉 붙잡고는 다시 돌아 갈 생각이 없어 보인다.




기사님~ 미터기 켜시고 10분만 기다려 주세요.




한결이 기사님에게 잠시 대기해 달라고 얘기하자 그제서야 유주는 서둘러 집으로 올라가며 걱정스레 한결을 돌아보는데, 일반적인 그림자와는 다른 또다른 음산하고 검은 그림자가 여전히 보인다.




10분.. 아니 5분만 기다려줘. 옷만 갈아입고 신발 신고 올게요. 꼭!




아 참! 유주야~ 그리고 내 책상 맨아래 서랍, 거기에 두고온 서류가 있는데 올라가는 김에 그것도 가져다 줄래.




유주가 서둘러 머리를 풀어 매만지면서 집으로 올라가 옷장에서 아무 옷이나 꺼내 갈아입고 한결이 부탁한 책상 서랍에서 서류봉투를 찾아 챙긴 후 신발장에서 신발을 꺼내 신고 다시 내려오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3분여.. 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서둘러 다시 내려왔지만 그 자리에는 이미 택시도, 한결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근처 공중전화를 찾아 한결이에게 전화를 거는 유주의 얼굴은 이미 눈물로 범벅이다. 예상대로 한결의 휴대폰에서는 휴대폰이 꺼져 있다는 메시지만 공허하게 들려올 뿐이다. 몇번을 다시 돌려봐도 마찬가지였다. 유주는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 앉아 오열하고 만다. 유주의 한 손에는 한결이 부탁했던 서류봉투만 들려 있다.




안돼!!~~






28장




영원히 너와 함께






대형 병원의 복도에 혼이 나간것처럼 멍하니 앉아 있는 유주의 앞으로 119 구급대가 환자를 급히 옮기고 있고 간호사와 의사들도 뛰어 다니다시피 이리저리 바쁘게 오가고 있다. 유주의 주변으로는 여러 사람들이 울거나 소리치며 가족을 찾고 있다.




이번 가스폭발 사고의 피해자는 자그마치 수십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리고 병원 한쪽 벽면에 걸린 티비에서는 한결이 음반사 직원과 미팅 약속이 있었던 대형 쇼핑몰 폭발사고 뉴스가 속보로 계속 나오고 있었다.




이제는 눈물마저 말라버린 유주는 이제서야 자기 손에 들려진 한결이 마지막으로 부탁했던 서류 봉투에 눈길이 간다.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봉투를 열어보니 안에는 손편지 한장과 20여장의 악보가 함께 들어 있다. 유주는 편지를 한줄 한줄 읽어 내려간다.




'아무말도 못하고 떠나게 될 지도 모르기에 미리 이 편지를 쓴다.' 한결이 유서처럼 남긴 편지는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그랬다. 한결도 곧 닥칠 자신의 운명을 이런식으로 담담히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고 이후 덤으로 얻어진 것 같던 내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했고..


난 매일매일을 그냥 아무 의미 없이 소모하고 있었던것 같아


.....


...


하지만 너를 다시 만나고 나서야 내가 왜 다시 살았는지 그 의미를 깨닳았어.


..


..하루를 살더라도 너와 같이 한 시간만이 내게 의미가 있었고...




너 없이 백년을 더 산다고 그것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당신과의 하루와도 바꾸지 않을텐데


..


그리고.. 더 같이있어 주지 못해서..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




그리고 그렇게 이어진 한결의 편지 말미엔 '미안해.' 라는 말이 열다섯번이나 더 쓰여 있었다. 그 편지를 읽으면서 말라 버린 줄 알았던 유주의 눈물이 또다시 하염없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사랑 받을 수 있어서 행복 했어요..'






2년 후..




코요테어글리 시절의 습관대로 무대화장을 혼자 하는 유주는 대기실에서 공연을 앞두고 화려한 무대복을 입고 스스로 화장을 고치면서 누군가와 즐겁게 얘길 하고 있다.




10분 전 입니다.




네~




대기실 밖에서 조연출이 노크를 하면서 유주에게 공연 시작 시간을 알려주고 돌아간다. 무대로 돌아가는 조연출이 대기실 밖에서 유주를 기다리고 있던 코디에게 지나가는 소리로 묻는다.




진짜 혼자 계신거 맞죠?




네 그렇다니까요. 항상 무대전엔 늘 저렇게 혼자 얘기하는게 일종의 징크스 같은거라고 하니.. 우린 이제 익숙해요.




모르고 들었으면 진짜 누구랑 같이 있는 줄 알겠어요.




그러니까요. 하하하~




잠시 후 유주가 대기실에서 나온다. 반짝이가 화려하게 수놓인 이브닝 드레스에 머리엔 하얀색 작은 꽃들로 만들어진 화관을 쓰고 있다. 코디가 얼른 다가가서 긴치마를 들어준다. 막이 내려진 무대 앞에 도착해 길게 심호흡을 하며 다시한번 마음을 가다듬자 주조정실 피디의 목소리가 이어마이크로 전해온다




시작합니다! 10 9 8 7 6 5 4 3...




카운트와 동시에 막이 올라가자 수십명 오케스트라 팡파레와 함께 무대에 유주가 모습을 드러내자 수천명의 관중이 일시에 환호성을 지르고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들려온다.






-끝-


작가의말

완결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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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무녀의 남자 8 16.07.01 268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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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녀의 남자 3 16.05.22 256 0 35쪽
2 무녀의 남자 2 16.05.22 273 0 16쪽
1 무녀의 남자 1 16.05.20 328 0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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