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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파수꾼의 서재입니다.

세상끝의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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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파수꾼
작품등록일 :
2018.04.09 10:30
최근연재일 :
2018.05.02 15:28
연재수 :
9 회
조회수 :
2,268
추천수 :
12
글자수 :
26,119

작성
18.04.11 13:47
조회
202
추천
1
글자
7쪽

제 5화 헌터들이 사는 법

DUMMY

“자자 그쯤이면 됐어. 와, 제대로 된 녀석이 들어 왔는걸”

리토가 앞으로 나서며 이어서 라일에게 말했다.


“라일, 설거지는 다시 네가 해”

“어? 아 씨 정말”

급격히 실망한 얼굴을 하는 라일.


“여긴 실력이 최고다. 다른 거 필요 없다. 도전은 언제든 환영이야. 라일 도전할래?”

“어? 아, 아니 내가 해, 한다고. 내가 뭐랬나?”

“레온은 앞으로 훈련을 도와”


헌터들 사이에서 웅성웅성 대는 작은 소리가 터져 나왔다.


“불만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지금 도전하고 도전하지 않을 거면 앞으로도 영원히 입 닥친다. 도전할 사람은 나와”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아마도 루카가 그 중에 가장 센 녀석이었던 모양이다.


이리하여 좀 전의 설거지가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설거지로 기억되게 되었다.


“아 그리고 라일, 설거지 할 때 옆에 풀이라도 뜯어서 닦아 저거 보여? 그릇 깨끗한 거?”


“어, 어 풀? 그래 뭐 그러지”


대답은 그렇게 하면서도 라일은 표정이 우거지상이다. 풀이건 말건 또 다른 신참이 언제 올까를 벌써 고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이트 다음 교대자로 리토가 나와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게이트도 보여주고 설명할 것도 있는 듯 했다.


게이트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게이트라고 해봤자 별다를 게 없이 커다란 원형테두리 뿐이었다. 아마도 게이트를 표시하기 위해 후에 만들어진 모양이었다. 그 주변 나무 위에 망루처럼 만들어진 곳에 앉아 있던 두 사람이 우리를 발견하고 사다리를 타고 내려왔다.


한 사람은 키가 작은데 두건을 머리에 쓰고 있고 한 사람은 키가 그보단 약간 큰데 턱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식사할 때 있었던 사람들이라 그새 낯이 익었다. 이들의 게이트 교대 시간은 짧은 모양이다. 식사를 마치고 루카와 다른 남자가 교대하러 갔었는데 설거지하고 돌아오니 루카가 돌아와 있었던 걸로 봐서는.


“응? 신참을 벌써?”

두건을 쓴 남자가 물었다.


“리토, 또래가 왔다고 너무 편애하는 거 아니냐?”

수염 난 남자가 말했다.


“앞으로 레온이 훈련을 보조할거야”

리토가 말하자 두 사람은 놀란 얼굴로 나와 리토를 번갈아 보았다.


“뭐? 벌써?”

두건은 정말 놀란 얼굴이다. 그들은 이미 그 의미가 뭔 줄 알아챈 듯 했다.


“아 어떻게 된 거야. 이 꼬마가 루카를 이긴 거야? 에이 좋은 구경 놓쳤잖아 젠장 루카 녀석 코를 납작하게 만드는 광경을 보고 싶은데 아깝다”


두건은 루카에게 맺힌 게 많은 모양이다.


“어떻게, 정말 그랬다고?”

수염은 말을 아끼면서도 정말 믿기지 않는지 자꾸 확인하고 싶어한다


“이 녀석 대단해. 너희들도 조심해”


리토가 그들에게 한마디 하자 그들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갔다. 우리는 그들이 조금 전까지 있었던 망루로 올라갔다.


망루 위에는 작은 징이 매달려 있었다. 우선은 괴물의 출현을 알리는 게 목적인 곳인 모양이었다. 한켠에는 화살과 창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 그곳에서는 게이트와 야영지까지 가는 길이 잘 보였다.


자리를 잡고 앉자 리토는 시선을 게이트에 고정시킨 채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루카가 좀 미움받는 축이지. 루카는 파에시 출신이거든”

“아 ”


“여기 사람들은 다 하람시에서 왔는데 파에시 출신을 생래적으로 싫어해. 파에시에서 헌터가 되겠다고 오면 이들의 괴롭힘을 먼저 감당해야 하는데 그걸 못 견디고 예전엔 많이들 그만뒀어. 물론 월등히 실력이 뛰어나면 되긴 해. 미움은 받지만 건드릴 수는 없으니까. 오래 전에 대장이 규칙을 정했어. 무조건 실력 우선으로. 그래서 나이나 출신을 떠나서 실력이 월등한 사람이 윗사람 대접을 받지. 뭐 윗사람이라고 해봐야 별것 없지만”


“그럼 너도?”


“음, 나도 윗사람 축에 든다고 해야겠지. 너만큼은 아니지만 여럿을 이기긴 했으니까”

“아 그런 거였군”


이제야 뭔가 좀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가장 어린 사람이 나이든 사람들을 대하는 그 이상한 모양새가 그런 거였다니.


“하지만 우리는 괴물을 잡기 위해서 여기 와 있는 거야 우리들끼리 싸우고 헐뜯는 건 좋지 않아”


“그렇겠지”


“누가 누굴 이겼다고 맘대로 부리거나 함부로 대해서도 안 되고”


“그래 알았어”


근데 넌 좀 특히 라일에게 함부로 하는 것 같던데? 난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리토의 부연 설명으로 이곳 현황이 대충 파악됐다. 현재 헌터 총 인원은 11명. 대장은 얼마 전에 잡은 괴물을 팔러 갔고 두명은 하람시로 양식을 사러 갔다고 한다. 양식은 정기적으로 한번씩 가까운 마을로 내려가서 사온다고 했다. 두명씩 교대로 괴물이 나오는 게이트를 지키고 여긴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비워두지 않는다고 한다. 지루한 일이기 때문에 텀을 짧게 해서 자주 바꿔준다고 한다. 두명은 숲 입구를 비정기적으로 한번씩 순찰하고 나머지들은 각자 휴식을 취하거나 훈련 또는 무기를 손질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헌터들의 일과라고 한다.


징소리가 울리면 어디 있든 무조건 무기를 들고 게이트 앞으로 집합해야 하는 것은 불문율. 이제 내가 옴으로서 헌터가 12명이 되었다고 했다. 열 두명의 헌터라.


“열 한명의 헌터보다 열 두명의 헌터가 더 그럴듯하지 않냐?”

리토는 소년다운 쾌활함을 담고 말했다. 그리고 말을 이어갔다.


“오래전에는 여기도 헌터들이 꽤 많았어. 근데 점점 괴물 수가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요즘엔 가뭄에 콩 나듯이 하다 보니 다들 생활이 힘들어져서 그만두고 돌아가 버렸지. 그래서 이것뿐야”


“괴물들의 수가 줄어들었다고?”


“그래 무슨 이윤지 한동안 정말 괴물이 출몰하지 않고 있거든. 우리는 괴물을 잡아야 돈을 벌 수가 있는데 말이지. 아주 옛날에는 괴물이 너무 많이 나와서 오히려 헌터들이 많이 죽거나 다쳐서 걱정이었던 때도 있었다고 하던데 이제는 생계를 걱정해야 할 판이니”


“근데 저 게이트는 막을 수 없는 거야? 저기서만 괴물이 나온다면 저기만 페쇄하면 되지 않나?”


“뭘 들은 거야? 괴물이 돈이 되니까 당연히 안 막지. 구매자들도 괴물이 줄어서 걱정하고 있을 걸. 그들은 헌터 수가 줄거나 말거나 다치든가 말든가 그런 건 신경도 안 써. 괴물을 얼마나 잡아 오느냐를 신경 쓰지. 지금은 아마 괴물이 줄어든 것이 더 걱정스러울 거야. 안 봐도 뻔하지”


괴물보다 가치 없는 헌터라. 괴물이 대체 무슨 돈이 된다는 건지 궁금했지만 리토의 말을 끊고 싶지 않아서 나중에 물어보자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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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가 더뎌서 죄송합니다. 18.04.14 514 0 -
9 제8화 모닥불가에서 18.05.02 156 0 8쪽
8 제 7화 헌터들의 밤 18.04.15 191 1 7쪽
7 제 6화 첫 징소리, 괴물 출현 18.04.12 178 1 7쪽
» 제 5화 헌터들이 사는 법 18.04.11 203 1 7쪽
5 제4화 신참, 실력 한번 볼까? 18.04.11 177 1 7쪽
4 제3화 정말 헌터냐? 18.04.10 228 2 7쪽
3 제 2화 바바돈으로 들어가다 18.04.09 213 2 7쪽
2 제1화 무너진 일상 18.04.09 244 2 8쪽
1 프롤로그 18.04.09 637 2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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