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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파수꾼의 서재입니다.

세상끝의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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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파수꾼
작품등록일 :
2018.04.09 10:30
최근연재일 :
2018.05.02 15:28
연재수 :
9 회
조회수 :
2,269
추천수 :
12
글자수 :
26,119

작성
18.04.09 10:45
조회
244
추천
2
글자
8쪽

제1화 무너진 일상

DUMMY

이제 거의 다 마스터했다. 봉, 단검, 창, 장검, 총, 격투기, 빠르기와 정확성을 매번 체크해볼 때 거의 99.9% 달성이다. 100%가 목표인데 늘 그놈의 0.1%가 모자란다. 뭐가 문제인지 혹시 그 프로그램이 원래 100%는 안 되게 만들어져 있는 것인지 알아보았지만 그건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뭣 때문일까.


체험관으로 들어가니 지니가 반겼다. 이 이름은 램프의 요정 지니에서 따온 이름이다. 목소리는 아버지의 취향에 맞춘 낭랑한 여성 목소리. 집안에선 거의 모든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니 이 이름이 딱이다.


[오늘 컨디션이 최상으로 나타납니다.]


“바로 맞췄어. 오늘은 장검으로 할게. 레벨은 알지?”


[알겠습니다. 최고 레벨 바로 구동합니다]


한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화면에 나타난 것은 어김없이 아버지의 얼굴.


“윽, 또. 제발 이건 너무 봐서 지겹다고. 정말 삭제가 안 돼?”


[특별히 프로그램마다 심어놓으신 아버님의 배려이십니다. 건너뛸 수도 빨리감기도 안 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알았어. 어서 재생시켜버려”


[네]


“사랑스런 아들, 아, 몇 번이나 말하지만 이런 것들은 가난뱅이들이나 써먹을 수 있는 것들인데 왜 시간 낭비를 하는 것이냐 너는 앞으로 중요한 직책을 맡아 수행해야 할 중요한 인재다. 정말 안타깝구나 이런 것에 힘과 시간을 낭비하다니. 명심해라. 너는 이 제국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이 참 많다는 것을. 이런 헌터들이나 하는 놀음을 ....”


하도 들어서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라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검을 휘휘 휘두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빨간 경광등이 점멸하며 집안 전체에 시끄러운 사이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지니 무슨 일이야?”


[한 무리의 특공대들이 집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침입을 시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뭐? 무슨 소리야 특공대라니”


[모르겠습니다. 아직 접근하지 않아 정보 파악이 어렵습니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가족들은 모두 외출중이어서 혼자 있었던 것이다.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체험실에서 나가기도 전에 창문이 깨지고 연막탄이 피어올랐다. 군화발이 두두두 집안으로 몰려들어 오는 소리가 들리고 어느 순간 정신을 잃었다. 마취선에 맞은 것 같았다. 그동안 연습한 그 화려한 전투 경험을 써볼 틈도 주지 않고 이게 무슨 일이람....


그들은 모두 아군이었다. 아버지의 휘하에 있는 존재들이었는데 갑자기 침투를 하다니, 너무나 놀라운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어안이 벙벙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공격에 미처 방어할 틈도 주지 않고. 우리 집을 호위하면 호위했지 절대 공격할 이유가 없는 그들이 대체 무슨 일일까, 정신을 잃기 전까지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여태껏 그런 일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지하 감옥에 있었다. 축축하고 기분 나쁜 오래된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런 곳이 존재한다고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 내가 이런 곳에 끌려올 이유도 모르겠다. 가족들은 어디 있으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답답한 마음뿐이었다.


그때 열쇠를 쩔그럭거리며 다가오는 발소리들. 철문이 열리고 들어선 사람은 아버지의 친구인 호세 박사였다.


“아 아저씨”

“그래, 레온”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저희 가족들은 어디 있나요?”

“레온, 내 말 잘 들어라. 나는 너를 탈출시켜 주려고 왔다”

“네? 무슨”


“너희 아버지가 반역죄로 체포되었다. 너희 집은 물론 가족들도 모두 무사하지 못하다.”


“아버지가 그럴 리가 없어요. 뭐가 잘못 된 거죠? 무슨 음모에 휘말린 거죠? 아버지는 늘 제국을 위해서를 입에 달고 사셨는데 반역이라니요”


“이해하기 힘들지. 나도 믿질 못하겠으니까 하지만 지금 일은 이렇게 벌어져 있고 난 너만은 살리고 싶구나. 가겠느냐?”


“제가 사라지면 저희 가족들이 무사하지 못한 것이 아닙니까? ”


“이미 처형이 결정되었다. 모두들”


“말도 안돼 무슨 재판도 없이 처형을. 대체 무슨 일인지도 모르는 가족들까지 그게 말이 되나요? 네?”


“레온.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시간이 없어. 널 빼내고 싶은데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 가겠느냐?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어서 미안하구나. 난 너희 가족들에게 일어난 불행이 정말 가슴 아프지만 나도 어쩔 수 없다. 내 힘이 미치는 일이 아니니”


멀리서 쇠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하면 되죠?”

“날 따라오너라. 저 간수와 함께 떠나면 된다. 나머지는 저 간수가 알아서 해줄 거다”


간수를 바라보니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나의 탈출은 시작되었다. 호세가 미리 손을 써둔 덕분인지 지하 감옥에서의 탈출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호세는 마지막으로 내게 약간의 돈과 아버지의 것이라는 손잡이에 독특한 문양이 새겨진 단검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간수와 나는 각자 오토봇을 타고 날아 올랐다. 나는 간수를 따라 오래 오래 날아갔다.


“어디로 갑니까?”

“...”


말이 없는 간수와의 길고 긴 여행은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였다. 100배 강화된 에너지바를 씹으며 잠도 제대로 못잔 채 사흘 밤낮을 오토봇을 타고 날아갔다. 끝없는 사막과 평원이 펼쳐졌다. 평생을 따뜻한 집에서 부족할 것 없이 살아온 내게 이런 준비 안 된 여행은 생전 처음 겪어보는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날이 춥지 않다는 점이었다. 스쳐가는 바람이 신선했다.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내 생애 처음 느껴보는 실제 바람이었다. 가상체험관에서 느끼는 바람과 비슷하지만 뭔가 살짝 다른 것. 가상과 실제의 차이는 미묘하지만 확실히 뭔가 달랐다. 도망자 신세가 되지 않았다면 느껴볼 수 없었을 바람의 감촉.


간수는 말이 별로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나는 궁금증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껴야 했다. 추격자들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간수의 서두름 속에서 막연하게 도망자의 불안감이 극대화되었다. 간수는 현명하게도 추격자들에게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모닥불조차 피우지 않았고 잠드는 시간이나 쉬는 시간도 짧게 줄였다. 겨우 잠들었나 싶으면 깨우고 좀 긴장을 풀어볼까 하면 가자는 식이었다. 나를 위해서 그러는 것일 테니 불평도 늘어놓을 수 없었다.


우리가 마침내 도착한 곳은 그 악명 높은 숲, 바바돈이었다.


바바돈. 그곳은 아무도 가지 않으며 아무도 가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


“뭐야 여기가 목적지였다고? 여기에 오려고 여태껏 날아온 거야?”

“앞으로 너는 여기서 살게 될 거다”


추격자들에게 잡힐지도 모른다는 공포감보다 더 큰 공포가 엄습해왔다.


“어, 어째서... 여기는”

“그렇다.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곳. 바바돈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렇기에 너에겐 가장 안전한 곳이기도 하지”


“하지만 여긴 괴물이 출몰하는 곳이잖아”

“헌터들의 사냥터이기도 하지”


“뭐? 헌터들이 여기 있다고? 그런 말은 못 들었는데”


“그건 소수만 아는 비밀이거든. 넌 앞으로 헌터로 살아가게 될 거다. 각오를 단단히 해두는 게 좋을 거야”


“내가 헌터라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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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 7화 헌터들의 밤 18.04.15 19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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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3화 정말 헌터냐? 18.04.10 228 2 7쪽
3 제 2화 바바돈으로 들어가다 18.04.09 213 2 7쪽
» 제1화 무너진 일상 18.04.09 245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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