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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파수꾼의 서재입니다.

세상끝의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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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파수꾼
작품등록일 :
2018.04.09 10:30
최근연재일 :
2018.05.02 15:28
연재수 :
9 회
조회수 :
2,265
추천수 :
12
글자수 :
26,119

작성
18.05.02 15:28
조회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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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8쪽

제8화 모닥불가에서

DUMMY

“게이트 주변에 횃불도 좀 더 밝혀야 되겠는데 그러려면.... 준비해야 될 게 많겠다. 하~”


리토는 말을 끝내고 한숨을 쉬었다.


“대장은 언제 오지?”

루카가 물었다.


“오실 때가 되긴 했는데 워낙 괴물이 출현을 안 했으니 맘놓고 늑장을 부릴지도 모르지. 대장도 오랜만의 외출이잖아”


리토도 자신 없는 듯 대답했다.


“그물도 다 찢어져서 고쳐야 하고 몇 개 더 만들어둬야 할 것 같아 줄이 더 필요해”

한 헌터가 말했다.


“구덩이도 좀더 깊게 파는 게 어때? 괴물이 너무 쉽게 기어오르는 것 같아. 그 쬐그만 녀석도 제법 빨리 밖으로 나왔어”


쟈크가 의견을 내놓았다. 라일이 열렬히 고개를 끄덕여댔다.


“그것도 생각을 좀”

리토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마을에 간 녀석들은 왜 안 와? 먹을 거라도 든든히 먹어야 힘이 나지. 잘 먹어야 뭘 해도 할 거 아냐? 멀건 국으로 뭔 힘이 나냐고”


루카다. 루카는 매사에 불평불만이 많은 모양이다.


“맞아. 힘없어”

“배고파”

“나도”

헌터들이 너도나도 한마디씩 한다.


“알아. 그래도 괴물 하나 잡았잖아. 기운들 내자고. 레온이 복덩인가 봐”


리토의 말이 끝나자 갑자기 모든 시선이 내게로 쏠렸다. 리토 녀석 은근히 영악한 것 같다. 화제를 돌리고 싶어서 일부러 날 연결지은 것이리라.


“신참이 왔는데 이래저래 바쁘다 보니 소개도 못했네. 오늘 온 신참은 레온이야. 파에시에서 왔다는군”


리토가 파에시,라고 말하자 헌터들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특히 루카는 눈에 띄게 표정이 굳어지고 눈가가 움찔거렸다.


“아까도 봤지만 실력이 우선이다는 대장의 원칙 잊지 않았지? 파에시건 하람시건 모두 힘을 합쳐야 돼. 더구나 레온 정도의 실력이면 우린 더 빨리 괴물을 해치울 수도 있어. 그럼 돈도 더 벌고 힘도 덜 들고 결국 우리한테 얼마나 좋은 일이야. 자, 오늘은 피곤할 테니 모두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해. 내일은 할 일이 참 많을 거야 각자 이름은 가르쳐주고 싶을 때 가르쳐주든지 하고 레온, 아무데나 빈자리 가서 누우면 돼. 그냥 불 옆에서 자도 상관없고 춥지도 않으니까 저건 별 의미 없어“


리토가 고갯짓으로 가리킨 너덜너덜한 텐트는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누가 보더라도 별 의미 없어 보이게 생겼다. 꼴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을.


헌터들이 각자 흩어진다. 난 어디로 가야 하지? 잠깐 멈칫거렸다. 헌터들은 너덜거리는 텐트들에 각자 찾아들어가고 있었다. 모닥불을 지키는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불도 지키고 불침번을 서는 사람인 모양이다. 턱수염 난 사내다. 일단 모닥불가로 가서 앉았다.


“잠이 안 와서요.”

“레온이라고 했나?”

“네”

“여기선 존댓말은 쓰지 않는다. 그냥 편하게 해라”

“그건 왜...”

“여기 규칙이다. 누가 나이가 많네 적네 그런 걸로 싸우지 말라는 거지. 나이가 많기로 따지면 내가 제일 많지만”


“아 그렇군요. 뭔가 어색해서, 오늘만 존댓말 쓰겠습니다.”


“그래 뭐 좋을대로. 나도 오랜만에 들으니 어색하긴 하네”

그러나 그는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 ”


“이런 식으론 밤에는 못 싸우는데 걱정이군. 이런 일은 없었는데 왜 이런 거지? 점점 상황이 안 좋아지기만 하는군. 헌터들도 많이 없는데”


“여기서 생활한지는 얼마나 되신 거예요?”

“나? 난 꽤 됐지. 한 5년 된 것 같은데 지금이 몇 년도지?”

“2099년입니다.”


“음, 벌써 그렇게 됐나? 여긴 시간 감각이 이상해져서. 그러면 꼭 5년째군. 94년도에 들어왔으니까 그때는 헌터를 서로 하겠다고 했는데 말이지.”


“그런 적도 있었어요?”


리토가 말해주었지만 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 처음 듣는 것인양 했다.


“그때는 돈벌이도 꽤 되고 한참 멋진 일이라고 인식되던 때였어. 헌터라고 하면 서로 애인하겠다고 여자들도 막 달려들고 하하하”


턱수염 사내는 옛날 일이 생각나는지 크게 웃어제꼈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모양이다.


“인기가 많으셨던가봐요”

“나? 그럼 내가 이래뵈도 하람시에서 알아주는 카사노바,까지는 아니지만 그 두 번째 정도는 됐지”


정말일지 아닐지는 그만 알겠지


“와 정말요? 근데 여자도 못 만나고 시커먼 남자들과 살아야 하는 이 숲 생활을 어떻게 견디세요?”


“그러니까 이게 그게 문제야 헌터라 하면 인기는 많은데 막상 여자를 만날 시간은 없다니까”


“결혼은, 가족들은요?”

“하람시에 가족들이 있어. 얼굴 못 본지도 꽤 됐네 다음번 시장 나갈 때 가서 봐야지. 우리는 그날만 손꼽아 기다리지 그나마 바깥 바람도 쐬고 간만에 술도 마실 수 있으니까”


“아 그렇군요.”

“넌 파에시 사람이라면 그건 별로 좋지 않겠군. 볼 사람이 없으니.”

“그렇죠. 뭐”

“루카 녀석도 파에시 출신이지. 근데 저 녀석은 여자 만나려고 시장은 꼬박꼬박 가지”


“저는 당분간 많이 양보하겠습니다.”


“뭐 그럴 필요까진 없어. 어차피 시장은 자주 가야 돼. 음식 저장도 오래 못하고 식량도 빨리 떨어지는 편이라 가고 싶지 않아도 가게 돼 있거든.”


“그런가요?”


“여긴 이일 저일 할 일이 꽤 많지. 시장 갔다 오는 것도 필요해 너무 숲에만 있으면 힘들어 그러니 양보 같은 건 하지마”


“네”


턱수염은 잠시 모닥불만 바라보았다. 나도 불을 지켜보았다. 진짜 불을 보는 것도 처음이다. 모든 것이 전기로 이뤄지는 폰시에선 가정집에서 진짜 불꽃이 사라진지 오래다. 어쩌다 한번씩 아주 드물게 화재 발생 뉴스가 나오긴 하지만 그것 역시 파에시나 하람시에서 나는 것으로 화면으로나 보던 광경이었을 뿐이었다.


실제 불꽃은 아름다웠다.


“피곤하지 않은가? 파에시라면 오래 걸려서 여기 왓을 텐데 나 때문에 굳이 이야기 상대해 줄 필욘 없어”


“꼭 그런 건 아니고 잠이 안 오네요. 점점 말똥말똥해지기만 하고”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럴테지 나도 첫밤엔 흥분돼서 잠이 잘 안 오더군. 우리 때는 거의 하루 걸러 한번씩 괴물들과 맞붙어야만 했으니까 그때는 헌터들도 많아서 좀 덜 힘들기도 했지만 또 죽는 헌터들도 있었어. 지금은 정말 뜸한 편이라 어쩌다 한번 괴물구경을 하는 거지만”


“네”


“아까 보니까 실력은 꽤 출중하던데 자만해서는 안 되네. 일단 괴물과 인간은 힘에서 너무 차이가 지니까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그 힘에 짓눌리게 돼. 멀리 내던져지고 밟히기라도 하면 뼈 한두군데 안 부서지는 게 다행일 정도니까. 나도 마을에선 꽤 알아주는 장사였는데, 한창 땐 술취한 사내도 간단히 들어서 던지고 그랬지 여기 와서 괴물하고 맞붙었을 땐 질질 끌려가더라고. 괴물은 일단 붙지 말고 멀리서 잘 상대하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아, 내일부턴 선생님이 될 거니까 오늘 미리 말해두는 거야”


“아닙니다. 저도 많이 배워야 하는걸요. 왜 리토가 그런 결정을 했는지 저도 당황스러워서”


“뭐 여긴 실력 우선이니까 우리들이 실력이 형편없기도 하고 나만 해도 힘은 세지만 막상 칼 휘두르는 거나 창날리기 같은 건 젬병이야. 칼이나 부러뜨리고 엉뚱한 데 가서 꽂히기 일쑤고”


턱수염 사내가 씨익 웃었다. 나도 따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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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가 더뎌서 죄송합니다. 18.04.14 513 0 -
» 제8화 모닥불가에서 18.05.02 156 0 8쪽
8 제 7화 헌터들의 밤 18.04.15 191 1 7쪽
7 제 6화 첫 징소리, 괴물 출현 18.04.12 178 1 7쪽
6 제 5화 헌터들이 사는 법 18.04.11 202 1 7쪽
5 제4화 신참, 실력 한번 볼까? 18.04.11 176 1 7쪽
4 제3화 정말 헌터냐? 18.04.10 227 2 7쪽
3 제 2화 바바돈으로 들어가다 18.04.09 213 2 7쪽
2 제1화 무너진 일상 18.04.09 244 2 8쪽
1 프롤로그 18.04.09 637 2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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