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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파수꾼의 서재입니다.

왕국순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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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파수꾼
작품등록일 :
2018.03.15 10:42
최근연재일 :
2018.12.05 07:14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417
추천수 :
1
글자수 :
39,078

작성
18.03.20 16:06
조회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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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5쪽

미모라 왕국(4)

DUMMY

소리 없이 불만이 쌓여 가던 어느 날 아침 미모라 왕의 피부에 좋다는 물품들을 잔뜩 싫은 화물선 한대가 오는 도중에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러나 왕은 어디로 갔는지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7시간 동안 대신들은 우왕좌왕 하며 궁내로 왕을 찾아다니느라 구조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명령을 내릴 수가 없었다. 어느새 미모라 왕국은 미모라왕의 명령이 아니면 그 누구도 감히 다른 명령을 내릴 수 없는 곳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구조도 받지 못하고 그대로 죽고 말았다.


7시간만에 나타난 미모라 왕은 배가 빠졌다는 말을 듣고 불같이 화를 냈다.


“아니 그러면 내 미백제는 어떻게 됐단 말입니까? 그토록 오래 기다렸는데.”

“그보다도 페하, 사람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모두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뭐가 문제였습니까?”

“그게 선장이 기다리라고만 해서 모두 배안에 있다가...”

“그럼 그 선장이 문제군요. 그 사람을 사형에 처하세요. 광장에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참형하세요. 그게 좋겠군요.”

“그게 그 선장이 미백제를 옮기느라 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그리 됐다고 하는데요. 그건 좀 너무 과한 형벌이 아닐지....”

“아 그래요? 그렇다면 미백제를 구한 겁니까?”

미모라 왕은 화색이 돌며 미소지었다.


“페하, 지금은 웃으시면 ....”

“아....”

그때서야 미모라 왕은 표정을 굳히고 말했다.


“그러면 선장을 이리 불러오세요. 대책을 논의해봅시다.”


결국 선장은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하고 하선 명령을 지체했다는 이유로 10년 동안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그런데도 백성들은 원성이 자자했다. 배에 미백제를 너무 많이 실어서 하중이 초과된 데다 구조도 제대로 하지 않고 시간만 끌다 사람들을 너무 많이 죽게 한 선장이 겨우 그 정도로 형을 받았다는 것에 분개했고 또한 구조하러 간 관선들도 구경만 했다는 것을 알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태에 대해서 왕에게 엄격한 처벌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조사를 해달라 제대로 책임을 물어달라, 그러나 왕은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저들을 눈에 안 보이게 하세요. 어디서 뭘 하든 자유지만 내 눈에 띄지 않게 하란 말입니다. 더하여 앞으로 그 어떤 상소나 신하들의 입에서도 새우선이라는 단어는 금지입니다.”


미모라 왕은 금지령을 선포하고 누구든 입에 올리는 자는 엄벌에 처하겠다고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항구에서 천막을 치고 울며불며 쪼그려 있을 때 미모라왕은 황금으로 점철된 우아한 실내에서 스파도 즐기고 운동을 하며 몸을 풀었다. 그 중에 맘에 드는 트레이너는 궁중 대신으로 임명하여 곁에 두었으니 왕의 파격적인 인사가 대신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리고 1년여가 흘렀다. 여전히 유가족들이 항구 주변을 떠돌며 거지처럼 살고 있다는 소식을 마지못해 전하자 미모라 왕은 이렇게 말한다.


“아직도 있습니까? 나쁜 사람들이네. 그만큼 먹고 살게 해줬으면 됐지 뭘 더 요구한다는 겁니까?”

“평생보장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대신이 덧붙였다.


“남은 자녀들의 미래도 보장해달라는 것 같습니다.”


대신들은 서로 눈짓을 해가며 너무 뻥치는 거 아니냐고 눈짓했다. 하지만 지금은 왕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유가족들은 꼭 '나쁜 사람'이 되어야만 했다.


“평생 보장이요? 우리한테 무슨 평생 회원권 맡겨놨답니까? 원..... 너무 하는군요. 그건 그러라고 두고 말이죠. 그나저나 사냥꾼의 말에게 먹일 당근은 공수해 왔습니까?”


“그건 아직 경황이 없어서...”

“아니 내가 말한 게 언젠데 아직까지 밍기적거리는 겁니까? 최고의 말을 데려다 비루먹은 말로 방치할 생각이란 말이요? 좋은나라 당근들은 얼마가 되도 좋으니 계속 끊이지 말고 들여주도록 해요. 우리 사냥꾼이 걱정이 큽니다.”


대신들은 미모라 왕이 도대체 왜 별볼일 없는 사냥꾼이 키우는 말을 그렇게 걱정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서둘러 당근 관련 일 처리에 여념이 없었다.


수입되는 당근은 일단 모두 궁중으로 들어와 선별 과정을 거친 후에야 다시 백성들에게 풀리다 보니 그 과정에서 썩기도 하고 질이 안 좋은 것들이 많이 유통되게 되었다. 그리하여 국내의 당근값이 치솟기 시작했다. 당근 수프를 주식으로 먹던 백성들은 이제 감자 수프만 먹어야 되는 형편이었지만 당근에 나쁜 균이 퍼지고 있어서 소독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왕궁의 말을 믿었다.


(5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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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미모라 왕국(5) 18.03.21 73 0 3쪽
» 미모라 왕국(4) +2 18.03.20 99 0 5쪽
8 미모라 왕국(3) 18.03.20 71 0 4쪽
7 미모라 왕국(2) 18.03.20 75 0 4쪽
6 미모라 왕국(1) 18.03.20 159 0 2쪽
5 제5화 순진왕자의 비애 +2 18.03.16 82 0 6쪽
4 제4화 짱데렐라 스캔들 18.03.15 76 0 7쪽
3 제3화 왓뜨와네트 전설 18.03.15 78 0 9쪽
2 제2화 저주 받은 왕좌 18.03.15 94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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