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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순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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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파수꾼
작품등록일 :
2018.03.15 10:42
최근연재일 :
2018.12.05 07:14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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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
글자수 :
39,078

작성
18.03.2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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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미모라 왕국(3)

DUMMY

미모라왕은 그럴수록 더욱 더 값비싼 옷과 장신구들을 끌어 모아 한껏 치장하고도 모자라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시술을 한다는 의사들까지 불러들이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백성들 사이에 얼마만에 누구는 중토에 몇 층짜리 건물을 세웠다 하고 누구는 갑자기 높은 자리에 앉아 떵떵거린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너도나도 왕궁 신하들에게 줄을 대기 위해 난리법석이 되었다.


대신들은 돌아가는 상황이 뭔가 이상한 것을 눈치챘지만 그다지 염려하지는 않았다. 아직 왕궁이 망한 것은 아니니, 또 얼마 전 바른말 하던 대신들이 쫒겨나는 것도 보았으니, 서로 마주보며 다 좋은 게 좋은 거다 웃으며 회의장을 나오기 일쑤였다.


이제 미모라 왕 주변에는 아첨하는 자들만 가득 차게 되었다.


- 페하는 아름다우십니다.

- 페하를 모시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페하께서 이 나라를 빛나게 하고 계십니다.

- 페하는 태양이십니다. 그 빛에 눈이 멀 것 같습니다.

- 페하를 보지 못하면 눈에 가시가 돋습니다.

- 페하 없는 인생은 의미 없는 인생입니다.


끝도 없는 말들이 이어진 이후에야 미모라 왕은 만족해하며 일어섰다. 대신들이 그때서야 현안들을 아뢰려 하면 찡그리면서 서면으로 보고하라고 일축하고 자리를 떠났다.


대신들은 날마다 쌓이는 현안들을 타이핑하기 위해 타이피스트들을 새로 고용해야 했다. 또한 몇 십장이나 되는 종이들을 싸들고 이리 저리 움직이는 신하가 필요해져서 힘 좋은 사내들을 고용하기도 했다.


그것에 관해 페하 덕분에 고용 창출이 배가되는 것 같다고 한 신하가 아뢰자 미모라 왕은 흡족해했다. 이에 또 다른 신하가 질세라 말했다.


“종이와 잉크 공장 사장도 좋아합니다. 매출이 늘어나고 있답니다.”


여기서 말을 않고 지나가면 눈밖에 나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한 신하는 궁리 끝에 말했다.


“종이들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를 더 지어야 될 것 같은데 그러러면 많은 인력이 필요합니다. 모두들 페하의 하회와 같은 은혜에 감사할 것입니다.”


“그래요? 그런 것 같군요.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니까요 그렇게 하도록 하세요.”


그러나 신하들은 속으로는 이 모든 일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논의 끝에 나온 결과지 한장이면 족할 것을 30센티나 쌓인 보고서가 웬 말인가 거기에 타이피스트며 운반원이며 창고라니... 모두 한심해 하면서도 입 밖에 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나저나 궁중 재정이 말이 아닌 터라 어떻게 해야 될지 그 해결책이 시급했다.


결국 이것도 왕에게 보고가 되었는데 미모라 왕은 간단히 말했다.


“영주들을 불러 모으세요. 영주들은 뒀다 뭐 합니까? 나라가 어려울 때 서로 돕고 사는 것이지 않습니까?”


불려 온 영주들은 서로 눈치만 보는데 왕은 가만히 앉아 있고 옆의 대신 하나가 말을 꺼냈다.


“금번 창고를 짓는데 필요한 경비가 어마어마하여 경들을 불렀습니다.”


영주들은 모두 생뚱맞게 굳이 없어도 되는 창고를 왜 짓는지 궁금했지만 지난번 한 영주가 백선공주를 찬미했다는 이유로 해외로 도망쳐야 할 정도로 압박을 받는 것을 본 터라 감히 아무도 뭐라 하지 못했다.


한 대신이 먼저 입을 뗐다.


“경들의 생각이 어떠시오?”


모두 대답이 없어 침묵만 잠시 이어지는데 미모라 왕이 짜증스런 한숨을 한번 내쉬자 가장 큰 지역의 영주가 먼저 말하였다.


“저희가 자금을 좀 모아보겠습니다.”

그리하여 다모아 재단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영주들은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백성들을 더욱 채찍질하기 시작했다. 세금을 더 걷고 더 많은 시간을 노동하도록 강요했다. 백성들은 조금씩 조금씩 지쳐가고 힘든 노동에 쓰러지기 일쑤였다. 게다가 좋다는 것이 모조리 왕궁으로 들어가다 보니 나라의 물품들이 귀해져 가면서 백성들은 식료품과 생필품 구하기도 어려워져갔다.


(4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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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미모라 왕국(4) +2 18.03.20 98 0 5쪽
» 미모라 왕국(3) 18.03.20 71 0 4쪽
7 미모라 왕국(2) 18.03.20 75 0 4쪽
6 미모라 왕국(1) 18.03.20 158 0 2쪽
5 제5화 순진왕자의 비애 +2 18.03.16 81 0 6쪽
4 제4화 짱데렐라 스캔들 18.03.15 76 0 7쪽
3 제3화 왓뜨와네트 전설 18.03.15 78 0 9쪽
2 제2화 저주 받은 왕좌 18.03.15 94 0 2쪽
1 제1화 왕이시여 제발! 18.03.15 248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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