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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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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10시50분 연재
작품등록일 :
2024.02.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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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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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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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글자
12쪽

오덕규 풀려나다

DUMMY

‘지은이 미얀마로 봉사활동 떠났다며?’


‘지은이는 언제 와?’


‘야 강태창 듣고 있냐?’


오선영이 뭔가 말을 했지만 강태창의 귓속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뭔가 가슴이 뭉클하고 가득차 있는 것 같았다.


‘뽀뽀를 당했다.’


‘푸하 오선영한테 뽀뽀를 당하다니.’


왼쪽 볼떼기가 부러워 미칠것 같았다.

그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오선영의 입술이 닿았었다니.

이왕이면 입술이면 더 좋았을 테지만··· 뽀뽀가 어딘가?

아니 뽀뽀라니 촌스럽게 볼 키스라고 하자. 그래 이것도 키스다.

아이스크림을 먹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오선영의 입에서 바닐라와 초컬릿 냄새가 은은하게 풍겨나오던 그 순간이 너무나 아늑하게 느껴졌다.


좋아하는 사람한테 볼키스를 받는게 이렇게 행복한 일인지 몰랐었다.

엄마나 아빠에게 느꼈던 것과는 다른 감정이었다.

정신이 아찔해지고 귀가 윙윙거리지만 세상 모든 걸 다 가진것 같은 기분.

가슴이 벅차 오르는 느낌.


“야 강태창! 정신차려!”


오선영이 버럭 소리를 지르고서야 강태창의 정신이 돌아왔다.


“어떻게 할래?”


“뭘?”


“말했잖아! SNS 메신저로 회신이 왔다고.”


“그게 뭔데?”


태창의 정신이 아득히 안드로메다를 헤맬동안 오선영이 무슨 말인가를 했을텐데 알아듣지 못한 상태였다.


“그 조폭 두목들··· 메신저로 연락이 왔다. 우리 말대로 따르겠대, 그리고 새나라파가 정리되어 흑막회 손으로 넘어갔댄다.”


“뭐? 정말?”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UN 조직범죄조사국 요원으로 변장해 조폭두목을 모이라고 한 것 그리고 그때 던진 미끼가 중국 ‘흑막회’가 광택시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었지. 연기를 너무 잘해서 인가? 아니면 새나라파가 ‘흑막회’로 접수되었기 때문인가? 조폭두목들이 오선영이 한 제안대로 따르겠다는 메세지를 보내온 것이다.


“그래서 어쩌겠다는 거지?”


“광택시 조폭들이 날 잡아서 흑막회놈들을 치겠다는 거지.”


오선영이 계획한대로 된 것이다.


“그래서 넌 어떻게 하려고?”


“뭘 어떻게 해? 나쁜 놈들끼리 치고 받으면서 서로 망하는 거지. 우린 오덕규를 구해냈으니 된 거고.”


본래 목적이 오덕규를 조폭의 손에서 구해내는 것이었으니 목적을 달성한 셈이었다.


“너 그 SNS 아이디랑 비밀번호 나한테 넘겨줄수 있어?”


강태창의 말에 오선영이 강태창을 빤히 바라본다.


“너 또 무슨 생각하는 건데?”


“줄수 있어 없어?”


“그야 뭐 임시로 만든거니까 주는건 어렵지 않은데··· 니가 그걸로 무슨 짓할지 걱정되는거지.”


강태창이 어금니를 보일만큼 씩 웃었다.


“저번에 기억나? 우리 중학교때··· 조폭끼리 전쟁 터진거.”


“아아··· 그때 정말 무서웠지.”


그러니까 4년전쯤 전국구였던 일도파가 광택시에서 본격적으로 사세를 넓혀갈때쯤 광택시 전역이 아수라장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조폭들이 싸우면서 밤은 물론이고 낮에도 패싸움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최병태에 말에 의하면 일도파에 의해 광택시 작은 조직 두 개가 날아갔었다고 했는데 그 바람에 광택시 시민들은 밤에 외출도 조심해야 할 정도였다.

경찰들의 대대적인 단속이 있은 후, 한참 지나서야 그런 상황이 정리 되었지만. 실상은 작은 조직 두개가 해체되고 일도파가 자리잡았기에 싸움이 멈춘 거였다.


“생각해봐! 이번 일로 광택시 조폭조직이 붕괴되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전국적으로 조폭조직이 사라진다면 몰라도 광택시 조폭이 붕괴되면 마치 빈 수조에 물이 흘러들듯 새로운 조폭들이 이권을 챙기려 광택시에 몰려오게 될 것이고 그러면 또 4년전과 같은 아수라장이 펼쳐질 터였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광택시 시민들에게 갈테고.


“조폭들 밥그릇까지 신경써줘야 하니? 난 거기까진 신경 안써, 덕규 구해내면 된거지.”


오선영은 여기서 손을 떼겠단다.

하지만 태창은 생각이 달랐다.

조폭 두목들이 의지하는 UN 조직범죄수사국, 바꿔서 말하면 조폭들을 길들일수 있다는 말과 같으니까. 이런 흥미진진하고 재밌는 기회를 그냥 놓칠수는 없지.

오선영이 조폭두목들 앞에서 한 말처럼 조폭 놈들은 그놈들이 그놈들이라 그저 적당히 선넘지 않고 알아서 몸 사리고 살아가면 되는 거니까.


“아무튼 내일 전화할테니 튀어 나와!”


오선영이 그렇게 말하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태창도 오선영을 따라 일어섰다.

오선영이 걸어가다 태창을 돌아보며 씽긋 웃었다.

태창도 오선영을 바라보며 활짝 웃었다.


그동안 사람들 모르게 고생해며 했던 일들이 하나 하나 보상받은 기분이었다.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는 거구나.

남 몰래 한 선행들이 눈덩이처럼 구르고 굴러 좋은 결과가 되고 세상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구나. 깊은 깨달음 이었다.


‘그래··· 세상을 살만한 곳으로 바꿔주겠어.’


그동안 개인적인 욕망과 목표에만 집중했었는데 큰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았다.

오선영과 사귀는게 유일한 꿈이었던 평범한 고딩이었는데 이제 주위 사람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행복을 챙겨주게 되었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거대한 톱니바퀴를 목격한 것 같았다.




***




만신법사가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자백하는 바람에 계획했던 스케줄이 바뀌었다.

덕분에 태창은 새벽부터 일어나 달리고 복싱체육관에 가서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

뭐 만신법사가 늦게 자백해도 운동을 거를 생각은 없었지만 그랬다면 보다 빡센 일정이 되었을 것이다. 밤 1시와 2시 사이에 깨서 움직여야 했을 테니.


며칠 꾸준히 나온다 했더니 이상철과 고정규는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이 없으면 박정팔 관장이 태창을 1대1로 지도해줬고 태창은 오히려 그 시간이 좋았다. 비약적으로 복싱 스킬을 늘릴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으니까.


원투를 배우고 스트레이트를 배우고 양손 훅과 어퍼컷을 배우고 위빙과 더킹같은 방어기술을 배운다. 보통 복싱에 입문에 몇달 몇년에 걸쳐 배울걸 몇주만에 배우고 있는 것이다.


“항상 힘을 빼, 복싱은 큰거 한방 때리는 경기가 아니야. 빤치를 맞추면 뭐해? 상대방 빤치를 맞으면 도루묵 되는 거야. 짧게 빠르게 치고 빠지는게 목표야 쳐봐!”


스파링미트를 직접 쥐고서 태창을 직접 지도해 준다.

박정팔 과장의 ‘빤치’라는 발음은 묘하게 중독성도 있었다.


[파팡 파파팡 파방, 부웅 부웅 파파팡 부웅 부웅]


원투를 치고 훅을 친다음 위빙으로 피하고 좌우 훅 연타후 더킹으로 미트를 피한다.

태창도 신나게 운동했지만 박정팔 관장도 태창 못지 않게 흥분한 상태였다.


박정팔은 눈앞의 태창이 너무나 신기했다.

스파링 미트에 ‘빡빡’ 꽂히는 주먹은 2주도 안된 아마추어의 주먹이 아니다.

게다가 체력은 거의 끝이 어딜지 모를만큼 스테미너는 타고 났지.


힘과 균형감, 순발력과 틈을 보는 예리한 눈에 빠른 스피드와 발, 게다가 성실함까지.

30분 가까이 미트를 치면서 지치지도 않는다.

반면 박정팔은 온 몸이 땀 투성이가 되었다.


이런 놈이 좀 더 일찍 왔었어야 했는데.


“너 제대로 한번 복싱 해볼래? 너라면··· 세계 챔피언 벨트 따올수 있다.”


진지하게 한 말이었다.

오랫만에 굳어 있던 자신의 심장을 뛰게 만들어줄 인재가 나타났으니.


“죄송합니다. 전 그냥 취미로만 하고 싶어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강태창은 괜히 미안해 했다.

그만큼 박정팔 관장이 진심으로 열심히 가르쳐주고 있다는걸 알고 있으니까.


“그럼 저건 어떠냐?”


박정팔이 뒤에 걸려 있는 조잡한 포스터를 가리킨다.


[광택시 복싱클럽 친선대회]


한번 해보면 마음이 바뀔수도 있겠지.


“저게 뭔데요?”


“별거 아냐! 광택시에 있는 복싱 체육관들끼리 친선전을 하는 거지. 웰터급 자리가 하나 비는데 해볼래?”


낚시인줄 뻔히 알지만 강태창은 그냥 거절할 순 없었다.

이렇게 열심히 가르쳐 주시는데

날짜를 보니 다음주 토요일이었다. 게다가 시간은 저녁 7시.


“부담갖지 마! 그냥 기량이 어떤지 서로 가볍게 부딪쳐 보는 거니까.”


그 결과에 따라 체육관 흥망과 신입관원 입회수가 결정될만큼 중요하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그래요? 그럼 해보죠 뭐.”


태창이 웃으며 고갤 끄덕인다.


‘잡았어!’


박정팔의 자신도 모르게 오른손을 불끈 움켜쥐고 들어오린 상태였다.

그걸 보며 강태창이 피식 웃었다.




***




햇살이 눈부시고 하늘이 너무나도 파랬다.

짐이랄 것도 없는데 가방을 들고 나온 오덕규가 걸음을 옮길때였다.


“오덕규 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두 명의 남자가 자동차앞에 서 있었다.

눈이 부셔 손으로 차양을 만들고서야 그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청담식품 오달석 사장, 그리고 자신의 변호를 맡았던 진경세 변호사.


“죄송했습니다 사장님.”


자신을 믿어주고 귀한 일거리를 준 오달석을 보며 오덕규가 고개를 꾸벅 숙인다.


“됐네 됐어! 잊어 버려!”


오달석이 비닐에 든 두부를 꺼내와 오덕규 앞에 내민다.


“우리 공장에서 만든 거야. 먹어봐!”


갑자기 눈물이 찔끔 나오려고 한다.

오덕규는 곰처럼 두부에 머리를 박고 삼키듯 먹었다.


‘사, 사람인가?’


정작 두부를 권한 오달석이 놀랄 정도로 두부 한모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자 이제 정신차리고 열심히 살아! 다신 그런짓 하지 말고. 할 일이 많으니까 당장 내일부터 나와서 두배로 일해야 해!”


“네.”


착한 곰처럼 오덕규가 대답한다.


“가시죠 덕규씨! 덕규씨 친구 선영이와 태창군도 오겠다는걸 제가 막았어요.”


진경세 변호사가 차 문을 열면서 말한다.


“그래··· 가서 할머니랑 동생 봐야지. 그럼 우린 내일 보자고.”


[팡! 팡!]


오달석이 오덕규의 등을 두번 두드리고선 자신의 차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진경세 변호사가 열어준 조수석으로 오덕규가 올라타자 차가 조수석쪽으로 기울었다.


‘이거 쇼바 다 나가겠는데···’


진경세가 운전석으로 올라탔지만 조수석쪽으로 조금 기울어있는 무게 중심은 큰 변화가 없었다. 오덕규의 얼굴을 보니 살이 좀 더 오른거 같기도 하고. 강태창의 삼촌 강두식이 힘을 써서 오덕규를 특별히 잘 챙겨준거는 알지만 얼마나 잘 먹었길래.


“낯설죠?”


차를 출발시키면서 진경세가 물었다.


“네··· 좀 그렇네요.”


“원래 그래요. 그래서 이런데 오면 안되는 겁니다. 평범한 사람이 사는 곳과는 다른 세상이니까요.”


“······”


가만히 있던 오덕규가 입을 열었다.


“아 변호사님 감사드려요. 이렇게 힘써주셔서.”


“전 한거 없어요. 유대관 검사가 알아서 한 일입니다.”


“유대관 검사가요? 왜요?”


그 무표정한 얼굴에 날카로운 눈빛의 검사 얼굴이 떠올랐다.

덩치가 큰건 아니었지만 그렇게 무서운 눈빛을 가진 사람은 처음 보았었다.

없는 죄도 만들어서 죽일것 같았던 그 검사가 왜?


“나도 모르죠. 희한하게 그 도베르만이··· 아 유대관 검사 별명이 도베르만 이거든요. 그 사람이 강태창씨와 오덕규씨 한테는 과할만큼 배려를 해 주더라고요.”


고등학생인데도 이름뒤에 ‘씨’라고 붙여주는 진경세 변호사가 남다르게 느껴졌다.

징글징글한 가난을 겪으며 이세상에 우연이라는게 없다고 믿는 오덕규였다.

오덕규가 갸우뚱 고개를 젓자.


“선영이랑 태창군이랑 덕규씨 위해서 많이 노력했어요. 부럽더라고요. 좋은 친구를 두고 있어서.”


“친구요?”


친구였던가? 어릴적엔 친했지만 오랜 세월동안 외면받아오지 않았던가?


“네 친구요. 지켜보면서 친구란 그런게 아닌가 생각들더라고요. 정작 필요할때 달려와 알던 모르던 함께 애써주는 사람.”


“그랬군요.”


강태창의 삼촌 강두식을 통해 강태창이 준게 뻔한 돈을 받았을때 고맙다는 생각보다 살았다는 안도감이 더 컸다. 그리고 너무나도 창피 했었다.


“이제 다 잊고 그냥 열심히 살아요. 아 그리고 기쁜 소식 있습니다. 할머니 일어서셨어요.”


“네?”


“목발을 짚긴 하시지만 일어서실수 있으세요. 이제.”


“아아아.”


뭔가 마음 깊은 곳에서 한번도 제대로 가져보지 못한 ‘희망’이라는게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열심히 노력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 말이다.


“자 할머니랑 동생 만나러 가야죠.”


진경세 변호사의 말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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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세이프 룸 +1 24.05.07 1,173 3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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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자선 경매 +1 24.05.03 1,368 33 13쪽
82 누구세요? 24.05.02 1,374 29 13쪽
81 미국 NSSA의 요청 +2 24.05.01 1,409 3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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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늑대 무리와 두 마리 범 +4 24.04.28 1,428 36 13쪽
77 혈투 24.04.27 1,470 36 12쪽
76 친선전이 아니네 +1 24.04.26 1,454 40 13쪽
75 뼝아리 잡는 여우 24.04.25 1,479 33 13쪽
74 중 2병은 불치병 24.04.24 1,521 35 12쪽
73 대가 없는 도움 24.04.23 1,555 32 12쪽
72 기다리던 사람들 24.04.22 1,594 39 12쪽
71 조폭 대연합 24.04.21 1,609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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