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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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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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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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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거짓말이 어려운 사람

DUMMY

다섯명의 생명을 살렸지만 아직 다섯명을 더 살려야 한다.

그래야 이 ‘숨겨진 영혼의 파편’이 뭔지 확인할 수 있다.

아무리 신경쓰지 않으려고 해도 의식되는걸 어떻게 해?


문제는 이번에 다섯명이 단체로 자살을 시도하다가 실패로 돌아가자 경찰들이 면밀한 수사에 들어갔고 소위 ‘자살방’이라고 불리는 카페들의 씨가 말랐다는 것.

일단은 좋은 일이다. 혼자서는 감히 시도하지 못해도 여럿이 뭉치면 가능한게 군중심리니까. 덕분에 강태창은 다섯명을 더 살려야 하는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뉴스에선 집단자살을 막은 미스테리의 인물이라며 강태창의 뒷모습이 찍혀있는 CCTV 사진이 노출되긴 했지만 그건 귀신 강지은이 봐도 누군지 모를 정도였다.


이능력을 사용해 사람을 다섯명이나 살렸다고 레벨도 하나 더 높아져 22레벨이 되기는 했는데 지금 중요한건 레벨업보다 ‘숨겨진 영혼의 파편’이라는게 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마치 너무나 포장이 잘되어있는 선물 상자를 보고 있는 기분? 뜯어서 내용물을 확인하고 싶은데 단단한 매듭에 묶여 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거 어떻게 해서든 다섯명을 더 살려야 하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다섯명의 귀중한 목숨을 살리는 것보다 ‘숨겨진 영혼의 파편’이 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한강을 가 봐?”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비효율이다.

스무개가 넘는 다리, 어디서 언제 누가 뛰어내릴줄 알고?

게다가 한강에는 119 수상구조대가 있지 않던가?


뛰기전까지는 누가 자살기도자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물에 빠진걸 건져내 인공호홉하고 있는 119 수상구조대원에게서 죽어가는 사람을 빼앗을 수도 없는 일이고.


교통사고가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무작정 거리를 쏘다닐수도 없고.


“그래도 이렇게 있을순 없어! 어떻게든 뭔짓을 하던지··· 다섯명을 구해내야 해!”


강태창은 옷을 챙겨입고 집 밖으로 나선다.

제발 누군가 강태창앞에서 생명이 위험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불순한 기대를 하면서.




***




“얼마?”


“다섯장 드리겠습니다.”


“호오!”


신가혁이 웬일이냐는 눈빛으로 도상목을 바라보고있다.

신가혁이 알고 있던 그 도상목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의외군. 그렇게 부하들을 아끼는 사람인줄 몰랐어.”


도상목이 침을 꼴깍 삼키더니 신가혁과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뒤통수 치지 말고 지금 솔직히 말해! 다른 이유가 있다는게 알려지면 그땐 정말 목을 꺾어버릴테니까.”


도상목같이 돈 밝히는 인간이 자신의 부하를 구해달라고 5억이나 태울리는 없지 않은가?


“그게··· 솔직히 말하자면···”


도상목이 뜸을 들이더니.


“도쿄에서 날아온 야쿠자 둘이 껴 있습니다. 그들이 죽으면 저도 죽은 목숨이라서.”


“야쿠자?”


신가혁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야쿠자가 왜?”


신가혁의 질문에도 도상목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뜸을 들이자.


“그냥 못 들은걸로 하지. 다른데 알아봐!”


신가혁이 일어서려 하자.


“아, 아닙니다. 아닙니다.”


도상목이 재빨리 신가혁을 말린다.


“우리 신속금융이 야쿠자와 손을 잡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신사업? 뭘?”


“마약이요.”


“풋!”


신가혁이 비웃음을 뱉어내더니.


“일본과 마약 거래 하는건 부산쪽이지··· 무슨 목포에서 마약 루트를 만든다고··· 나랑 장난하는 건가?”


“다들 그렇게 생각하죠. 경찰도 검찰도 마약수사팀도, 해양경찰까지도··· 그러기에 목포가 적당한 겁니다. 크고작은 배가 수시로 드나들고 수많은 무인도가 흩어져 있지요. 거기서 조금만 더 나가면 공해상이고.”


그런 일급정보를 막 알려줘도 되는 건가?


“내가 그걸 경찰에 떠들면 어떻게 하려고?”


“상관없습니다. 애들만 구해올수 있으면··· 이미 마약 유통망 구축은 튼 셈이니까요. ”


잠시 신가혁이 도상목을 노려보고 있다.

아무래도 수상하다.


“누가 움직인건지도 알고 행방불명된 네 명이 어디에 있는지도 대강 알고 있고 직접 움직여도 될텐데··· 왜 나한테 맡기려는 거지.”


“그건···”


잠시 망설이더니 또다시 도상목이 입을 연다.


“가와구치 구미··· 놈들이 배후에 있습니다. 우리가 이번에 손을 잡으려고 한 신흥 야쿠자 주우니키게츠를 견제하려고 와 있다고 합니다.”


“신흥 조직 이름이 뭐라고?”


“주우니키게츠라고 관서에서 떠오르는 제일교포 3세들을 주축으로 한 조직이죠. 기존 야쿠자들과는 다른 과격한 신흥 야쿠자들입니다.”


“주우니키게츠?”


신가혁의 눈이 와락 일그러진다.


‘이새끼들은 뭐지?’


아무리 제패니메이션의 천국이라지만 사람 목숨이 달린 조직이름을 만화에서 따오다니.


“맞습니다. 그거··· 대부분이 20대고 오야봉은 30대죠.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물불을 가리지 않거든요. 이걸 해결하지 못하면 놈들이 우릴 죽일겁니다.”


신가혁은 잠시 생각을 정리한다.

일본인 야쿠자 두 명, 신속금융 조직원 두 명, 도합 네 명의 목숨을 구하는 일이다.

그런데 야쿠자도 껴 있고 구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신가혁과 도상목은 몰랐겠지만 그들이 있는 바로 옆방에선 강태창이 도청으로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길거리에 나섰다가 함께 걷고 있던 신가혁과 도상목을 발견한 강태창이 뭔가 수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걸 감지하고 따라 들어왔던 것이다.


‘거절해 신가혁! 거절하라고!’


다섯명이 아닌게 아깝긴하지만 네 명이다.

신가혁이 거절하면 UN 국제범죄수사국 이름으로 이건을 가져오면 된다.


‘이번엔 도와주지만 나쁜짓하면 안돼!’


그렇게 처리하면 되는 일 아닌가?

머리속에 시나리오가 그려졌다.


“하실거면 서둘러 주십시오. 야마구치 구미 놈들이 내일 아침 9시까지 주우니케게츠 쪽으로 5억엔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주우니케게츠에는 그만한 돈이 없고요. 내일 아침 9시면··· 그들을 죽일 겁니다.”


“쪽바리야 죽던지 말던지···”


“일본애들을 죽일때 우리 신속금융쪽 애들도 같이 죽이겠죠.”


“흐음.”


신가혁이 신음을 흘리더니 다시 입을 연다.


“우리 증조할아버지가 독립군이었거든. 우리나라 땅에서 쪽바리들이 설치는걸 두고볼순 없지.”


“그럼 맡아주시는 겁니까?”


“단! 한가지 확인할게 있다. 확인한 후에 연락하지.”


“넵! 전화주시면 곧바로 운전기사를 신사장님께 보내겠습니다. 그 친구가 인질들이 있을거라 예상되는 장소로 안내해 줄겁니다.”


“그러지. 내가 전화하면 돈은 곧바로 입금하도록.”


아무래도 거래가 마무리 된 것 같았다.


‘이런 제길···’


강태창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UN 국제범죄수사국 요원으로 움직일 기회를 놓친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일 아침 9시 전까지 일을 해결해야 한다면 빠듯할 수도 있었다.

국제범죄수사국에서 도상목에게 메세지를 보내도 도상목이 안 읽을수도 있고.

어쩌면 신가혁이 움직이는게 나을지도 모르지. 게다가 신가혁이 말한 ‘확인할게 있다’고 한 것이 무엇인지 알것 같았기 때문이다.


옆방에서 두 사람이 나가는걸 확인한 강태창이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




한번 뱉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말한대로 해야 하는 성미.

그건 특수부대에 들어가기 전부터 그런 성격이었다.

괜히 잔머리 쓰고 뒤에서 수작질 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 싫어한다.

그래서 지금 신가혁은 배도권과 최창을 앞에 두고 앉아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네가 그 일을 맡기로 했다고?”


“그렇소.”


배도권의 말에 신가혁이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아니 뭐 어떻습니까? 애들도 다 알바뛰고 있잖아요. 일단 사람 목숨은 구해야죠.”


최창은 신가혁 편을 들었지만 배도권의 얼굴이 굳어있었다.


“아니 이 친구가 말해준게 어딥니까? 말 안하고 했을수도 있는데 말해준건 우리 동의를 받고 움직이겠다는 뜻이잖아요.”


맞는 말이었다.

자유로운 영혼, 자기방식대로 살아가던 신가혁이 자신이 의뢰받은 일을 해도 되냐고 묻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과거의 신가혁에 비하면 비약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야. 우린 국가를 위해 헌신해야 할 조직이네.”


배도권이 신가혁 편을 들고 있는 최창을 노려본다.


“너무 그렇게 딱딱하게 하지 말자고요. 이참에 해룡이도 보내서 테스트 한다고 생각하면 될거 아닙니까? 사람이 죽게 생겼는데···”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이제 한국 NSSA는 정부와 전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지 않던가? 사사로운 일에 끼어들순 없는 일이다.


“내가 안된다고 하면 안할 건가?”


배도권이 신가혁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게 먼저 궁금했다.


“아마도···”


신가혁의 태도는 여전히 여유로웠다.

독립군 활동하다 일본놈들에게 붙잡혀 돌아가신 증조 할아버지 유지를 받들지 못하는건 안타깝지만. 배도권이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지. 오랫동안 특수부대에서 활동하며 상명하복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면 안하는게 낫겠···”


[덜컹!]


문이 열리고 강태창이 뛰어들어온다.


“그거 해야죠! 왜 안합니까?”


“강태창군··· 이건 조직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일세.”


“문제고 나발이고 사람 죽게 생겼는데··· 가만 있자고요? 가서 아작을 내고 인질들을 구하고 야쿠자 놈들에게 또 설치면 죽인다고 엄포를 놓아야죠. 그 사실이 알려진다고 해서 뭐 잘못될거 있어요?”


맞는 말이었다. 설령 알려진다고 해서 NSSA에 피해가 있을것 같지는 않고.

하지만 무슨 해결사도 아니고 돈 받고서 사건을 맡아?

잘못하면 NSSA가 돈받고 일하는 너저분한 조직으로 보일수도 있고.


“거 피곤하게 생각하지 말자고요. 태창이 말이 맞죠. 사람 생명은 구해야지. 그리고 해룡이도 그렇고 신가혁 이 친구도 실전 테스트를 해봐야 할 것 아닙니까? 어디서 트레이닝 해요? 아주 좋은 기회구만. 돈 주고도 못할 훈련을 돈받고 하게 되었는데 탱큐지!”


최창까지 강태창을 거들며 나서자 배도권이 잠시 망설이더니.


“좋아! 그래 훈련은 필요하지. 그럼 신가혁 자네와! 이해룡 두 사람이 가는 걸로 하지!”


“안돼요!”


강태창이 황급히 나섰다.


“하자며? 왜 안된다는 거야?”


최창이 묻자.


“저도 가야 합니다. 제 절친한 친구의 사촌형이 붙잡혀 있거든요.”


최병태의 사촌형이 신속금융파에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긴급한 순간 그 사실이 떠올라 팔아먹은 것이다.

뭐 절친하진 않지만 최병태는 절친해지고 싶어하는거 같으니 절친한 걸로 하지 뭐.


“그, 그래?”


배도권이 어떠냐는듯 신가혁을 바라보자 신가혁이 기괴한 얼굴로 웃고 있다.


“괜찮습니다. 후후후.”


이 새끼는 왜 또 그렇게 이상하게 웃는데?

목포에 가서 야쿠자들을 쓸어버리는 김에 강태창도 함께 묻고 올것 같은 눈빛은 뭐냐고?


“그럼 곧바로 도사장에게 전화하겠습니다.”


신가혁이 핸드폰을 꺼내들고 전화를 건다.


“이곳으로 오게 하지는 말게. 여긴 모양새가 좀 그래도 우리 비밀아지트거든.”


최창이 말하는 순간 강태창도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뚜르르르 뚜르르르. 딸칵!]


“엄마! 저 지금 최병태라고 우리반 친구네 집인데요 내일 토요일이 잖아요. 네! 다른 애들도 두명 더 있어요. 애들이 게임하고 놀자는데··· 여기서 자고 가도 돼요? 아니요. 최병태 부모님은 여행가셨나 봐요? 에이··· 술 안 먹어요. 이번에 새로나온 게임 있어요. 네··· 네··· 아빠한테 잘 말해주세요. 사랑해요 엄마!”


전화를 끊고서.


“휴우우우···”


한숨을 뱉어낸다.

칼과 도끼를 든 조폭들과 싸우고 국제테러리스트들이 기관총을 난사하고 피가 튀고 뼈가 잘리는 전투를 치뤘지만.

아직도 엄마 김성옥한테 거짓말하는게 제일 어려운 강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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