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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바인™
그림/삽화
아침10시50분 연재
작품등록일 :
2024.02.14 08:30
최근연재일 :
2024.06.1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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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7,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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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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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글자
12쪽

4년전 기억

DUMMY

이렇게 통풍창을 크게 만든 이유를 알것만 같았다.

건물 전체에 향냄새 비슷한 매쾌한 연기가 가득 퍼져 있었다.


태창은 고양이처럼 조심스럽게 통풍창을 기어갔다.

아무래도 그 만신법사인가 하는 사람이 누군가를 만난다면 4층에서 만날것 같지는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에 귀빈을 4층까지 계단 올라오라고 할 것 같지는 않았으니까.


[이쪽에서 잠시 기다리십시오. 법사님 곧 나오실 겁니다.]


도청으로 들려오는 목소리도 좀 전에 차에서 내린 사람이 1층 쪽으로 안내되는 듯 했으니까.


냄새때문에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향을 피우는 것 같은데···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들면서 사람을 흥분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이 새끼들 무슨 약을 쓰나?’


태창은 정신을 집중한 상태로 조심스럽게 통풍구를 기어갔다.

몸에 쇠붙이가 없어서 먼지는 좀 뒤집어 쓸지 몰라도 금속이 마찰되는 소리는 나지 않았다.

잠시후, 커다란 홀 같은 곳이 나타났고 태창은 뚫린 구멍을 통해 아래를 내려다 볼수 있었다. 인터넷에서 나왔던 십자가와, 성모마리아상과, 부처상, 천녀들과 아이들 그리고 도사들에 관우상까지 온갖 잡다한 상징물과 떡과 과일, 위스키에 돼지 머리까지 배열된 제단.

그리고 양쪽 화로에서 피어오르는 향.


그 밑에 긴 흰 머리에 하얀 수염, 그리고 흰 한복을 입은 남자가 잡다한 물건이 쌓인 탁자앞에 정좌해 있고 5미터쯤 떨어진 곳에 앉으라는듯 방석이 두개 깔려 있다.


태창은 만신법사라는 사람과 그곳의 모든 것을 눈에 담아두듯 꼼꼼히 살핀다.

만신법사는 60대? 70대?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었던 건 흰 머리와 흰 수염만 봐서는 노인이 분명한데 얼굴은 40대 정도로 매끈해 보였기 때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양복을 입은 말쑥한 중년인이 홀에 들어서자.


“앉으세요.”


만신법사가 준엄한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눈을 떴다.

중년인이 앉자 만신법사가 다시 눈을 지그시 감는다.

자리에 앉은 중년인은 어쩔줄을 몰라 두리번 거리더니.


“제, 제가 온건 미리 전달해 드렸던 것처럼···”


“8월 15일···”


“네?”


“계약일을 8월 15일로 하시라고···”


“왜··· 그날이···”


“횡액이 빗겨가고 막혔던 기운이 잠시 형통하는 때니까.”


“아아아···”


그제야 중년인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하지만 만신법사는 다시 눈을 지그시 감고··· 뭐라고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삼라만상··· 천기운행··· 만세부복··· 이행타심···”


뭔 개 소리야?

태창 만큼이나 중년인도 만신법사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뜬금없다는듯 당황한 듯 보였다.

한참을 중얼거리던 만신법사가 갑자기 눈을 부릅떴다.


“거기 아냐!”


“네?”


“작년 가을 장모님이 암으로 돌아가셨군··· 왜 기운이 막혔나 했더니 장모님이 저승에서 울고 계시네.”


“그, 그럴리가요? 왜 울고 계시다는 겁니까?”


“묘자리 잘못썼어··· 지관이 장난을 쳤군. 거긴 양지라도 수맥자리야.”


“하아···”


만신법사가 다시 눈을 감더니 한 손을 쭉 뻗었다.


“헉!”


천장에는 다양한 종이 장식물들이 치렁 치렁 달려 있었는데 종이로 된 나비가 줄에서 톡 끊기더니 만신법사를 향해 나풀 나풀 날아간다.

중년인의 눈이 야구공만하게 커져서 그 장면을 바라본다.

나비는 우아한 날개짓을 한 뒤에 만신법사의 어깨에 앉았고 만신법사는 마치 나비가 속삮이는 소리를 들으려는 듯 가만히 눈을 감고 나비쪽으로 고개를 기울인다.


“그래도 바르게 살았구나··· 두번이나 죽을뻔한걸 조상님들이 막아주셨어.”


“그걸 어떻게···”


“그래 그래··· 열심히 살고 기도 열심히 드리고···”


만신도사가 붓을 들고서 노란색 화선지위에 가져다 대고선 다시 눈을 지그시 감았다.

날아다니는 종이 나비도 놀라웠지만 지금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더 놀라웠다.

만신법사가 손을 뗐는데도 붓이 꼿꼿이 서 있었다.


중년인의 눈은 이제 눈 밖으로 튀어나올듯 툭 불거져 있었다.


“흐음.”


탄성을 뱉어낸 만신법사가 다시 붓을 잡고 일필휘지로 뭔가를 그려나갔다.

한눈에 봐도 조잡해 보이는 엉성한 그림이었지만 무슨 형상과 글자가 교묘하게 결합된 것 같았다.


“이걸 가지고 가게··· 장모님 묘 이장하기 전까지는 꼭 품고 다니고.”


“네, 가, 감사합니다.”




***




“하 사기꾼 새끼들···”


왔던 길로 그대로 돌아나온 강태창이 투덜거린다.

종이 나비··· 그건 초미니 드론이었다. 최첨단 기술이 이런곳에 쓰여?

게다가 붓이 서 있던건 붓에서 돌출된 자석을 때문이었다.


게다가.


[부적값은 줘도 받지마! 다음에 전화오면 묘지팀 오과장 보내고··· 교육 잘 시켜 먼젓번처럼 또 만신교에서 왔다고 지껄이지 않게···]


[네 법사님. 우린 추천만 하는 거죠. 추천만.]


[그리고 향 좀 작작 태워라! 머리 아파 뒈지는줄 알았다.]


[그래도 그 향이 있어야 최면효과가···]


[그 전에 먼저 폐병걸려 죽겠다고! 환풍기가 어디 막혔냐? 숨막혀 죽는줄 알았다.]


[점검해 보겠습니다.]


[아 왜 이리 덥냐?]


그렇게 하수인과 대화를 하더니 만신법사가 흰 수염과 흰 가발을 벗어버렸다.


[법사님··· 누가 봅니다. 조심하셔야···]


[그러니까 에어컨 빵빵하게 틀라고···]


[그건 그렇고 요즘은 좀 어떠십니까?]


물끄러미 하수인을 바라보던 만신법사가 인상을 구기면서 중얼걸렸다.


[휴우우··· 이제 신이 안온다. 아예 약발 떨어졌나봐]


.

.

.

만신법사의 실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어른들은 참 웃끼지, 애들 앞에선 세상 다 아는 것처럼 혼자 똑똑한 것처럼 말하면서 저런 한심한 사기꾼한테 속아넘어가고.


원래 무당 나부랑이이긴 했었나보다. ‘이제 신이 안온다’라고 말했으니까.

인터넷 시대지··· 어지간한 유명한 사람들은 인터넷에 생년월일 다 나와있고 근황에 대해서 친절하게 기사도 뜨지.

딱 그림이 보였다. 한때 조금 신발 받으며 잘 나가던 때에 잘 꾸며서 제법 크게 성장한 무당, 이제 신발이 없으니 드론하고 자석같은 장난질로 의뢰인을 속이는 사기꾼.

게다가 그 매쾌한 향엔 최면 성분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여러가지 스킬로 사람을 희롱하고 사리분별을 잃게 만드는 거겠지.


만신법사를 찾아오는 사람은 뭔가 근심이 있거나 걱정이 있는 사람들일테니 적당히 호응하며 그 망가진 빈틈을 슬쩍 공략하면 만신법사에게로 무너져 그를 의지하게 되는 거겠지.


우영순의 엄마도 처음엔 남편의 사업과 영순이의 건강 때문에 걱정이 되서 찾았다고 했었지.


“크크큭 그럼 진짜 신을 만나게 해줘야지···”


태창의 머리속에 재미있는 그림 하나가 그려졌다.

죽어서 신을 만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꺼고 아니면··· 흐흐흐.




***




오덕규를 구하느라 광망파 패거리들과 싸우면서 레벨이 1 올랐다. 게다가 체력과 지력은 2씩 오르고 힘, 스피드, 지구력, 직관력도 1씩 올랐다.


태창은 염동력에 2를 시간멈춤에 3을 투자했다.

계획한대로 하기 위해선 그 두가지 특수능력이 발전될 필요가 있었으니까.


============================

<상태창 항목>

레벨 13. 강태창 플레이어


기본능력

1. 체력 : 24

2. 지력 : 24

3. 힘 : 16

4. 스피드 : 17

5. 지구력 : 15

6. 직관력 : 18


특수능력

-. 투시 : 4

-. 염동력 : 13

-. 도청 : 3

-. 시간멈춤 : 20

-. 가속 : 16

-. 독심술 : 4

-. 명상 : 1

-. 기억지우기 : 2


*** 레벨 20에 도달하면 ‘도약’으로 변경 가능, 상태창 발동어 변경 가능.

다음 레벨업까지 경험치 200 필요

현재 경험치 : 118

포인트 : 0

============================

투시 : (1.4밀리미터 두께의 저밀도의 사물을 12초간 투시. 반경 5미터.)

염동력 : 45그램의 물체를 1분 20초동안 조종할수 있다. 60미터 100%,

도청 : 50미터 내의 집중한 사람들의 말을 3분동안 들을 수 있음.

시간멈춤 : 2.3초동안 시간의 흐름을 멈춤, 본인은 움직일수 있음

가속 : 1분 20초동안 8배의 속력과 힘으로 움직임

독심술 : 30초동안 반경 20미터안 상대의 마음을 읽음

명상 : 10분에 지력 10을 채울수 있는 능력, 무념무상 부동의 자세 필요.

기억지우기 : 4미터 안의 지정 1인의 6초동안의 기억을 지움



이제 문제는 적당한 날짜를 잡는 것이다.

그날 만신법사는 그야말로 진짜 신을 만나게 될 테니까.


강태창은 새벽 5시에 일어나 광택천을 향해 달렸다.

이능력을 사용해 달리면 경험치도 올리고 운동효과도 몇배나 되었지만 누군가가 본다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이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신체능력만으로 12킬로미터를 1시간안에 주파하고 땀이 흠뻑 젖은 상태로 챔피언 복싱 체육관에 들렀다.


[팡팡! 팡팡! 팡팡팡팡팡···]


며칠동안 아침 6시 시간대엔 강태창 혼자였는데 두 명이나 샌드백을 치고 있었다.


“누구세요?”


태창과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운동을 하던 이들이 오히려 태창에게 물었다.


“아아.. 새로 운동하러 온 친구야! 이쪽은 상철이 정규··· 아 자넨··· 태···태··· 태창이 맞지?”


“네 맞습니다.”


관장 박정팔이 나와서 관원들과 태창을 소개한다.


“잘 부탁드립니다.”


“네 잘 부탁하세요.”


“한 달후에나 인사하자고요. 그때도 있으면.”


그냥 평범한 인사를 하는 것에도 너저분한 시비조라니.


“이 새끼들이··· 인사 똑바로 안해? 내가 그렇게 가르쳤어?”


박정팔 관장이 화를 버럭냈지만.


둘은 들은체 만체··· 샌드백을 치고 있었다.

태창은 옷을 갈아입고 나와 가볍게 줄넘기를 했다.

이미 땀에 흠뻑 젖어 있어 몸을 풀 필요가 없었지만 복싱선수의 줄넘기는 꼭 하고 싶었거든.


한 10분 줄넘기를 하고 거울을 보고 기본 자세를 10분정도 연습한다음 샌드백을 쳤다.


[파팡! 파팡! 파팡! 파팡!]


박정팔 관장이 가르쳐준 원투를 끊어치지 않고 하나로 치는 걸 연습중이었다.


“아이 C팔 웃끼네···”


“이게 무슨 젓같은 상황이야?”


태창은 처음엔 둘이 내뱉은 욕이 자신을 향해 한 말인줄 몰랐다.


“어이 거기 안들려?”


그제서야 태창이 돌아봤더니.

두 사람이 강태창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어디서 온지 며칠되지도 않은 신입이 샌드백을 쳐?”


“이게 얼마나 예의 밥말아먹는 행동인지나 알아?”


‘뭐하는 새끼들이지?’


강태창은 어이가 없어서 입이 떡 벌어졌다.

운동하러 와서 운동하는데 그거가지고 시비야?


“신경 끄라고 새끼들아! 니들은 니들 운동하라고! 내가 샌드백 치라고 시켰다고··· 이 새끼들이 그냥 콱?”


사무실 안에 들어갔던 박정팔이 와서 소리를 지른다.


“관장님! 그래도 이건 아니죠. 저 6개월동안 줄넘기만 하고 기본 자세만 잡다가 6개월만에 처음 샌드백 쳤잖아요.”


“오자마자 샌드백 치는 경우가 어딨어요?”


따지듯이 물었지만 박정팔이 한 손을 쳐들고 때릴듯이 시늉을 한다.


“확 그냥? 내가 치라고 했다고 새끼들아! 내가 치라고 했는데 니들이 뭔데 나서?”


처음 들어온 신입한테 스파링해서 쨉 네방 얻어맞고 샌드백 치게 해줬다는 소리는 차마 못했지만.

그제서야 둘이 멀어지려 하다가.

갑자기 상철이라는 애가 돌아서며 말한다.


“아! 기억났다. 상태창!”


“뭐 상태창?”


“상태창 맞지 상태창?”


그 말에 가물가물해진 어렴픗한 과거속에서 기억들이 튀어 올라왔다.

4년전 왜 이 체윤관에 한 달을 등록하고서 다섯번만 나오고 말았는지.

그리고 이상철, 고정규··· 저 두 놈이 어떤 인간들이었는지.


이상철과 고정규가 먹잇감을 바라보는 하이에나 처럼 비웃는 눈초리로 태창을 바라보며 말한다.


“그렇게 얻어터지고서도 또 기어왔어!”


“덜 맞았나보지. 야! 너 정말 상태창 맞아?”


중학교 1학년, 힘도 없고 키도 작았던 강태창을 ‘상태창’이라고 부르면서 관장이 없을때마다 때리곤했지. 덕분에 양쪽 눈이 멍들었었고.

엄마가 맞으려고 다니냐며 복싱체육관을 다니지 말라고 막으셨었지.


“아아 니네가 그때의 그 상철이랑 정규였구나?”


강태창이 환한 얼굴로 웃으면서 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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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감히 형님한테 +1 24.05.18 933 34 12쪽
97 그가 돌아왔다 24.05.17 991 32 12쪽
96 공부는 언제 해요? 24.05.16 977 30 12쪽
95 멀티 플레이어 +1 24.05.15 993 32 12쪽
94 오덕규 이사되다 +1 24.05.14 1,004 33 13쪽
93 새 장비들 +1 24.05.13 1,033 31 12쪽
92 그 사실을 누가 아는데? +2 24.05.12 1,074 34 12쪽
91 포기할 수 없다 24.05.11 1,090 32 12쪽
90 내 남자 건드리지마! 24.05.10 1,104 35 12쪽
89 어둠속의 적 +1 24.05.09 1,086 34 13쪽
88 무모할 지라도 +2 24.05.08 1,127 35 12쪽
87 세이프 룸 +1 24.05.07 1,170 31 13쪽
86 침입자들 24.05.06 1,216 34 12쪽
85 뭔가 있다 +2 24.05.05 1,279 28 13쪽
84 왕자의 저택 +1 24.05.04 1,309 31 12쪽
83 자선 경매 +1 24.05.03 1,364 33 13쪽
82 누구세요? 24.05.02 1,370 28 13쪽
81 미국 NSSA의 요청 +2 24.05.01 1,403 33 13쪽
80 서울대요? 24.04.30 1,407 35 13쪽
79 살려는 드려라 24.04.29 1,408 33 13쪽
78 늑대 무리와 두 마리 범 +4 24.04.28 1,423 35 13쪽
77 혈투 24.04.27 1,464 35 12쪽
76 친선전이 아니네 +1 24.04.26 1,449 39 13쪽
75 뼝아리 잡는 여우 24.04.25 1,474 32 13쪽
74 중 2병은 불치병 24.04.24 1,515 34 12쪽
73 대가 없는 도움 24.04.23 1,550 31 12쪽
72 기다리던 사람들 24.04.22 1,591 38 12쪽
71 조폭 대연합 24.04.21 1,605 3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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