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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길동 님의 서재입니다.

죽은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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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길동
작품등록일 :
2023.06.10 19:32
최근연재일 :
2024.06.26 23:47
연재수 :
2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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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42,693

작성
24.06.16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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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베타테스터 (3)

DUMMY

215화


밤늦게 숙소 밖으로 나와 빌라 동 주변을 산책 중이던 하지운에게 엘리자베스 사원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하지운 님, 이런 야심한 시각에 침소에 들지 않으시고, 이리 나와 계시니. 혹여 잠자리가 불편하시옵니까?”

“그럴 리가요. 난 그저 헤이디스 산맥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며 밤 산책을 즐기던 것뿐이오.”

“그러셨군요. 그런데 하지운 님. 외람된 말씀이오나 마사지 서비스는 물론이고, 심지어 만찬까지 거절하셨다는 보고를 받았사옵니다. 혹시 연유를 여쭤보아도 실례가 되지 않을는지요?”

“실례는 무슨. 일단 마사지는 내가 결벽증이 심해서 거절한 것이오. 남의 손모가지가 내 몸에 닿는 게 너무도 싫어서 말이오. 그리고 식사는 내가 요즘 다이어트 중이라서. 그래서 식단 관리를 하느라 거절한 것이니 너무 괘념치 마시오.”

“아... 저희가 하지운 님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모두 저희의 불찰입니다.”

“거 참, 신경 쓰지 말래도.”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이옵니다. 귀하신 분을 이렇게 허망하게 그냥 보내 드릴 수는 없사옵니다. 저희가 준비한 밤 시중이라도 받으시지요.”


악명에 비해 몸가짐이 바르고 정갈한 하지운이 낯짝을 구기며 연신 손사래를 쳐 댔다.


“아, 진짜! 그딴 거 필요 없다고, 이 포주 년아!”

“죄송한데, 하지운 님이 아무리 거부하셔도, 밤 시중만은 반드시 해 드려야겠어요. 그러니 앙탈 부리지 말고 순순히 따라오세요.”

“아니, 이런 미친년이 근무 시간에는 뭐 하고 처자빠져 있다가, 이 야밤에 기어 나와서는 귀찮게 하고 지랄이야?”

“낮에는 우리도 자야지. 너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잤더니, 진짜 피곤해 죽겠다.”


엘리자베스 사원의 대답과 함께 광활한 리조트 부지 전체가, 엄청난 굉음을 울려 대며, 미칠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부지 전체를 감싸고 있던 담장이 무너져 내리고, 그 자리에 높이가 삼십 미터에 달하는 시뻘건 성벽이 솟아올랐다.

그와 동시에 클럽 하우스 정면에 위치한 십팔 번 홀 부지가 요동을 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홀이 있던 자리에 엄청난 규모의 붉은 성채가 솟구쳐 오르는 것이었다.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던 하지운이, 엘리자베스 사원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엄지척을 날렸다.


“집 좋네.”

“맘에 들어 하니 다행이다. 그럼 어서 날 따라와. 죽이기 전에, 집 구경시켜 줄 테니.”

“됐어. 귀찮아.”

“왜? 설마 쫄려?”

“응, 사실은 존나 무서워. 그러니 그냥 여기서 해.”

“흥, 병신 쫄보 새끼.”

“뭐래? 쪽수로 밀어붙이는 존나 비겁한 년이.”


어이가 없었던 하지운은, 어느새 자신을 둘러싸 버린, 유사 인간의 물결을 바라보며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도대체 이게 다 몇 마리야? 아니, 그것보다... 세상에, 연놈들한테 죄다 유니폼을 입혀 놨네. 와, 옷값 장난 아니게 들었겠다. 너 혹시 부자야?”

“그럼, 명색이 백작 부인인데.”

“백작 부인? 어, 그러고 보니 성도 성벽도 죄다 벌겋네. 꼭 피라도 처발라 놓은 것처럼... 잠깐! 너 이름이 뭐라고 했지?”

“그새 잊어 먹었구나. 고귀한 이 몸의 존함은 엘리자베스라고 해.”

“미, 미친...”


순간 망연자실해진 하지운이 천천히 고개를 숙여 버렸다.

그러고는 어깨를 들썩이며 숨죽여 흐느끼는 것이었다.


“너 우니? 그렇게 무서워? 이렇게 겁이 많은 놈이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지?”

“어, 나 울어.”


울먹이던 하지운이 대꾸를 하며 고개를 쳐들었다.

두 눈에 눈물은 그렁그렁한데 입꼬리가 귀에 걸려 있는 바람에, 말의 진실성이 극도로 부족해 보이는 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자칭 백작 부인 엘리자베스를 흠칫하게 만든 하지운이, 순식간에 마력을 일으켜, 자신의 발 앞에 마법진을 만들어 냈다.

그러자마자 번개같이 튀어나온 골렘이, 오십 보 앞까지 접근해 온, 남자 직원의 몸뚱어리를 사정없이 걷어차 버리는 것이었다.

골렘의 앞 차기에 남자 직원의 상체 대부분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 머리통과 하반신만 남아서는 바닥에 내팽개쳐지고 말았다.

그 직원이 어떻게 되든 말든, 허공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하지운이 갑자기 미친놈처럼 폭소를 터뜨리는 것이었다.


“크흐흐흑! 진짜네, 너희! 크하하하! 미치겠네, 진짜!”

“가, 감히! 인간 따위가 우리 동족을 죽이다니!”

“죽여 버리겠다, 이 천한 인간 놈아!”

“...흡수할게.”


끅끅대던 하지운이 겨우 진정을 하곤 낮게 중얼거리기가 무섭게, 눈이 뒤집혀 버린 리조트 직원들이 밀물처럼 우르르 몰려들었다.

가장 앞장서서 달려들던 여직원이 하지운의 목을 노려보며, 주둥이를 쩍 벌린 채, 몸을 날렸다.

달빛에 반사된 새하얗고 고른 치아가 매력적인 그녀였다.


그녀의 송곳니가 하지운의 모가지에 처박히려는 순간, 염동력을 발동한 하지운이 그녀의 머리끄덩이와 좌측 어깨를 잡아채고는 거칠게 좌우로 잡아당겨 버렸다.

딱 목이 뽑히지 않을 정도로만 만들어 놓은 하지운이, 그녀를 흉내 내듯, 아가리를 쩍 벌리는 것이었다.

그새 폭풍 성장을 해 버린 날카로운 송곳니가 달빛을 받아 영롱하게 번쩍거렸다.


“끼아아아아악!”


그 꼬라지를 보고 기함을 한 여직원이 고통과 공포에 몸부림을 쳐 댔지만, 식욕이 폭발해 버린, 하지운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꺼운 기색으로 그녀의 모가지를 물어뜯어 버리고 말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녀의 전신에서 빨려 나온, 다량의 혈액이 하지운의 목구멍으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려 버렸다.


“저... 저거 대체 뭐야...”

“저놈도... 우리 동족인가...”


단숨에 고목나무처럼 말라비틀어진 여직원의 몸뚱어리를, 담배꽁초 무단 투기 하듯, 내팽개쳐 버린 하지운이 또다시 허공을 노려보며 실성한 것처럼 웃어 대는 것이었다.

너무도 어이없는 광경에 넋이 나가 있던 직원들이 갑자기, 일시에 귀를 틀어막고는, 바닥에 고개를 처박아 버렸다.

그러는 그들의 코와 귀에서 시뻘건 피가 쉼 없이 줄줄 새어 나오는 것이었다.


「능력 ‘흡혈귀화’를 강탈하셨습니다. 흡수하셔서 사용하시겠습니까?」

「능력 ‘능력 강탈’이 90레벨을 넘겼으므로, 능력 ‘흡혈귀화’의 초기 레벨을 70으로 조정하겠습니다.」

「능력 ‘흡혈귀화’를 흡수하심에 따라, 능력 ‘능력 강탈’이 92레벨이 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기존에 강탈하셔서 보관 중이신 ‘흡혈’ 능력과 특성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능력을 흡수하셨습니다. 보관 중이신 ‘흡혈’ 능력을 흡수하셔서, 경험치를 추가하는 용도로 사용하시겠습니까?」

「이미 흡수하신 능력과 동일한 능력을 흡수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능력 ‘능력 강탈’에 경험치 0.0001점, 능력 ‘흡혈귀화’에 경험치 0.00008점이 추가됩니다.」

「이미 흡수하신 능력과 동일한 능력을 ‘흡혈귀화’ 능력을 이용해 흡수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능력 ‘능력 강탈’에 경험치 0.0001점, 능력 ‘흡혈귀화’에 0.000066점이 부가된 경험치 0.000146점이 추가됩니다.」


“키히히히힉! 푸하하하! 크흐흐흑! 흐윽! 커억!”


상태창에 초 단위로 쏟아지는 메시지들을 보며, 자지러질 듯한 웃음을 멈추질 못하는 하가 놈이었다.

그러다가 결국 사레가 들려 버렸고, 허파를 입 밖으로 뿜어 버릴 듯한, 격렬한 퍼포먼스를 보여 주고 나서야 겨우 진정을 하게 되었다.


하지운이 진정을 할 때쯤, 하지운의 살기에 고통받던, 흡혈귀들도 피투성이가 된 몸뚱어리를 꾸역꾸역 일으켜 세우기 시작했다.


‘승아야, 방금 먹은 좁쌀만 한 경험치는 무시하고, 그냥 삼십 레벨 다 올리려면 몇 놈 죽여야 해?’

‘흡혈 능력 말하는 거지? 음... 방금처럼 피 빨아먹으면서 죽이면 2,055마리. 다른 능력을 사용해서 죽이면 3,750마리. 능력 강탈도 팔 레벨 남았네. 이것도 계산해 줄까?’

‘어! 어, 해 줘. 고마워, 자기야.’

‘뭘, 이딴 걸 가지고. 흡혈귀 팔백 마리 정도만 더 죽이면 백 레벨 되겠네.’

‘어, 어떡해! 나 좋아서 미치겠어! 개돼지 농장에 들어갔었던 그날 밤이 떠올라! 너무 짜릿해!’

‘아오, 이 미친 자기 놈이! 좋아 죽네, 좋아 죽어. 제발 진정 좀 해! 얘들 개돼지들 따위하고는 차원이 다른 애들이란 말야!’

‘그래, 맞아. 차원이 다르게 영양가가 넘치는 놈들이야.’


한창 머릿속으로 헛소리를 늘어놓고 있는 하지운을 향해 수만 마리의 흡혈귀들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었다.


“커억! 이, 이건 또...”

“마, 마력이... 흐아아아악!”


골렘이 버티고 서 있는 등 뒤를 제외한, 정면과 좌우 측면으로 서른 개가 넘는 꼬챙이를 세워 놓은 하지운이 눈웃음을 살살 쳐 댔다.

순식간에 동족 수백을 먼지로 날려 버린 악귀 놈을 바라보며, 태생부터 악귀인 놈들이 연신 마른침을 삼켜 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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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베타테스터 (8) 24.06.26 6 1 12쪽
220 베타테스터 (7) 24.06.24 11 1 10쪽
219 베타테스터 (6) 24.06.22 14 1 9쪽
218 베타테스터 (5) 24.06.20 13 1 9쪽
217 베타테스터 (4) 24.06.18 11 1 10쪽
» 베타테스터 (3) 24.06.16 14 1 9쪽
215 베타테스터 (2) 24.06.14 13 1 9쪽
214 베타테스터 (1) 24.06.12 13 1 9쪽
213 도강 (9) 24.06.10 13 1 10쪽
212 도강 (8) 24.06.09 11 1 10쪽
211 도강 (7) 24.06.07 12 1 9쪽
210 도강 (6) 24.06.04 12 1 9쪽
209 도강 (5) 24.06.02 13 1 9쪽
208 도강 (4) 24.06.01 14 1 10쪽
207 도강 (3) 24.05.29 15 1 10쪽
206 도강 (2) 24.05.27 13 1 9쪽
205 도강 (1) 24.05.26 16 1 9쪽
204 즐거운 훈련 (9) 24.05.23 15 1 9쪽
203 즐거운 훈련 (8) 24.05.22 17 1 9쪽
202 즐거운 훈련 (7) 24.05.19 21 1 10쪽
201 즐거운 훈련 (6) 24.05.17 17 1 10쪽
200 즐거운 훈련 (5) 24.05.15 17 1 10쪽
199 즐거운 훈련 (4) 24.05.14 17 1 10쪽
198 즐거운 훈련 (3) 24.05.11 22 1 10쪽
197 즐거운 훈련 (2) 24.05.09 16 1 9쪽
196 즐거운 훈련 (1) 24.05.08 17 1 10쪽
195 보복에 임하는 그의 자세 (7) 24.05.06 21 1 10쪽
194 보복에 임하는 그의 자세 (6) 24.05.04 19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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