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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길동 님의 서재입니다.

죽은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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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길동
작품등록일 :
2023.06.10 19:32
최근연재일 :
2024.06.1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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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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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
글자수 :
916,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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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4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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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즐거운 훈련 (4)

DUMMY

198화


“다행히도 거기에다 마력을 실어서 주먹처럼 휘두르지는 못하네. 그저 손가락처럼 접었다 폈다만 할 수 있을 뿐이지.”

“저기에 마력을 실어서 휘두르는 순간 이 게임의 장르가 뭐가 되겠냐?”

“음, 십구금 성인용 게임?”

“그런데 본체야, 저게 저렇게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쪽 장르에 한 발 걸쳤다고 보는 게 맞지 않냐?”

“야, 저승에서 설마 변태 훈련소를 만들 목적으로 저렇게 만들었겠냐? 이 미친놈이 공들여 만든 괴물들을, 전혀 상대로서 존중해 주지 않고, 그저 내시로 만들려고만 하니까 고육지책으로 그런 거겠지.”

“하긴, 다 이 새끼 업보지. 딴딴해 보인다고 불알하고 똥꼬에만 미친 듯이 난도질을 해 댔으니.”

“아니, 그럼 미련하게 저 콘크리트 담벼락 같이 생긴 새끼들한테 주먹질을 하라고? 내가 븅신이냐? 그런 식으로 어느 세월에 다 죽이라는 거야?”

“누가 뭐라고 하냐? 그냥 다 네 팔자라는 거지.”


현재 개망나니들과 금 부장 그리고 불여시가 지켜보는 앞에서, 코끼리머리와 코뿔소머리 족장들의 일 대 이 스파링이 한창 진행 중이다.


숲으로 진입하기 전, 하지운은 그동안 정이 들었던 좀비들을 대부분 소각 처리 했었다.

금 부장과 버러지들, 똥싸개 그리고 다람쥐들만 남기고 죄다 폐기 처분 해 버렸던 것이었다.


어차피 숲 너머에서는 전혀 전력이 되어 줄 수 없는 놈들이었다.

놈들의 빈자리는 앞으로 만나는 놈들 중 쓸 만한 것들이 채워 나가게 될 것이다.

지금 스파링 중인 괴수 같은 것들 말이다.


“과연... 족장이 둘인데도, 확실히 코끼리라는 괴물한테는 안 되는구나.”


금 부장의 감탄 섞인 말에 복제 인간 십팔 호가 세심한 설명을 첨가해 줬다.


“되겠냐? 코끼리는 발정기가 되면 코뿔소도 덮쳐. 그러는 중에 많은 코뿔소들이 척추가 박살 나서 죽거나 불구가 된다잖아.”

“덮친다고? 다른 종을? 과연 생긴 대로 흉악한 것들이구나!”


듣고 있던 하지운이 참지 못하고 기어이 한마디를 하고 말았다.


“근데 너희도 종이 다르잖아.”

“......”


눈으로 온갖 쌍욕을 구사 중인 커플을 뒤로 하고, 개망나니들이 서둘러 대화의 주제를 바꿨다.


“본체야, 이번에 강탈한 능력은 어떻게 할 생각이냐? 이번 것도 그냥 처박아 둘 거냐?”

“그걸 질문이라고 하고 자빠졌냐? 이런 개쓰레기 같은 걸 흡수하라고? 이딴 게 권능이야?”

“야, 그래도 위력이 장난이 아니던데. 한 번만 더 고려해 줄 수는 없는 거냐?”

“장난해? 뭐, 고압수 분출? 지랄! 뭐라더라? ‘대량의 수분을 배출할 수 있는 신체 부위에서만 발사가 가능합니다.’라고? 염병할! 그 부위가 어딘데? 주둥이 빼고 나면 어디냐고! 씨발! 그게 권능이야? 주둥이로 물 뿜든가, 아니면... 아오, 징그러워! 하나는 길바닥 아무 데서나 처뿜어 대는 주정뱅이 꼴이고... 아니, 씨발! 아무리 그래도, 그게 훨씬 낫네. 나머지는 바바리 맨이잖아! 내가 아무리 급해도!”

“본체야,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고. 아, 그래! 가령 네가 화장실에서 오줌 싸고 있는 도중에 기습을 당했다고 가정해 보자.”

“씨발, 닥쳐!! 그냥 죽고 말지! 이 개눔 쉐키야! 내가 야동 배우야? 내가 살인마지 변태냐고?”

“이 새끼가 진짜! 살려면 못 할 짓이 뭐가 있어! 칭얼대지 말고 당장 흡수해!”

“그래라, 본체야. 우리가 너 생각해서 해 주는 말이야. 정신 사납게 씨부렁거리지 좀 말고 그냥 말 들어.”

“흡수하는 김에, 매혹이나 흡혈도 흡수해라. 도대체 왜 처박아만 두고 있는 거냐? 발효시키는 중이냐?”

“흡혈은 그렇다 치고 매혹? 미쳤나, 이 새끼가? 내가 여자야? 그 숭한 능력을 내가 왜 써?”

“하아... 이런 좆도 모르는 아마추어 새끼. 넌 킬러 나오는 영화도 안 봤냐? 걔들 여장도 하고 게이 흉내도 내고 별짓을 다 하던데. 너는 씨발, 어떻게 된 새끼가 직업의식이 쥐좆만큼도 없냐?”

“야, 거기다 네 여친이 그랬잖아. 그 능력 남녀 모두에게 먹힌다고. 네가 남잔지 여잔지 그딴 게 뭐가 그리 중요해?”

“아니, 이 쌍놈의 새끼들이 단체로 미쳤나! 내가 전문직 킬러야? 의뢰받고 사람 죽이는 게 내 직업이냐고? 여기서 직업의식이 왜 나와! 그리고 나더러 저 가랑이 사이에 기둥 달린 괴수들 앞에서 교태를 부리라고? 너희 진짜 단체로 임사 체험 한번 해 볼래? 그리고 고압수 따위야 내가 물 마법으로 흉내 내면 그만이지. 그딴 걸 뭐 하러 흡수해?”

“마력을 일으켜서 발사하기까지의 속도나, 연사 속도가 차원이 다르던데. 제대로 반응도 못 하.”

“닥쳐, 이 새끼야! 내가 그동안 좆밥들만 상대하느라고, 마법 연습을 제대로 안 해서 그런 거지. 내가 맘먹고 제대로 하면, 저 새끼가 하던 것보다 훨씬 더 잘해!”

“퍽이나.”

“잘됐다. 말 나온 김에 너희 한 줄로 서 봐.”

“왜?”

“연습이나 하자.”

“... 뭔 소리야? 설마... 우리를 표적으로 쓰겠다고?”

“어, 빨리 서.”

“야, 여기 덩치 큰 놈이 셋이나 있잖아.”

“걔들은 아직 안 돼. 교활한 맛이 부족해서, 일단 내 밑에서 호되게 배워야 해. 급한 대로 너희가 몸으로 때우자.”

“야, 이 연산군 같은 새끼야! 우리가 널 위하는 마음으로 충언을 한 건데. 이딴 식으로 보복을 한다고? 이거 완전 개쓰레기네! 이러면 앞으로 누가 네 옆에서 바른말을 하냐?”


순간 하지운의 전신에서 폭풍 같은 살기가 휘몰아치듯 터져 나왔다.


“이런 천하의 개쌍놈들! 내가 날 몰라? 바른말? 이 새끼들아, 나한테 웃기는 짓 시켜 놓고, 두고두고 조롱하려고 빌드 업 중인 걸 내가 모를 줄 알아! 당장 한 줄로 안 서!! 내가 오늘 네놈들을!”


주변 일대의 온갖 짐승들에게 느닷없는 된서리를 뿌려 대고 있던 하지운에게 복제 인간 일 호가 쭈뼛거리며 다가와 귀띔을 해 주었다.


“뭐 온다, 이 꼴통 새끼야.”


비교적 인근에 거주 중이던 코끼리머리 용사 셋이, 하지운의 살기에 놀라, 전속력으로 접근해 오는 중이었다.


“하아... 연습 좀 하고 찾아갈 생각이었는데. 너희 개잡놈들 때문에... 진짜 다 때려죽이고 싶다.”

“뭐라는 거야. 네 성질이 좆같아서 생긴 일을 왜 우리한테 덮어씌워?”

“그러게. 존나 뻔뻔한 새끼네.”


마음속으로 참을 인 자를 세 번 되새긴 하지운이 차분하게 각자의 역할을 지시했다.


“너희 셋이서 하나 맡아. 한 마리 정도는 포기할 테니까, 그냥 확 죽여 버려. 혹시라도 여유가 돼서, 반병신을 만들어 놓으면 좋긴 하겠는데... 아니다, 너무 애쓸 필요는 없어. 반항이 심하면 그냥 밟아 죽여 버려.”


세 마리의 괴수 좀비들이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야, 너희는 절대로 몸통에 손상 입히지 마라. 불여시 네가 저주 걸고, 너희가 다구리 놔서 기절만 시켜 놔. 절대로 어디 잘라 버리거나 태우면 안 된다. 나 지금 굉장히 언짢은 상태야. 실망시키지 마라.”

“그럼 나머지 한 마리는? 설마 본체 너 혼자서 잡게?”

“어, 내가 그 빌어먹을 고압수인지 나발인지를 어떻게 무력화시키는지 한번 보여 줄게.”

“야, 잘하면 이 새끼 오늘 죽을 수도 있겠는데. 어쩌지?”

“잘하는데, 내가 왜 죽어?”

“뭘 어째? 내일 아침은 서울에서 맞이하는 거지. 씨발, 축제다!”

“헐... 생각해 보니까 개좋네! 본체야, 너 그냥 뒈...”

“그만하자. 쟤 표정 보니까, 여기서 더 했다가는 진짜 험한 꼴 보겠다.”


복제 인간들이 시작되는 커플을 데리고 조용히 멀어져 갔다.

금세 초원 한복판에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살귀 하나와 세 마리의 덩치 큰 좀비만이 남게 되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그 휑한 곳으로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괴수 세 마리가 당도하였다.

한층 더 늠름해진 자신들의 육체를 대놓고 과시하려던 세 코끼리머리 용사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대번에, 화들짝 놀라 버릴 수밖에 없었다.

본인들의 동료가, 괴이한 기운을 뿜어 대며, 적대감을 표출하고 있으니 움찔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잠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던 세 용사들이 이내 살기를 내뿜으며 굉음을 토해 내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심경이 꽤나 불편하다는 걸 어떻게든 알려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러던 중 하지운의 우측으로 접근하던 놈이 갑자기 고개를 홱 돌리더니 있는 대로 성질을 내면서 제 놈의 왼편으로 미친 듯이 돌진하는 것이었다.

불여시와 개망나니들이 매복해 있는 쪽으로 말이다.


그걸 보던 괴수 좀비 트리오가 하지운의 좌측으로 다가오던 놈의 앞을 가로막았다.

자연스럽게 가운데 있던 놈과 하지운이 단 둘이서 오붓하게 마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종족 자체가 잘 웃는 편인가 보네. 참 보기 좋다.”


웃는 얼굴에 가래침도 곧잘 뱉는 하지운이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늘어놓았다.

곧 죽을 예비 망자에 대한 작은 배려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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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도강 (1) 24.05.26 14 1 9쪽
204 즐거운 훈련 (9) 24.05.23 15 1 9쪽
203 즐거운 훈련 (8) 24.05.22 16 1 9쪽
202 즐거운 훈련 (7) 24.05.19 19 1 10쪽
201 즐거운 훈련 (6) 24.05.17 16 1 10쪽
200 즐거운 훈련 (5) 24.05.15 15 1 10쪽
» 즐거운 훈련 (4) 24.05.14 15 1 10쪽
198 즐거운 훈련 (3) 24.05.11 22 1 10쪽
197 즐거운 훈련 (2) 24.05.09 14 1 9쪽
196 즐거운 훈련 (1) 24.05.08 15 1 10쪽
195 보복에 임하는 그의 자세 (7) 24.05.06 18 1 10쪽
194 보복에 임하는 그의 자세 (6) 24.05.04 18 1 10쪽
193 보복에 임하는 그의 자세 (5) 24.05.02 16 1 10쪽
192 보복에 임하는 그의 자세 (4) 24.04.30 16 1 10쪽
191 보복에 임하는 그의 자세 (3) 24.04.28 26 1 10쪽
190 보복에 임하는 그의 자세 (2) 24.04.25 18 2 9쪽
189 보복에 임하는 그의 자세 (1) 24.04.23 16 1 10쪽
188 새 역사 창조의 건아 (11) 24.04.21 19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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