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나일강변 님의 서재입니다.

옴니버스 인 카이로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시·수필

나일강변
작품등록일 :
2018.02.24 17:58
최근연재일 :
2019.10.05 20:11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1,807
추천수 :
16
글자수 :
96,284

작성
19.07.25 05:40
조회
17
추천
0
글자
3쪽

안녕, 양갈비! -2- : 당신의 위장은 안녕하십니까?

DUMMY

[안녕, 양갈비! -2-]

-당신의 위장은 안녕하십니까?-


이른 아침 씻고 후라이팬을 잡았다. 아.. 얼마만에 느껴보는 그립감인가. 어차피 아침을 담당하기로 했으니. 남자답게 요리를 시작한다. 남자답다. 불은 중약에 맞추고. 후라이팬 연기나는 거 봐서 버터 덩어리 채로 비빌려는 찰나. 나를 막는 자가 있었으니..


지숙 자매다.

주부생활 백년차의 그녀다.

그녀 말이. 버터를 조금씩 잘라서 투하하라는 것이다.


스미마셍~ 왓따시와 요리 처음해봐요데스.


떨어진 버터를 밥숟가락 등으로 고르게 푸는 내 모습이.. 내가 생각해도 멋있다♡


식빵을 올리고 한 쪽이 타기를 기다린다. 역시.. 기다리는 시간은 항상 간질난다. 마치 이성에게 고백하고 반응 없는 그녀를 기다리는 심정이다. 자꾸 뒤집어봐도 내 가슴만 까맣게 탄다. 참지 못하고 그만 여러번 뒤집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살짝 구워진 식빵. 접시에 옮기고 티슈로 후라이팬을 닦는다. 검게 탄 버터를 닦아내면서 드는 생각이. 어차피 탈건데 버터는 왜 후라이팬에 발라야 되는 걸까 생각해봤다. 너도 나처럼 까맣구나.


다른 한쪽도 뒤집어서 굽는다. 이번에는 치즈를 얹어서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치즈가 녹는 동안 체다 치즈에게 묻는다. 여자들은 널 좋아하더라. 그래서 슈퍼에서 두 종류나 사왔지. 너랑 에멘탈이랑. 덕분에 손이 두 번이나 갔어. 치즈는 적당히 녹은 것 같다.


후라이팬을 잠깐 따로 놓고. 준비된 터키런천이랑 계란후라이를 올린다. 계란후라이는 특별히 도환 형제의 협찬이 있어서 가능했다. 참고로, 도환 형제는 보디빌더다. 내가 형이라서 다행이다. 전자렌지에서 계란후라이를 내오는 도환 형제의 섬김이 참 값지다.


생각해 보니 웃기다. 레바논팀에 남자가 딱 둘인데.. 도환 형제가 나 때문에 어쩔줄 몰라한다. 본래 본인 짬밥에 신입생 동생 데리고 있어야 하는데 왠걸 같이 온 사람이 직장인 아저씨다. 억울하면 일찍 태어나던가.


...

아니야 도환아.

때리지만 말아줘.

내가 잘 할게.


마무리는 꿀이다. 처음에는 그냥 막 뿌렸는데. 레바논에서 매일매일 빵을 굽다보니 요령이 생겼다. 마치 파티셰가 된 것 마냥 예술적으로 꿀을 바르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안 그래도 됐었다.)


팀원들이 토스트를 먹으면서 '나중에 학교 근처에서 토스트집 할 생각 없냐'고 얘기한다.. 하하하하 나 안 해.


근데 우리의 식탁 교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교수님이 타준 생과일 주스.

이어서

조교님이 타준 커피.

또 이어서

수영 자매가 타준 비타민수...


갑자기 의문이 생겼다.

아니...

이럴거면 대체 왜 먹는 거냐..


아무튼 우리의 소박한 조찬은 그렇게 끝이 났다.


근데..

난민학교엔 언제 가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옴니버스 인 카이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9 대만 밀크티 이야기 -6- : 가족이라는 이름 19.10.05 22 0 3쪽
38 대만 밀크티 이야기 -5- : 꼬꼬마 아인이 19.10.05 12 0 6쪽
37 대만 밀크티 이야기 -4- : 뉴페이스의 등장 19.10.05 12 0 4쪽
36 대만 밀크티 이야기 -3- : 단기선교팀 맞이 하루 전날 19.09.19 13 0 8쪽
35 대만 밀크티 이야기 -2- : 성막의 의미와 사랑 19.09.19 13 0 6쪽
34 대만 밀크티 이야기 -1- : 직장 동료가 나를 보내서 여기 왔소 19.09.19 13 0 12쪽
33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10- : 마무리 19.09.19 14 0 13쪽
32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8- : 조금만 뒤에서 보기 19.09.19 18 0 7쪽
31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7- : 막내 이순찬 19.09.19 35 0 4쪽
30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6- : 아테네 시내 관광 이야기 19.09.19 153 0 8쪽
29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5- : 작은 배려 19.09.19 20 0 6쪽
28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4- : 카타콤 하룻밤 체험 19.09.19 16 0 8쪽
27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3- : 그녀와 수호기사단 19.09.19 15 0 4쪽
26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2- : 벽에 그린 낙서 19.09.19 17 0 7쪽
25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1- : 프롤로그 19.09.19 28 0 4쪽
24 안녕, 양갈비! -8- : 마지막 편 19.08.22 13 0 6쪽
23 안녕, 양갈비! -7- : 레바논 백향목 향기 19.08.22 18 0 9쪽
22 안녕, 양갈비! -6- : 빈곤한 사역 19.07.25 19 0 18쪽
21 안녕, 양갈비! -5- : 잊혀진 자의 신음소리 19.07.25 14 0 6쪽
20 안녕, 양갈비! -4- : 무제 19.07.25 22 0 4쪽
19 안녕, 양갈비! -3- : 사역 첫날 19.07.25 12 0 4쪽
» 안녕, 양갈비! -2- : 당신의 위장은 안녕하십니까? 19.07.25 18 0 3쪽
17 안녕, 양갈비! -1- : 첫만남 19.02.02 36 0 2쪽
16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7-: 정탐꾼 이야기 19.01.05 40 0 5쪽
15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6-: 갑작스런 조우 19.01.05 39 1 7쪽
14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5-: 사랑의 집. 헤븐이네 19.01.05 53 1 9쪽
13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4-: 예수님의 친구된 자 19.01.05 45 1 7쪽
12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3-: 블랙 앤 화이트 19.01.05 39 1 7쪽
11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2-: 내 마음에 로스팅 19.01.05 34 1 7쪽
10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1- : 여행의 사유 19.01.05 44 1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