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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강변
작품등록일 :
2018.02.24 17:58
최근연재일 :
2019.10.05 20:11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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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6
글자수 :
96,284

작성
19.01.05 21:39
조회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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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2-: 내 마음에 로스팅

DUMMY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2- ]

-내 마음에 로스팅-


드디어

독일가는 비행기에 탔다.


타면서 하나님께 한 가지 얘기했다. 하나님이랑 같이하는 여행하자고. 보여줄 거 보여주고 만날 사람 만나게 해 달라고. 감히 하나님께 드린 내 '요구사항'이었다.


솔직히 관광을 할 거라면 굳이 독일을 선택할 이유도 없고 딱히 관광에 관심도 없다.


다만 아랍 난민들의 최종 목적지가 '독일'이라고 하니깐 한번 쯤은 가보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었다. '아랍 난민.' 요즘 내가 관심 갖는 분야기도 하니깐.


다섯 시간 반 걸려서 도착한 독일. 이상할 만큼 정확한 위치에 표지판들이 내 눈이 닿을 거리에서 나를 정확하게 인도한다. 어디부터 공항이고 어디가 기차역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물 흐르듯 공항을 빠져 나와 프랑크푸르트 역 가는 기차역 쪽으로 갔다.


여기 오기 전에 김영구 목사님께서 기차역에서 어떻게 할지 친절하게 알려 주셔서 덜 헤매고 무사히 표끊고 기차에 탔다.


근데 사실 애를 안 먹은 건 아니다. 티켓 머신 앞에서 어떻게 할 줄 몰라 몇차례 애를 먹다가 옆에 경찰한테 도움을 청했다. 근데 방법은 안 가르켜 주고 대뜸 가방에 뭐가 들어있냐는 거다. 뜬금없는 반응에 빈정이 상했지만. 그래.. 여기서는 니가 갑이다 !@#$%. 옷이랑 기념품 정도 있다고 하니깐 살짝 귀찮은 듯 퉁명스럽게 안내를 해 줬다.


하여튼 매표소 사무실에 찾아들어가서 티켓 끊고 기다렸다 기차에 탔다. 몇 정거장 안 되어 내가 내릴 중앙역에 내렸고 아직 새벽이라 인적이 드문 길을 뚫고 미리 예약해 둔 숙소를 찾아들어갔다.


도착한 숙소 앞. 시계를 보니 6시 반이다. 너무 일러서 시간이나 때울 겸 근처를 빙글빙글 둘러보다가 너무 춥고 힘들어서 조그만 카페에 들어갔다.


카페 문 열고 딱 들어갔는데.

세상에 세상에 세상에...

사장님이 글쎄...

이건 진짜 너무하다 싶더라...

오흣!~ 너무 미인이세요.


여행 첫날 살을 에우는 새벽녘의 추위 따위. 이미 잊은 지 오래다. 문이 닫히면서 들리는 종소리가 내 귓가에 맴돈다. 얼떨결에 시킨 에스프레소 였지만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내 입안 가득 느껴지는 달달함이란 마치 크림 듬뿍 넣은 모카를 마시는 것만 같았다.


적당히 시간 때우다가 굳이 '다시 오겠다'는 말과 함께 숙소로 들어갔다. 숙소에서 잠깐 쉬다가 한성호 목사님과 연락이 되어 만났다.


한성호 목사님.

이 분으로 말하자면. 나도 잘 모른다. 오늘 처음 만났다.


대충 전해 듣기로는 요르단에서 오래 사역하셨다고 한다. 근데 역시.. 중동권에 계시던 분이라 그런지 알 수 없는 친근함이 느껴졌다.


분명 방금 전에 만났는데 신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한다. 시켜논 커피가 다 식은 줄 모른 채. 두 남자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근데 내가 사람을 만나면 늘상 하는 습관이 있다. 상대의 눈을 계속 들여다보곤 하는데. 왜냐면 이 사람이 진실을 말하는지 아니면 꾸며낸 이야기를 지어내는지 계속해서 눈을 통해 확인하려 들기 때문이다. 한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속으로 생각하기를 이 사람이 하는 얘기는 모두 '진짜'다. 특히나 하나님에 관해서 더욱 그러했다.


나 때문에 시간 내서 교제의 시간을 갖고. 금요 예배 시간이 되자 차를 타고 교회에 들어갔다.


프랑크푸르트 사랑의 교회. 여기가 바로 그 교회구나. 이 교회를 보면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바로 이강옥 사모님이다.


이집트 생활 7년차인 나도 성격이 애지간 한데. 이집트서 사모님이랑 신앙 생활 같이하면서 사모님 스타일이 보통 강한 게 아니셔서 솔직히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나도 왠만하면 지고 들어가지 않는데 사모님이 엄마같아서 못 이기는 척하고 따르곤 했다.


한성호 목사님의 오늘 설교 주제는 '느헤미야'였다. 솔직히 설교를 들으면서 과연 저 말씀을 받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었다.


이 글을 읽는 그대도 알지 않는가. 하나님 제대로 믿어보겠다고 결심한 그 순간부터 인생이 얼마나 뭣같아질 수 있는지를.. 은혜의 때가 항상 있는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은혜의 진정한 가치를 알 때는. 고난 있은 뒤에 찾아온다고. 삶이 내게 말해준다.


사탄은 이렇게 말한다.

"이래도 너 하나님 믿을래?"


삶의 순간 순간 마다 같은 질문을 한다. 그리고 느헤미야의 대답이 그랬듯. 당신의 대답이 명확해 지려면 반드시 '과정'이란 걸 거칠 수 밖에 없다. 그게 '좁은길'이고. 어쩌면 그게 꼭 필요했을 지도 모른다... 그 믿음의 여정길, 그 과정이란. 결단코 쉽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그래서 그런지 예수를 진짜 믿는 사람을 만났을 때 질문 하나 던지고 싶은 충동이 든다.


"어쩌다 예수님 믿게 되셨어요?"

나도 안다.

삐딱하게 묻는다.


그저 내가 관심있는 것은. 그 사람의 부풀려진 신앙 간증이 아니라. 한 마디를 하더라도 진정성 있는 단 한 마디. 그대는 예수를 만났는가?


부자라고 신앙없고 가난한 사람이라 해서 신앙이 좋은 건 아니다. 단지 삶의 무엇이 되었든 결론적으로 하나님을 찾을 만큼 '간절'했냐는 거다.


살면서 간절함이 없는 삶이란 감동도 무드도 없는 비참한 인생. 난 그래서 간절함을 아는. 그런 사람을 찾아가서 만나기를 기대한다.


어쩌면 나란 녀석.. 역시 그 간절함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건 아닐까 싶다. 나에게 여행의 묘미란 그런 사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사람과의 만남. 그것을 경험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


물론. 여행중 아리따운 여인을 만난다면 그것도 좋다. 딱.좋.다.(스타카토 표시) 하지만 그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여행 마지막날 조차 새벽비 맞아가며 새벽기도하러 가는 내 자신을 보며 알았다.


지금 내 얼굴에 흐르는 건 절대 눈물이 아니다. 그저 빗물만이 내 얼굴을 스쳐 지나갈 뿐. 이따 예배 끝나고 커피나 마시러 가자.


예배 끝나고 교제 시간에 가을에 이집트서 만난 세 청년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기대했다. 두명은 만났고 한명은 한국이란다. 아쉽지만 나중에 기회되면 다같이 볼 날이 있겠지..


예배는 끝났다. 각자 집으로 흩어지고 나도 숙소로 향했다. 뭔가 피곤한 하루였다. 이게 독일 여행 첫날이다.


아차차... 근데 내일도 새벽기도 오라는데 어떻게 가지? 사모님 따님 뵙고 '이것'도 전달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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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대만 밀크티 이야기 -5- : 꼬꼬마 아인이 19.10.05 12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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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대만 밀크티 이야기 -1- : 직장 동료가 나를 보내서 여기 왔소 19.09.19 13 0 12쪽
33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10- : 마무리 19.09.19 14 0 13쪽
32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8- : 조금만 뒤에서 보기 19.09.19 18 0 7쪽
31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7- : 막내 이순찬 19.09.19 35 0 4쪽
30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6- : 아테네 시내 관광 이야기 19.09.19 153 0 8쪽
29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5- : 작은 배려 19.09.19 20 0 6쪽
28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4- : 카타콤 하룻밤 체험 19.09.19 16 0 8쪽
27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3- : 그녀와 수호기사단 19.09.19 15 0 4쪽
26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2- : 벽에 그린 낙서 19.09.19 17 0 7쪽
25 돌아온 양갈비 In Greece -1- : 프롤로그 19.09.19 28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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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안녕, 양갈비! -7- : 레바논 백향목 향기 19.08.22 1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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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안녕, 양갈비! -5- : 잊혀진 자의 신음소리 19.07.25 14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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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안녕, 양갈비! -3- : 사역 첫날 19.07.25 12 0 4쪽
18 안녕, 양갈비! -2- : 당신의 위장은 안녕하십니까? 19.07.25 17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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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7-: 정탐꾼 이야기 19.01.05 40 0 5쪽
15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6-: 갑작스런 조우 19.01.05 39 1 7쪽
14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5-: 사랑의 집. 헤븐이네 19.01.05 53 1 9쪽
13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4-: 예수님의 친구된 자 19.01.05 45 1 7쪽
12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3-: 블랙 앤 화이트 19.01.05 39 1 7쪽
»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2-: 내 마음에 로스팅 19.01.05 34 1 7쪽
10 이집트왕자 독일여행기 -1- : 여행의 사유 19.01.05 44 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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