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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이중 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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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1,059
추천수 :
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6.13 08:05
조회
121
추천
3
글자
12쪽

뻔한 사기

DUMMY

황충의 다음 말은 악운룡으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당면한 과제는 당연히 나의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네, 그럼 그 다음에 일어날 일까지 생각해 봐야지, 매년 오천 냥을 투자하면 나의 재산이 줄어들까?”

“그건···”


무공이나 약초라면 모르지만 장사를 문제로 내면 어두울 수 밖에 없다.


“이런 난세에는 살아 남으면 기회가 생기는 법이야, 재산을 늘리려고 무리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기회는 저절로 굴러 오게 돼 있네”

“아!”


스승들에게 천재로 인정 받는 악운룡

더 이상 듣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만약 내가 살아 남고 경쟁 상단이나 전장이 망한다면?

그들은 부동산 등의 재산을 처분하기 위해 자금이 넉넉한 곳을 먼저 찾게 된다.

또한 고객이나 영업권, 지역 상권은 구태여 무리하게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굴러 들어온다.

위기가 곧 기회

난세의 장사 방법이다.


‘이거 참 재미있네, 무공에만 미쳐있지 말고 이제 장사도 좀 배워볼까?’


황충이 그의 생각을 읽었다는 듯 말한다.


“자네는 누구보다 총명하니 내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 주리라고 생각하네, 또한 자네에게도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말게”


악운룡은 아버지가 없으니 스승들에게만 배울 수 밖에 없었다.

그 스승들의 관심사 외에는 배운 게 없다는 뜻

이제 전혀 새로운 사고방식을 접하니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다.

황충의 태도는 마치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업을 교육하는 모양새다.


“알겠습니다, 참으로 흥미로운 관점이군요, 앞으로 저도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역시 자네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우치는 인재야, 백무련이나 구룡사가 단지 무공이 뛰어나서 지금과 같은 성세를 이룬 게 아니네”


그의 이론대로 명문대파를 이루기 위해서 무공은 기반에 불과하다.

경영과 관리가 따라주어야 한다.

사업적인 감각이 없다면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


“그래도 제가 먹고 튈 게 걱정되지 않습니까?”

“그럴 리가 있나? 자네는 그런 짓을 하기에는 너무나 현명해”

“원래 똑똑한 사람이 배신도 잘 하는 법입니다”

“그 수준을 넘어선 사람이라면 절대 그런 짓은 하지 않지, 자네는 귀곡이 결국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이왕 교육을 시작한 김에 제대로 하려나 보다.

그렇지만 규모가 너무 크고 변수가 많은 일을 예측할 수는 없다.


“그건 알 수 없죠”

“지금처럼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을 계속한다면 언젠가는 들통나게 돼 있네, 그 때 가서는 지금 만들어 놓은 수 많은 적들에게 반격을 받게 되겠지”

“결국에는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이군요”

“단기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겠지만 길게 보고 크게 성장하려면 어디까지나 정도를 걷는 게 최고 좋은 방법이네”


악운룡은 감탄하고 말았다.

괜히 대상인이 아니었다.

나름대로의 분명한 철학과 신념이 있다.


그의 생각에 악운룡은 그렇게 생각이 짧은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

나에 대해서 나보다도 더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오늘의 가르침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나도 이렇게 훌륭한 문주를 모시게 돼서 정말 기쁘네, 앞으로 금강문에 관한 일은 모두 자네에게 일임할 테니 잘 부탁하네”

“다른 것은 모르지만 최소한 황금상단은 지켜드리겠습니다”

“하하하···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네”


결국 문주직을 수락했다.


문파를 개설해서 조직을 이끌 생각은 전혀 없었다.

마음이 바뀐 것은 두 가지 이유


무공이 아무리 강해도 혼자서는 귀곡이나 백무련 등의 거대조직을 절대 상대할 수 없다.

금강권왕이 그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 다음은 심경의 변화

여태까지 무공이 강해지는 것 만을 생각해 왔지만 황충의 말을 듣고 보니 돈이 곧 권력

돈이 많은 상인이 최고의 무력대를 조직한다면 절대고수도 상대할 수 있다.

아무래도 개인의 입장에서 보는 세상과

한 문파의 장문인으로서 보는 세상은 다를 것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두 사람은 금강문을 개설하는 일에 대해 한참이나 의논했다.


전체적인 틀이 정해지자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객잔으로 향했다.


“이제 보니 수안객잔이었군”


그 동안 많은 사건을 겪으면서도 객잔의 이름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자신이 관심 있는 일에 대해서는 몰두하는 반면에 관심이 없는 일에는 허술하기 그지 없었다.


객잔에 들어서자 점소이게게 동전 몇 개를 쥐어 주면서 말했다.


“객잔에 묵는 손님 중에 공여문이라는 사람을 불러 주게”


점소이가 뛰어 가자 주위를 둘러 보았다.

점심 시간이 되어서인지 빈 자리가 없었다.

아니 빈 자리가 없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이 너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구석에 한 상을 온전히 차지하고 있는 귀공자

식탁 위에 장검을 얹어 놓은 것으로 보아 검을 쓰는 무인

그는 혼자 식탁 하나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주위의 대여섯 개의 식탁을 비워 놓은 상태

그 식탁의 바깥쪽에는 호위무사로 보이는 자들이 무려 열 명 가량이나 서 있다.

호위무사들이 빙 둘러 그를 감싸고 있으니 무려 열 개의 식탁을 그들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살수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아무리 귀공자라지만 호위가 좀 지나친 것 아닌가?’


자신의 편리를 위해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저렇게 노골적으로 위세를 과시하는 귀공자와 싸울 생각은 없다.

잠시 기다려 빈 자리가 나서야 앉을 수 있었다.


“악대협님, 그 동안 어디를 가셨길래 소식조차 없으셨습니까?”


공여문이 특유의 붙임성 있는 태도로 다가와 마주 앉는다.


“금강권왕의 비급을 찾으러 갔었소”

“하하하··· 악대협은 가끔 엉뚱한 데가 있더군요, 그래서 비급은 찾으셨습니까?”


거의 농담으로 받아들인다.

그 동안 황충이 장보도에 나온 지역을 샅샅이 수색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보물이 있다면 황충이 벌써 찾았을 게다.


“찾았소”

“당연히 찾지 못···. 엥? 정말 금강권왕의 비급을 찾았다는 말입니까?”

“운이 좋았소”

“허 참! 무슨 도깨비 놀음도 아니고···”

“그래서 공소협에게 할 말이 있소”

“금강권왕의 비급과 관계가 있습니까?”

“황금전장주와 같이 금강문을 설립하면서 내가 문주가 됐소, 그 첫 제자로 공소협을 영입하고 싶소”


그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삼엄한 호위를 받고 있는 귀공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네? 그러면 나더러 금강문의 제자가 되라는 것입니까?”

“그렇소”

“으음···”


서글서글한 공여문도 이런 뜻밖의 제안을 받자 잠시 생각에 잠긴다.

공여문은 가전무학을 익혔으므로 금강문에 가입하는 데 걸림돌이 없다.


“공소협이 금강공을 익힌다면 절정의 경지도 멀지 않을 거요”

“정말입니까?”

“본인이 열심히 노력한다면 금강문주로서 내가 약속할 수 있소”


충분히 약속할 수 있다는 판단

단 조건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았다.

약 일 년 간은 뒈지게 쳐맞아야 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얘기한단 말인가?


귀공자는 곁에 서 있는 호위대주에게 전음을 보냈다.


-저 자가 화산파의 신진고수라는 악운룡이 맞죠?

-그런가봅니다

-한 눈에도 절정에는 이르지 못한 것 같은데

-그렇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잘 쳐 줘야 초일류 수준입니다


“문주님의 생각이 그러시다면 더 생각할 필요가 없군요, 금강문에 가입하겠습니다”

“반갑소, 열심히 해 봅시다”

“잘 부탁합니다, 문주님”


성격이 시원시원한 공여문답게 결정이 빠르다.

그도 악운룡과 함께 무령을 잡고 나서 호감이 최대치를 기록하는 중

이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다.

강호에서 함께 할 사람을 찾는다면 이 사람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흥”


귀공자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콧방귀가 나온다.

아직 절정에도 이르지 못한 자가 문주가 된다?

삼류문파

잘 해야 이류문파다.

더구나 그 제자는 절정으로 만들어 준다고 한다.

너무나 뻔한 사기

노골적으로 사기를 치는 놈이나 그 뻔한 사기에 넘어가는 놈이나 다 한심스러운 자들이다.


악운룡과 귀공자의 눈이 마주쳤다.

그가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아이고, 악소협, 도대체 어디를 갔기에 그토록 소식이 없었소?”


영호직이 반가운 표정으로 너스레를 떨면서 나타났다.

그의 뒤를 다섯 명의 호위무사들이 따르고 있었다.


“금강권왕의 유물을 찾았습니다”

“뭐라고? 황전장주가 온 산을 이 잡듯 뒤져도 찾지 못한 것을 어떻게 그리 쉽게 찾았나?”

“찾다 보니 나오더라구요”

“허허! 자네는 뭔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데가 있어”


무령과 싸우면서 생사를 같이한 전우

영호직은 마치 동생을 대하듯 스스럼이 없다.


귀공자는 이제 경멸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누군 대협이고 누구는 소협이라고 부른다.

더 따져볼 것도 없이 별 볼 일 없는 자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백무련의 공자까지도 저 샌님처럼 생긴 사기꾼에게 놀아나고 있다.


-저 자가 무령을 잡았다고 명성이 하늘을 찌르던데 전부 사기 아닌가요?

-무령이라는 자의 실력이 과장된 것 같습니다


상식적으로 저런 자가 절대고수를 잡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화산파의 은거기인이 숨겨 놓은 제자라는 말도 다 개소리군요

-적어도 화산 쪽에서는 그런 자가 있다는 건 보고 받을 수 없었습니다

-저 자를 제압해 놓으면 화산과의 협상에 도움이 될까요?

-별 도움은 안 될 것 같지만 적어도 손해는 없겠지요


그가 입을 열려는 순간 다시 한 사람이 나타났다.


“악운룡, 어디 갔었어? 가려면 얘기를 하고 가야 할 것 아니야?”


주홍이었다.

특유의 가벼운 말투로 살짝 나무라면서 친숙한 태도로 다가선다.


-의외로 구룡삼대주와도 친분이 있는 모양이군요

-무공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모르지만 아직 어린 여자입니다

-하긴, 저 경망스런 말투를 보니 세상 물정을 모르는 애들이군요


주홍이 앉을 자리를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마침내 넉넉한 자리를 찾자 서슴지 않고 다가선다.


“거기 혼자만 자리를 차지하지 말고 같이 앉는 게 어때?”


특유의 애들처럼 가벼운 말투

공여문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재빨리 다가서며 말한다.


“남궁세가의 남궁혁빈 공자입니다”


그 말을 듣자 악운룡도 그의 태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남궁혁빈은 화산 산골에까지 알려진 이름

유서 깊은 남궁세가에서도 사상 최고의 천재라 불리는 소년

열다섯에 일류에 올랐다는 믿기 어려운 소문이었다.


아직 성장이 다 이루어지지도 않은 소년이 일류의 경지에 올랐다는 말에 화산의 소규모 문파들 사이에서도 믿을 수 없다는 사람이 많았었다.

하지만 처음 볼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는 이미 절정의 경지에 다다라 있다.


게다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호위들

적어도 네 명의 경지는 가물가물

악운룡이 짐작하기 어렵다는 것은 그들이 이미 절정에 이른 무인들이라는 의미였다.


주홍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네가 남궁혁빈이야? 자리 좀 내 줘”


남궁혁빈의 검미가 살짝 올라간다.


“싫소, 이 자리는 빈 자리가 아니라 꼭 필요한 공간이오”

“내 부탁을 거절하는 거야?”

“나는 구룡사를 두려워하지 않소”


남궁혁빈의 한 마디에 장내가 얼어붙었다.

식탁을 놓고 시작한 가벼운 대화가 갑자기 남궁세가와 구룡사의 대결로 비화한다.


“네가 구룡사를 두려워하냐를 묻는 게 아니잖아? 식탁 한 개를 양보해 달란 말이야”


예전이라면 출수를 먼저 한 뒤 말을 했겠지만

악운룡과 다툰 이후 신중하게 처신하겠다며 사과한 뒤로는 확실히 달라진 태도

그러나 남궁혁민이 그걸 알 리가 없다.


“정 필요하다면 실력으로 차지하시오”


노골적인 도전

근래 남궁세가의 기세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더니

구룡사에 도전할 정도인가?

장내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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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금강문주 23.06.11 122 3 12쪽
36 금강공 23.06.10 127 3 12쪽
35 바보 형 23.06.09 124 3 12쪽
34 보물 수호자 23.06.08 129 3 12쪽
33 탐사대의 영도자 23.06.07 136 3 12쪽
32 자승자박 23.06.06 136 3 12쪽
31 악마의 설법 23.06.05 132 3 12쪽
30 개소리 23.06.04 138 3 12쪽
29 호신강기 23.06.03 146 3 12쪽
28 대량학살 23.06.02 141 3 12쪽
27 금강불괴 불두타 23.06.01 144 3 12쪽
26 생불이 마귀로 23.05.31 155 3 12쪽
25 생불 23.05.30 152 4 12쪽
24 단체손님 환영 23.05.29 160 3 12쪽
23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 23.05.28 159 4 12쪽
22 은거고수의 비밀제자 23.05.27 166 4 12쪽
21 망나니의 유래 23.05.26 176 4 12쪽
20 분노의 주먹 23.05.25 179 4 12쪽
19 손님 모으기 23.05.24 175 3 12쪽
18 장보도를 팔다 23.05.23 184 4 12쪽
17 홀을 든 소녀 23.05.22 188 3 12쪽
16 사랑을 먹은 소녀 23.05.21 198 4 12쪽
15 무서운 소녀 23.05.20 202 4 12쪽
14 신비한 소녀 23.05.19 202 4 11쪽
13 끝판왕이 나타났다 23.05.18 210 6 12쪽
12 장보도를 파시오 23.05.17 212 6 12쪽
11 우선 먹고 보자 23.05.15 226 6 12쪽
10 백련이 불여일전 23.05.14 246 6 12쪽
9 쇠불알 귀걸이 23.05.14 258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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