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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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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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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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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5.3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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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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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생불이 마귀로

DUMMY

대개의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아부를 하려고 해도 잘 안된다.

그럴만한 일을 찾기 위해서는 억지로 머리를 쥐어 짜고 얼굴에 철판을 깔아야 한다.

진심으로 말해도 저절로 아부가 된다면 복 받은 사람이다.


“첫째는 물론 무령을 죽이는 것, 둘째는 저기 있는 놈들이 대부분 무령과 상잔해서 죽어 자빠지는 것, 셋째는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비급을 찾는 것이다”

“아! 그렇게 깊은 뜻이··· 만약 비급이 없다고 하더라도 저들 중에서 살아남을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니 수안성은 이미 우리 손아귀에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의 표정은 이미 수안성의 이인자가 된 듯 하다.


“귀곡의 무공은 천하제일이므로 그깟 비급따위는 아무 필요도 없지만 그래도 조그만 공적은 인정 받을 수 있겠지요”


놀라운 말이었다.

금강권왕은 한 때 천하제일인이라는 칭호를 얻은 사람

그런 그의 무공을 우습게 깔아뭉개고 있다.

귀곡의 무공이 천하제일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


이들의 목적은 수안성 전체를 손아귀에 넣는 것


“우리 귀곡을 세상에 알리는 첫걸음이다. 실로 막중한 책임을 진 것이며 동시에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낸다면 그대들의 앞길에는 찬란한 미래가 기다릴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

“복명”


부대주까지는 약간이라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른 대원들이 할 수 있는 말은 오로지 <복명>이라는 말뿐이었다.

이처럼 권력이 집중된 사회에서는 아부와 뇌물이 중요한데

그들의 머리 속에 맴도는 수 많은 아부의 말들을 표현할 입이 없었다.


이들은 신이 나서 사태의 전개를 관망하고 있었다.

사실은 수백 명의 군웅들이 모두 무령에게 잡혀 먹히기 일보 직전이라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다.


처음에 도하람은 무령을 평범한 중으로 생각했다.

탐사에 방해가 되니 그냥 죽여버리려고 했었다.

쉽게 생각했지만 강력한 반격을 받았다.

잠깐 대적하다 뜻밖에도 삽시간에 사망자가 늘어났다.


다행히 사태를 빨리 판단하고 꽁무니가 빠져라 줄행랑을 친 그의 능력으로서 무령의 무시무시한 힘은 계량 불가였다.


“저들은 곧 싸우게 되겠지요?”

“당연하지, 조용히 지켜보고 있거라”


심하게 헛다리를 짚고 있는 신기묘산 도하람의 권위는 아직까지 살아 있었다.


군웅들이 절을 빙글빙글 돌다 법당 안에 들어가 수색을 해 보았다.

손바닥 만한 법당은 수색을 하고 자시고 할 곳도 없었다.


무령은 오히려 느긋하게 그들을 안내했다.


“여기는 간단한 도구들을 보관하는 창고요, 이 외에는 찾아볼 곳도 없소”


그 과정에서 그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말을 섞었다.

미혼공을 이용해서 단계적으로 정신을 장악해 나가는 과정이었다.


사람들은 상대의 정신을 미혹하는 수법에 대해 사술이라며 경멸한다.

그래서 미혼술로 부른다.


그러나 도덕이라는 잣대를 제쳐 놓는다면 엄연한 무공

사악한 힘을 빌리는 것이 아니다.

내공이나 영기를 이용하여 언제든지 반복적으로 구현해 낼 수 있는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수법이다.

일반적인 용어로는 미혼술이지만 사실은 미혼공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


악운룡은 그와 같은 사실을 깨닫고 극도로 위급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았다.

설마 혼자서 이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미혼공을 전개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더 이상 무령에게 미혹 당하면 그보다 더 높은 고수가 오기 전에는 되돌릴 방법이 없다.


‘사람 환장하네, 저런 광경을 멀뚱히 눈을 뜨고 보고만 있어야 하나?’


지금 자신을 비롯해서 모든 사람들이 지옥을 향해 직행하는 마차에 타고 있는데 멈출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가슴속에서 걷잡을 수 없는 분노의 불길이 화르륵 솟아 오른다.


그 순간


머리 속에 한 가지 무공에 대한 정보가 주르르 떠오른다.


사자후(獅子吼)


지금과 같이 환술에 당한 사람의 미혹을 깨뜨리는데 최고의 방법이었다.


잠시 운기를 해 연습을 해 보니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즉시 모든 내공을 일으켜 전력으로 사자후를 시전했다.


“모두 정신 차리세요”


그가 갑자기 크게 소리치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무령은 지금 미혼술로 여러분들을 현혹시키고 있습니다, 계속 그와 대화를 하다가는 그의 노예가 될 것입니다”


악운룡이 외치는 소리를 듣자 모두 졸다 깨어난 느낌

번쩍 정신을 차리고 다시 무령을 바라보았다.


적송자가 탄식한다.


“아! 이건 사자후··· 본시 불문의 절학으로 목도하기가 극히 어려운데 어떻게 젊은 악소협이 이런 절기를 알고 있소?”


설명할 길이 없다.


“지금은 상황이 긴박하니 추후에 말씀하시지요”


이번에는 팔밀이가 아니라 시간을 미루었다.


무령은 속으로 똥을 밟은 듯이 불쾌했다.

더구나 여태 전력을 다 해 펼친 미혼공이 결실을 맺기 일보 직전이었다고 생각하니 아쉽기 그지 없다.

결정적인 방해꾼을 만났지만 여기서 포기할 무령이 아니다.


“저 젊은 시주는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아주 정신 나간 사람이군요, 나는 여러 귀빈들과 즐겁게 담소만 나누고 있었는데 어떻게 여러분을 노예로 만든단 말입니까?”


다시 온화한 표정으로 미혼공을 극성으로 전개했다.

사자후가 아무리 미혼공의 상극이라 하더라도 내공과 수법의 수준 차이가 심하다면 미혼공을 깨지 못한다.

정면으로 반격을 받았다.


무령의 미혼공과 자신의 사자후가 맞상대 한다면?

내공이 부족한 자신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자후의 공능만 믿을 게 아니라 뭔가 충격을 줘야 한다.


“우리는 아직 저 불상 밑을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절을 허물고 그 바닥을 파 봐야 합니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이 즉시 동조했다.


“옳소, 보물은 절을 그 위에 지어 숨겨놓은 것입니다”

“당장 절을 부숩시다”


어디에나 이런 선동에 혹하는 사람이 있다.

음모론은 언제나 잘 팔린다.

지금처럼 그럴듯한 내용이라면 틀림 없이 먹힌다.


“장보도에 있는 동굴 위에다 절을 지었다, 모두 절을 허뭅시다”


많은 사람들의 입을 오가면서 순식간에 사실로 확정돼버렸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미혼공이 먹히지 않는다.


중과부적

수 많은 사람들이 떠들기 시작하니 무령도 수백 개의 입을 막을 방도가 없었다.

무려 수백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미혼공을 펼칠 수는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고수인 그로서도 엄청난 영기와 정신력을 소모하는 일이다.


더구나 불상 밑에 금강권왕의 비급이 있다는 것은 얼토당토 않은 중상모략


‘저 새끼는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네’


그것도 열 받는데 그런 허무맹랑한 말에 넘어가 오히려 자신을 성토하는 군중들의 무지몽매한 모습이 더욱 어이없다.


‘그래서 내 절을 허물겠다고?’


절의 규모나 가치를 떠나 자신의 거처를 허물어버린다니

이런 개 같은 것들이 있나?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교묘한 선동에 넘어간 군중들이 흥분해서 미혼공이 먹히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미혼공을 해제하자 울화가 치밀었다.


“너는 누군데 내 이름을 알고 있느냐?”

“나는 악운룡이다, 네 이름뿐 아니라 네가 흑령술의 고수라는 것도 알고 있고 여기 있는 고수들을 잡아 네 노예로 만들려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흐흐흐··· 제일 먼저 목을 뽑아 죽일 놈이로다”


군웅들은 모두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

무령의 모습은 방금 까지 관세음보살처럼 인자한 사람이었는데 순식간에 악귀처럼 흉악하게 변해 있었다.

실제로 그의 얼굴이 변한 것이 아니다.

미혼공의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같은 모습을 보고 받아들이는 자신의 생각이 바뀐 것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이 변한 것은 모른다.

무령의 모습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엇? 저 중이 마귀로 변해버렸다”

“부처가 어떻게 순식간에 악귀로 변할 수가 있지?”


사람들이 저마다 놀라서 소리치자 무령이 노골적으로 본색을 드러냈다.


“후후후··· 이제야 정신이 드나?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너희들 모두 아무도 죽지 않고 이 몸의 인도 하에 평안한 삶을 얻을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게 됐군”


무령의 이상하게 속을 뒤집어 놓는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머리가 빠개질 듯 아파왔다.

자기보다 몇 단계나 높은 고수와 전력을 다 해 상대한 부작용이었다.


사자후는직접 도검을 맞대는 무공이 아니다,

그래도 내공은 물론 정신력의 소모는 막대하고 위험도는 오히려 더 높다.

일시적으로 많은 내공이 빠져나가 다리가 후들거린다.


‘생각보다 위험했군’


미혼술과 상극인 무공이란 것은 틀림 없지만 아직 내공과 경험이 너무 부족했다.

군중들을 선동해서 화가 나게 하므로써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그는 즉시 영기단 다섯 알을 꺼내 입에 털어 넣었다.

이번에는 영기 보충은 오히려 부차적인 목적

이 지랄 맞은 영기단을 씹노라면 창자가 뒤틀리게 되고 그 격렬한 고통에 오히려 다른 잡념은 잊을 수 있다.

사자후와 같은 무공은 정신력, 그 중에서도 집중력이 중요하다.


무령을 가까이 마주하고 있는 군웅들은 비록 일류 이상의 무공을 가지고 있는 고수들이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겪는 일이니 혼란스러웠다.

분명한 것은 무령이 기이한 술법으로 자신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


“너의 정체가 뭐냐?”


적송자가 검을 빼 들며 외쳤지만 무령은 한가롭기만 하다.


“너희들과 같은 축생들이 나의 정체까지 알 필요는 없고, 첫 번째 방법이 서로 가장 좋았는데 그게 안 되면 아깝지만 두 번째로 가야지, 쩝”


무령은 자기도 모르게 입맛을 다셨다.

이들 중 많은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아까웠다.

그렇다고 해도 이 많은 고수들 가운데 절반만 추려도 엄청난 행운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는 대령사가 되면 우선적으로 목위방과 전가보의 전태무 부자를 영령체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들만 손에 쥐면 수안성을 손에 넣는 것은 여반장이다.

그 생각을 하니 새삼스럽게 겨우 간발의 차이로 대령사에 오르지 못한 게 너무나 아쉽다.

만약 대령사에 오른 상태였다면 이들 모두를 솜털 하나 다치지 않고 완벽하게 손아귀에 넣었을 텐데


자신을 습격한 정체 모를 놈들로 인해 잡념에 빠져 시간을 낭비한 게 천추의 한

이 맛있는 먹이들을 털도 뽑지 않고 깔끔하게 먹어 치울 기회가 사라졌다.

생각할 수록 더욱 아깝다.


“우리와 싸우겠다는 것이냐?”


적송자는 그가 미혼술로 자신들을 한꺼번에 굴비처럼 엮으려 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하하··· 아직까지 제 처지를 깨닫지 못하는구나, 너희들은 아직 나에게 도전할 자격이 없다”


말을 하면서 그는 자연스럽게 물러나 절 뒤의 절벽 앞에 섰다.

그 앞으로 세 사람이 나타났다.


나타난 세 사람은 여태까지 모든 사람들이 보고 있으면서도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

어느 절에나 있는 늙은 불목하니, 불두타(佛頭陀)와 두 명의 찬모였다.

이들은 지금까지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한 쪽 구석에서 다소곳이 손을 모은 채 바라보고만 있었댜.

그 때문에 아무도 주시하지 않았었다.


불두타는 얼굴에 해골의 형상이 그대로 드러나 보일 정도로 말라 있었다.

그는 무령의 앞에 서더니 들고 있는 빗자루에서 대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뽑아버렸다.

곧 빗자루 대를 봉처럼 들어 봉술의 기수식을 취했다.

고수들은 그게 일반적으로 빗자루를 만드는 대나무가 아니라 철봉이라는 것을 알았다.


“흥, 삐쩍 마른 늙은이가 이 많은 고수들에게 대항하려고 하느냐?”


문득 개산대부 엄대봉이 도끼를 들고 달려 나온다.

코에 아직 붕대를 잔뜩 감고 있어서 심한 코맹맹이 소리가 난다.


악운룡이 보물을 찾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고 했다.

당연히 가장 먼저 공을 세우면 인상적인 장면이 될 것이라는 생각

오로지 상대가 너무 형편 없는 놈으로 보이는 게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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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바보 형 23.06.09 124 3 12쪽
34 보물 수호자 23.06.08 129 3 12쪽
33 탐사대의 영도자 23.06.07 136 3 12쪽
32 자승자박 23.06.06 136 3 12쪽
31 악마의 설법 23.06.05 132 3 12쪽
30 개소리 23.06.04 138 3 12쪽
29 호신강기 23.06.03 146 3 12쪽
28 대량학살 23.06.02 141 3 12쪽
27 금강불괴 불두타 23.06.01 144 3 12쪽
» 생불이 마귀로 23.05.31 155 3 12쪽
25 생불 23.05.30 152 4 12쪽
24 단체손님 환영 23.05.29 160 3 12쪽
23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 23.05.28 159 4 12쪽
22 은거고수의 비밀제자 23.05.27 166 4 12쪽
21 망나니의 유래 23.05.26 176 4 12쪽
20 분노의 주먹 23.05.25 179 4 12쪽
19 손님 모으기 23.05.24 17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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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신비한 소녀 23.05.19 202 4 11쪽
13 끝판왕이 나타났다 23.05.18 210 6 12쪽
12 장보도를 파시오 23.05.17 212 6 12쪽
11 우선 먹고 보자 23.05.15 226 6 12쪽
10 백련이 불여일전 23.05.14 24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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