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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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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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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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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글자수 :
355,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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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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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대량학살

DUMMY

그 후 영호직과 공여문의 공격이 연달아 작렬했다.

무려 수십 번의 권장과 검격을 맞은 후에야 불두타의 균형이 서서히 무너졌다.




절반이 잘라진 목이 기이한 각도로 꺾여 있었다.

상처를 통해 검붉은 핏물이 느린 속도로 서서히 흘러 나왔다.


그가 쓰러지자 영호직과 공여문은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숨을 몰아 쉬었다.


“후우, 정말 어려운 싸움이었네, 자네가 아니었다면 결코 이기지 못했을 거야”

“공격을 막아준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악운룡도 영호직의 협공이 아니었으면 죽었다.

여태까지의 고정관념으로 보검을 뽑으려다 반격을 당했을 게 틀림 없다.


짝짝짝


뜻밖에도 주홍이 박수를 쳤다.

한층 눈을 반짝이며 악운룡을 바라보며 말한다.


“이번에는 보검이야?”


유명한 보검은 한 개의 성과 맞바꾼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싸고 희귀하다.

엊그제까지 촌놈이라고 불리던 악운룡이 그런 보검을 가지고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화산에 그런 보검이 있다는 말도 들은 적이 없다.

그게 있다고 해도 저렇게 어린 제자에게 줄 리가 없다.


‘끊임 없이 내 상상력을 자극하는 희한한 사람이야’


덩달아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친다.


짝짝짝···..


그들은 악운룡이 아니었으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무도 불목하니를 상대할 방법이 없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도 무령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 모습


그는 오래 전에 만든 영령체인 불두타에게 여러 가지 불만이 많았다.

원래 대단한 고수를 우연한 기회에 함정에 빠뜨려 영령체로 만들었다.

그 때문에 지금처럼 싸움은 가능하지만 평소 아무런 쓸모가 없는 인간이었다.


이지가 너무 많이 상실되었다.

마당을 쓸고 나무를 해서 불을 때는 것도 간신히 해 내고 있었다.

물을 흘리지 않고 길어오도록 만드는 것은 결국 포기했다.


일상생활에서 손이 너무 많이 간다.

영령체가 자신을 위해 봉사하는 것인지 자신이 영령체에게 얽매어 있는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마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자신이 주인인지 집사인지 헛갈리는 것과 마찬가지

고양이는 무슨 짓을 하든 귀엽고 예쁘니까 키우겠지만 영령체는 고양이가 아니다.


지금 다시 만든다면 과거보다 훨씬 실력이 향상되었으니 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만들 수 있다.

더구나 지금 훌륭한 영령체들이 떼지어 몰려 와 있지 않은가?

어차피 불두타는 이번 싸움이 아니더라도 죽여버릴 생각이었다.

자신의 일을 저들이 대신해 주었다.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또한 그가 많은 고수들을 상대하지 못했음에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머지 모든 사람들을 상대할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그 때 문득 개산대부 엄대봉이 나타났다.

예의 거대한 도끼를 들고 한 발로 깡총거리며 뛰어 왔다.

코에 커다란 붕대를 감고 다리에는 어느 새인가 부목을 대고 있다.

역전의 고수답게 자가치료도 능하지만 보고 있으니 우습기 짝이 없다.


그는 불두타에게 달려가 도끼를 한껏 치켜세웠다.


“이 새끼가 감히 나의 다리를 분질러? 너를 죽여버리겠다”


사람들이 모두 입을 비죽거릴 만큼 어처구니 없는 상황

이미 다른 사람들이 죽여 놓은 사람에게 화풀이 하면서 마치 자신이 죽이는 듯이 공로를 자랑한다.

평소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도끼가 떨어지는 순간 불두타가 눈을 번쩍 떴다.

동시에 그의 철봉이 휘둘러졌다.


위잉 빠각


“으아아악”


엄대봉의 나머지 성한 다리마저 박살 나버렸다.

그가 처절한 비명을 지르는 사이

목이 이상한 각도로 틀어져 있는 불두타가 다시 철봉을 들었다.


악운룡이 재빨리 달려가 철봉을 발로 차버린 다음

검을 들어 그의 목을 내리쳤다.

목이 완전히 두 동강으로 분리된 뒤에야 불두타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그걸 구경하고 있는 수백 명의 사람들 모두가 놀라서 식은 땀을 흘렸다.

상식적으로 이미 죽었다고 생각한 사람이 다시 살아나 고수의 다리를 분질러 놓았다.


“저럴 수가··· 목을 완전히 떼어버리지 않으면 죽지 않는가 봐”

“저 자가 목의 절반이 잘려진 상태로 거리를 활보한다고 상상해 보게”

“으으··· 끔찍한 소리 하지 말게”


모든 사람들이 악운룡이 보검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묘한 상황이 되었다.

한 자루의 보검에 수백 명이 덕을 보았다.

보검이 아니었으면 사태가 어떻게 발전됐을지 모른다.


이제 사람들의 시선은 무령을 향했다.

정작 긴장한 사람은 수백 명의 시선을 받는 무령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를 둘러싸고 있는 군웅들이었다.

그의 영령체인 불두타도 간신히 제압했는데 그의 주인인 무령은 더 강할 것이 확실했다.


싸움은 분명히 이겼는데도 긴장하는 군웅들과는 대조적으로 무령은 느긋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이 흥령사는 흥령문으로 이름이 바뀔 것이다, 흥령문의 첫 번째, 아니지, 두 번째 제자가 된 너희들을 환영한다”


악운룡은 그가 흥령문이라고 말하는지 흑령문이라고 말하는지 헷갈렸다.


그의 첫 번째 제자는 목소소

목소소가 자신의 수중에 있으니 하지 못할 것이 없다.


우연히 말을 타고 있는 목소소를 발견한 순간 느낀 충격과 희열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천하를 샅샅이 뒤져도 이렇게 천부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는 인재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해 보지 못했었다.

그녀가 자신의 눈앞에 갑자기 나타나자 현실인지 아닌지 볼을 꼬집어볼 지경이었다.


재빨리 말을 쓰러뜨리는 동시에 단전을 부쉈다.

자신의 제자로 삼은 뒤에는 이미 천하가 자신의 수중에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한 가지 문제점

너무나 뛰어난 목소소의 자질로 보아 언제 잡아 먹힐지 모른다.

하지만 곧 대령사의 경지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


혹여라도 부서질세라 날아갈세라 애지중지 조심조심 키웠다.

목소소는 기대보다도 더 빠르게 성장하였다.


그녀는 이미 진작에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었으니

경지에 오른 흑령사라도 몇 달에 걸쳐 머리를 싸매고 집중해야 겨우 그릴 수 있는 복잡한 대형 영기진

그녀는 마치 화가가 눈 앞의 풍경을 그리듯 단 하루 만에 뚝딱뚝딱 그려 냈다.


이제 제 발로 걸어 들어온 수족들만 그녀에게 붙여주면 흥령문이 완성된다.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도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를 노예로 만든다더니 정말 그렇게 만들 자신이 있다는 태도네”

“그렇지만 이 많은 고수들을 어떻게 한꺼번에 사로잡는다는 말인가?”

“그러니까 미친 놈의 개소리지”


오직 악운룡만이 무령의 말이 허풍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가 구체적으로 무슨 수법을 사용할지는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무령의 기분 나쁘고 느끼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런데 식충이는 필요 없거든?”


갑자기 얘기가 비약하자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식충이?”

“밥만 축내고 일은 하지 않는 놈들을 식충이라고 하지, 그것도 모르나?”

“쓸만한 고수들 외에는 다 죽이겠단 말이냐?”

“하하하··· 이제 보니 너는 죽이기는 좀 아까운 놈인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데 악운룡만이 그의 정체를 똑바로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문득 전신에 소름이 쫙 끼친다.


이 자는 이미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을 자신의 영령체로 만들 계획이 서 있다.

그 뿐 아니라 가라지, 즉 잡초를 솎아 낼 방법까지 가지고 있다.

그것은 대량학살이라는 참혹한 방법임이 분명하다.


‘대량학살을 기도한다면 무슨 방법을 사용할까?’


무령은 흐뭇한 표정으로 마치 아이를 타이르듯 말했다.


“식충이들은 가라, 그리고 나의 제자들은 잠시 고통스러워도 참아라, 영원한 복락과 평안을 얻기 위한 과정이니”


목소소에게 말했던 영원한 평안

그의 영령체가 되어 이지를 상실한 채 그의 명령에만 따르고 있으면 마음의 평안을 얻을 것이라는 의미였다.


“비록 얼굴이 망가지더라도 내가 금방 고쳐주겠다, 어차피 너희들은 얼굴을 바꿔야 하느니라”


무령이 품에서 시커먼 구슬 세 개를 꺼냈다.

영기주였다.


영기주를 보는 순간 그가 하려는 짓을 깨달았다.

이 자는 지금 여기에 모인 군웅들을 한꺼번에 불 가마 속으로 집어 넣어 태워 죽이려 하고 있다.


벼와 가라지를 구분하는 방법?

모조리 불질러 버리면 내공이 충실한 고수들은 어떻게든지 살아 남을 것이고

쭉정이들은 죽어버릴 것이다.

잔인한 방법으로 무지막지하게 옥석을 가린 다음

고수들만 손에 넣겠다는 심산


악운룡은 거의 반사적으로 사자후를 펼쳐 외쳤다.


“모두 도망가, 바위나 나무든 뭐든 불길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숨어”


친절하게 존댓말로 자세히 안내방송을 할 시간은 없다.

그저 자신의 말을 무의식적을 따르게 만들기 위해 사자후를 사용하는 정도가 할 수 있는 최선


동시에 자신도 품에서 영기주 하나를 꺼냈다.

아쉬운 점은 영기주가 하나 밖에 없다는 것

이런 대형 영기주는 아무리 목소소라 하더라도 많이 만들기는 어렵다.

그럴 필요도 없다.


무령의 손에서 세 개의 영기주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악운룡의 말들 듣자 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재빨리 몸을 숨겼다.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일부는 멀뚱하게 날아오르는 구슬을 바라보았다.

세 방향으로 날아간 구슬은 동시에 폭발했다.


쿠우우우우우


모든 사람이 너무나 밝게 빛나는 붉은 화염에 손으로 눈을 가렸다.

거대한 굉음과 함께 흥령사 전체를 덮을 정도로 커다란 화염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엄청난 화염을 보면서 무령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하··· 화염령주의 위력이 대단하구나, 식충이들은 모조리 태워버리고 나의 제자들을 공손하게 만들어라”


고수들이 모조리 심한 화상을 입어 대항력을 상실하면 일 단계 작업 끝

그 다음에는 미혼공으로 굴복시켜 치료만 하면 영령체가 확보된다.


악운룡은 하나 밖에 없는 구슬을 던져야 할 방향을 선택했다.

어쩔 수 없이 고수들부터 구해야 한다.


그가 던진 영기주가 터지자 엄청난 바람이 일어났다.

마치 태풍의 한 조각을 떼어다 놓은 것 같았다.


솨아아아아악


강력한 태풍에 화염이 날아가는 동시

악운룡의 경고를 듣고 자세를 낮춘 사람을 제외하고 서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날아갔다.

아무리 무공이 높아도 감당할 수 없는 위력이었다.


잠시 후 화염이 사라지자 흥령사는 지옥으로 바뀌어 있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화염에 노출되어 심각한 화상을 입고 신음과 비명을 흘렸다.


“으으으으···”

“아아악”


폭발의 중심에 있던 사람들은 아예 회생의 가망이 없을 정도였다.

전신이 불에 녹아버린 그들의 모습은 참혹하기 이를 데 없었다.


보잘 것은 없었지만 멀쩡했던 흥령사도 태풍으로 주춧돌만 남기고 모두 날아가버렸다.

조그만 나무들은 폭발에 휩쓸려 뽑혀나가고 아름드리 나무들도 불이 붙었다.

흥령사는 물론 주위가 순식간에 폐허로 변해버렸다.


무령은 폭풍령주가 터지자 문득 파안대소를 멈추고 악운룡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네가 그 폭풍령주를 어떻게 가지고 있지?”


악운룡의 그와 대거리할 경황이 없었다.

사람들의 살이 타는 냄새와 자욱한 연기 속에서 고수들의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잘 파악되지 않았다.


주위를 살펴 보니 아수라장 속에서 대부분의 고수들 역시 크고 작은 화상을 입고 있었다.

그래도 폭풍령주 덕분에 치명적인 화상은 입지 않고 있었다.


가장 많은 화상을 입은 사람은 개산대부 엄대봉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기에 전신에 화상을 입고 데굴데굴 구르면서 처절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크아아악, 아파, 나 좀 살려 줘”


이제 그는 전신에 성한 곳이 없을 정도

종합병원이 되었다.


무령이 악운룡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

너무나 강렬하게 쏘아대는 살기에 전신이 따갑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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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자승자박 23.06.06 136 3 12쪽
31 악마의 설법 23.06.05 132 3 12쪽
30 개소리 23.06.04 138 3 12쪽
29 호신강기 23.06.03 146 3 12쪽
» 대량학살 23.06.02 142 3 12쪽
27 금강불괴 불두타 23.06.01 144 3 12쪽
26 생불이 마귀로 23.05.31 155 3 12쪽
25 생불 23.05.30 152 4 12쪽
24 단체손님 환영 23.05.29 160 3 12쪽
23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 23.05.28 159 4 12쪽
22 은거고수의 비밀제자 23.05.27 167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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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끝판왕이 나타났다 23.05.18 210 6 12쪽
12 장보도를 파시오 23.05.17 212 6 12쪽
11 우선 먹고 보자 23.05.15 226 6 12쪽
10 백련이 불여일전 23.05.14 24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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