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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신의 글 쓰는 터

나와 여자애와 동영상.avi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로맨스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6.11.28 19:46
최근연재일 :
2017.08.05 23:25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52,893
추천수 :
825
글자수 :
986,161

작성
17.05.16 23:19
조회
331
추천
5
글자
15쪽

25화. 나는 너에게, 너는 그녀에게, 남고 싶지 않아서.

DUMMY

“뭐해?”

“놀아.”

“뭐하고 노는데?”

“게임.”



귀찮게 말을 거는 하민이. 대충 대답하는 나. 실제로 귀찮기도 하고. 약간 겸연쩍은 걸 숨기기 위한 방어기제이기도 하다. 한적한 쉬는 시간, 난 평화롭게 게임을 하고 있다. 그런 나에게 하민이가 와서 말을 거는 상황.



“너 요즘 맨날 휴대폰만 보잖아.”

“내가 휴대폰 안 본 적이 있나.”

“그렇긴 한데.”



천연덕스러운 내 대답에 피식 웃으며 말하는 하민이. 힐끔 눈을 들어 하민이를 본다. 내 책상과 마주하는 책상 위에 앉아 나를 보고 있는 하민이. 치마가 꽤나 짧다. 새하얗게 빛나는 눈부신 허벅지. 절로 시선이 가지만 애써 시선을 휴대폰 쪽으로 내린다.



“근데 뭔 게임인데?”

“안 알려줌.”

“에에~ 뭔데, 알려 줘!”



의문이 생긴다. 난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의문점 첫 번째. 나는 여자애들과 잘 얘기하지 못 한다. 기본적으로 쑥맥인지라. 아무리 여동생이 있고, 미영이가 있고, 세하나 소라, 유니, 하나, 하민이 등과 얘기 했다고 해도, 타고난 천성이 바뀌는 건 아니지. 그런데 지금은 어째서인지 하민이와 잘 얘기하고 있다. 왤까.


두 번째. 그렇다면 하민이가 나한테 말을 거는 건데. 왜? 그럴 이유가 있나?



“이런 건 내가 잘 알지. 너 서큐버스지?”

“무슨 말이야?”

“민하민으로 위장한 서큐버스인 거야. 내 정기를 탐내서, 그래서 이렇게 살갑게 말 걸고 그러는 거지. 멀쩡한 하민이라면 맨정신으로 나에게 말을 걸 수는 없지.”

“아핫. 뭐래. 재미있네.”



내 어설픈 추측에 하민이는 까르르 웃는다. 그렇게 짧은 치마로, 허벅지 다 보이면서 다리 꼬고 요염한 웃음 짓지 말라고. 확 반해버릴 거 같으니까. 유혹하는 거지? 유혹해도 나를 유혹하는 건 아닐 테니, 엄한 생각은 하지 말도록.


음. 사실, 그런 게 있긴 하지. 나는 나름대로 둔감하다고 자부하는 편이지만, 그런 나조차 이해할 수 있는 이 이상한 흐름. 그 하민이가 나한테 살갑게 말을 걸고 그런다고? 최근 들어 이런 관계가 되었는데. 이전에는, 세하와 더불어 잔뜩 내 디스만 하던 하민이다.



“개소리 그만 하고, 게임이나 알려줘! 뭐 게임 하나 가지고 그렇게 유세야?!”

“음. 미리 경고하는데 이 게임은 무척이나 재미가 없어.”

“재미없는데 왜 그렇게 오래 하고 있는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하민이는 어째서인지 최근 나에게 달라 붙는다. 물리적인 의미가 아니라, 뭐 어쨌든. 그래서, 적당히 대답해주곤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여자애라면 허둥대며 말을 더듬거나 그러겠지만, 하민이한테는 최초부터 별다른 감정이 없어서. 오히려 냉정하게 얘기하고 놀 수 있는 것 같다.


결국엔 내가 하는 게임을 휴대폰에 설치한 하민이. ‘오. 뭐지.’ 하면서 휴대폰에 집중한다. ‘좋아, 나도 해보겠어!’ 하면서 제자리로 돌아간다. 먼저 말 걸고 먼저 돌아가는 하민이. 뭐, 그럴 수 있지.



“요즘 민하민이랑 친한 거 같여?”

“아 뭐. 그렇지.”



하민이가 가고, 가만히 눈치를 살피던 짝꿍 경훈이. 넌지시 말한다.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는 나.



“하세하랑 나소라는 어쩌고?”

“뭔소리여.”

“아니, 사준경 하렘 아니여?”

“개소리 자제염.”



경훈이는 키득키득 웃으며 말한다. 숫제 놀리는 태도에, 나는 험한 말투로 화답해준다. 그렇다고 화난 건 아니고. 은준경훈 노는 방식이 뭐 이런 식이다. 개소리에 맞서는 유일한 방법은 강한 선제타격 뿐이지.



“이러다 민하민이랑 사귀는 거 아녀?”

“그럴 리가 없지, 그러면 전경훈이 이유니랑 사귀게 되겠지.”

“이미 사귀고 있잖아.”

“······후후.”



말이 그렇다는 거지. 경훈이의 질문은 대답할 가치도 없는 종류의 것이다. 단순히 말 좀 걸었다고 사귀네 어쩌네 하는 건, 비약도 그런 비약이 없지. 단순히 벤치 옆에 앉은 것만으로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같은 집 같은 방에서─ 이런 식으로 사귐과 결혼에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부 생각하는 건 연애초짜 남자애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지.



“함 데이트 신청이라도 해 봐. 나쁠 거 없잖아?”

“내가 왜.”

“너 민하민 싫어함?”

“그런 건 아닌데.”

“그럼 좋아하는 거네. 한 번 해 봐!”

“아니······.”



경훈이의 엄청난 논리에 나는 차마 답변을 할 수가 없다. 자기 일 아니고 남일이라고 막말하는 꼬락서니 좀 봐. 싫어하는 게 아니라면 좋아하는 거다. 탄탄한 흑백논리에 이마를 탁 치게 된다. 말이 통하질 않으니 솔직히 이길 자신이 없다.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고 다시금 휴대폰으로 시선을 옮긴다. 그런 무시에 익숙한 경훈이도 또한 제 할 일을 한다.













--












“왔네.”

“안녕.”



간단하게 서로 인사하는 나와 하민이. 뭔가, 경훈이 말대로 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 이 역시, 내가 거부할 이유는 전혀 없어서.


‘주말에 뭐해?’ 라고 물어온 하민이. 나야 뭐, 항상 그렇듯 잉여지. 하고 적당히 대답하니 ‘그럼 주말에 나랑 놀자!’ 하고 패기당당하게 말하는 하민이. 계속 말하지만 내가 구태여 거절할 이유는 없다. 여자애 쪽에서 먼저 데이트 신청 하는 건데.



“그럼, 뭐하고 놀지 정했어?”

“보통 놀자고 한 쪽이 정하는 부분 아님?”

“아핳. 그래, 가자.”



넌지시 떠보는 양 뒷짐을 지고 나를 쳐다보며 묻는 하민이. 근엄한 표정으로 나는 대답한다. 아아니. 어째 정답? 싱긋 웃으며 하민이는 앞서 걷는다. 뭔가, 내가 아는 이성관과는 많이 다른데, 이 현실은.


지금까지 상식이라 알고 있는 이성관은, 남자애가 데이트를 주도할 것, 여자애한테 쌀쌀맞게 대하지 말 것 등이 있는데. 어째 하민이는, 그걸 죄다 반대로 하는데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음. 이런 때에 내릴 수 있는 가장 현명한 결론은 그거지. 기분 탓이겠지.



“별루다.”

“그러게.”



영화를 보고 나와서 한 마디. 뭐 영화라는 게 그렇지.



“여기 별루다.”

“그러네.”



시내에 새로 생긴 돈가스 전문점을 다녀오고. 튀김이 미묘하게 느끼하다. 뭐 나는 사실 돈가스라면 다 좋아하는 편이지만. 고기 + 튀김의 조합인데 싫어할 수가 있겠는가. 다만 하민이가 별로라니까 그냥 그렇다고 넘기는 거지.



“여기 노래방 별로야.”

“노래 잘 하던데?”

“그럼~”



노래방에서 나오며 말하는 하민이. 노래방이 좋은지 어쩐지는 모르겠고, 하민이가 진짜 노래 잘한다는 건 알겠다. 가수 지망생인줄. 노래실력조차 미천한 나는 기죽어서 감히 노래를 잘 못 부르겠던데.



“나 궁금한 게 있는데.”

“응?”



영화 → 점심밥 → 노래방 → 카페 라는 흔하디 흔한 데이트 코스. 시간 보내기에는 딱 적절한 조합이긴 한데. 이제 늦은 오후가 되어, 카페에 마주 앉은 나와 하민이. 문득 궁금해서 그린티라떼를 홀짝 한 모금 마시며 하민이에게 묻는다. 휴대폰을 보다 내 말에 슥 나를 올려다보는 하민이.



“아까부터 다 별로라고 하는데. 나도 별로임?”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음······.”



그러게. 생각지도 않은 하민이의 반격 질문에 나는 살짝 당혹스러워졌다. 그야, 뭔가 눈치 보게 되니까. 내가 선정한 데이트 코스는 아니지만, 여자애가 옆에서 자꾸 ‘별로야~ 별로야~’ 이러면 남자애는 썩, 기분이 좋진 않다고.



“그렇다면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하자면. 나랑 왜 놀자고 한 거야? 놀 친구가 없어서?”

“내가 너 같은 찐따니? 친구는 많지~ 맨날 놀던 애들이라 그렇지.”

“흠. 그게 사실이라면 좀 부럽군요.”



괜히 말했다가 나 친구 없는 것만 부각된다. 하긴, 하민이는 친구 많지. 굳이 하민이가 어필하지 않아도, 겉으로만 봐도 반의 중심인 하민이니까. 대국적(?)인 이미지는 반장이고 모든 부문이 1위인 반장이 좋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자기 편(??)이 많은 건 하민이다. 이상한 말들이지만 실제로 그러 하니까. 하민이는 뭔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그런 매력이 있으니까. 그리고 그런 애가 굳이 나랑 노는 걸 나는 이해할 수 없는 거고.



“그냥, 재미있을 거 같아서?”

“내가?”

“응, 너 좀 이상한 편이잖아. 이상하다는 건 개성이고, 그런 애를 알아가는 것도 한 재미지.”

“그렇구나.”



음······ 그래서 나는 내 입으로 ‘내 이름은 사준경, 올해로 17살, 평범한 남자 고등학생이다’ 같은 진부한 설명은 하지 않는다. 평범한 듯하지만 속을 까놓고 보면 병X도 이런 X신이 또 없는 이상한 놈이니까. 그건 은준경훈 패거리 셋 다 그렇지 않나 싶은데.



“그래서, 결과는?”

“무슨 결과?”

“재미를 느끼셨나요?”

“후흐흫. 이딴 말투도 재미있는 거 같애. 무슨 탐구? 하는 거야?”

“아 뭐. 그렇습니다.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뭔가, 하민이가 나를 칭찬하는 건지 까는 건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고. 겸연쩍어진 나는 가만히 홀짝홀짝 음료만 마시며 얼버무린다.



“재미있는 거 같애. 더 흥미도 생긴 거 같고. 더 알고 싶어지네, 너에 대해?”

“······그거 뭔가, 되게 썸 타는 거 같은 말인데요.”

“타면 안 됨?”

“······아뇨, 안 될 건 없는데.”



말하면서 점차적으로 얼굴이 붉어지는 나. 하민이 너, 뭔가 너무 미국식이지 않냐. 아니 미국식이 뭔지는 정의할 수 없지만. 너무 쿨해. 너무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밝혀. 그것도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남자애 앞에서 대놓고. 오히려 내가 소녀의 순정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잖아. 뭔가 사미영한테 영향을 받고 있는 걸까. 아몰랑. 괜히 더 창피해지잖아.



“아핳, 얼굴 빨개졌네?”

“······아아. 덥네.”

“덥긴, 하핳. 귀여워.”

“······아아아!”



하민이는 멀쩡한 얼굴 그대로. 놀리는 건지, 정말 나한테 관심 있다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건지. 여자애 마음을 내가 어찌 알겠는가. 쑥맥끼가 다분한 나는 그저 이렇게 농락당할 수밖에 없다. 이러다가 하민이가 입 싹 닦고 ‘사실은 장난이었습니다☆’하면, 그저 뭐, 나만 마음고생 하는 거지. 그런 게 나의 정해진 운명이니까.


어쨌든 뭐, 오늘 하루만 놓고 보면 상당히 괜찮은, 그런 데이트였다.











--










“──이런 식이 돼서, 어째 하민이랑 잘 되게 생겼는데.”

“······.”



집으로 돌아와, 오늘 있었던 일을 상세히 아뢰는 나. 여기는 사미영의 방. 미사 방만큼 핑크핑크하지는 않은 무난한 방이다. 원래 나였던 녀석이니. 몇 개월 지났다고 막 여자애처럼 꾸미는 건 좀 그렇지. 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연애의 고수라면 응당 사미사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게 맞겠지만. 나와는 다르게 미사는 이성친구도 몇 번 정도 사귀었던 것 같고. 기껏해야 초등학생 중학생 때의 연애겠지만. 아예 안 해본 나보다는 몇 배는 낫지.


하지만 미사에게 말하기는 뭔가 부끄럽고 창피하다. 여동생이라 그런가. 그래서, 연애의 고수는 아니다만─ 내 사정과 감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그러면서 동시에 여자애들 동향 또한 파악하고 있는, 미영이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그래서, 네 마음은 어떤데?”

“내 마음?”



어째 미영이는 별로 탐탁지 않은 듯한 표정이다. 분명 내가 예상한 미영이의 반응은, ‘엣?! 하민이가? 그 하민이가 그렇게 말했다구!?’ 하면서 꽤나 소녀스러운 반응을 할 줄 알았는데. 미영이, 소라나 유니처럼 꽃밭꽃밭 소녀소녀(?)한 애들이랑 놀다보니까 리액션만큼은 이제 여느 소녀 못지않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뭔가 미적지근하면서 진지하다. 사미영 답지 않게.



“나야 뭐······ 나는 실학파니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좋은 거 아닐까······ 싶은데?”

“네 마음을 네가 정해야지, 네가 모르면 어떡해.”



대충대충 말하는 내 대답에, 미영이는 팔짱을 끼고 나를 바라보며 말한다. 그 엄청난 진지함에 나는 다소간의 압박감을 느낀다.



“몰라 뭐야 너 무서워. 왜 갑자기 진지한 건데. 이러는 거, 너답지 않아.”

“나 다운 게 뭔데!”

“후후. 이래야 사미영이지.”

“하아. 드립 치기 싫다고~”



좋아, 이런 느슨한 분위기. 미영이는 여자애가 된 뒤로는 어지간하면 드립은 잘 안 치는 편이지만. 내가 거북해하니 그걸 풀어주기 위해 억지로 한 번 한 모양.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어쨌든 좋아는 해야 뭘 성립이 될 거 아냐. 좋아해?”

“······음. 좋아해도 될 거 같애.”

“그렇다면.”



미영이, 그렇게 안 보이지만 되게 중요한 맥을 짚는구나. 어쩌면 여자애로 바뀌어서 확실히, 여자애의 마음을 잘 반영하게 된 것일지도? 상담을 요청하길 잘한 것 같다. 잠시간의 심사숙고 끝에, 나는 마음을 내렸다. 좋아해보기로.


아니 솔직히, 하민이 정도 여자애가 나한테 관심 있고 흥미 있다고 말하면 내 쪽이 개이득인 부분 아닙니까? 사실 지금도 어쩌면, 나만의 망상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좋아해서 내가 손해볼 건 없을 거 같다.



“한 가지만. 하나.”

“하나? 하나 뭐, 말해 봐.”

“아니, 숫자 말고. 하나 있잖아 하나.”

“어어, 어. 하나가 왜.”



하나라는 말에 덜컥, 뭔가 마음에 켕기는 거라도 있는 것처럼 나는 멈칫 하게 된다. 전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하나라는 존재를. 원래 하나 존재감이 좀 없는 편이잖아.



“너, 하나랑 그······ 애매한 그런 어떤 거잖아. 적어도 그런 건 끝내고 사귀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음······ 일리가 있어.”



잠자코 미영이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나. 예전에, 나 하나에게 고백했던 적 있지. 하지만 하나는 어째서인지, ‘좋아하지만 사귈 수 없다’는 알쏭달쏭한 말로 나를 혼돈케 했고. 그 뒤로도 흐지부지, UCC 동아리의 동영상 결말과 같이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됐지. 뭐, 차인 거겠지 하고 마음 편하게 생각했지만. 이제 하민이를 좋아하게 되려면, 그 감정도 정리해야 한다, 그런 말인가.



“근데 나 하나 좋아했던 거 너한테 말했었나?”

“······눈치 눈치!”

“이래서 너처럼 눈치 빠른 아이는 싫다니까. 아─ 죽겠네.”



뭐, 지금은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지. 미영이는 괜히 쏘아 붙이듯 말하고, 나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고개를 젓는다. 아. 게다가 하민이 하나, 둘이 자매잖아. 뭔가······ 그렇잖아. 아~ 애매하네.






//







방으로 돌아와, 이제 자려고 침대에 누운 나. 칠흑 같이 어두운 방의 빈 허공을 보며, 나는 가만히 오늘 놀았던 하민이의 얼굴을 떠올린다. 예쁜 얼굴. 미소 짓는 옆모습. 예쁜 사복 차림. 꽤나 글래머러스한 가슴. 짧은 치마 밑으로 보이는 희고 예쁜 허벅지. 골반. 아 왜 그런 것만 생각하는데.


이어서, 평상시의 하나를 떠올린다. ······뭔가, 일란성 쌍둥이라 분명 얼굴은 똑같은 하나와 하민인데. 이제는, 분위기와 성격 탓인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때, 경훈이 방에서 있었던 그 때를 떠올리면······ 아, 또 손발 오그라들 것 같다. 그건 뭔가, 흑역사의 한 페이지 같은 느낌이니까. 창피하고 또 창피하다.












아─ 내일 학교 가서, 말 해봐야 하려나.


작가의말

저는 돈가스를 좋아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16 허허거참
    작성일
    17.05.17 22:09
    No. 1

    돈가스 좋아하시는거 엄청 티내셔놓곤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이로써 확실해졌습니다. 작가님은 데이트를 해보신 적이 없거나 영화관 노래방 데이트 밖에 안해보셨다는 것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7.05.18 12:22
    No. 2

    네, 전 데이트도 거의 안 해봐서....... 이렇습니다 ㅠㅠ 꼭 그렇게 팩트 폭력을......!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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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25화 - 3 +2 17.05.20 378 5 17쪽
122 25화 - 2 +4 17.05.18 242 5 16쪽
» 25화. 나는 너에게, 너는 그녀에게, 남고 싶지 않아서. +2 17.05.16 332 5 15쪽
120 24화 - 3 +2 17.05.14 251 4 19쪽
119 24화 - 2 +2 17.05.09 267 5 18쪽
118 24화. 청춘의 서포터 +4 17.05.07 313 6 18쪽
117 23화 - 4 +4 17.05.03 244 5 16쪽
116 23화 - 3 +2 17.05.01 235 6 19쪽
115 23화 - 2 +4 17.04.29 264 6 16쪽
114 23화. 가을의 당신 하늘 저 멀리. +2 17.04.27 290 5 14쪽
113 22화 - 4 +2 17.04.26 286 4 15쪽
112 22화 - 3 +6 17.04.21 303 5 18쪽
111 22화 - 2.5 +6 17.04.17 310 5 8쪽
110 22화 - 2 +6 17.04.13 290 5 16쪽
109 22화. 새학기! 인데?! +6 17.04.11 352 6 14쪽
108 21화 - 11 +10 17.04.09 315 5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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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21화 - 9 +5 17.04.06 250 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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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21화 - 7 +8 17.04.04 323 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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