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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신의 글 쓰는 터

아빠가 되주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1.09.29 13:55
최근연재일 :
2011.09.29 13:5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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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1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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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아빠가 되주센! - 087

DUMMY

『28화. 알아챔』




‘빵빵-------!’



‘끼이익--------------’



“유, 유나야!!”



분명히 파란불인데, 거대한 트럭이 유나에게 들이닥쳤다. 순간 내 눈앞에 펼쳐진 장면들이 슬로우 모션처럼 느리게 보였다. 놀라서 눈이 커져서 고개를 돌리는 유나, 천천히 다가오는 트럭. 하지만 유나와 트럭 사이가 너무 가깝다.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손 쓸 도리가 없다. 어이가 없었다. 이대로 유나가 죽는건가? 잠깐, 여기서 유나가 죽으면 미래에는? 유나는 미래에서 온 앤데, 과거에서 죽으면?!! 어떻게 되는거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몸을 유나 쪽으로 하고 달리고 있었다. 그 짧은 순간에 마치 주마등이 떠오르는 것처럼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봐도, 내가 지금 달려간다 해도 유나를 구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재수 나쁘면 같이 쳐서 죽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이야, 내 딸이 죽게 생겼는데! 하지난 트럭은 너무 빨리 다가왔고, 나는 달릴려고 몸을 숙이면서도 결국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제 끝났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내 몸이 옆으로 강하게 쏠리면서 휘청 했다. 팔짱이 풀렸다.



‘끼이익!!!’



“......”



“허, 헉...!”



트럭은 급브레이크를 밟아서 저 멀리서 멈추었다. 심장이 너무 떨려서,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다리가 거의 풀릴 지경이다. 자칫 잘못했으면 오줌까지 지릴 뻔 했다. 정말 그 정도로 놀랐다. 건너편 길에는 어찌된 일인지 승희와 유나가 같이 쓰러져 있다.



“학생들 괜찮은가!”



“어이구! 이게 뭐시여.”



“웅성웅성.”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사고가 날 뻔한 것이니, 당연한 건가. 나는 다리가 땅에 붙어버린 건지, 도통 움직여지질 않는다. 그런 것보다도, 머리도 굳어버렸는지 아무 생각이 들질 않는다. 그저 눈으로 보이는 광경만 보고 있다. 승희는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어찌된 영문인지 눈물이 줄줄 흐른다.



‘덜컹’



“아이구, 이런 맙소사...”








저 멀리 간 트럭에서 문이 열리고 아저씨가 천천히 달려나왔다. 그리고는 유나와 승희 쪽으로 달려간다. 그 아저씨를 본 순간, 무엇인가 마음에서 끓어오른다. 움직이지 않던 다리가 떼어진다. 그리고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던 머리에서 한 가지가 마구 증식했다. 분노.



“아저씨...”



“아, 자네...”



‘툭.’



“!”



나는 아저씨를 작게 부르고는, 그 만만한 낯짝이 나를 쳐다보자 그대로 멱살을 잡아 올렸다. 아저씨는 나보다 키가 작아서, 굉장히 볼품없게 떠졌다.



“네 따윗게 뭔데... 뭔데 유나랑 승희를!!”



“아, 미, 미안하구나, 그게...”



“닥쳐! 사람이 죽을 뻔했잖아! 그러고도 뻔뻔히 말이 나와?!”



“아유, 학생 진정하게!”



“놔! 놓으라니까!” 젠장!!”



내가 멱살을 잡고 일장 연설을 하자, 그는 그 뻔뻔한 입으로 뭐라고 변명하려 했다. 그것이 더욱 화를 돋구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행동으로 옮기려는 순간에 주변사람들이 달려들어 나를 뜯어 말렸다. 나는 발악했지만 여러 사람들이 달려들어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마음이 타는 것 같다.









“......”



“혹시 학생이 저 학생들 친구인가?”



“아...네.”



아저씨는 유나와 승희에게 달려가다 말고 멍하니 서 있는 나에게 말했다. 상상은 그럴싸하게 해 놓고 현실에서는 흐지부지하게 넘어가는 나. 아저씨는 매우 당황해서 내 손을 부여잡고 말했다.



“아유, 아저씨가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구나. 아저씨가 미쳤었나보다.”



“아니에요, 일단 애들이... 무사하니까 다행이죠.”



다시 한 번 방금 전의 상상과 철저하게 다른 현실의 나를 속으로 꾸짖었다. 나의 말에 아저씨는 퍼뜩 정신을 차려 유나와 승희 쪽으로 달려갔다. 나도 얼른 달려갔다.






“괜찮아?”



“어이쿠, 다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구나...”



유나는 교복 블라우스가 찢어지고 팔꿈치가 약간 까진 거 외에는 큰 외상이 없었지만, 승희는 양 무릎이 심하게 까졌고, 왼 팔은 살이 아예 벗겨지다시피해서 피가 뚝뚝 났다. 너무 아파 보인다. 게다가 상처에는 흙인지, 콘크리트인지 그런 게 묻어있어서 더더욱 아파보인다. 멍하니 눈물만 흘리고 있는 승희에게 한 마디 건냈다.



“어휴, 상처가 심하잖아... 괜찮아?”



“......”



“일단 일어나자, 승희야.”



“......”



도로 한 복판이니까, 일단 얘네를 일으켜서 인도로 데려가려고 했다. 어차피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있어서 그렇게 위험할 건 없지만. 하지만 승희는 내 말은 듣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그저 고개를 떨구고서 일어나려고 하질 않는다. 상처가 심한 왼 팔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듯이, 승희의 눈에서도 계속 눈물이 떨어졌다. 아파서 그런가...



“왜 우는겨... 유나 네가 구했어.”



“......”



“얼른 일어나요, 엄마. 많이 아파보이는데...”



“......!”



다시금 말해도 승희는 전혀 듣지 않는다. 다행히 많이 다치지 않은 유나가 일어나서 승희를 부축하면서 한 마디 했다. 그러자 내 말은 듣는 것 같지도 않던 승희가, 유나의 말에 고개를 번쩍 든다. 마치 갑자기 정신이 든 사람처럼.



“왜 그래, 승희야?”



“...아야야. 아아아... 너무 아파...”



“얼마나 정신이 나갔으면 이제야 아픔을 느끼는거야.”



이제 승희가 제대로 정신이 돌아온 모양이다. 하긴, 충격이 엄청 크겠지. 그 상황에서 달려들어서 유나를 구하다니. 오히려 내가 다 부끄럽다. 그 때, 나는 구하려고 달리려 했지만 어떻게 달려 나가기도 전에 트럭이 나가서 포기한 상태였다. 하지만 승희가 뭐라 말할 수 없는 초인적인 속도로 달려들어서 유나를 밀어서 둘 다 살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이건... 모성애? 말도 안되지만... 역시 승희가 유나 엄마구나.



“으으... 아아... 따가워.”



“에이구... 일단 일어나자.”



“엄마, 많이 아파요?”



“응... 괜찮아.”



승희의 상처는 굉장히 심각하다. 양 무릎이 되게 깊이 까졌다. 피가 흰 승희 다리로 줄줄 흐르고 있다. 게다가 왼팔의 상처는 더욱 심각하다. 살점이 너덜너덜하려고 하고 무릎하고는 비교도 못 하게 피가 난다. 엄청 따가워 보인다. 아마 넘어지려는 걸 왼팔로 땅에 디뎌서 저렇게 심하게 다친 게 아닐까. 승희는 나와 유나의 도움을 받아 일어났다. 휘청휘청한 것이 겉에 난 상처 말고도 다른 상처도 있나보다. 잘 걷질 못한다.



“왜 그래?”



“다리도 삐었나봐... 발목 아파.”



어쩔 수 없이 본격적으로 부축하는 자세로 승희 어깨를 걸치고 걸었다. 승희는 왼 다리를 못 써서 깡총깡총 뛰기도 하고, 질질 다리를 끌 듯이 걸어서 겨우겨우 병원에 도착했다.




‘치이익.’



“꺄아악~!”



“에이그, 여학생이 뭐하다 이리 다쳤누... 흉지겠네.”



“아파아~~!”



약을 뿌리자, 승희는 고통에 몸서리쳤다. 약 뿌린 곳에 거즈를 대자, 거즈에 묻어나는 것은 초록색인지 파란색인지 이상한 색의 것이 피와 함께 묻어나온다. 아마 소독되서 그런 거겠지. 그러니 얼마나 아프겠어. 늙은 간호사 아주머니는 혀를 끌끌차며 말씀하신다. 나랑 유나는 별 말 없이 옆에서 쳐다봤다. 유나는 미안한 지 발을 동동 구르면서 작게 말했다.



“죄송해요... 저 때문에...”



“괜찮아, 멀쩡하잖아? 히히... 아야!”



“좀 아파요 학생.”



승희는 유나가 안심하라고 그러는 건지, 아니면 정말 괜찮은 건지 애써 웃어 보이며 손까지 V자 표시를 해 보인다. 그러다 다시 고통에 얼굴을 일그린다. 정말 아파보이긴 하다. 유나도 그저 미안해서, 표정이 언짢다.



“그러니까 먼저 뛰쳐나가면 어떡해.”



“죄송해요...”



“뭐, 파란불이니까 그 아저씨 잘못이 크긴 하지만.”



아저씨는 굉장히 미안해하시면서 병원까지 우릴 쫓아왔다. 미리 병원 대금을 다 지불하시고, 그래도 마음이 놓이시지 않으셨는지 나에게 연락처를 주시고 가셨다. 하긴, 나같아도 여자애 두 명 치여 죽일 뻔 한 일이었는데 왜 안 불안하겠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유나 쪽에서 승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



응? 뭐지? 내가 승희를 쳐다보니까, 승희가 눈을 마주치더니 뭐라고 해야되나, 부끄러워 하는 거? 아니, 뭔지 잘 모르겠지만 눈을 피한다. 그리고 눈을 피하지 않은 척 다른 기구를 보면서 아파한다. 내 눈 피한 거 다 티 난다구요, 승희야. 뭐야, 왜 그런거지. 다쳐서 그런가?



“자, 가자.”



“으...”



치료는 끝났지만 승희 상처가 심하니까, 얼른 집으로 모셔줘야 한다. 에이, 기말고사 끝났다고 방금 전까지 좋아했었는데, 이런 큰 일이 나다니... 그래도 승희랑 유나가 무사하니까 천만다행이다. 솔직히 아직까지 그 때 순간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질 않는다. 진짜... 자칫 잘못했으면 한 방에 훅갔지. 근데 가자고 하는데 승희가 무릎을 잡고 멈춰선다. 살짝 눈썹을 모으고 얼굴을 찡그린다.



“왜 그래?”



“걸을 때마다... 무릎이 아파.”



다쳐서 그런가, 승희가 잘 걷지를 못한다. 하긴, 맨살이 아스팔트에 쫙 긁혔는데... 소독하고 치료 했다고 사람이 바로 낫는 게 아니니까. 얼마나 아플까.



“자.”



“...??”



“업혀.”



“으응?!”



“뭐, 어떡해. 집에 안 갈 거야?”



승희는 생각보다 격하게 반응한다. 뭐야, 요새는 승희가 되게 적극적이 돼서 이런 거엔 동요하지 않을 꺼라 생각했는데. 살짝 부끄러워 하는 게 되게 귀엽다. 그런 승희를 보니까, 기분이 좋아져서 더욱 허세를 부렸다. 승희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엔 대답했다.



“...응.”



“자, 그럼.”



승희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승희는 조금 머뭇거리다 내 등에 업혔다. 일어나서... 아, 생각보다 무겁네. 그래도, 들 만 하다. 업고서 천천히 걸어가는데, 이거 느낌이 굉장히 묘하다. 승희가 떨어지지 않으려고 내 몸에 바싹 붙었는데, 오우, 그 느낌이... 그리고 그런 승희를 안 떨어뜨리려고 받치고 있는 내 손도... 오우... 그야말로 내 몸 뒤쪽 전체가 야릇한 느낌으로 가득 찼다. 그렇게 만끽(?)하면서 천천히 걷고 있는데, 승희가 미안한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무거워?”



“아냐, 괜찮아. 들 만 해.”



“...들 만한 거야.”



“에에이, 솔직하게 네가 아무리 가벼워도 45키로는 넘을 꺼 아니야.”



“...바보.”



“어어, 넘어진다, 그만.”



승희는 다치니까 애기가 된 모양이다. 평소 나를 농락하는 의젓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어찌 보면 앙탈처럼 막 애교부린다. 다친 건 다친거지만 이런 건 이거대로 색달라서 되게 귀엽다. 내가 농으로 말하니까 삐쳐서는 다리를 막 흔든다. 그런 모습을, 유나는 뒤에서 훈훈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철컥.’



“우리 딸 이제왔... 아니 효성아?!”



“안녕하세요, 승희가 다쳐서... 헤헤.”



승희네 집에 들어가니, 승희네 어머님이 보고서 놀라신다. 딸이 다쳤는데, 당연하지. 일단 놀라지 않게 대충 경위를 설명하고 승희 방까지 그대로 업고 들어갔다. 좀 힘들긴 하다. 그래, 아까 말한데로 승희가 아무리 가벼워도 45키로는 넘을 꺼 아냐. 이마에 땀이 조금 나서 닦았다. 그걸 보고 승희가 홍조를 띄면서 묻는다.



“힘들었어?”



“어어, 조금.”



“미안, 살빼야겠다.”



“농담이야 농담. 다쳤으니까 밥 많이 먹고 얼른 자. 알았지?”



“응, 너도 잘 지내고. 시험 끝났는데... 놀지도 못했네.”



“그래, 갈게.”



조용히 승희 방문을 닫고 나오니 승희 어머님이, 그러니까 장모님이 업고 와 줘서 고맙다고 인사하신다. 아유, 장모님도 참. 송구스러워서 연신 고개를 숙이고 집으로 돌아갔다.


작가의말

유이쨔응이 화면에서 안 나와요... 어떡하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76 치느
    작성일
    11.09.11 17:07
    No. 1

    다른분을 찾아요 ..
    스타는 바뀌는게 그게 이치고 진리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신귀.
    작성일
    11.09.11 17:31
    No. 2

    잘보았습니다. 추석임에도 연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1.09.11 17:33
    No. 3

    다들 어째 추석인데도 답변이 빠르시군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추석때 내려가면 큰집에 컴터가 없어서 싫어했었는데... 이제 전국에 다 컴퓨터가 보급된듯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흔적남
    작성일
    11.09.12 03:11
    No. 4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아 나도 한국가서 엄마가 해주는 음식 먹고싶다..여기서 감자튀김이나 먹고 있으니 슬프구만 엉엉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1.09.12 16:17
    No. 5

    으앙 안돼 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애상야
    작성일
    14.01.06 18:51
    No. 6

    미래의 승희가 과거의 승희에게 ? 라는 생각이 살짝 스쳐지나가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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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아빠가 되주센! - 070 +5 11.08.18 731 10 11쪽
69 아빠가 되주센! - 069 +6 11.08.16 847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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