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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신의 글 쓰는 터

아빠가 되주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1.09.29 13:55
최근연재일 :
2011.09.29 13:55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99,728
추천수 :
1,099
글자수 :
467,525

작성
11.09.04 10:25
조회
808
추천
15
글자
9쪽

아빠가 되주센! - 080

DUMMY

“얌마, 같이 가자.”



“뭐야, 너도 나왔냐?”



“나도 저런 건 별로... 그보다 어제처럼 너 혼자 가서 또 승희랑 재미 보면 내가 억울하제잉?”



“뭔 소리야... 크하핫.”



혼자 방으로 돌아가는데 뒤에서 서영이가 따라온다. 시덥잖은 농담을 하지만 그래도 같이 나와줘서 기분이 되게 좋다. 방으로 돌아와 둘이 앉아서 할 짓도 없이 TV를 틀어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딩동.’



“누구여?”



“서영아, 나가봐.”



“아이씨, 귀찮게.”



“나는 못 나가겠소.”



‘딩동. 딩동.’



“에이씨, 짜증나.”



나는 배 째라고 대자로 눕고, 벨이 두 번 더 울리자 서영이는 짜증을 내며 문을 열었다.



“쨘!”



“어엇... 너네.”



“왔어요!”



문을 열자, 무언가 잔뜩 들고 있는 유나와 승희가 서 있었다. 서영이가 약간 당황하여 문을 열어주자, 둘은 냉큼 들어왔다. 누워 있던 나도 일어났다.



“어쩐 일이야?”



“놀자!”



“???”



유나와 승희는 들고 있던 봉지에서 이런 거 저런 거 꺼냈다. 과자에 음료수, 기타 육류와 더불어 소주 한 병. 다른 거 꺼낼 때는 그러려니 하고 보다가 마지막 소주 한 병에 내 얼굴이 찌푸려졌다.



“승희야, 술은 조금... 너 어제도 막 취했었잖아.”



“그래서 오늘은 조금 가져왔잖아. 넷이서 한 병은 진짜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도... 술은... 고등학생이.”



“에유, 왜케 애가 딱딱해! 그냥 먹어!”



승희는 막무가내다. 서영이는 그런 나를 보며 씨익 웃으면서 한 마디 거들었다.



“효성이 애들이 술 먹쟀는데 안 먹고 왔는데, 여기서 네가 먹이면 어떡하냐.”



“내가 먹자면 안 먹을 애는 아니니까.”



“그러긴 하지, 나는 뭐 좋아.”



서영이는 능청스럽게 말했다. 적절하게 세팅을 하고, 과자 몇 개 먹으면서 얘기하면서 놀았다. 그러다, 기어이 다들 건배를 하고 생에 최초소 소주 한 잔을 들이켰다.



“...! 크헉!”



“쓰지? 얼른 과자 먹어. 콜라 마시던가.”



“아오... 웁... 이거 뭐... 어욱...”



“반응이 너무 오바잖아, 효성이!”



“야... 승희 너... 이런 걸...”



와, 완전 맛없다. 쓰고 톡 쏘고 뜨겁고 먹으니까 코로 주사 맞은 것 같고 코로 막 주사 맞을 때 문지르는 그 소독약 냄새 절이는 것처럼 나고... 게다가 매스껍다. 뭐 이런 걸 돈주고 사 먹는 거야! 승희는 나의 격한 반응에 웃으며 콜라 잔을 건내줬다. 승희는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서영이도 태연하고, 유나도 그냥 그렇다.



“뭐 그렇게 오바해쌓냐. 그냥저냥 괜찮구먼.”



“맛없기는 한데, 그 정도는 아니에요 아빠.”



“...나 술 약한가보다.”



먹고, 마시고, TV보고. 먹는 도중에 승희가 술이랑 콜라랑 섞어서 가운데에 놓고서 게임하고 벌칙으로 마시자고 한다. 뭐가 뭔지 모르는데 승희도 어제 애들한테 배웠다면서 한다. 하지만 나는 영 몰라서 내가 연거푸 세 잔이나 먹었다. 그렇게 재미나게 놀다보니 어느새 밤이 깊었다. 헌데 승희랑 유나는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먹던 것도 다 치우고, 이제 잘 시간이다.



“아아, 졸리다.”



“우리 잘까?”



“엥? 여기서 자게?”



“왜, 안 돼?”



놀라서 묻는 나에게 도리어 승희가 외 안 되냐고 되묻는다. 나는 조금 당황해서 횡설수설 대답했다.



“아니, 뭐... 아무리 사귀어도... 그, 여자가 어찌 외간남자하고 한 방에서... 잘 수가 있어.”



“풋. 푸하하하하...”



내가 더듬거리며 말하자, 승희가 갑자기 빵 터져서 박장대소를 한다.



“너 디게 웃기다, 하하하...”



“뭐... 뭐가.”



“지금이 조선시대야? 외간남자레... 하하하하...”



“......”



뭔가 되게 무안하고 쪽팔린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뭐야, 내가 뭐 잘못했어?! 그게 당연한 거잖아, 어찌 말만한 처녀가 외간남자랑 같이 잘 수가 있어! 승희는 작은 방에서 이불을 가져와 펴면서 말했다.



“그리고, 유나랑 서영이도 다 있는데 엄한 짓 할 수나 있어?”



“......”



“응? 할꺼야?”



“야, 승희야 그런 말은 아무래도 남사스럽지 않니?”



“됐어, 고등학생이면 다 컸지 뭘 남사스러워.”



승희가 아무렇지도 않게 저런 말을 내뱉자, 보다 못한 서영이가 제지하려 했지만 오히려 서영이가 제지당했다. 거 참, 승희는 낯뜨겁지도 않나. 이불을 다 깔고, 방 불을 끄고 네 명이서 죽 누웠다. 나, 승희, 유나, 서영이.



“휴우우.”



“무슨 한숨을 그리 쉬어.”



“이제 수학여행도 끝이구나.”



“그렇네.”



“그럼... 이제 정말 1학년도 끝나는 건가.”



나의 말에는, 비단 1학년이 끝나서 아쉽다는 것 뿐만 아니라 1학년이 끝나면 곧... 유나와도 작별하게 되니까. 그게 아쉬운 거다. 정확하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쓸쓸한 말투로 말하자, 승희와 유나가 나를 빤히 쳐다본다. 승희가 말했다.



“뭐, 2학년이 된다고 헤어지는 것도 아니고. 아쉬워도 어쩔 수 없잖아? 2학년 되선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열심히 놀면 되지! 그치?”



“......”



“응?”



“유, 유나야 왜...”



승희의 말에, 나는 잠자코 있었다. 갑자기 조금 훌쩍거리는 소리가 나서, 나와 승희 둘이 고개를 돌려 유나를 보니, 유나가 울고 있다. 승희가 당황해서 얼른 유나를 달랬다.



“저... 헤어져도... 훌쩍!”



“헤어지다니, 뭔 소리야.”



“어... 그니까, 유나가 내년에 어디 가거든.”



“뭐?! 그런 거 왜 이제 말해!”



“음... 그게, 나도 최근에 들은 거라...”



유나가 울면서 말하자, 나는 얼른 변명했다. 승희는 정색하며 나에게 질책하듯 말했다. 유나는 계속 훌쩍거리면서 말을 이었다.



“헤어져도... 이별하는 게 아니에요... 훌쩍! 잠시만, 아주 잠시만... 못만나는 거니까... 훌쩍!”



“에에이, 괜찮아 괜찮아. 네 말대로 만날 수 있는데 왜 울어! 뚝! 유나야 울지 마.”



아이처럼 우는 유나를, 승희는 마치 엄마처럼 껴안아 주었다. 왜... 저런 의미심장한 말까지 하면서 우는거야.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잠자코 이 사태를 구경하고 있던 서영이가 벌떡 일어나 말했다.



“유나, 승희, 효성이! 일어나라!”



“???”



“이렇게 울적하고 침울하게 마지막을 보낼 수 있나! 자, 2차 시작이다!”



서영이는 이렇게 말하고 저질스런 춤사위를 추며 천천히 이동하여 불을 켰다. 그 모습에 울던 유나가 살짝 웃는다. 나와 승희도 서로 쳐다보고 웃었다. 그래, 추억을 만들려고 온 수학여행에 이렇게 마지막을 울면서 보낼 수는 없지. 무슨 짓을 하든, 재미있게 보내야 한다.







마지막날은 더욱 빠르게 지나갔다. 3박 4일이라는 긴 수학여행 기간이지만, 사실 첫날은 제주도로 가는 데에, 마지막날은 제주도에서 입한으로 가는 데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한다. 아침을 먹고, 짐정리를 하고, 버스를 타더니 곧 공항에 도착했다. 갈 때는 배를 탔지만, 올 때는 비행기를 탄다고 한다. 배도 처음 타 봤지만 비행기도 처음 타 본다. 처음 비행기를 탄다는 설렘도 있을 법 하지만 돌아가는 길이라 그런지 그리 흥이 나진 않는다. 배는 뭍까지 3시간이나 걸렸지만 비행기는 이륙하고 1시간도 안 되어 도착했다. 그리고도 또 버스에 타 몇 시간 달렸다. 정말 질리도록 버스만 타는구나...



“모두 일어나라! 도착이다, 입한이야!”



“으으...”



“여기가... 어디야...”



“아오 허리야...”



선생님의 외침에 다들 고개를 저으며 일어났다. 너무 앉아 있어서 엉덩이가 무를 것 같다. 내리니까 익숙한 운동장. 3일만에 오니까 되게 정겹다. 선생님은 적절하게 몇 마디 하고 바로 보내줬다. 피곤함이 역력한 우리에게 더 이상 뭐라고 하기가 그랬던 모양이다.



“아아, 드디어 입한이다-”



“결국에 도착이구먼...”



“피곤해요...”



“얼른 가자.”



우리는 지친 몸을 이끌고 한 걸음 한 걸음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면 엄마가 반겨주겠지...



“잘 가~”



“어여 들어가서 푹 쉬어.”



“너두! 유나도!”



“어어.”



“네!”



유쾌하게 작별인사를 나누고, 그리고 집으로 들어갔다. 아아. 어떻게 지나갔는 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즐거운 수학여행이었다.


작가의말

비축분 다 쫑나게 생겼다 이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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