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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신의 글 쓰는 터

너의 마음이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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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8.10.23 15:34
최근연재일 :
2019.02.17 21:2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497
추천수 :
1
글자수 :
45,663

작성
18.10.23 15:39
조회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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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2쪽

01화. 너의 마음은??!

DUMMY

“삐빅. 유기체 오마리. 일어나는 것이 좋음. the time has 지각. 그것은 당신의 school life에 치명적. M.O.P.T가 보증.”

“하와와!”



시끄러운 소리에 팟! 하고 눈이 떠졌습니다. 동그란 카메라 눈과 네모난 양철 몸. 이 이상한 물체의 이름은 모프, 박사님의 걸작 애완로봇입니다.



“우으응······ 몇 시야 모프 쨩?”

“유기체 오마리. 아무것도 모르는 빡대가리. 현 시간 seven O’clock and 7분.”

“모프 너어! 유기체라고 하지 말라니깐!”



모프는 로봇인 주제에 굉장히 건방집니다. 지각한다길래 엄청 늦은 줄 알았는데, 7시 7분이라뇨! 오히려 너무 일찍 깨운 거에요. 어쨌든 일어난 김에 씻으러 화장실로 갑니다.



“일찍 일어났네.”

“아 네 박사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나야 뭐.”



흰 가운을 입고, 초췌한 눈빛으로 인사를 건네는 이 분은 오 박사님. 저한테 있어 부모님이나 다름없는 분입니다. 근데 오늘도 밤 새신 거 같아요. 박사님은 너무너무 많이 연구하셔서, 걸핏하면 밤을 새셔요. 건강에 안 좋으실 텐데. 저러다 폐경기(?) 와 버리면 어떡해요. 나이도 젊은데.



“모프, 바람 좀!”

“유기체 오마리. hair dry기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dry wind 원해요? 당신의 바람 푄 현상으로 대체되었다.”

“아아앙 얼른!”



머리를 감고 와서, 모프에게 바람을 요구하는데 이렇게나 말이 깁니다. 애완로봇이면 주인님이 부탁하는 거 얼른 들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모프는 박사님이 직접 만든 수제 인공지능인지라 이 모양입니다. 그래도 제 재촉에 모프는 마지못해 바람을 쐬 줍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모프가 쐬주는 바람이 머리 말리기 딱 좋습니다.



“고마워, 모프 쨩! 박사님, 모프 간식 줘도 되요?”

“아침부터? 냄새날 텐데······ 뭐, 상관 없으려나. 줘.”

“에헤헤.”



‘간식’이라는 말에 모프는 팔짝 뛰며 좋아합니다. 안테나 겸 다목적 수신장치를 꼬리처럼 살랑살랑 흔들며, 여러 램프들을 점멸하며 제 다리에 달라붙습니다. 이럴 때엔 영락없이 강아지 같아서 되게 귀여워요. 미운정 고운정으로 함께 지낸 모프이기에, 사랑스럽게 카메라 위를 쓰다듬어주고 부엌 찬장 쪽으로 갑니다.



“휴우먼 오마리, 훌륭한 생명체. 이는 M.O.P.T의 평가가 증명. 이기 때문에 행동의 결과값을 요구.”

“으응, 잠깐만.”



지금 주는 간식은 ‘유연 휘발유’인데, 인간 신체에 안 좋아서, 몇 십년 전부터 쓰지 않는다고 해요. 모프는 정말정말 엄청 좋아하지만. 근데 박사님, 모프를 정말 강아지처럼 여기시나봐요. 자동차 기름 넣듯이 주유구에 기름을 딱 넣으면 효율적이겠지만, 미개하게도 ‘FOOD’라고 써 있는 개사료 그릇에 휘발유를 부어줍니다. 그럼 모프가 좋다고 다가와 카메라 밑의 입 비슷한 기관으로 핥아 먹어요. 정말 개 같애. 개 같긴 한데, 되게 비효율적이지 않아요? 저런 기관을 만들어놓은 것 자체가. 뭐, 박사님 취향이지만.



“으 기름냄새!”

‘위이잉─’

“휴우먼 오마리, 맛못알임. 유연 휘발유는 모든 로봇의 로망. 맛과 영양, 연료량 면에서 가장 완벽한 완전연료.”



다 좋은데 기름냄새가 너무 고약해요. 환풍기를 틀며 말하니 모프는 정신없이 휘발유를 먹으며 대꾸합니다. 자신의 취향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나봐요. 저는 빼애액 소리칩니다.



“너 태양전지로 움직이잖아!”

“유기체 오마리 불만 있어요? 내 내연기관이 당신의 육체를 분쇄할 수 있다. 그것은 무료로 제공됩니다.”

“아아! 그렇게 폭력적인 말 쓰지 말랬잖아 모프!!”



모프는 그러거나 말거나 휘발유만 열심히 마시고 있습니다. 으으······ 이러니까, 너무 예뻐해주면 안 된다니까요.



“박사님, 모프 인공지능은 왜 저 따위로 짜 놓으신 거에요!”

“왜, 귀엽잖아.”

“박사님한테만 귀엽다구요! 저는 막 만만하다고 계속 시비거는데!”

“그야 모프가 너보다 나이 많으니까 그러겠지? 따지고 보면 오빠뻘이라고?”

“싫! 어! 요! 그런 거!!”



박사님은 박사님이라, 너무 냉정하게 현상만을 따지세요. 그런 게 아니라 감성! 아이폰 같은 감성이 필요하다구요, 이 세상은! 아 저 갤럭시 써요. 데헷☆








//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잘 다녀와. 언니는 좀 자야겠다.”

“유기체 오마리. 첫 수업 잘 다녀오길 기대함.”



박사님과 모프가 저를 배웅합니다. 저는 쾌활하게 웃으며 집을 나섭니다.

처음 입어보는 교복 치마. 뭔가 엄청나게 설렙니다. 학교에는 좋은 일만 있겠죠! 아하핫! 여고생 데뷔에요 여고생!






제 이름은 오마리, 올해로 17살 되는 지극히 평범한 여고생입니다. 그래요, 올해로 고등학교 입학하는! 짱짱한 현역 여고생이랍니다! 앞서 말했듯이 가족은, 그래요, 엄마아빠는 안 계시고······ 실질적으로는 박사님이 제 엄마나 다름없답니다. ‘오’ 박사님이라, 박사님 성 따라서 제가 ‘오마리’인 거니까요. 성이 오 씨고, 이름이 마리에요. 성이 김씨가 아니라 다행이죠? 김씨였으면 김마리! 에헤헷☆ 죄송해요······.




‘웅성웅성’

‘시끌시끌’



입학식을 하는 강당은 다소 시끄럽습니다. 저는 조금 의기소침해져서,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며 저희 반 자리를 찾습니다. 아마 다른 애들은 같은 중학교 출신이거나, 아는 애들이 있어서 떠드는 것 같은데······ 저는 이 지역 중학교 출신이 아니라,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그래서 더 긴장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1반이라는 것밖에 모르겠는데.



“1반이야?”

“아, 네!”

“여기 앉아.”

“넵!”



키 크코 훤칠한 남학생이 안내해줍니다. 와, 엄청 잘 생겼어요오······ 제 이상형인 ‘얄상하고 잘생긴’ 느낌에 교복핏조차 소화하는 큰 키에 옷걸이도 좋은 남자애입니다. 선배일까요? 하지만 그 남자애는 방긋 웃으며 제 옆에 앉습니다. 전 선배인 줄 알고 존댓말 썼는데. 같은 반? 혹시, 저한테 관심 있는 걸까요!



“너도 아는 사람 없구나?”

“어?! 어! 응, 이 주변 중학교 출신이 아니라······.”



보면 볼수록 제 타입인 남자애인지라 정신없이 빤히 쳐다보게 됐는데, 그 남자애가 방긋 웃어보이며 또 먼저 말을 걸어줍니다. 하와와! 형광등 100개를 켠 듯한 아우라에요! 정신이 없어서 허둥지둥 대답해서 저도 제가 뭐라고 말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나도 그런데. 이름이 뭐야? 아, 난 지연성이라고 해. 넌?”

“아! 나, 난 오마리라고 해! 만나서 반가워!”

“응.”



너무 긴장해서 저도 모르게 영어 교과서 다이얼로그 해석본처럼 어색하게 말해버리고 말았어요. 그래도 남자애는 미소를 띠고 제 말에 대답합니다. 아아. 입학 첫날부터 제 이상형인 남자애와 통성명하고 이런 미소를 공짜로 볼 수 있다니, 전 정말 운이 좋은 거 같아요. 하나님이 절 굽어 살펴주시고 계신 거 같아요!






입학식 자체는 별달리 크게 대단한 것은 없습니다. 다소 지루하긴 하지만, 빛나는 눈으로 교장선생님 말씀을 듣습니다. 모든 절차가 끝나고, 선생님들의 안내에 따라 교실로 이동합니다. 입학식 날이라 수업이 있는 건 아니지만, 반에서 담임 선생님과 처음 만나고, 이런 거 저런 거 하고 끝난다고 해요. 아는 사람 한 명도 없지만, 설레는 마음을 안고 1반 교실로 향합니다.



“여, 옆에 앉아도 될까!”

“응, 좋지.”

“고, 고마워!”



잔뜩 떨리는 목소리로, 혼자 앉아 있는 연성이에게 물어봅니다. 아까 보여준 그 형광등 100개짜리 미소를 보이며 흔쾌히 수락하는 연성이. 아, 너무 좋아요! 지금 앉는대로 짝꿍이 정해지는 거겠죠! 제 이상형인 애와 짝꿍이라니! 에헷☆



“안녕하세요 여러분! 처음 고등학교에 온 소감은 어떤가요! 선생님은 1년간 여러분의 1학년 담임을 맡게 된 하지수라고 해요! 만나서 반가워요!”

“네─”



저 분이 저희 담임선생님인 거 같아요! 활기찬 존댓말 인사에, 다들 꾸벅 인사합니다. 선생님 쪽에서 너무 예의가 바르니까, 떠들썩하던 아이들도 예의를 차리지 않을 수 없어요.


곱디고운 약간 웨이브 기운 있는 갈색의 머리칼에, 안경이 돋보이는 미인 선생님. 키도 크고 몸매도 늘씬하게 좋은 편이세요! 나이는, 음······30대 초반 정도 되었을까요? 아, 외모상으로는 20대 중반 정도이지만! 뭔가, 느낌적인 느낌이─ 애써 20대 중반인 것처럼 보이려고 하는 30대의 느낌이 강하게 풍겨와요! 여자애의 직감 같은 거에요.



“자리는 지금 앉은 자리 그대로 앉을까요?”

“네!!”



저를 포함해서 많은 아이들이 크게 대답합니다. 여, 연성이랑 짝꿍! 정말로 그렇게 되는 거에요! 에헤헷. 선생님은 무언가 공지사항 같은 걸 말해주십니다. 입학식 당일이라, 그렇게 엄청난 얘기들은 아닌 것 같아요.



“저기.”

“흐엣! 네!”

“친구끼리는 존댓말 하는 거 아니잖아?”



선생님의 말씀이 끝이 나고, 다들 집에 가려는 찰나. 뒤에서 갑자기 제 옆구리를 콕 찌르는 손가락. 화들짝 놀라 이상한 소리를 내게 됐어요. 뒤를 돌아보니, 제 뒷자리 여자애입니다. 허리 가까이까지 오는 긴 웨이브펌 머리에, 둥글둥글한 눈매가 특징적인 여자애. 우와, 되게 예뻐요. 뭔가 부잣집 아가씨 같은 느낌인 여자애에요. 저도 모르게 존댓말로 대답하니까 방긋 웃으며 대답합니다. 웃는 것도 예뻐요, 뭐죠 이 여자애는?



“그냥, 예쁘니까 말 걸어보고 싶었어. 아까부터 엄청 들떠 있는 거 같던데.”

“아, 응, 고등학교는 처음이니깐!”

“그야 어디 1년 꿇은 거 아니면 다 처음이지 않아, 고등학교는?”

“응, 응!”



아, 이런 느낌으로 친구가 되는 건가요? 친구 되고 싶으면 그냥 말을 걸면 되는 거였군요. 아는 사람 한 명도 없는 저는, 이런 식으로라도 얘기를 걸어주는 친구가 있으면 그것으로 OK이인 기분이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합니다.



“난 먼저 가볼게, 내일 봐!”

“어, 응!”



앗, 연성이가 가버렸어요. 뭔가 얘기 잘 해서 연성이랑 같이 점심 먹고 싶었는데! 그치만 여자애들하고 친구가 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마주 인사하고 다시금 저에게 말을 건 여자애를 봅니다.



“연성이 좋아해?”

“앗! 아, 아니야!”

“아하하핳. 귀여워라. 아, 내 이름은 정다혜야. 너는?”

“어, 응, 나는 오마리라고 해.”

“와, 이름 예쁘다.”



간단하게 통성명을 하고, 저는 뭔가 겸연쩍어서 부끄러워합니다. 갑자기 귀엽다고 예쁘다고 하면 되게 기분 이상하잖아요? 어쨌든 칭찬이니까, 기분 좋은 웃음을 짓습니다.



“야 정다혜 점심 뭐 먹을래?”

“응, 얘는 이신영이라고 해.”

“엥?”



다혜와 얘기하고 있는 사이, 쪼꼬만 여자애가 뽈뽈 걸어와서 다혜에게 말을 겁니다. 바로 자신의 친구를 소개하는 다혜. 신영이, 라고 하는 여자애에요. 키 엄청 짝아요! 한 150 초반 정도 돼 보여요. 작은 키만큼이나 엄청나게 귀여운 외모. 게다가 엄청난 동안이에요. 애초에 저희, 고1이니까 동안이라는 말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아, 안녕, 난 오마리라고 해!”

“오 이름 되게 이상하다. 김씨였으면 김마리네! 아핳!”

“그런 쓰레기 같은 개그를 하다니, 이신영 감 다 떨어졌네.”

“아재개그는 네가 맨날 하는 거잖아! 한 번 했다고 오지게 뭐라 하네!”



다혜의 소개로 신영이라는 아이와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와, 하루만에 친구를 세 명이나 사귀었어요!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두 사람은 원래부터 알던 친구 사이인 것 같습니다.



“햄버거라도 먹을까?”

“오 좋지!”



마구 툴툴대는 신영이를 한 마디로 잠재우는 다혜. 이런 느낌이 자주 있었던 것처럼 아주 익숙합니다. 신영이는 햄버거를 좋아하나봐요.



“마리도 같이 갈래?”

“어, 응!”



사실 제가 먼저 같이 가자고 말해야 하나, 용기를 내야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먼저 권해주는 다혜에게 굉장히 고맙습니다. 입학식이 끝나 학교를 나오는 길, 처음 사귄 친구 두 명과 함께 햄버거집을 향해 걸어갑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뭔가 굉장히 오래간만인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은 과연 끝까지 쓸 수 있을까 싶네요. 연재하고 있는 다른 작품이 있어서, 당연히 일일연재는 안 되고...... 주간연재 정도 되려나요(웃음).

이번 작품은 SF적인 요소가 약간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봐야 로봇공학이 ‘조금’ 발달한 근미래 시기이다 정도지만요.

재미있게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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