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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칭호로 나 혼자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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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작품등록일 :
2022.10.26 16:38
최근연재일 :
2023.05.19 20:5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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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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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19
글자수 :
678,215

작성
22.12.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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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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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글자
12쪽

29화 - S급 게이트. 그리고 리벤지 매치 (1)

DUMMY

최선호가 유하늘에게 당부하고 있던 그때.

박진환에게 보고를 듣다 이상한 낌새에 밖으로 나온 김유건은 게이트를 보고 표정이 굳었다.


“어이, 길드장, 저거······.”


박진환의 질문에 김유건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을 집어삼킬 기세로 커지는 게이트. 안에서 흘러나오는 불길한 마나의 파도.

그리고 게이트 너머에서 느껴지는 수십, 아니 수백의 기척까지.


이 모든 게 의미하는 건 하나였다.


‘S급 게이트.’


기이할 정도로 안정화되었으며 마물과 마수가 공존하고, 마족이 발견되는 게이트.

몇 달 전 미국에서 발생한 S급 게이트가 이러한 전조를 갖고 있었다.


박진환의 보고를 듣고 혹시나 했지만, 가장 마주하고 싶지 않은 재앙의 등장에 김유건은 입술을 깨물었다.


제주도에서 S급 게이트가 출현한 지 아직 4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다. 그때의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S급 게이트라니.


‘아직 비어버린 S급들의 공백을 다 채우지도 못했는데······.’


상황이 안 좋아도 너무 안 좋았다.


“저, 저게 뭐야!”

“길드장님! 저거 설마······.”

“협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S급 게이트랍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아까 나오기 전까지 S급 게이트로 급변할 징조는 전혀 없었잖아!”


눈앞에 닥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길드원들이 동요하고 있었다.

그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김유건이 뭔가 하려던 순간, 게이트에서 적들이 튀어나왔다.


중무장한 오우거 부대와 펜리르, 헬 하운드 무리, 하늘을 뒤덮을 정도의 와이번 무리.

그리고 그것들 뒤에서 나타난 날개 없는 용, 드레이크.


“그롸아아아!”


30m에 달하는 압도적인 크기와 스치기만 해도 치명상을 입힐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

포효와 함께 몰아친 뜨거운 열풍. 벌어진 입 사이로 불이 뭉쳐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이것만 해도 충분히 위협적이었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마물 무리들 사이에 간간이 보이는 인간의 형상들. 사람이라면 갖지 않을 기괴한 날개와 이마에 뿔이 솟아있는 이종족들.


마족.


S급 게이트이니 그 출현은 당연히 예정되어 있었지만, 눈에 보이는 수만 해도 상상 이상으로 많았다.


그리고 드레이크 위에서 모습을 드러낸 한 마족. 아마 이곳에 나타난 녀석 중 가장 지위가 높은 개체일 것이다.


“주군의 명에 따라, 지금부터 이 미개한 종들을 학살하겠다.”

“그롸아아아아!”


마족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내뱉은 섬뜩한 소리에 응하듯 드레이크가 포효했다.


-“arah, koeyg lod nug noe!”


오우거의 외침과 함께 오우거 부대와 마수들이 진격을 시작했다. 녀석들이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땅이 강하게 흔들렸다.


그 모습을 본 김유건이 외쳤다.


“다들 잘 들으세요! 이기는 게 아니라 버티는 겁니다! 상황도 상황이고 연락도 했으니 지원은 반드시 옵니다! 그때까지만 버티세요!”

“잘 들었냐, 이 녀석들아! 무리하는 녀석은 나중에 엉덩이를 걷어차 줄 테니 각오하라고!”

“······예!”

“─────!”


헌터들의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마수들이 달려들었다. 가장 앞에 서 있던 김유건이 숨을 깊이 들이쉬곤 허리 차고 있던 칼을 뽑아 휘둘렀다.


촤아아악!


“그오오오오!”

“─────!”


맨 앞에서 달려든 마수 무리가 깔끔하게 횡으로 잘리더니 몸이 불타며 사라졌다. 김유건이 휘두른 칼은 커다란 불꽃을 머금은 채 타오르고 있었다.


“앞은 제가 처리합니다! 다들 작전대로 방어선 유지하세요!”


그 말과 함께 김유건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커다란 불꽃을 감싼 칼이 휘둘러질 때마다 오우거들이 이렇다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갑옷째로 불타올랐다.


“키에에에!”


한 무리의 와이번들이 헌터들을 넘어 도심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길드장! 와이번들이 도망치고 있다!”

“비상 인력들 파견합니다! 일단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김유건이 하늘을 향해 크게 칼을 휘둘렀다. 칼에 휘감겨있던 불꽃이 궤적을 따라 초승달 형태를 띠며 날아갔다.

빠르게 날아간 불꽃의 검기가 와이번들에게 닿았고, 스쳤을 뿐인데도 녀석들의 몸이 불타올랐다.


“키에에엑!”

-“adarni!!!”


와이번이 불꽃을 휘감은 채 추락했다. 녀석들 등에 타고 있던 오우거들이 탈출을 시도했지만, 와이번에게 불이 옮겨 붙은 녀석들은 떨어지기도 전에 재가 되어 사라졌다.


이런 분전에도 불구하고 전황은 좋지 않았다.

베어버린 만큼 마수들이 튀어나왔고, 그 수는 점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갔다. 와이번들은 이미 도심으로 향해 곳곳에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미국 측의 연구가 맞았어.’


이 침공은 마족들이 일으킨, 치밀하게 계획된 침공이다.

안정된 게이트는 그걸 위한 안정적인 침입 루트. 이 많은 군세를 데려오기 위한 필수 요소였다.


“끄아아악!”

“이 새끼가!”


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기습을 허용한 헌터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지원은 아직인 상황.

그때 김유건은 뒤늦게 떠올렸다.


‘최선호 헌터는 어디 있지?’


이 상황에서 가장 활약해야 할 전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분명 유하늘과 같이 있었을 터였다. 하지만 그와 같이 있던 유하늘은 지금 자신의 뒤에서 오우거들을 막느라 여념이 없었다.

설마 앞에서 마수들에게 당했나 생각하던 그때.


“너 잘 만났다, 이 개새끼야!!!”


앞쪽의 마수 무리에서 사출되듯 뛰어오른 최선호가 드레이크를 향해 도약했다. 무모하다고 생각한 그때, 최선호의 칼이 드레이크 위에 타고 있던 마족에게 휘둘러졌다.


챙!


마족이 뽑아 든 칼과 최선호의 칼이 부딪치며 전장에 날카로운 쇳소리가 울려 퍼졌다.



***



목소리만 들었을 땐 설마 했는데, 칼을 부딪친 채 얼굴을 보니 의구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이 녀석이다.


날 그 게이트에서 죽였던, 날 지금의 시간대로 오게 만든 그 마족이 내 눈앞에 있었다.


“제법이군.”


듣는 것만으로 기분이 나빠지는 중저음, 보는 것만으로 짜증이 솟는 미형의 얼굴, 그리고 상대를 대놓고 깔보는 눈빛까지.

무엇 하나 다른 게 없었다.


“여전히 짜증 나는 상판대기네. 아주 그냥 씹어먹어 버리고 싶어.”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 모르겠군, 미물.”

“당연히 너야 모르겠지!”


칼을 뒤로 뺐다가 크게 휘둘렀다. 그에 맞춰 녀석의 칼이 움직였다.


기기기기!


맹렬히 비벼지는 칼에서 불똥이 튄다. 그 뒤로 몇 번이고 칼을 부딪치며 주변을 살폈다.


게이트가 열림과 동시에 김유건이 전선을 형성하고 유지한 덕분에 오우거 무리가 쉽사리 시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헌터들 역시 그가 형성한 라인을 뒤에서 받쳐주며 제 할 일들을 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좋은 건 아니었다.

게이트가 거대한 만큼 시청 외곽에서도 마물들이 나오고 있었다. 녀석들은 곧장 도심으로 들어갔고, 굉음과 함께 건물이 하나둘 무너지고 있었다.


그에 섞여 총성도 들려왔지만 아주 잠시뿐. 좋지 않은 예감밖에 들지 않았다.


S급 게이트가 발생한 이상 다른 S급 헌터들도 이곳으로 합류하겠지만, 그들이 오기 전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성가시군.”


마족 녀석이 손을 뻗었다. 눈에 보일 정도로 응축되는 검은 마나에 나는 무한의 주머니에서 래피드 캐스터를 꺼냈다.


“파이어 블래스트!”


초 근거리에서 화염 폭발이 작렬했다. 폭발의 여파로 밀려나 드레이크의 목덜미에 착지한 나는 고개를 들었다.


“······신기하군. 마법을 쓰는 미물은 아닌 것 같았는데.”


날개로 공격을 받아낸 녀석이 흥미롭다는 투로 말했다. 나름 강한 마법이었는데 날개가 그을린 정도로 끝났다.


‘역시 간단히는 죽지 않나.’


문득 녀석의 상태가 그때와 조금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


뿔도 한층 더 매끄럽고, 날개는 철갑을 두른 것처럼 빛났다.

그와 함께 본 적 없는 검은 오러를 전신에 두르고 있었다.


처음 마주했을 때보다 훨씬 강한 모습. 게이트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 같다.


“다크 레이.”


녀석이 손을 뻗었다. 손안에 응축되었던 검은 마나 덩어리가 광선으로 변해 내게 쏘아졌다.

마법으로 받아치는 대신 몸을 굴렸다. 나를 비껴간 검은 광선이 저 아래에 있던 펜리르를 단번에 소멸시켰다.


공격이 빗나간 것을 아쉬워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은 녀석이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왔다. 바로 앞쪽에 파이어볼을 때려 박으며 그 반동을 이용해 뒤로 물러났다.


“칭호 해제. 칭호 ‘군주 시해자’ 장착.”


[칭호 ‘마법의 길을 걷는’이 장착 해제되었습니다.]

[칭호 ‘군주 시해자’가 장착되었습니다.]


칭호를 장착함과 동시에 녀석의 머리 위에 붉은 왕관 같은 게 나타났다. 녀석이 눈치채지 못하는 걸로 보아 내게만 보이는 것 같다.

단번에 거리를 좁힌 녀석이 칼을 바로 쥐었다. 뼈를 덕지덕지 붙인 것 같은 기괴한 칼날에 검은 아우라가 덧씌워졌다.


오러 소드.

그것도 상당히 강한 편이다.


‘이렇게 되면 그걸 꺼내야겠네.’


래피드 캐스터와 슈뢰딩거를 넣고는 목걸이를 풀었다. 장신구로 변신시켜뒀던 크샤크의 낡은 송곳니가 원래의 형태를 되찾았다.

크샤크의 낡은 송곳니를 본 녀석의 표정이 굳었다.


“그건······!”

“뭐야. 아는 물건이냐?”

“돌려받겠다!”


매서운 기세로 칼을 휘두르며 달려드는 녀석. 나는 무한의 주머니에서 협회장에게 부탁했던 물건을 꺼내 공격을 받아냈다.


퍽!


겉보기엔 다 낡아빠져 허접하기 그지없는 칼집이었지만, 녀석의 오러 소드가 뚫지 못했다.


C급 아이템 크샤크의 빛바랜 의지. 크샤크의 낡은 송곳니와 한 세트인 칼집으로, 지독히 단단한 걸 제하면 특별한 효과는 없었다.


하지만 녀석의 진가는 크샤크의 낡은 송곳니와 함께함에 있었다.


“당장 멈춰라!”


마족 녀석이 다른 손으로 마법을 쏘려 했다. 녀석의 마법이 발동하기 전에 크샤크의 낡은 송곳니를 칼집에 꽂아 넣었다.


하나가 된 검이 눈부실 정도로 붉게 빛나며 강렬한 충격파를 일으켰다. 마족이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저 멀리 날아갔다.


빛이 사그라들자 완전히 달라진 모습의 칼이 손에 들려 있었다.

날카롭게 벼려진 칼날과 그 위에 새겨진 알 수 없는 문자들. 커다란 마정석이 박힌 손잡이. 그리고 칼 전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정체 모를 위압감.


A급 무기.

크샤크의 결전검.

10대 마왕 중 하나였던 크샤크가 사용했던 칼로, 조건만 갖춘다면 S급 무기가 될 정도로 상당한 물건이었다.


이걸 보고 분노했다는 건 녀석이 마왕 크샤크의 심복이거나, 그와 인연이 있었단 이야기다.


“네, 네놈이 감히 마왕님의 물건을······!”


추측하기 무섭게 날 죽일 듯 노려보던 녀석이 말했다. 유례없이 동요하는 모습에 왠지 한 방 먹인 기분이었다.


“마왕? 아아. 너무 약해져서 부활조차 못 하는 양반 말인가?”

“죽여버리겠다!”


녀석이 격분하며 달려들었다. 매서운 기세로 휘둘러진 칼이 닿기 직전. 칼에 마나를 불어 넣으며 주문을 외웠다.


“결전의 때가 도래했다.”


[크샤크의 결전검이 당신의 부름에 응합니다.]

[크샤크의 위압이 발동합니다.]


메시지와 함께 칼에서 무형의 파동이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파동에 직격당한 마족의 자세가 무너졌고,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칼을 휘둘렀다.


“크아악!”


피를 뿜으며 떨어지는 한쪽 날개. 닿을 수 없었던 그날을 떠올리며 말했다.


“넌 오늘 여기서 죽어.”


작가의말

나왔다! 주인공의 플래그 꽂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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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2화 - 또 한 건 해결 +1 22.12.08 3,686 77 13쪽
32 31화 - S급 게이트. 그리고 리벤지 매치 (3) +1 22.12.07 3,718 79 12쪽
31 30화 - S급 게이트. 그리고 리벤지 매치 (2) +1 22.12.06 3,651 76 11쪽
» 29화 - S급 게이트. 그리고 리벤지 매치 (1) +2 22.12.05 3,777 79 12쪽
29 28화 -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 22.12.02 3,825 83 12쪽
28 27화 - 불신 22.12.01 3,878 74 12쪽
27 26화 - 현실을 마주하고 +1 22.11.30 3,968 79 12쪽
26 25화 - 절찬리 성장중 +1 22.11.29 4,133 78 12쪽
25 24화 - 정신과 시간의 방 +1 22.11.28 4,257 87 11쪽
24 23화 - 마법과 시련과 보상 +1 22.11.26 4,457 86 12쪽
23 22화 - 첫 번째 코너를 돌아 +1 22.11.25 4,521 87 11쪽
22 21화 - 협상 테이블 +2 22.11.24 4,637 92 13쪽
21 20화 - 5대 길드 +4 22.11.23 4,830 96 10쪽
20 19화 - 이이제이 +2 22.11.22 4,843 91 12쪽
19 18화 - 필드에 가다 +1 22.11.21 4,906 9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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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화 - 헌터 협회장 +2 22.11.16 5,637 10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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