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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칭호로 나 혼자 무한 성장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반반토템
작품등록일 :
2022.10.26 16:38
최근연재일 :
2023.05.19 20:56
연재수 :
125 회
조회수 :
316,795
추천수 :
6,319
글자수 :
678,215

작성
22.11.19 18:00
조회
5,133
추천
98
글자
10쪽

17화 - 시끄러운 데뷔

DUMMY

“정말 저희가 같이 가도 되겠습니까?”


강천석의 질문에 어깨를 으쓱했다.


“딱히 문제될 건 없지 않나요?”

“그러시다면야······.”

“오히려 스카우터 분들께서 나오셔도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다들 괜찮으시죠?”

“전 괜찮습니다.”

“저도 괜찮습니다. 미디어에 노출되지 말라는 지시는 받지 않았으니까요.”

“전 오히려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라도 하고 오라더군요.”

“별말씀 없었으니 괜찮을 겁니다.”


좋아.

다들 문제가 없단 건 확인했으니 더 이상 걱정할 필요는 없겠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달했다. 문이 양옆으로 열림과 동시에 아파트 입구에서 취재하고자 기다리고 있던 기자 한 명과 눈이 마주쳤다.

잠깐의 침묵과 함께 이어진 눈맞춤. 눈싸움을 하자는 건지 의심될 정도의 눈빛을 받은 뒤 이어진 건 함성에 가까운 외침이었다.


“최, 최선호 헌터!”


그 소리에 카메라를 향해 이야기하던 기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 향했다. 먹잇감을 발견한 하이에나 무리의 눈빛을 보는 것 같았다.


“지금 최선호 헌터가 자택에서 나왔습니다!”

“바로 인터뷰 요청해보겠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기 무섭게 기자들에게 둘러싸였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잘못을 저지른 높으신 분한테 한마디 들으려는 건 줄 알 정도로 바짝 다가왔다.


“승급 시험 당시 있었던 일에 대해서 말씀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심사 위원 세 명을 한 번에 상대해 시험을 통과하셨다는 게 사실입니까?”

“승급하신 심정은 어떻습니까!”


사방에서 몰려드는 질문 세례.

지난번 신사역 게이트 때도 느낀 건데 이 사람들 정말 대답이 듣고 싶은 게 맞긴 한 건가? 마구잡이로 질문을 던지면 답을 어떻게 하라는 거야?


그래도 한 번 경험해서 그런지 이번엔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 같았다.


“승급 시험 말이죠. 네. 3대 1로 심사 봐서 통과했습니다. 특이한 일은 없었고 심정은 뭐······ 기쁘네요.”

“그렇다면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딱히 생각해둔 건 없네요.”


대답이 끝나고 다른 질문을 찾으려던 기자들의 시선이 내 뒤쪽을 향했다.


“잠깐. 저 사람들은?”

“길드 스카우터들 아니야? 천성에 태산, 드라니아에 주성까지······.”

“저 사람들이 왜 여기에?”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함께 내리는 것 같았는데 그렇단 건······.”


갑자기 의기투합해 상황을 정리한 기자들의 눈이 빛났다.


“최선호 헌터! 길드 입단 제의를 받으신 겁니까?”

“네. 조금 전에 집에 찾아오셔서 이야기를 좀 나눴네요.”

“그렇다면 어느 길드에 들어갈지 결정하신 겁니까?”

“아직은 정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말할 때마다 카메라 셔터가 터진다. 저거 은근히 신경 쓰이네.


“어떤 제안을 받으셨는지는 알려주실수 없으십니까?”

“죄송합니다만 그건 저희 측 기밀이기에 알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기자님들이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


뒤에 있던 스카우터들이 대신 답하고 나섰다. 내가 실수로라도 말할 것 같았나 보다.

그런 실수를 할 사람은 아니지만 뭐 잘 됐다.


“다들 충분히 매력적인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어느 곳을 고르기 쉽진 않더군요.”

“그렇다면 추가로 미팅을 잡으실 거란 말씀인가요?”

“네. 그것과 관련해서 하나 보여드릴 게 있습니다.”

“보여줄 거라니?”

“이거 보고 나면 제안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보시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죠.”


기자들을 비롯해 스카우터들도 ‘이게 뭔 소리야?’ 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난 그들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읊조렸다.


“칭호 ‘마법의 길에 들어선’ 장착.”


[칭호 ‘마법의 길에 들어선’이 장착되었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마법 : 파이어볼, 아이스 샷, 라이트닝 볼트, 워터 샷]

[파이어볼을 선택하셨습니다.]


메시지와 함께 심장 부근에서 알 수 없는 힘이 요동쳤다. 그 힘은 내가 조종할 틈도 없이 군중을 향해 들어 보인 오른손에 모였다.


화륵!


손바닥 안에서 피어오른 작은 불꽃. 그대로 동그란 구의 형태를 갖춰가는 모습을 본 사람들의 입에서 탄성이 튀어나왔다.


나 역시 감탄했다.

이게 진짜 되네.


마법 지식도 전혀 없고 처음 사용해본 마법이었지만, 이걸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알 것 같았다. 마치 처음부터 써왔던 것처럼.

알 수 없는 힘, 아니 마나를 더 밀어 넣자 일렁이던 불꽃의 크기가 조금 더 커졌다.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정도로 키운 불꽃을 위를 향해 던지자 폭죽처럼 터졌다.


크기도 작은 편이고 파괴력도 센 편은 아니다. 풋내기 마법사가 갓 마법을 시전하면 이 정도 실력을 구사하겠지.


하지만 핵심은 내가 마법사가 아니었단 것에 있었다.


“최선호 헌터. 방금 보여주신 건 뭡니까!”

“어떻게 한 겁니까?”

“분명 헌터 협회에 공식적으로 기록된 직업은 검사 아니셨습니까?”

“혹시 다시 각성했다 그런 말씀을 하시려는 겁니까?”


기자들이 한층 더 가까이 다가왔다.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이젠 뒤에서도 다가왔다.


“최선호 헌터님, 이런 걸 보여주실 거란 이야기는 없지 않으셨잖습니까!”

“이런 게 있었다면 아까 진즉 말씀을······.”

“다들 좀 물러나시죠. 이러면 다음 걸 못하겠잖습니까.”


내 말에 다시금 장내가 술렁였다.

하나로도 족한데 뭘 또 하려는 건지 모르겠단 반응이다.

주머니에서 맥가이버 칼을 꺼냈다. 방송에 나가긴 그러니 아주 살짝 손바닥을 그어 상처를 냈다.


돌발 행동에 놀란 카메라들이 뒤로 돌아갔다. 저러면 오히려 맛이 안 사는데.


“칭호 해제. 칭호 ‘치유의 길을 엿본’ 장착.”


[칭호 ‘치유의 길을 엿본’이 장착되었습니다.]


오른손 끝에 새하얀 빛이 한 점으로 모였다. 상처 난 손바닥으로 가져가자 빛이 상처에 스며들었고, 상처가 빠른 속도로 아물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그 누구도 말을 못 하고 있었다. 너무 빨리빨리 해버렸나?


“방금 보여드린 것들은 스카우트 권유를 해주신 것에 대한 소소한 보상 같은 겁니다. 참. 스카우터분들께 제 요구 사항은 전해드렸으니 좋은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자, 잠시만요 최선호 헌터!”

“인터뷰도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그럼.”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문 앞에 서서 따라오려는 기자들과 스카우터들을 막아선 나는 웃으며 문을 닫았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 스마트폰을 열어 포털 사이트에 접속했다.

인터뷰가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뉴스 섹션의 속보칸이 전부 내 이야기로 도배되어 있었다.


-E급 헌터의 A급 승급. 그 뒤에 숨겨져 있던 진실은 재각성?

-추측의 영역이던 재각성, 실제로 있음이 확인돼······.

-5대 길드, 현재 스카우트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헌터 협회, 현재 자세한 사항에 관해선 확인 중에 있다고 발표.


신사역 때의 기사 폭풍은 장난이라고 할 정도의 갱신 속도. 이걸 보려고 그 쇼를 한 거긴 하니까 놀랍지는 않다.


몇 개 더 보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 왔다. 협회 쪽 번호라 받으니 스피커 너머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최선호 헌터! 조진명 대리입니다!

“아 네. 어젠 잘 들어가셨죠?”

-잘 들어갔······ 이게 아니라. 아까 그 인터뷰는 뭡니까!

“뭐냐니요. 그냥 인터뷰 한 거죠.”

-그런 엄청난 걸 가지고 계셨으면 숨기실 게 아니라 저희에겐 미리 말씀을 해주셨어야죠!

“딱히 숨기려던 건 아닙니다. 말이야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을 뿐이라.”

-하······ 일단 알겠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직업명이 뭔지 알려주실 순 있으십니까? 지금 이쪽으로 문의 전화가 계속 몰려오는데 말은 맞춰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 그거 말인데······ 협회장님께 하나 쓰겠다고 전해주세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말씀드리면 알 겁니다. 그럼 끊겠습니다?”

-잠시만······.


다급한 목소리를 뒤로한 채 전화를 끊었다.

말할 기회가 없었던 건 사실이다.

칭호들을 얻은 것도 어제 시험이 끝난 직후였고, 좀 전에 쓰기 전까진 어떤 효과가 있는지 전혀 몰랐으니까.


[마법의 길에 들어선]

[마나의 감각을 익히는 것. 마법을 사용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하위 마법 중 원하는 것을 골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법은 하루에 하나만 지정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마법 : 파이어볼, 아이스 샷, 라이트닝 볼, 아쿠아 샷]


오러 소드를 사용한 직후 스킬에 ‘마나’가 추가되면서 함께 얻었다. 이런 부가효과를 노리고 쓴 건 아니었지만, 결과가 좋으면 다 좋은 거다.


[치유의 길을 엿본]

[치유 물약을 너무 많이 들이켰군요. 덕분에 어떤 방식으로 치유의 힘이 작동하는지 알게 되었네요.]

[하루에 한 번, 하급 치유를 시전할 수 있습니다.]


이건 협회장에게 물약 세례를 받은 뒤에 생겼다.

워낙 효율 좋은 걸 맞아서 그런 것이겠지만, 게이트를 돌아다니며 물약을 마셔댔던 것도 한몫한 것 같다.


이렇게 되니 업적으로 얻은 것보다 조건을 달성해 칭호를 얻은 게 더 많았다. 예상과 다른 결과긴 하지만 그렇다고 업적 따러 다니는 걸 멈출 건 아니다.


“그래서 이제 뭐 하지?”


기자들도 새로운 기삿거리를 찾아 떠난 건지 다들 없었다. 한창 모여 기웃거리던 사람들도 마찬가지.

크샤카의 녹슨 송곳니의 짝은 협회장이 찾아주기로 했고, 이렇게 되면 남은 건 하나.


“필드나 가자.”


던전은 예약을 안 잡아놨고, 게이트도 당분간 열리는 데가 없었다.

그럼 답은 필드였다.


필드는 던전과는 다른 형태로 안정화된 게이트로, 던전에 비해 위험도가 낮은 대신 보상이 게이트나 던전에 비해 짠 편이었다.

대신 안정성 하나는 그만큼 끝내줘서 던전에 가지 못하는 날엔 필드에 가는 헌터들도 제법 있었다.


현시점에서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필드는 두 곳. 각각 남산서울타워와 경주 첨성대였다.


마음 같아선 경주 쪽으로 가고 싶지만, 언제 연락이 올지 모르니 서울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러니 목적지는 정해져 있었다.


가볍게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지나가던 택시를 잡아타 목적지를 말하곤 좌석에 기댔다.

뒤따라오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아채지 못한 채.


작가의말

다재다능일까 다재무능일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9 희망작
    작성일
    23.01.26 00:17
    No. 1

    협회장 소원권3장을 아주 하찮게 보내요 ..뭐 협회직원 하나 못짜르는 개인 소원권 이니 이해는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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