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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天
작품등록일 :
2011.02.18 23:24
최근연재일 :
2011.02.1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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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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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글자수 :
295,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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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01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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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9)

DUMMY

마침 물을 마시고 있던 에드워드는 물을 뿜어버렸다. 키야를 제제한 건 입안 가득했던 빵을 어느 정도 처리한 로냐였다.

"불가능해요. 시험은 한 사람이 하루에 한 번 이상 치를 수 없게 되어 있다고요."

"저 아저씨가 시험을 치른 게 아니잖아?"

"시험을 봐 준 사람에게도 동등하게 적용되는 규칙이에요."

키야는 그녀의 말을 듣고 작게 투덜거렸다. 그 모습을 보며 은근히 안도하던 에드워드는 테이가 '나도 승급 시험 보고 싶은데…'라고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테이와 키야, 저스틴은 이제 뭘 할 거예요?"

로냐의 물음에 키야와 저스틴은 반사적으로 테이를 바라보았다. 곧 홀 안의 모든 시선이 테이에게 쏟아졌고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음…승급 시험을 보기 위해서 수도로 갈 생각입니다. 거기라면 승급 시험을 볼 수 있겠지요."

"아, 마침 잘됐네요."

로냐는 손뼉을 짝 치더니 데스크로 가서 한참을 뒤적거렸다. 그녀가 꺼내 온 것은 한 장의 종이였다. 그녀는 종이를 흔들며 말했다.

"이거, 수도까지 가는 상단의 호위 의뢰인데, 한번 해 보시겠어요?"

테이는 종이를 받아들고는 천천히 살펴봤다. 하지만 겨우 문리를 튼 수준인 그로써는 이런 어려운 문서를 알아보는 것은 무리였다. 그는 날짜를 확인하고는 로냐에게 물었다.

"날짜가 꽤 되었는데, 아직도 이 상단이 여기 있나요?"

"그 상단은 노라크 산맥 쪽에서 오고 있는 상단이에요. 그 상단이 수도까지의 호위를 길드에 의뢰하였기에 노라크 산맥에서 가장 가까운 이곳에 이 의뢰서가 있는 거지요."

로냐는 테이에게서 의뢰서를 가볍게 빼앗아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마 내일쯤이면 상단은 이곳 말텐에 도착할 거예요. 그럼 그 때 이 의뢰서를 들고 찾아가면 되는 거죠. 테이 일행이 수도로 간다기에 한 말이에요. 어떻게 할 거에요?"

테이는 키야와 저스틴을 돌아보았다. 키야는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테이는 의뢰서를 받아들었다.

"그럼 한동안은 여기서 묶는 거죠? 150로아입니다."

테이는 갑자기 돈을 달라는 로냐의 말에 움찔했다. 로냐의 눈이 가늘어졌다.

"설마 소개비도 안 주려고 한 건 아니겠죠?"

"그래도 150로아라니…"

로냐는 손으로 허리춤을 짚었다. 그녀의 당당한 모습에 테이는 기가 죽어버렸다.

"소개비에 숙박료를 합친 거예요! 이런 B랭크의 의뢰를 소개해주는 데에다가 3명이 묶을 수 있는 숙박시설을 제공한다는 데 150로아면 합리적인 가격이 아닌가요?"

"원래 용병 길드에서는 용병들을 무료로 묶게 해 줄 수 있지…"

"여긴 길드이기 이전에 제 집이라고요! 여자 혼자 사는 집에 수상한 남자를 재워주겠다는데, 돈도 안 받으면 완전 사기잖아요. 누군 땅 파서 이 짓하는 줄 알아요?"

테이는 '수상한 남자'라는 대목에서부터 땅바닥에 쭈그려 앉아 궁상을 떨기 시작했다. 로냐의 말이 끝날 때 쯤 그는 저스틴을 가리키며 "수상한 남자!"라고 외쳤다가 키야에게 한 대 얻어맞았다. 테이를 쓰러트린 키야는 그의 등을 사푼히 즈려밟고 로냐에게 빙긋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 로냐. 돈은 테이에게 받으면 될 거야. 난 먼저 올라가서 쉴게. 가자, 저스틴."

로냐는 저스틴을 데리고 윗층으로 올라가는 키야에게 말했다.

"맨 왼쪽에서 첫 번째 방을 쓰세요! 저스틴과 테이는 두 번째 방을 쓰고요!"

키야는 고개를 끄덕이고 올라갔다. 로냐는 테이를 협박(?)해내서 돈을 받은 후 룰루랄라 밖으로 나갔다. 바닥에 엎어진 채 울상을 짓는 테이를 다른 용병들이 위로해 주었다.


"B급 용병, 테이 로버트입니다."

"B급 용병, 키야스타 에리튼입니다."

"C급 용병, 저스틴 린카스터입니다."

상단이 말텐에 도착한 것은 다음 날 오후였다. 테이 일행은 로냐와 용병들과 작별한 뒤에 상단에 왔다. 의뢰서를 지닌 그들은 어렵지 않게 상단주와 만날 수 있었다. 상단주는 의외로 젊은 사람이었다.

"'별빛 밤'의 상단주 이반 아로온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반은 의자를 당겨 앉았다. 그는 책상 위에 쌓여 있는 잡동사니를 뒤적거리더니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세 분이 전부이십니까? 음…생각보다 적군요. 그런데 저기 마지막 분도 용병이십니까?"

이반은 저스틴을 가리키며 말했다. 키야는 고개를 끄덕였고 저스틴은 말없이 용병패를 꺼내 보였다. 이반은 저스틴의 용병패를 확인한 후 그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확실히 용병인 것은 맞는 것 같군요. 음…그렇다면 이제 보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요?"

그는 또다시 잡동사니를 뒤적이더니 지도를 한 장 꺼냈다. 지도에는 아센 왕국이 나와 있었다. 왕국을 가로지르는 왕의 길이 인상적이었다.

이반은 손가락으로 말텐에서부터 천천히 짚어나가며 말했다.

"우리 상단은 얼어붙은 강을 건너 갈 것입니다. 이 시기에는 강이 꽁꽁 얼어붙으니 건너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죠. 그런 후 펠잔틴에서 왕의 길을 타고 수도로 갈 겁니다."

"우린 여러분을 수도까지 호위하는 것으로 알고 있소만."

왕의 길을 탈거라면 용병들의 호위는 펠잔틴까지만이 아니겠냐는 물음이었다. 왕의 길에 있는 도시들은 따로 호위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치안이 잘 정비된 길이었다. 그러나 이반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했다.

"아뇨. 오히려 진정한 호위는 펠잔틴부터일 겁니다. 짐이 조금 귀한 물건이라서 말이죠."

키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반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반은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놀라 어찌 할 줄을 몰랐다. 키야는 우물쭈물하는 그의 모습에 한 마디만을 던져주었다.

"돈."

이반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고는 잡동사니를 뒤적여 깃펜 하나를 꺼냈다. 저스틴은 문득 저 잡동사니 속에는 어떤 것들이 더 들어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반은 깃펜으로 처음 꺼낸 종이에 멋들어진 필체로 휘갈기더니 말했다.

"B급분들에게는 일당 10로아. C급분에게는 일당 8로아씩 드리겠습니다. 이는 현재 저희 상단과 계약하고 있는 다른 용병 분들과 같은 액수입니다. 물론 일을 잘 하실 경우에는 추가 보수도 지급할 예정입니다. 이 정도면 괜찮지 않습니까?"

이반은 종이를 그들에게 내밀었다. 거기에는 지금까지 오간 내용이 정리되어 있었다. 이반의 말대로, 이정도면 나쁜 대우는 아니었다. 특히나 호위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저스틴에게는 파격적인 대우였다.

그들은 모두 계약의 내용에 동의했다. 이반은 종이에 그들의 사인을 받아 낸 후, 용병들이 모여 있는 막사에서 대기하라고 했다. 그들은 이반이 알려 준 곳으로 갔다.

"이번이 첫 임무로구나."

막사로 가는 길에 키야가 저스틴에게 말했다. 저스틴은 고개를 끄덕였다. 키야는 자신의 검 손잡이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아직 사람을 죽여 본 적이 없지?"

물론 저스틴은 아직 사람을 죽여 본 적이 없었다. 사람이 죽은 것을 본 적은 있지만. 키야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내용은 그녀의 표정에 전혀 어울리는 것이 아니었다.

"곧 그런 일이 있을 거야. 그때에도 네가 지금처럼 순수한 아이였으면 좋겠다."

저스틴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사람을 죽이는 일. 그것은 이제 용병이 된 그로써는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아니, 애초부터 복수를 선택한 그에게는 예정되어 있었던 길이었다. 다만 그것을 지금 키야가 환기시켜 준 것일 뿐이다.

그때에도 흔들림이 없기를. 저스틴은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케이베인의 손잡이를 꽉 쥐었다. 왠지 진득한 피 냄새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 냄새는 그림자처럼 달라붙어 결코 떨어지지 않으리라.

말텐에서 두 번째로 맞이하는 밤은 왠지 시렸다. 용병 막사 안에서, 저스틴은 모포를 두르고 잠을 청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도 잠은 오지 않았다. 결국 그는 밖으로 나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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