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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天
작품등록일 :
2011.02.18 23:24
최근연재일 :
2011.02.1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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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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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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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글자수 :
295,994

작성
10.03.1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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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3)

DUMMY

사흘째 비를 퍼부으느라 해져버린 구름의 틈새 사이로 햇살이 쏟아졌다. 햇살은 구름의 그물을 흩어버렸고 곧 밖은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밝아졌다. 길가 구석구석에 고여 있는 물구덩이만이 비가 내렸었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었다. 오랜만에 밝아진 날씨에 키야는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그녀가 방을 나와 처음으로 본 것은…테이와 저스틴이 사이좋게 한 식탁에서 아침을 먹는 모습이었다. 저것들이 날 빼놓고 아침을 먹었단 말이지?

키야는 테이의 뒤로 살금살금 걸어갔다. 마침 테이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저스틴은 그녀를 볼 수 있었다. 키야는 저스틴과 눈이 마주치자 한 쪽 눈을 찡긋하며 뭔가 의미심장한 신호를 보냈다. 어제 칼부림한 것은 다 잊은 모양이었다. 그녀의 눈짓에 저스틴은 가만히 웃을 뿐이었다.

"무슨 즐거운 일이라도 생겼냐? 저스틴? 지나가는 사람들 중 예쁜 여자라도 본 거야? 아니면…"

이 인간은 끝까지 이런다니깐. 키야는 가볍게 주먹을 말아 쥐어 테이의 뒤통수에 살며시 안착해주었다. 퍼억! 통쾌한 소리와 함께 테이의 얼굴은 스프그릇에 처박혔고 저스틴은 가볍게 주먹을 말아 쥐며 외쳤다. "나이스 샷!"

테이는 얼굴을 그릇 속에 넣었던 속도의 배는 되는 속도로 얼굴을 제자리로 되돌렸고 그 결과 키야의 주먹에 얼굴을 갔다 대는 상황이 나왔다. 물론 손을 뒤로 뺄 만큼 키야는 친절하지 않았다.

퍽!

"헛! 뜨거! 크아악! 아파! 누구야! 뭐야!"

"흠, 흠. 테이의 말대로 지나가던 사람들 중 예쁜 여자를 본 것 맞아요. 다만 그 지나가던 여성분이 테이의 뒤통수를 부르덥게 쓰다듬어 주었을 뿐이죠."

저스틴과 키야는 씩 웃음을 교환했다. 테이는 저스틴이 건네 준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예쁜 여자'를 확인했다.

"키야, 너냐? 이런 장난 하지 말라고. 얼굴이 다 익을 뻔했잖아."

"그러게 누가 먼저 아침을 먹으래?"

키야의 말에 테이는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그건…그럼 애를 굶겨야 해?"

"왜 저스틴을 끌어들이고 그래?"

저스틴은 테이를 보고 빙긋 웃으며 말했다.

"전 별로 배고프지 않다고 했는데요?"

키야는 반사적으로 테이의 뒤통수에 주먹을 날렸다.

"왜, 또!"

"아, 그냥."

테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 중얼거렸다. 키야는 의자를 하나 끌어다 앉으며 로라에게 아침을 주문했다.

"아, 저스틴."

"예?"

저스틴은 테이의 갑작스런 부름에 그를 돌아보았다. 그의 어딘가 모르게 엄숙한 모습에 저스틴과 키야는 그에게 집중했다.

"심미안 수준이 꽤나 낮은 것 같구나. 누가 예쁜 여자라고? 적어도 예쁜 여자라 하려면 저기 있는 로라 씨 정도…커윽!"

키야는 테이의 배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저스틴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카운터의 로라와 시선을 마주쳤다. 로라는 영문도 모르고 저스틴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인기 많은걸, 꼬마."

몸부림치는 테이 옆에서 키야는 태연하게 빵을 집어 먹었다. 저스틴은 얼굴을 살짝 붉혔고 키야는 저스틴을 놀려먹기 시작했다.

"저스틴? 키야에게 말해줘야지."

키야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저스틴은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저, 용병이 되기로 했어요."

키야는 대번 인상을 썼다. 그녀가 막 무슨 말을 하려던 찰나 테이는 그녀의 손등을 두 번 톡톡 두드리고는 왼손 검지와 중지를 꼬아 보였다. 그들 사이에서 그 손짓의 의미는 이랬다. '나와 한 대화를 기억해'

키야는 고집스레 입을 다물었다. 한동안 그들 사이에서는 침묵만 감돌았다.

"어디로 갈 거야?"

"말텐. 가장 가까이에 용병 길드가 있는 곳은 그곳이니깐, 가서 저스틴이 용병 시험도 보게 하고, 새로운 일거리도 찾아봐야지."

키야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들겼다. 테이는 여유 있게 아침을 계속 먹었지만 저스틴은 그러지 못했다. 키야의 대답을 듣지 못해서였다.

"뭘 멍하니 있어? 말텐은 여기서 사흘거리야. 빨리 먹지 않으면 두고 가 버린다?"

그녀의 말에 저스틴은 움찔했다. 결국 키야도 허락해 준 것이다! 그는 신이 나서 허겁지겁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아침을 먹는 저스틴을 바라보고 있는 키야의 입가에 가는 미소가 맺혔다. 테이는 그녀를 바라보며 묘한 미소를 짓다가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테이의 표정을 보고 눈썹을 치켜올렸지만 그의 표정은 변함없었다. 결국 키야는 시선을 돌려버렸다.

"다 먹었으면 슬슬 가 볼까?"

셋은 자신이 묶던 방으로 올라가서 짐을 가지고 왔다. 여행하기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테이는 체크인을 하기 위해 로라에게 다가갔다.

"벌써 가시려고요?"

"예. 원래 저희 같은 용병들은 한 곳에 머무르는 법이 없잖아요. 신세 많이 졌습니다, 로라 씨."

로라는 그들이 떠나는 것이 아쉬운 듯 가다가 먹으라며 점심까지 싸 주었다. 테이는 점심값을 지불하려 했지만 로라가 성의라는 말로 딱 잘라 거절했다. 로라는 떠나가는 저스틴 일행을 집 밖에 나와서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거, 참. 인기 좋은 녀석이군."

"누가요?"

"저스틴 너 말이야."

로라가 보이지 않게 되었을 쯤 키야가 던진 말이었다. 저스틴이 막 뭐라고 반박하려고 했지만 테이가 조금 빨랐다.

"설마, 로라 씨는 저스틴이 아닌 날 배웅하기 위해 나온 거라고. 아아, 이 얼마나 인기 많은 남자인가. 이래서 인기인은 힘들…끄아악!"

키야는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테이의 발을 지그시 밟아주었다.

"제발 부탁인데, 그런 자기 얼굴에 금칠하는 소리는 다른 사람 없는데서 해주라. 쪽팔리거든?"

"그것이 바로 내가 인기 있다는 증거! 커흑…"

키야는 테이의 배에 주먹을 꽂아 넣고는 먼저 가버렸다. 저스틴은 키야와 테이를 번갈아 보다가 키야를 쫒아갔다.

"키야, 테이가 많이 아픈 거 같던데 저대로 둬도 되나요?"

"네가 아직 저놈을 몰라서 그러는 것 같은데, 저 녀석은 저렇게 때려도 곧 아무렇지도 않게 쫒아 올 놈이야."

둘은 한담을 나누며 라이크 마을을 나가는 다리에 도착했다. 다리 바로 앞에서 키야는 우뚝 멈춰 섰고 저스틴은 그녀의 행동에 의아했다.

"키야? 다리 건너야지요."

"이번 다리세는 테이가 내기로 했다고. 기다리자."

키야는 다리 난간에 기대어 앉았다. 다리를 지키던 경비들은 다 무너져가는 난간에 기대는 키야의 담력에 기겁했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문득 키야가 저스틴에게 물었다.

"저스틴, 너 용병시험이 어떤 건지 아냐? 통과할 자신은 있는 거야?"

"용병시험이 어떤 건지는 모르지만…검에는 자신이 있어요."

키야는 다리 난간에 기대어 앉았다. 다리를 지키던 경비들은 다 무너져가는 난간에 기대는 키야의 담력에 기겁했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문득 키야가 저스틴에게 물었다.

"저스틴, 너 용병시험이 어떤 건지 아냐? 통과할 자신은 있는 거야?"

"용병시험이 어떤 건지는 모르지만…검에는 자신이 있어요."

"그 자신감이 부디 시험 때까지 가기를 바라지. 일단 테이가 올 때까지 용병 시험에 대해 설명해주마."

저스틴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키야는 저스틴이 들을 자세를 잡을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다 앉았냐? 그럼 시작하지. 일단 용병의 등급부터 설명해주마. 용병은 보통 D급, C급, B급, A급, 그리고 S급으로 나뉜다. 위로 갈수록 더욱 고급 용병이며 일하고 난 후 받는 보수 같은 것이라던가, 일의 질 같은 것이 차이가 나지. 아, 참고로 나와 테이는 B급 용병이야. 어지간한 용병들이 C급에서 끝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만해도 굉장한 거지. 뭐, S급은 세상에서 단 한 명뿐이니까. 실질적으로 우리 위에는 A급밖에 없는 거야."

저스틴은 고개를 끄덕였다. 키야는 손으로 난간을 짚더니 훌쩍 위로 올라섰다. 이쯤 되자 울상이 된 경비들은 키야에게 다가왔다.

"저기, 아가씨. 여기 난간은 오래돼서 매우 위험합니다. 그러니 내려오시는 게…"

키야는 순순히 내려오는 가 싶더니 아예 난간에 올라가버렸다. 난간의 삐걱대는 소리에 경비들은 기겁하며 소리 질렀고 그런 경비들을 향해 키야는 혀를 날름 내밀었다.

"키야, 장난치지 말고 용병 시험에 대해서 설명해 주세요."

키야는 놀라지도 않는 저스틴을 얄밉다는 듯 흘겨보고는 난간에 앉았다.

"이래봬도 꽤 가벼운 몸이니 위험하지 않다고요."

그녀는 경비들을 안심시킨 후 가볍게 난간을 쓸었다. 결을 따라 세월이 그녀의 손에 묻어났다. 키야는 손을 살며시 들어 바람에 실어보았다.

"용병 시험은…"

키야는 빠르게 오른쪽의 검을 뽑아 저스틴에게 겨누었다. 그 속도를 눈으로 제대로 쫒을 수 있던 것은 저스틴뿐이었다. 그나마도 잔영처럼 희미하게 본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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