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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天
작품등록일 :
2011.02.18 23:24
최근연재일 :
2011.02.1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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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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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29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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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8)

DUMMY

광장의 분위기는 미묘하게 바뀌었다. 여전히 긴장감이 전체를 내리누르고 있긴 했지만, 에드워드가 만들어 내는 긴장감이 저스틴의 기도를 밀어 내고 있는 것이었다. 이제 조바심을 내는 것은 저스틴이었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저스틴은 밀려오는 에드워드의 기도에 잠시 저항하는 듯 보이더니, 발을 반 발짝 때어 에드워드의 영역에 넣어버렸다. 그의 대담한 행동에 다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이제껏 밀려오는 긴장감을 떨쳐내기 위해 돌진하는 자들은 많았지만, 저렇게 부드럽게 적의 영역에 들어서는 것은 보지 못한 것이다.

에드워드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저스틴의 검이 나선을 그리며 그의 목을 향해 쇄도해 들어오고 있었다. 저스틴의 힘이 많이 떨어지는 탓에 엄청난 빠르기는 아니었지만, 그 순간 에드워드에게는 케이베인이 죽음의 빛줄기처럼 보였다. 그는 다급히 뒤로 물러서며 검으로 케이베인을 쳐 냈다.

뒤로 물러서는 저스틴을 보며 에드워드는 자신이 저런 꼬맹이에게 밀렸다는 사실에 격분했다. 그는 검을 크게 휘둘렀다.

트캉!

에드워드의 엄청난 힘에 저스틴은 손이 다 저릿했다. 어찌어찌 막아내긴 했지만 연이어 떨어지는 공격까지 막아내긴 힘들었다. 에드워드의 공격은 테이나 키야처럼 빠르진 않았지만 브로드 소드 특유의 묵직함에 실린 그의 힘은 한 번 한 번 받아 넘기기가 어려웠다. 더군다나 에드워드 역시 A급 용병이 괜히 된 것이 아니었던지, 그의 검술은 저스틴이 흘려 남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저스틴은 에드워드의 공격을 받아 넘기기에 바빴다.

키야는 처음의 공격 이후 수세에 몰린 저스틴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테이가 그녀의 어깨를 잡고 있지만 않았어도 벌써 몇 번을 뛰쳐나갔을지 모른다. 테이는 그런 그녀의 기색을 눈치 채고는 그녀에게 말했다.

"기다려. 저스틴과 내가 처음 한 대련을 잊었어? 그 때 저스틴은 내가 펼친 창의 막 속에서도 반격을 했어. 비록 내가 전력을 다해 펼친 것이 아니었다고 해도, 웬만한 놈이었다면 몇 번 받기도 전에 나가 떨어졌을 거야. 그런 공격 속에서 반격을 한 녀석이라고.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저스틴의 수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밀리었다. 그래도 그의 눈빛은 살아 있었고 에드워드의 검도 침착하게 받아 넘겼다. 케이베인은 에드워드의 검을 받아 넘기며 그 특유의 나비 모양의 잔영을 서서히 그리고 있었다. 그러다,

저스틴이 살짝 고개를 숙여 에드워드의 검을 피했다. 그의 모습에 테이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며 작게 부르짖었다. "나온다!"


키야가 테이의 배에 주먹을 매겼다. 테이는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눈빛으로 키야에게 이유를 물었다. 키야는 어깨를 털며 간단히 대답했다. "어깨 아파." 아마 아까 말린다며 키야의 어깨에 올려뒀던 손에도 저절로 힘이 들어갔나 보다.

자세를 낮춘 저스틴은 그대로 케이베인에 회전을 실어 에드워드를 향해 찔러 들어갔다. 부지불식간에 들어온 공격이었으나 이미 한 번 당해 본 전력이 있는 그로써는 당황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그는 저스틴의 검을 떨궈내기 위해 안쪽으로 휘두르며 비웃었다. "흥, 또 그 수법이냐. 한 번 한 공격 따위 내게는…"

케이베인이 이번에 그린 회전은 달랐다. 처음 공격할 때에 그린 회전이 자체에 회전력을 실어 공격력을 더욱 강하게 한 것이었다면 이번 회전은 에드워드의 브로드 소드를 따라 감아 올라가며 만들어져 브로드 소드를 묶어버리며 치어 올라가는 공격이었다. 에드워드는 급히 고개를 뒤로 젖히며 발로 저스틴을 차 버렸다.

"크흑!"

에드워드의 곰 같은 발에 맞은 저스틴은 옆으로 쭉 밀려났다. 저스틴은 곧바로 에드워드를 향해 뛰어들려 했지만 그때에는 이미 에드워드의 검이 목에 들어온 뒤였다. 결국 저스틴은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저스틴의 항복 선언을 들은 에드워드는 씩 웃더니 저스틴을 일으켜 세우고 옷을 툭툭 털어주었다.

"이 정도면 증명이 되었습니까?"

"물론이지. 네 의지는 잘 보았다."

로냐는 시험이 끝났다고 선포하고는 모두를 길드 안으로 인도했다. 용병들은 잘했다며 저스틴의 어깨를 한 번씩 툭툭 치고 들어갔다.

로냐는 저스틴과 에드워드에게 시원한 물을 한 잔씩 주었다. 키야가 로냐에게 물었다.

"저스틴은 합격?"

로냐는 말없이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녀가 대답해 주지 않고 올라가버리자 자연 화제는 저스틴에게 쏠렸다. 어떻게 그런 검술을 익혔는지, 그 정도면 C급은 족히 받을 수 있겠다느니 등등.

윗층으로 올라갔던 키야가 내려왔을 때는 화제가 에드워드와 저스틴이 싸우던 이야기로 넘어간 뒤였다. 이번 이야기의 화자는 에드워드 본인이었기에 그 이야기는 더욱 맛깔났다.

"…거기서 검이 튀어나올 때는 정말 기겁하는 줄 알았다니깐. 갑자기 선을 깨고 올 때에도 놀라 자빠질 지경이었는데 이상하게 회전하며 치어 들어오는 검이라니!"

"저도 저스틴과 처음 대련했을 때 정말 놀랐었죠. 그 때 그 회전하며 쏘아지는 검술을 두 번 맛보았는데 두 번째에는 제가 완전히 압도하고 있던 상황이라서 더더욱 놀랐다니깐요!

아, 로냐. 내려왔어?"

로냐는 그들이 모여 있는 홀로 천천히 다가와 저스틴의 앞에 납작한 청동 패를 내려놓았다. 그 청동 패는 재질이 청동이라는 것만 빼면 테이와 키야의 패와 똑같은 모양이었다.

"자, 저스틴. 이게 이제부터 네 신분을 증명해 줄 거야."

"이건…"

"C급 용병들에게 발급되는 용병패이지. 다른 나라에서도 통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아센 왕국에서는 이것만으로도 넌 C급 용병임이 증명될 거야. 축하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용병이 된 걸 축하한다."

저스틴은 자신의 용병 패를 집어 들었다. 청동빛 납작한 패의 윗부분에는 검과 지팡이가 교차된 채로 방패에 덮여 있었다. 방패에는 고풍스런 필체로 C라고 새겨져 있었고 그 아래에는 '저스틴 린카스터'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용병들이 앞 다투어 달려들어 저스틴의 용병패를 빼앗아 감상했다. 어느 새 그들은 그 정도로 친해진 것이다. 그들이 용병패를 돌려보고 있는 사이 키야가 저스틴에게 말했다.

"이제 용병이 됐구나."

"예. 그런 것 같아요."

키야는 한숨을 내쉬곤 말했다.

"네가 이제 용병이 되었으니 말해주어야 할 것 같구나. 이제 우리랑 같이 다닐 필요가 없다."

"예?"

저스틴은 갑작스런 그녀의 말에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같이 다닐 필요가 없다니?

키야는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다.

"네가 용병이 된 이상, 너 혼자 다닐 수도 있고, 다른 용병단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말이야. 물론 우리와 같이 다닐 수도 있지만."

저스틴은 그제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에드워드가 그에게 용병패를 돌려주며 말했다.

"피와 살육의 세계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 저스틴. 그런데… 우리 용병단에 들어 올 생각은 없냐?"

저스틴은 급작스런 제의에 어리둥절했다. 에드워드는 말을 꺼냈다.

"용병이 되자마자 이런 제의를 한다는 것이 이상할지도 모르지. 툭 까놓고 말하마. 난 네가 마음에 들었다, 저스틴. 우리 검은사자 용병단에 들어와라."

뒤에서 다른 용병들의 야유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에드워드는 당당했다. 저스틴은 키야와 에드워드를 번갈아 보았다. 키야는 담담한 표정이었고 에드워드는 잔뜩 기대한 표정이었다.

"저는…"

한참을 생각한 끝에 저스틴은 입을 열었다. 그는 테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테이와 키야를 따라가겠습니다. 제의를 해 주신 것은 감사합니다만 그럴 수 없어 아쉽군요."

에드워드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테이를 바라보고 있었기에 저스틴은 그의 표정이 확 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키야는 갑자기 로냐를 불렀다.

"로냐!"

"왜요?"

로냐는 그 새 빵을 한 바구니 가져와 테이블에 펼쳐두고 용병들과 먹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점심때가 지나긴 했구나, 라는 생각에 키야는 빵을 하나 집어 들어 우물우물 먹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A급 용병 한 명이 B급 용병 3명을 대신할 수 있다고 했지?"

로냐는 빵을 입에 한가득 채워 둔 상태였기에 대답을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키야는 에드워드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도 A급 승급 시험을 볼까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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