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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깎이 님의 서재입니다.

소나타빌 빈 방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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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B급깎이
작품등록일 :
2019.09.11 20:26
최근연재일 :
2019.12.30 18:00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943
추천수 :
62
글자수 :
182,121

작성
19.10.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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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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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Chapter 8: 이제 펜 좀 잡을 까요? -1

DUMMY

옐레나 양이 호텔에 도착한 첫날에 비블리오 폴리오 포에트리 씨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버린 사건은 비블리오 씨의 정신에 아주 큰 영향을 미쳤어요. 비블리오 씨는 바로 다음날부터 글쓰기를 그만두고 포커에 몰두했지요. 지인들은 비블리오 씨가 미친 건 아닌지 걱정했답니다.

“에버그린 씨, 제 연습상대가 되어주십시오. 버터컵 양! 폭스테일 양! 두 분 다 잠깐 이쪽으로 오시죠.”

비블리오 씨는 날마다 친구들을 불러서 카드게임만 했어요. 그의 수염들이 부채꼴로 뻗어나가고 눈에는 핏발이 서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카드뭉치를 섞었답니다.

그의 이러한 기행이 계속 되던 어느 날, 갬런 씨와 스칼렛 양은 나쁜 패가 나와서 먼저 포기하고 일어섰어요. 테이블에는 힐다 라일리 폭스테일 양과 비블리오 씨만 남았지요.

“포에트리 씨, 요즘은 글 안 써요?”

비블리오 씨에게서 카드를 받고 테이블에 펼친 힐다 양이 물었어요. 비블리오 씨도 카드를 오픈했는데 힐다 양의 숫자가 더 높아서 힐다 양이 카드를 먼저 한 장 더 뽑았어요.

“지금 글이 뭐가 중요합니까? 뺏긴 재산을 되찾아야하는데. 그게 적은 돈도 아니고, 지난 1년 동안 고생해서 모은 돈이니만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잘못 했다고 싹싹 비는 게 빠를 것 같아요. 보나마나 그 아가씨는 한참 동안 카드를 쳤을 텐데 바짝 연습한다고 되겠어요?”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때마침 옐례나 양이 웬 젊은 신사와 함께 팔짱을 끼고 호텔로 들어왔어요. 그녀는 비블리오 씨와 힐다 양을 스쳐지나가며 “연습하시나봐요? 잘 해봐요!” 라고 말하고는 2층으로 올라갔어요. 옐례나 양의 말투가 하도 재수 없어서 옆에 있던 힐다 양의 얼굴까지 시뻘게졌지요.

“포에트리 씨, 당신 말이 옳아요. 사과 같은 거 하지 마세요. 내가 도와줄게요. 연습 많이 해서 저런 짜증나는 여자를 꼭 이기세요. 저 잘난 얼굴이 구겨지는 꼴을 꼭 봐야겠어요. 아주 길가에 나앉을 때까지 주머니를 싹싹 긁어버려요.”


그 뒤로 힐다 양은 매일 같이 비블리오 씨와 카드를 쳤어요. 포커도 하고, 원카드도 하고, 별에 별 걸 다하면서 비블리오 씨를 준수한 도박꾼으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지요. 힐다 양이 포커에 소질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한때 빵집에서 탈출하기 위해 일확천금을 노리려고 이론서를 읽어본 경험이 있었으므로 남들보다는 조금 더 알고 있었답니다.

“포커는 결국에는 상대를 속이는 게임이에요. 밑장빼기를 할 게 아니면 늘 좋은 패가 나올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명심하세요. 연기로 게임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데요.”

“연기가 중요하다고요?”

“그래요. 그리고 때로는 일부러 몇 판 져줄 필요도 있어요. 상대가 기고만장해져서 더 덤비게 해야 하니까요. 일부러 조금씩 잃으면서 살살 비위를 맞춰주다가 한 방에 빵! 다 털어버리는 거죠.

생각해보세요. 레베데바 양도 처음에는 너무 못해서 다 졌다면서요? 그러더니 마지막 판에 싹 쓸었다고 했죠? 그 아가씨는 포에트리 씨가 초짜인 걸 첫 판 만에 간판하고서 일부러 져준 거예요. 게다가 무릎 꿇고 빌기까지 했으니 우리 순진한 작가님께서 껌뻑 넘어오셨잖아요.”

“좋습니다. 보여주십시오.”

“뭘 보여줘요?”

“당연히 상대를 속이는 방법이지요.”

“흠.”

힐다 양은 엄지와 검지로 턱 끝을 쓸었어요. 딱히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사실 사람 속이는 건 에버그린 씨가 더 잘할 텐데요. 만날 스칼렛을 놀리잖아요.”

“그건 버터컵 양이 너무 머리가 맑아서 그런 게 아닐까 합니다.”

비블리오 씨가 턱밑까지 차오른 멍청하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했어요.

“그건 그래요. 또 요즘에는 알면서도 속아주더라고요.”

힐다 양은 카드 뭉치를 섞고 분배한 뒤 가운데에 뭉치를 올렸어요. 비블리오 씨와 힐다 양이 각자의 카드를 확인하고 한 장씩 공개했어요.

“자, 뭘 걸 건가요? 오늘도 아몬드로 할까요?”

“설탕으로 합시다. 마침 이 테이블 위에 있으니.”

비블리오 씨와 힐다 양은 각설탕을 칩처럼 쓰면서 카드를 뽑고 배팅하기를 반복했어요. 그러던 차, 힐다 양이 가지고 있던 설탕을 절반이나 배팅했답니다. 비블리오 씨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앞에 앉아있는 여주방장을 바라보았어요.

“폭스테일 양, 지면 다 드셔야하는 거 아시죠? 그 정도면 족히 1파운드는 나갈 겁니다. 그러다 허리 늘어납니다.”

“괜찮아요. 벌써 로열 플러시가 모였는걸요.”

“에이, 말도 안 되는 소리. 벌써 모였을 리가 없잖습니까? 그게 확률이 얼마나 낮은데요.”

힐다 양은 뻔뻔하게 빙긋빙긋 미소를 날렸어요. 비블리오 씨는 힐다 양의 손에 로열 플러시는커녕 플러시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말려들고 있었답니다. 이마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렀고 침이 말랐어요. 비블리오 씨는 힐다 양이 건 것만큼 설탕을 걸었지요. 힐다 양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웃고 마지막 카드를 돌렸지요.

“포에트리 씨, 눈앞에 있는 걸 설탕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돈이라고 생각하세요, 돈. 전 더 걸게요.”

힐다 양은 남은 각설탕도 모조리 걸었어요. 비블리오 씨는 손을 바들바들 떨다가 판을 포기하려는 욕구를 간신히 억누르고 배팅에 응했어요. 두 사람은 카드를 공개했고, 결국 힐다 양이 졌어요. 힐다 양은 겨우 원 페어를 가지고 있었을 뿐이었지요.

“에이, 난 아직 멀었네. 안 속으셨네요.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았는데. 이걸 언제 다 먹는담?”

힐다 양이 걱정할 만도 했어요. 힐다 양이 설탕을 2파운드는 걸었고, 비블리오 씨도 똑같이 걸었으니까 힐다 양은 못해도 4 파운드의 설탕을 먹어야 해요. 그렇게 설탕만 먹었다간 힐다 양의 얇고 잘록한 허리가 고릴라의 배처럼 변할 지도 몰라요.

“못 드시겠으면 한 판 더 하셔서 이기면 됩니다.”

비블리오 씨가 삐딱하게 몸을 기울이고 손에 든 카드를 팔랑팔랑 거렸어요.

“하! 어머, 저 재수 없고 뻔뻔한 얼굴 좀 봐. 그래요, 그렇게 하는 거예요! 좋아요. 작가님 부디 제게 만회할 기회를 주시겠어요? 이번에도 지면 생크림을 얹은 크루아상을 만들어드릴게요.”

“레베데바 양처럼 일부러 진 건 아니시겠죠?”

“저얼대 아니에요.”

비블리오 씨가 먼저 카드를 섞고, 힐다 양이 카드 뭉치를 받아서 다시 한 번 섞었어요. 비블리오 씨가 막 카드를 분배하려는데 호텔 정문을 열고 갬런 씨가 들어왔답니다. 그는 흙이 잔뜩 묻은 반바지를 입은 채 검은색 가방을 잔뜩 매고 있었어요.

갬런 씨는 신발에 묻은 흙을 털고 안으로 들어오다가 소파에 앉아서 카드를 치고 있는 비블리오 씨와 힐다 양을 발견했어요.

“아, 오늘도 도박 혼을 불태우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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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Chapter 7: 봄비 -2 19.10.28 104 1 10쪽
19 Chapter 7: 봄비 19.10.27 31 1 9쪽
18 Chapter 6: 방울 목걸이-2 19.10.27 37 1 7쪽
17 Chapter 6: 방울 목걸이-1 19.10.26 32 1 8쪽
16 Chapter 5: 5단 케이크 파티-4 19.10.25 57 1 9쪽
15 Chapter 5: 5단 케이크 파티-3 19.10.24 35 1 8쪽
14 Chapter 5: 5단 케이크 파티-2 19.10.24 39 1 8쪽
13 Chapter 5: 5단 케이크 파티-1 19.10.23 32 0 8쪽
12 Chapter 4: 손님은 언제나 환영해요.-4 19.10.23 35 1 7쪽
11 Chapter 4: 손님은 언제나 환영해요.-3 19.10.22 31 1 7쪽
10 Chapter 4: 손님은 언제나 환영해요.-2 19.10.22 30 1 7쪽
9 Chapter 4: 손님은 언제나 환영해요.-1 19.10.21 31 1 7쪽
8 Chapter 3: 이제 호텔을 열어요.-2 19.10.21 45 1 8쪽
7 Chapter 3: 이제 호텔을 열어요.-1 19.10.20 37 2 8쪽
6 Chapter 2: 호텔을 열고 싶어요-2 19.10.20 37 2 9쪽
5 Chapter 2: 호텔을 열고 싶어요.-1 19.10.19 49 3 8쪽
4 Chapter 1: 50년 동안 스물셋-3 19.10.19 87 3 8쪽
3 Chapter 1: 50년 동안 스물셋-2 19.10.18 68 1 8쪽
2 Chapter 1: 50년 동안 스물셋 19.10.18 87 2 7쪽
1 Chapter 0: 접촉 +1 19.09.11 211 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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