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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凍 님의 서재입니다.

연애를 방해하는 방법.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판타지

解凍
작품등록일 :
2017.09.07 12:09
최근연재일 :
2017.10.12 19:44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307
추천수 :
3
글자수 :
78,893

작성
17.09.1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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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

DUMMY

걱정스러워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태환의 표정에 하나가 애써 고통을 억누르며 말한다.


“괘, 괜찮아요.”

“정말 괜찮은 거 맞나요?”


신음을 참고는 간신히 대답하는 하나의 얼굴을 태환이 걱정된다는 듯 바라보자, 하나가 그런 태환의 눈동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한다.


“뭐, 사려고 온 거죠?”


하나의 말에 태환이 5만 원 권을 바라보고 말한다.


“그럼 여기에다가 이건 올려놓을게요. 카페모카, 하나랑 아메리카노···.”

“차가운 거죠?”

“네?! 네. 맞아요.”


하나는 고통 속에 떠오른 새로운 기억, 태환이 커피를 사서 하나에게 건네주며 ‘축하해요.’라고 말했던 장면이 떠올랐다.


“8,000원이에요.”

“아, 여기.”

“그리고 이거 당신이 내 부탁을 거절했으니 받도록 할게요.”


기억이 떠오른 하나는 냉정하게 다시 표정을 고쳐먹었다.


그런 하나의 표정을 바라본 태환이 눈웃음을 짓고는 말한다.


“당연하죠. 그리고 저 주화나씨 말 처음부터 들어줄 생각 없었어요.”

“...”


그 말을 하고는 딸랑- 방울 소리와 함께 사라지는 태환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하나가 멍해졌다.


‘축하해’


과거 태환이 자신에게 해줬던 그 말소리가 생각난다.


“뭐야.”


***


“수고했어요.”


정연의 수고했다는 그 말에 오늘 하루 종일 한 명 빼고 오지 않은 것을 생각하며 말했다.


“저기, 오늘 손님이...”

“아, 괜찮아요.”


하나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안다는 듯 정연이 웃으며 말한다.


“전, 딱히 손님을 원하지는 않거든요.”

“네?”


카페에 손님을 원하지 않는다는 정연의 이상한 말에 하나가 알 수 없는 얼굴로 말한다.


“그럼 왜 아르바이트를? 그냥 문을 닫으면 되지 않나요?”


하나의 그 말에 정연이 미소를 머금으면서 말했다.


“약속했으니까?”


정연의 그 말을 떠올리며 거리를 걸어가는 하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무슨 약속을 말하시는 걸까?”


어쩌면 원초적인 질문, 하나는 그때 그 순간에도 그랬다.

실망감과 원망이 가득 서린 가슴에서 터져 나왔다.


“뭐가, 약속도 안 지키는 데야.”

“어?”


알바를 끝나고 돌아가는 하나의 뒤로 들리는 익숙해진 현수의 목소리.


“오, 선배? 이 시간에 무슨 일이에요?”

“오늘은 반차 했거든.”

“아, 그래도 신기한 우연이다. 요즘 자주 만나네요. 1년 전에는 이렇게 같은 동네에서도 한 번도 못 만났는...”

“1년 전?”

“아, 아니에요.”


순간 자신이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말하던 하나가,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는 현수의 눈빛에 어색하게 부정했다.


“너 여기 일 년 전부터 이사 온 거야?”

“아, 아. 네. 뭐 그렇죠.”

하나는 얼른 그렇게 대답을 얼버무리곤 생각했다.


‘현재 이 시대의 하나는 불과 이사 온 지 몇 달 안 되었지만.’

“그렇구나, 난 여기 이사 온 지 별로 안 돼서. 당연히 일 년 전에는 못 만나지.”


현수가 이사 온 지 별로 안 되었다는 그 말에 하나가 깜짝 놀라 그에게 물었다.


“에? 언제요?”


설마 자신과 비슷한 시기에 이사를 온 건가? 하는 마음에 묻자, 현수가 웃으며 말한다.


“한, 두 달 되었나?”

“설마? 5월?”


하나의 그 말에 하나를 보고 웃으며 놀란 표정을 해서는 묻는다.


“어떻게 알았어?”

“아, 아뇨. 한 두 달이라고 했으니까, 계산해보면 5월이지 않을까? 해서요.”

“그런가. 하여튼 주하나 머리 잘 돌아가네. 요즘 난 머리가 안 돌아가서 죽겠는데.”

“에이, 선배는 제일 부러운 게 전 선배인데. 선배는 취직..”


하나가 ‘취직’이라는 단어를 말하던 하나는 아까 전 느껴지던 고통이 또다시 시작되어 눈을 찡그린다.


“왜? 무슨 일이야, 어디 아파?”

“아, 아. 아니에요. 그냥 두통이 조금.”


하나가 머리를 짚고 말하자, 현수가 그런 하나를 부축하며 근처 앉을 만한 곳을 찾아 앉힌 후 걱정된다는 듯 묻는다.


“괜찮아? 요즘 몸 상태가 안 좋은 거 같은데.”


걱정된다는 듯 묻는 현수의 말에도, 하나는 느껴져 오는 통증과 함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바뀌는 과거의 현상에 대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병원에 가야 하는 거 아냐?”


현수의 걱정되어 묻는 목소리에 하나는 간신히 고개를 가로젓고는 자신의 손을 만지는 그의 손을 잡으며 괜찮다며 간신히 목소리를 내어 말했다.


“선배, 서연이랑 제가 잘되게 해줄까요?”

“..?!”


고통에 몸부림치던 하나의 갑작스러운 뜬금없는 그 말에 현수의 표정이 순간 굳어져서 아무 움직임이 없다.


“해줄까요?”


그 순간 하나가 떨리는 마음으로 또 다시 현수에게 물었다. 그러자 현수의 마음 소리가 다시금 들리기 시작했다.


‘...왜···? 뭐, 뭐지?’


당혹스러워 사고가 정지된 것 같은 목소리. 긴장감과 흥분을 자제하려는 듯 애써 침착함을 내세워 말하려는 현수의 감정.


“아니, 괜찮아. 그보다 두통은 괜찮아진 거야?”


끝내 자신의 마음을 속이고 불안한 웃음과 함께 내비치는 눈동자.


“선배, 서연이 제가 알기로는 이런 식이면 절대로 선배 마음 안 받아줘요.”

“...”

“서연이랑 오랜 친구라서 아는데, 서연이 누구보다 자기 마음 표현 안 해요. 깊은 상처가 있어서.... 친구인 저한테도.”


1년 후 미래에 갔을 때도, 서연이는 혼자였다. 자신의 아픔을 누구에게 보여주기 싫다고 예전에 자신에게 말한 기억이 있다.


너의 이야기는 들어 줄 수 있지만, 나의 이야기는 안 할 거라며 서운해 하지 말라던 서연이에 목소리가 기억에 남는다.


“...”


하나는 자신의 그 말에 마음도, 생각도 멈춰서는 자신을 바라보는 한 남자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저랑 사귀는 척할래요?”

“...”


제일 최악인 방법이지만 자극하기는 제일 좋다.


어쩌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하나는 이용하기로 했다.


“할거에요?”


어쩌면, 더욱더 최악으로 갈 수도 있는 방법이다.


하나는 그것을 알았다. 자신의 새로운 기억 속에 이미 봤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되는데?”


그래서 최악으로 가기로 했다.


“그럼, 삼 일 후부터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가 되도록 해요. 우리.”


그 말을 하는 하나의 얼굴을 기쁨의 미소도, 설렘이 깃든 얼굴 대신 슬픔이 깃들어 있었다.


***

어렴풋한 기억 속.


‘주하나씨.’

‘네?’


하얀 셔츠에 정작용 스커트, 하나가 늘 꿈꾸던 차림으로 사무실 안에서 문서를 들고 있다.


‘이거 중요한 건데 주하나씨 잘할 수 있나요?’

‘무, 물론이죠!’


신입으로 처음 중요하다고 말하는 서류를 자신에게 맡기는 상사를 바라보는 하나의 눈동자는 초롱초롱 빛나서 기쁨의 환한 미소가 얼굴에 어느새 드리웠다.


‘다른 곳으로 유출 되면 안 됩니다.’

‘네! 물론이죠.’

‘요번 우리 핵심 자료니까. 알았죠?’


상사의 몇 번이고 묻는 그 음성에 하나는 기뻐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멋지게 할게요.’

‘그래요. 하나씨가 신입이지만, 그동안 일하는 모습 보고 맡기는 거예요. 다른 직원한테도 하나씨가 이 문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 모르게 하고요. 이건 비밀이에요.’


하나는 상사의 그 말에 더욱더 자신이 위치가 높아 보였다.


‘알겠습니다. 믿어 주신 만큼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나는 비장한 눈빛 아래 환한 웃음과 함께 씩씩하게 말했다.


‘그럼 잘 부탁해요.’


자신의 인생 속 큰 태풍이 불어올 거라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


이불을 덮고 자는 하나의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하나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으..”


하나가 간신히 눈을 뜨고는 천장을 바라보며, 옅은 한숨을 내쉰다.


“다행이다.”


하나는 간밤에 꾼 꿈이 다시 현재에 와서 꾼 꿈이 아니라, 과거에서 꾼 꿈이라 안심한 듯 식은땀을 닦아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만 하면 아르바이트도 끝이네.”


하나가 9시를 가리키고 있는 휴대전화 속 시계를 보고는 마지막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아. 오늘은 몸이 좀 이상한데.’


이상한 꿈을 꿔서인지, 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축져지자, 하나의 얼굴이 저절로 인상이 써진다.


“하나씨, 좋은 아침.”


방에서 나와 겨우 씻는 곳으로 가려는 하나를 발견하고 서산이 빙긋 웃으며 인사를 건네오자, 하나가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옷소매로 닦으며 간신히 따라 웃으며 말한다.


“조, 좋은 아침에요.”

“하나씨? 괜찮아요?”


무의식으로 계속해서 인상이 써지는 하나의 얼굴을 바라보고 서산이 이상하다는 듯 다가가 묻자, 하나가 창백해진 얼굴로 고개를 저으면서 말한다.


“아, 간밤에 꿈을 꿔서 잠을 좀 설쳐서 그래요.”


하나가 ‘간밤에 꾼 꿈 때문에 잠자는 중간중간 설쳐서 그런 거겠지’ 생각하며 말하자 서산이 이상하다는 듯 손을 하나의 얼굴 가까이 가져다 대면서 말한다.


“아닌 것 같은데, 열이 있어요. 혹시 감기라도.”

“아, 아니요. 괜찮아요.”


서산이 자신의 이마를 손에 대려고 하자, 하나가 그런 서산의 손을 밀치며 욕실로 향했다.


“하아.”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던 하나는 자신이 봐도 안색이 초췌해진 것 같자, 얼굴을 매만진다.


“열은 조금 있나?”


하나는 자신의 손바닥도 뜨거워서 만져도 자신의 온도를 제대로 알 수 없었다.


“괜찮겠지, 너무 이상한 생각을 많이 해서 그래.”


수시로 바뀌는 과거의 기억을 보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느라 신경을 너무 써서 조금 힘든 것뿐이라며 애써 마음을 달랬다.


그리곤 이내 정신을 차리기 위해 찬물에 얼굴을 씻었다.


‘정신 차려야지.’


별로 손님이 없는 정연의 카페의 일은 쉬웠다. 하루 종일 앉아서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는 것 뿐이었으니까.


“오늘도 손님 없겠지.”


하나는 정연의 카페 카운터에 앉아 입구를 바라보며 말했다.


“후우, 그래도 다행이야. 바쁜 곳이 아니라서.”


손님이 많았으면 어쩔 뻔했냐는 생각을 하고는 있을 때. 뜻밖에 일찍 카페의 문이 딸랑~ 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딸랑_


“어서 오세요.”


하나가 딸랑거리며 열리는 문을 바라보고 말하자,


어깨쯤 오는 머리의 사각 뿔테 안경을 쓴 한 여자가 새침한 표정을 한 채 차분한 걸음걸이로 걸어온다.


“아, 저기 카페라떼 하나요.”

“카페라떼요, 아이스로 하실 건가요? 아님 핫이요?”

“그냥 뜨거운 걸로 주세요.”

“네.”


어제와 달리 일찍 찾아온 손님에 멍하던 정신을 차리고는 라떼를 만들기 시작했다.


“여기, 카페라떼...”


딸랑~


“어서 오세요.”


카페라떼가 다 만들 때쯤에 또 다른 손님이 찾아왔다. 하나는 어제와 달리 이어달리기를 하듯 줄줄이 들어 오는 손님을 바라보고 인사에, 계산에, 커피 만들기까지 할 일이 산더미였다.


“하아, 손님이 없다더니.”


손님이 없던 이틀과 달리 쉼 없이 오는 손님들을 보고 하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자신의 몸 상태가 안 좋다고 생각하는 날에 하필 손님이 많구나 라는 씁쓸한 생각을 하며 하나는 잠시 찾아온 여유에 자리에 앉았다.


“하아.”


하나가 겨우 빠져나간 손님에 잠시 쉬려고 자리에 앉으며, 오늘따라 많이 흐르는 땀을 닦고 있을 때 또다시 카페 문이 열리며 방울 소리가 울렸다.


딸랑~


“어, 어서 오세요.”


하나가 그 방울 소리에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인사하자 큰 키에 백색의 눈 같은 피부 속 호수 같은 눈을 가진 서산의 모습이 보였다.


“어?”


하나가 서산을 바라보고 의외라는 듯 바라보자 서산이 말했다.


“제가 소개시켜준 아르바이트 자리인데, 한 번쯤은 와봐야 할 것 같아서요.”


서산의 그 말에 하나가 웃으며 말했다.


“네. 어서 오세요. 그럼 무슨 커피로?”“음..”


하나의 말에 서산이 카페 메뉴를 바라보다 이내 말했다.


“전 홍차 주세요. 커피 말고 다른 것도 괜찮죠?”

“네. 당연하죠.”


서산의 그 말에 하나가 웃으며 대답한 뒤 선반 위에 올려진 홍차 통을 꺼내려고 할 때였다.


“어-”


팔을 들어 올리며 홍차를 건드리려는 순간 머리가 또다시 핑 돌면서 눈이 아른아른했다.


“어, 이러면 아..안...”

“하나씨!”


털썩- 이라는 소리와 함께 하나가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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