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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凍 님의 서재입니다.

연애를 방해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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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凍
작품등록일 :
2017.09.07 12:09
최근연재일 :
2017.10.12 19:44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316
추천수 :
3
글자수 :
78,893

작성
17.09.0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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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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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2-

DUMMY

초조하게 자신의 집 근처를 배회하며 입구를 바라봤다. 한쪽 발목에는 파스를 붙인 하나는 한참 동안이나 불편 한 다리로 서성였다.


“으.. 왜 이리 안 나와.”


어젯밤부터 꼴딱 밤을 지새운 하나는 자신의 집이 보이는 곳에 서성이며 초조하게 바라봤다.


“그때만 안 만나면 가능할 거야.”


하나의 작은 두 눈동자가 이번에는 꼭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아직도 믿어지지 않지만 저 너머에 또 다른 나 자신이 있다는 생각에 반짝였다.


“어, 어 나왔다.”


하나는 그 순간 현관문을 열고 나오는 하나의 모습을 보고, 어제 자신이 본 것이 정말 사실 이었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어제 잘 잤어. 아니야, 서연아. 그럼 그곳에서 만날까? 그래.”


하나는 또 다른 자신의 전화통화에, 하나가 귀를 쫑긋 세우며 대화를 엿들었다.


“...”


하나는 또 다른 자신이 오늘 서연이를 만나려 외출한다는 것을 알고,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훔쳐보던 하나가 집으로 향했다.


“우선, 간단한 것부터 챙기자.”


하나는 어젯밤 찜질방에서 자며 생각했다. 우선 또 다른 하나에게 들키는 일은 가장 최악의 상황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상황만은 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여기 어딘가에 있을 텐데.”


만약을 위한 비상금을 쓰기로. 자신이 혹시나 하고 100만원 좀 넘게 모아둔 돈을 쓰기로 했다.


“어, 찾았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 생각하고, 당장에 지낼 곳이 없다는 생각을 하며 쓰기로 했다.


‘미안하다, 나 자신이여.’


속으로 그 말을 되뇌곤 통장을 챙긴 하나는 우선 확인해야 할 곳이 있었다.


“여기 맞지?”


하나는 강한체육관이라고 쓰인 문구를 바라보며 잠시 망설이다, 이내 발걸음을 뗐다.


하나는 운동을 하고 있는 남자들 사이 누군가를 찾으며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운동하는 사람들 중 한 곳을 집중적으로 바라보았다.


“찾았다.”


운동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하나가 자신이 생각한 것이 맞자 씨익 웃음을 지었다.


몸을 움직일 때 걸리적거리지 않게 하려고 짧게 자른 머릿속 시원해 보이는 이마 아래, 반달진 눈, 굵직한 이목구비가 한눈에 보인다.


“이번에는 절대로 너랑 만나지 않아.”


하나는 태환의 모습을 유심히 살피면 굳은 각오로 끄덕였다.


“이제 앞으로 5일.”


하나는 태환과 자신이 처음 만나는 그 날을 똑똑히 기억했다. 우연한 만남, 그로 인해 두 사람은 운명적이라고 생각했다.


급하게 면접을 보기 위해 뛰어가던 길목, 마침 반대쪽에서 뛰어가던 태환과 하나는 맞닥뜨려 서로 부딪히며 만났다.


“그럼 우선, 5일 후에 그 만남을 피해야 해.”


하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태환을 바라봤다. 1년 전 지금보다 조금 짧은 머리를 하는 태환.


“...”


하나는 1년 전 태환을 막상, 여러 가지 생각이 겹쳤다. 나쁘다고 해서 꼭 나쁜 기억만 있는 것 아니었다.


“안 돼, 마음 다잡아. 우선 은행부터 가자.”


하나는 여러 가지 생각에 휩싸이는 자신을 발견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atm기계 문 앞, 하나는 통장을 한 번 바라보다, 입술을 앙 다물고 문을 열었다.


“미안하다.”


통장을 쓰다듬으며, 알바를 하면서 지금까지 한 달에 몇 만원씩 악착같이 저금하며 지키던 통장을 바라보고 하나는 atm기계에 집어넣었다.


“....후우”


하나는 출금이라는 버튼을 누르며 눈을 질끈 감았다. 막상 모아둔 돈을 찾으려니 심장이 떨려왔다.


마침내 돈을 출금한 하나는, 자신의 집과 태환의 집, 중간 지점에 고시원으로 향했다.


“여기 방 있어요?”


하나는 당장 지낼 곳이 급했기에, 두 곳에서 가장 가깝고 저렴한 곳으로 향했다.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하고 원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사람 일이라는 것은 모르는 법이었다.


하나의 말에 ‘총무실’이라고 쓰여 있는 문이 열리며 검은 바지의 하얀색 셔츠를 입은 한 남자가 나와서는 물었다.


“방이요?”


자신보다 머리하나는 더 커 보이는 남자의 등장에 하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180은 훨씬 넘어 보이는 큰 키에, 언뜻 보이는 얼굴은 눈처럼 하얗기만 했다. 진한 눈썹과 오뚝한 코, 붉은 입술이 눈에 띄었다.


한눈에 봐도, ‘아, 이 사람 잘생겼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웬만한 여자 얼굴보다 작은 얼굴에 날렵한 턱선을 가진 남자였다.


어느 남자 아이돌과 비교해도, 훨씬 매력적인 남자다.


“네, 네. 방이요.”

“잠시만요,”


하나는 남자의 모습에 넋을 놓고 바라보다 간신히 대답하자, 남자는 길쭉한 다리로 다시 안으로 들어가며 열쇠를 챙기는 듯 보였다.


“저런 사람도 진짜 있구나.”


하나는 자신이 지금까지 보던 사람 중 처음 보는 형태의 사람을 바라보고 넋이 나가 중얼거렸다.


“그런데 괜찮아요? 약간 구석진 곳이라. 햇빛도 잘 안 드는데.”

“...”

“저, 저기요?”


하나가 넋이 나가서 남자의 말하는 소리에도 멍하니 있자, 남자는 희고 큰 손을 하나의 얼굴 앞에 흔들며 물었다.

그제야 하나가 정신 차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무 문제없어요.”

“그럼, 우선 방부터 볼까요?”


하나의 그 말에 알았다며, 남자가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 하나는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무조건 여기에 있어야겠다. 스트레스가 한눈에 날아가는 것 같아.’


하나는 결국 제일 구석져서는 창문에 빛도 잘 안 들어오는 방을 거금 40만원을 주고 계약을 했다.


“그럼 여기요, 공동으로 쓰는 구역은 부엌이랑 화장실입니다. 아, 그리고 주의할게...”

“네. 네..”

“저기, 그럼 이건 혹시 모르니 안내서에요.”


하나에게 남자는 열쇠와 안내서를 주며 몇 가지 말을 했지만, 하나는 넋을 잃고 바라보느라 그 말을 미처 듣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했다.


“저, 저기 그쪽은 누군지?”

“네?”

“아니, 이제부터 여기 살 건데. 여기 관리자 이름이라도 좀 알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하나의 그 말에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서산. 서산이라고 합니다.”


하나는 그와의 꿈같은 시간이 지난 뒤 자신이 계약한 방을 바라보곤 현실로 돌아왔다.


“딱 다리 펴고 누우면 끝이겠네.”


한쪽에 침대가 있고, 한쪽에 책상과 컴퓨터가 있는 전형적인 고시원.


“하아, 고시원이라니.”


처음 이곳으로 왔을 때. 몇 개월 하나는 고시원에서 생활한 적이 있었다.


“처음 생각난다.”


답답하고, 괴로웠다. 잠만 자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으로 위로되지 않는 무력감이 무척이나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있을 수는 없지.”


언제 천장을 했는지 색이 바랜 천장을 바라보고 있던 하나가 벌떡 일어서서는 자신이 태환을 만나지 않을 방법을 생각했다.


5일 후, 자신과 태환은 운명적으로 만난다.


“으아아악!”


하나가 고시원에 들어와 있기를 4일째, 하나는 하루밖에 남지 않았는데. 시간이 촉박하다.


“어, 어떻게 하지.”


자신을 들어내서도, 누군가 알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니, 무엇으로 그 만남을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


“몰라, 몰라, 하아, 우선 나가서 뭐라도 먹자.”


하나의 머릿속에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만 가득했다.


알 수 없는 사이트에서 한 대로 해서 이곳으로 온 것은 좋았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어, 서산씨?”


하나는 자신의 방문을 열고 나가자, 복도 청소를 하고 있는 서산을 바라보고 기쁜 마음에 웃으며 말했다.


“오늘도 흰색이네요.”


저번에도 하얀색 셔츠를 입었던 것 같은데, 오늘도 하얀 티셔츠였다.


“뭐, 얼굴 흰 편이라 그런지 잘 어울리기는 하지만,”


하나는 자신이 유일하게 그래도 말을 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반갑다는 듯 인사를 했다.


“어디 외출하나요?”


하나의 목소리에 서산이 청소하던 것을 멈추며 무심한 듯 하나를 바라봤다.

하나의 물음에 무심한 듯 고동빛에 깊은 눈동자로 바라본다.


“아, 네. 배가 고파서요.”

“그럼, 잘 다녀오세요.”


고개를 끄덕이고는 살며시 미소를 짓고 다시 청소하는 서산, 하나는 청소하는 모습조차 아름다울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말했다.


“그럼, 갔다 올게요.”


우선 하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태환과 지금 시점의 하나를 만나지 않게 하는 거다.


‘운명의 고리를 끊어야 돼!’


하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저번에 이상하게 보였던 그 편의점에 (들어)가, 음료수 하나랑 삼각 김밥 두 개를 산 뒤 편의점 앞에 앉았다.


“하아- 어떡하지.”


당장 남은 하루, 내일 자신은 분명 태환을 만난다.


“아!!!!”


과거의 오면 모든 것을 한방에 다 바꿀 수 있을 거라고 하나는 생각했다.


그런 하나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거의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 아니, 당장에 가지고 있는 것도 별로 없었다.


“이게 다..”


하나는 자신이 가진 모든 방법을 선택해도, 자신을 만나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사람은 모 아니면 도라고 했어.”


삼각 김밥을 물어뜯으며 하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현재 자신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단 하나뿐인 작전을 실행하기로 마음먹었다.



***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대충 세수를 한 후, 하나는 욕실에서 나오며 다짐하듯 중얼거렸다.


“꼭..”


오늘 성공하면 더는 고시원 생활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며.


“제발...”


고시원 복도에 선 하나가 두 손 모아 주먹을 쥐고는 눈을 꼭 감은 채로 한 번 더 성공하게 해달라는 듯 간절히 빌었다.


그러자 멀리서 그녀를 지켜보던 서산이 하나의 곁으로 다가와서는 미소를 머금은 채 물었다.


“오늘 중요한 시험이 있나 봐요?”


해맑은 미소의 천사 같은 얼굴을 하고서는 어느새 코앞에 있는 서산을 바라본 하나가 깜짝 놀라곤, 어색하게나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간신히 끄덕였다.


“네, 네.”

“잘 보길 바라요.”


그 말을 하고 사라지는 서산을 생각에 잠겨 멍하니 고개를 돌려 쳐다보며 하나가 말했다.


“이제 못 보네,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1년 후 또 만나길 바라요.”


6월 13일 오후 2시, 하나는 10분 후에 있을 1년 전의 또 다른 자신과 전 남자친구 태환의 만남을 막기 위해 미리, 태환이 갈 길목을 막기로 했다.


“뭐, 어떻게 되겠지.”


전 날 밤 근처에 공사장을 샅샅이 찾아, 팻말을 가져왔다. 위법이라는 것을 잘 알았지만, 잘 쓰고 갖다 놓으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하나는 공터에 숨겨 놨던 팻말을 옮겨 도로 위에 펼쳐 놓으며 말했다.


“이정도면 괜찮겠지.”


하나는 대충 길목을 다 막아 놓고는 손을 털며 말했다.


“그럼, 부딪힐 일은 없을 거야.”


노란색의 공사 중 팻말, 누구든 보면 피해서 돌아가는 마법의 팻말.


“후우.. 그럼 이제 지켜볼까?”


하나는 그 생각을 하며 팻말 주위에서 태환이 오는지, 안 오는지 기다렸다.


잠시 5분 후, 태환이 역시나 그 길목 앞에 나타났다.


“어?? 언제, 이런 게 생겼지.”


몰래 숨어서 지켜보던 하나는 역시 단순한 태환이 그 팻말을 바라보고는 다시 뒤로 돌아 다시 사라지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해냈다는 성취감에 하나는 소리를 질렀다.


“예쓰!!”


자신의 성공에 자축하며 기쁨의 함성을 지르며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기쁨에 발을 동동 뛰면서 주체하지 못했다.


“이, 이제 됐어!!”


하나가 기뻐하며 펄쩍펄쩍 뛰고 흥분했을 때, 순간적으로 몸이 휘청거렸다.


“어?”


몸에 알 수 없는 감각이 느껴지더니, 이내 온몸에 소름이 돋은 것처럼 쭈뼛 섰다.


“뭐, 뭐야.”


너무 기뻐서 ‘발목을 저번에 삐끗한 게 다시 돋았나?’ 그런 건가? 라는 생각과 자신이 ‘성공한 덕분에 바뀐 현실 세계로 가는 건가?’ 라는 생각하는 순간 드는 하나의 머릿속에 기억이 새롭게 떠오른다.


“...”


그 기억 속 하나의 얼굴이 창백해져 버린다.


빠아앙- 하는 자동차 경적소리가 하나의 귓가에 동시에 같이 울렸다.


“안 되에에에에에!!!”


하나는 갑자기 떠오르는 기억과 울려 퍼지는 경적소리의 얼굴이 일그러져서는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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