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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凍 님의 서재입니다.

연애를 방해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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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凍
작품등록일 :
2017.09.07 12:09
최근연재일 :
2017.10.12 19:44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308
추천수 :
3
글자수 :
78,893

작성
17.09.1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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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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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

DUMMY

당혹감으로 물든 눈동자로 바라보는 하나의 눈빛에 의아한 얼굴로 현수가 물었다.


“왜, 무슨 일 있어? 갑자기 왜 그래?”


‘걱정되게, 무슨 일이지.’


“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선배.”


말소리와 동시에 들리는 알 수 없는 소리 하나, 하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괜찮다며 손사래 쳤다.


“그래?”


‘정말, 괜찮은 게 맞는 건가?’


“네, 정말 괜찮아요.”

“다행이다, 난 어디 안 좋아 보여서. 걱정했잖아.”


‘아, 몰라. 힘든데, 남 신경 쓸 겨를도 없는데, 괜찮다니, 뭐. 괜찮겠지.’


하나의 그 말에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현수를 보고 하나가 당혹스러운 듯 웃음을 짓는다.


‘이상한 일이 많아서, 그냥 환청이겠지.’


현수의 그 말에 하나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아무 말 없이 커피를 마셨다.


“그럼, 오늘 만나서 반가웠어요, 저번에 그렇게 그냥 가버려서 미안했었는데.”

“뭐, 괜찮아. 나야말로 오늘 오랜만에 너 만나서 좋았어.”


인사를 하며 먼저 가버리는 현수의 뒤를 혼란스러운 눈동자로 하나가 잠시 바라봤다.


“아니겠지..”


자신이 설마, 현수의 속마음을 들은 것은 아닐 거라고, 그렇게 하나는 믿고 싶어졌다.


더욱더 복잡해지는 것은 질색이니까.


“어? 이제 와요?”


들어오는 입구에 걸레를 들고 바닥을 닦고 있는 서산을 바라보고, 하나가 아- 하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또 청소해요?”

“아, 걸레질이요. 약간 흙이 묻은 것 같아서. 더러우면 기분이 나쁘잖아요?”


그렇게 말한 서산이 빙긋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기분은 좀 괜찮아졌어요?”


서산의 물음에 하나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네요, 그럼 방에 들어가서 푹 쉬세요.”

“...”


방에 들어가서 푹 쉬라는 서산의 말에 하나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봤다.


“왜요? 저한테 뭐 묻었어요?”


하나가 자신을 바라보자, 서산은 남자 손 같지 않은 곱게 뻗은 하얀 손가락으로 자신의 얼굴을 매만졌다.


그러자 하나는 다급히 고개를 젓고는 말했다.


“아, 아니에요.”


당황하며 아니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그녀를 바라보며 서산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말한다.


“뭐지?”


당황해서 헐레벌떡 들어온 하나가 문을 닫고는 긴 숨을 들이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두근두근.


“후우, 다행이야.”


일부러 서산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아무것도 안 들렸어.”


깊은 호수 같은 눈망울로 자신에게 물었을 때 순간 숨이 멎은 것 같았다.


“오히려 내 생각이 읽힌 것 같았어.”


서산을 보면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멍해져서 그에게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 까지 보여지는 것 같았다.


“얼른, 얼른···. 연결고리를 끊고 가버리자.”


하나는 다시 한 번 더 다짐했다. 오늘에 일로 연결의 고리가 이어진 또 다른 자신과 태환을 헤어지게 하자고.


아까 전 갑자기 떠오른 바뀐 과거의 기억.


‘아직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하나는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는 곧바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집 근처로 향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자신을 살피기로 했다.


“괜찮을 거야.”


달라진 과거의 기억, 과거로 온 현재, 자신의 과거는 더 이상 지금까지 알고 있던 과거가 아니라는 것이 어제의 결론이다.


‘기억에 따라 과거의 느낌도, 생각도 달라져.’


처음 자신이 정신을 차렸을 때 이곳이 과거라는 것이 마냥 기뻤었다.


자신이 이제 과거의 태환과의 만남만 막으면 될 거라 너무 쉽게 생각했다. 태환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는 그 자신감에.


“너무 쉽게 생각했어.”


하지만, 하나의 생각과 달리 일은 커졌다.


더 최악으로.


끼익- 쾅.


반쯤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지 못한 채 또 급하게 나오는 그녀를 보고서 하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 늦었어. 맨날 늦어. 오늘은 오후에 병문안도 가야 하는데.”


자신의 과거를 바라보는 모습은 익숙하지 않다.


160이 안 되는 작은 키, 동글동글한 얼굴형에 반쯤 젖어 끝에 물방울이 맺혀 어깨를 적시는 머리카락.


‘역시 이상해.’


자신을 자신이 본다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하나는 또 다른 자신을 따라가면서 자신이 하는 행동과 모습을 보며 알 수 없는 감정이 몸속을 휘감는 것을 느꼈다.


“어, 미안!”


급하게 뛰어서 지하철을 타고 약속 장소에 도착한 뒤 활짝 웃으며 말하는 또 다른 하나.


“뭐야, 왜 늦었어.”

“미안, 미안. 알람을 깜박하고 잘못했어.”

“하여튼.”

“그럼 갈까?”


서연이를 만나는 자신을 바라본 하나는 그 순간 찾아온 그 기억이 떠올랐다.


‘오늘 병문안을 가기 위해서 서연이를 만났어.’


오늘 서연을 만난 이유는 어제 태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선물을 사려고 만나려고 했던 것이었다.


“근데, 남자들은 뭐를 좋아해?”

“음, 남자마다 다르지. 어떤 스타일에 남잔데?”

“운동하는 사람이라는 것 같았어, 머리카락도 짧았고, 그렇게 꾸미는 거 좋아하는 성격은 아닌 걸로 보였어.”


과거의 하나가 골똘히 생각하며 서연이에게 말하자, 서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뭐야, 그사이에 스캔은 다 했네.”

“어, 어? 아, 아니 그냥 보이니까.”

“어이구, 그래요. 어제 그렇게 큰 사고를 당할 뻔한 아가씨가. 근데? 넌 괜찮아?”

“어, 다행히. 어제 그 남자 아니었음 큰일 날 뻔했는데, 멀쩡해.”


걱정스러운 듯 묻는 서연을 보며 튼튼하다는 제스처를 취한 하나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도 다행이다. 그 남자도 많이 다치지는 않았다고 했지?”

“응, 오늘 오후에 퇴원 한다고 했어. 그래서 그전에 고맙다고 인사가게.”

“그래, 그래야지. 생명의 은인이니까.”

“응.”


태환을 생각하며 수줍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자신을 바라보던 하나가 인상을 썼다.


“여기 어때? 요즘 운동하는 사람들이 여기 트레이닝복 많이 사는 것 같은데.”

“진짜?”

“응. 뭐, 취향에 따라서 싫을 수도 있지만. 대중적인 건 확실하지.”


서연의 그 말에 고민을 하다 과거의 하나가 문을 열고 매장 안으로 들어간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하나가 먼발치에서 매장 안을 살폈다. 이 이상 가까이 가면 눈치 빠른 서연이 알 수도 있으니까.


잠시 후 서연과 하나는 쇼핑백 하나를 들고 나왔다,


“이정도면 잘 산거 맞지?”

“그래, 그 정도면 괜챃아.”

“휴우, 떨린다.”


과거의 하나가 쇼핑백을 만지며 말하자 서연이 그 모습을 바라보고 웃는다.


“뭐야, 너 그 남자에게 사랑이라도 빠진 얼굴이다.”

“사랑?”


서연의 그 말에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고마워서. 처음 보는 사람인데, 나를 위해 그렇게까지 해주는 게.”

“그래, 그래.”


서연의 그 말과 함께 배시시 웃어 보이는 과거의 하나, 그런 하나를 보며 복잡해지는 현재의 하나.


“그럼 밥이나 먹으러 가자. 밥 먹고 갈 시간은 되지?”

“당연하지.”


과거의 하나와 서연이 밥을 먹으러 갔다.


이내 하나도 현재 자신이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는 근처 길거리 토스트를 파는 곳에서 토스트 하나를 사기로 했다.


“아줌마, 야채 하나요.”

“전, 햄 야채 하나요.”


하나가 토스트를 사는 그때 하나의 등 뒤로 그림자가 비치더니 주문을 하는 사람이 말했다.


“서산씨?”


서산의 큰 키에 하나는 자신의 정면으로 보이는 가슴팍에 고갤 한참 들어 올려야 겨우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황한 얼굴로 서산을 바라봤고, 서산이 마침 아줌마가 손을 내밀며 토스트를 건네는 것을 받으며 말했다.


“자, 여기 하나씨 토스트 나왔네요.”

“어, 아. 고맙습니다.”


하나는 생각지도 못한 서산의 등장에 놀라 토스트를 한입 깨물며 서산을 바라봤다.


“왜? 맛없어요?”


서산을 빤히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토스트를 씹어 먹는 하나의 모습에 서산이 물었다.


“아, 아니요. 괜찮아요.”

“그래요? 여기 맛있죠.”


서산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가 멍한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우리 자주 만나네요?”

“자주요?”


하나의 물음에 서산이 무슨 소리냐는 듯이 얼굴을 바라보자, 최근 그 고시원에 들어간 후 자신이 외출할 때마다 한 번씩은 만나는 서산을 떠올리며 말했다.


“아니, 어제도 우연히 외출하다 오는 길에 만나고, 저번에도 그렇고. 또 요번에도. 여긴 다른 동네인데.”

“그런가요? 동선이 겹치나 봐요. 인연인가?”


하나의 그 말에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해맑게 눈웃음을 짓고는 토스트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서산의 모습에 하나의 얼굴이 붉어진다.


“이, 인연요?”


어느 연예인보다 더 조그마해 보이는 얼굴에 호수 같은 눈망울, 아니, 호수 보다 산속에서 맑은 샘물을 보는 것 같은 눈동자. 칼날로 깍은 듯 오똑한 코, 그리고 붉은 산딸기 색 같은 입술.


이쯤 되면 그에게 여자 친구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어리석어 보였다.


“네. 가는 곳마다 저를 만난다고 하셨으니까요. 이것도 우연이면, 세 번이 넘잖아요. 우리?”

“벌써 세 번이나 넘었나?”


하나는 그 말에 골똘히 생각했다.


“네, 세 번이죠.”

“그, 그런가.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3번인지 아님 더 넘었는지 알 수 없는 기억에, 하나가 웃어넘겼다.


“근데, 오늘은 여기는 왜? 하나씨도 뭐 사러 온 건가요?”

“아, 오늘... 아!!”


하나가 서산과 이야기하다, 잊은 과거의 자신을 생각하고는 서산을 바라보고 급한 듯 말했다.


“아, 미안해요, 아니. 나중에 집에 가서 봐요.”


하나는 그 말을 하고 방금 전 자신과 서연이 밥을 먹은 음식점으로 향했다.


“어, 없어.”


벌써 먹고 나왔는지, 식당 안에 서연과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벌써.... 그러면 병원으로 간 건가?”


하나는 그 생각이 들자 또 다시 머릿속에 상상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오늘 과거의 하나가 선물을 주며 고맙다고 인사하면 태환이 웃으며, 그럼 같이 밥이나 먹을까요? 라고 말한다.


둘이 또 약속을 잡겠지.


그 약속을 잡으며, 그렇게 점점..


“안 돼.”


하나는 자신과 태환이 또 같은 길을 가게 할 수 없다.


“택시!!”


하나가 손을 뻗어 급하다는 듯 빈차라고 찍힌 택시를 향해 소리쳤다.


“아저씨, 성동병원요.”


급하게 차에 오른 하나가 다급하게 말하자, 택시 기사는 하나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고는 무슨 큰일이 있다.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속력을 냈다.


“하아, 하아. 진태환 환자요, 어제 교통사고로 들어온.”

“아, 진태환 환자요, 현재 3층.. 30...”


하나는 3층이라는 소리를 듣고 무작정 달렸다, 역시 자신의 기억에서 떠올랐던 그 305호실이라는 그 기억이 맞았다.


‘뭐야, 역시 나한테 떠오른 게 기우가 아니었어.’


하나는 다급하게 3층으로 올라가서 병실 앞에 섰다.


“305호.”


305이라는 숫자를 바라보고 마음을 다잡으며 병실 문을 열었다.


“4인실이구나.”


문을 열자, 과거 하나가 생각했던 말이 떠올라 입 밖으로 나왔다.


그 때의 하나는 두근거리며, 떨리는 마음으로. 자신 때문에 다쳤다는 미안함에 이 병실을 걸어 들어왔다.


‘달라..’


하지만 지금 하나는 달랐다. 오직 그때의 하나와 지금의 태환이 이루어지지 않기 위해.


“안녕하세여, 진태환씨.”

“어? 하나씨, 벌써 왔어요? 10분 후에나 온다더니..”


태환의 앞에 서서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하나가 태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뇨, 전 하나가 아니에요.”


하나가 말했다.


“말 할게 있어서 왔어요.”


굳어진 얼굴과 목소리로 태환에게 하나가 그렇게 말했다.


“당신에게... 꼭, 할 말이 있어요.”


태환은 알 수 없는 그녀의 말에 어리둥절한 얼굴로 하나를 바라봤다.


작가의말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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