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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투스 님의 서재입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회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플루투스
작품등록일 :
2021.05.14 20:29
최근연재일 :
2021.05.25 18:10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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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135

작성
21.05.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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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피도 눈물도 없는 회귀. 013화

DUMMY

마침내 레인져 대원이 알려준 산 정상에 올랐다.


과연 산 아래 분지가 보이고 높은 언덕에 3, 4백여 마리의 오크 병력이 펼친 막사가 보였다. 셋은 적당한 은신처를 찾아 몸을 숨기고 시력에 마나를 모아 아래쪽을 살펴본다.


“좀 더 자세히 정찰을 해봐야겠어.”


까마귀가 일어서더니 큰 나무 옆으로 가서는 양팔을 들어 올리는데 손에서 수많은 검은 깃털이 쏟아져 나와 까마귀 몸을 휘감고 날아다닌다.


그녀의 몸을 휘돌던 깃털이 뭉쳐 다섯 마리는 검은색, 두 마리는 하얀색 까마귀로 변하며 오크의 병영 쪽으로 날아가더니 곧 투명하게 사라진다.


“저건 뭐야? 저래서 코드명이 까마귄가?”

“누님은 쟤네들이 오딘의 까마귀 후손이라고 우기더라고. 검은 놈은 본 것을 하얀 놈은 생각한 것들을 훔쳐볼 수 있지.”

“생각까지 정찰한다고?”

“보통 A급 이상이면 결계를 치고 막지만 방심하면 생각을 도둑맞지.”


기성완이 옆에서 조용히 속삭였다. 까마귀가 새끼들을 보내고 돌아와 은신처에 몸을 움츠린다.


“오크 놈들이 정찰을 돌고 있으니 은신하고 있다가 나가자. 너 은신스킬 쓸 수 있어?”


내가 은신을 하려고 마나를 돌렸으나 제멋대로 사라졌다 나타났다 깜빡거릴 뿐이다. 은신이 아니라 고장 난 LED 간판처럼 나 여기있어요 광고하는 꼴이었다.


“하하, 아직 잘 안 되네.”

“그럼 넌 내 옆에 붙어있어.”


까마귀가 은신 막을 만들더니 사라지고 기 성완도 곧 사라진다.


“으잉? 둘 다 어디 갔어?”

“넌 이리 들어와.”


까마귀가 사라진 빈 공간에서 손이 불쑥 나오더니 선우의 멱살을 잡고 끌어당긴다. 끌려들어 간 은신막 내부는 그냥 빈 공간이었다. 바깥의 풍경은 보던 풍경 그대로 보였다. 그러나 밖에서는 안에 있는 것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 보이지 않는 벽 같은 것이 있는지 손을 옆으로 뻗어 보았다. 손목이 사라졌다. 다시 손을 움츠리니 손이 나타났다. 보이지 않는 경계는 있으나 벽은 아니었다.


주로 내 몸만 은신했었지, 이렇게 남이 만든 은신막 안에 들어와 본 것은 처음이다.


“하하하, 신기하네! 이거.”


선우가 손을 은신막 밖으로 내밀었다 들였다 장난을 치자 까마귀가 바닥에 드러누워 팔베개한다.


“장난 치지 말고 너도 편하게 누워”

“그런데 이렇게 가까이 붙어 있어야 하는 거야? 좀 떨어져 있으면 안 되나?“

”싱글 사이즈 침대 크기라고 생각하면 돼. 위로는 네 키보다 조금 더 크고.“


선우는 할 수 없이 까마귀 옆에 팔베개하고 나란히 누웠다. 밤하늘은 밝은 반달이 두 개가 떠 있고 은하수가 길게 흐르고 있다. 야간 기습을 하기에는 별로 좋지 않은 날이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부모님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 있는 까마귀의 낌새가 이상하다.


”까마귀?“


그녀의 눈동자가 마치 눈에 보이는 것 너머 다른 세상을 보는 듯 초점을 잃고 쉴 새 없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


”까마귀, 왜 그래? 어디 아파?“

”조용히 해. 정찰 중이야.“


그녀가 날려 보낸 까마귀들이 보는 것을 그녀도 보고 있는 것 같다. 대략 한 시간 정도 지났을 즈음 까마귀의 눈이 초점이 잡혔다.


”치잇~! 너구리 같은 놈, 숨어버렸어.“

”뭐가?“

”오크 마법사 놈이 눈치챘어.“

”뭘 찾는 거야?“

”룬 문자가 새겨진 돌판 조각.“


까마귀가 그것까지 알고 있다니 상당히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돌판 세 개가 합쳐지면 룬 문자로 된 주문이 뜨고 마법사가 주문을 걸면 인스턴트 게이트가 열린다.


모르는 척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물어본다.


”그건 뭐 하는 돌판인데?“

”하청업자는 몰라도 돼.“


싸가지 없기는, 듣는 ‘을’ 섭섭하게 말하네. 아무튼 놈들이 까마귀의 정찰을 눈치챘다면 빨리 행동해야 한다.


”오크 마법사가 정찰을 눈치를 챘으면 우리를 찾으러 나설 텐데.“

”그래, 차라리 우리가 먼저 공격해야겠어.“


까마귀가 2팀과 3팀 공대장에게 통신을 날려 공격 준비를 시킨다.


”내가 명령하면 2팀은 동쪽, 3팀은 서쪽을 동시에 친다. 전투 준비하고 대기 해.“

”김 선우, 너는 정면에서 먼저 치고 들어가. 성완이랑 나는 남쪽 후면을 친다.“

”나 혼자 정면을 치라고? 장난해?“

”성완아. 가자.“


둘은 말도 없이 산 아래로 달려 가버리고 혼자 남겨진 나는 황당했다. 내 이레귤러 능력이 터지면 나도 위험하고 다른 요원들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강행한다.


”내가 잠깐 돈에 눈이 멀어 저거 무대뽀인 걸 깜빡했네. 할 수 없지. 지원군을 부르는 수밖에.!“


나는 산 정상 큰 바위 밑에 몸을 숨긴 채 크게 들숨을 쉬고 라이칸처럼 포효를 질렀다.


”워우우~~~! 오우~~~!“


내가 울부짖자 마치 봉화가 오르듯 산 넘고 계곡 넘어 또 산 너머로 라이칸의 울음소리가 릴레이로 전달된다. 이곳에서 50여 km 떨어진 B-00 지역 짝귀가 있는 곳까지 순식간에 전달될 것이다.


”비너스, 까마귀 연결해.“

[까마귀가 연결되었습니다.]

”나야, 왜?“

”전투는 한 시간 후에 게시하자.“

”누구 마음대로?“

”내가 지원군 불렀어.“


까마귀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화가 난 건지 잠시 말이 없다가 다시 말한다.


”너 바위에 올라가서 미친놈처럼 라이칸 흉내를 내던데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라이칸을 불렀어. 여기 사냥감이 있다고.“

”전투를 앞두고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


까마귀의 목소리가 서늘해졌다.


”그러니까 내 말은 라이칸과 내가 협공으로 정면을 흔들겠다는 거야.“

”뭔가 꼼수를 쓸모양인데, 아무튼 알았어. 한 시간이면 준비되는 거야?“

”그래, 그리고 아군한테 라이칸은 절대 공격하지 말라고 전달해.“

”지랄하고 자빠졌네, 알았어. 끊어.“


까마귀가 통신을 끊어버린다. 내 말을 믿지 못하고 하청업자 따위가 부르는 지원군이라니 무시하는 모양이다.


”내가 오늘 라이칸 킹의 위엄을 보여주마.“


얼마 지나지 않아 짝귀가 열 마리의 부하들을 이끌고 내 앞에 나타났다.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근처에 있는 라이칸까지 동원하면 A급 이상의 병력이 300마리 이상 모여들 것이다.


”짝귀. 너희는 위험하니까 트롤은 피해 다니고 약한 오크만 확실하게 잡아. 알았어?“

”크르르.“


짝귀가 알아듣고는 고개를 숙인다.


오크들이 막사를 세운 맞은편 언덕 숲속에서 공격 위치를 잡고 시력에 마나력을 모아 정찰을 해 보니 가죽으로 만든 막사마다 불을 밝히고 경계가 삼엄하다.


키가 4m가 넘는 트롤 여섯 마리도 큰 도끼와 쐐기가 박힌 철퇴를 들고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고 있다.


짝귀가 그르렁거려서 돌아보니 어느새 라이칸 300여 마리가 나와 짝귀 양옆으로 소리도 없이 모여들었다.


라이칸이 무서운 이유는 다 자란 놈들은 황소만 한 덩치에 기본적으로 A등급이 넘는 놈들이 무리 지어 협공을 잘하기 때문이다.


”까마귀, 지원군이 도착했어. 내가 지금 치고 들어가 흔들 테니까 신속하게 오크 마법사를 처리해 줘.“

”알았어. 빨리 공격이나 시작해.“


트롤은 원래 재생능력이 좋은데 오크 마법사들이 뒤에서 힐링하고 투지를 높이는 버프 스킬을 넣으면 죽었던 놈까지 살아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죽이기 어렵다.


트롤이 죽지도 않고 몸 빵으로 어그로를 끌면서 설쳐대면 아군의 피해가 커진다. 따라서 오크 마법사를 얼마나 신속하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전투가 얼마나 빨리 끝나느냐가 결정된다.


”자 이제 공격을 개시할까.“


선우가 완전 무장을 하고 칼을 빼 들고 짝귀의 등에 올라탔다. 짝귀의 머리를 툭 내려치자 머리를 하늘로 치켜올리고 긴 포효를 뿜어낸다.


”워오오오~! 크워우우~!“

”공겨어~~억!“


선우가 짝귀의 옆구리를 발로 차자 다시 크게 울부짖으며 숲 밖으로 뛰어나가고 양옆에 있던 라이칸 300여 마리가 동시에 갈기를 휘날리며 돌격해 들어간다,


”두두두두두~! 두두두두“


짝귀에 올라탄 선우를 따라 황소만 한 라이칸 300여 마리가 일시에 들판을 달리니 땅이 울릴 정도였다.


”두두두두. 두두두~“



***

숲속에 숨어서 선우의 공격을 기다리던 까마귀와 기 성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숲속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300여 마리의 황소만 한 라이칸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라이칸 등에 올라타고 선두에서 적진을 향해 돌격하는 선우를 보고 까마귀는 만화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줄 알았다.


”누 누님, 선우 저 자식이 라이칸을 타고 돌격하고 있습니다.“

”맙소사~! 라이칸을 불렀다더니 정말이었어.“


까마귀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게이트 안에서 별의별 일을 다 겪어 봤지만, 라이칸을 전쟁터에서 병사처럼 부리는 인간은 처음 봤다.


***

지축을 흔들며 달려오는 라이칸 무리를 발견한 오크들이 당황한 듯 방패와 창을 든 놈들을 앞세우고 방어선을 구축한다.


짝귀의 등에 올라탄 선우가 마나력을 한꺼번에 개방해 버리고 오크의 방어선을 향해 칼을 뻗으니 칼끝에 불덩어리가 모여들어 점점 커진다.


마침내 칼끝에 큰 불덩어리가 만들어지자 선우가 힘차게 횡으로 가로 베기를 한다.


”가라, 불새들아~“


”푸화아아~.“


반 호를 그리는 칼끝을 떠난 불덩어리가 수십 개의 불줄기로 갈라지며 휘돌며 날아가 오크의 방어선을 공격한다.


”콰과광. 퍼엉.“

”크아아. 크워어어~!“


횡 열로 만든 50여 미터의 일차 방어선이 불새들의 공격으로 불바다가 된다. 짝귀와 라이칸들이 타오르는 불을 뚫고 적진 한가운데로 점프해 뛰어든다.


”크하하하, 성공이다. 검기와 함께 불새를 날리니까 위력이 더 세지는구나. 하하하.“


선우는 실전에서 처음 써보는 검기에 매우 만족해하며 짝귀의 등에서 훌쩍 뛰어내린다. 짝귀는 열 마리의 자기 부하를 이끌고 오크들을 닥치는 대로 물어뜯으며 공격한다.


”자, 나는 트롤을 잡아 볼까.“


키가 4미터가 넘는 놈들이라 어지러운 전쟁터에서도 눈에 금방 띄었다. 세 놈이 눈에 띄게 날뛰고 있다. 그 새 놈에게 칼을 휘두르자 불새가 세 마리가 칼에서 뿜어져 나가 놈들을 동시에 공격했다.


”퍼엉. 퍼벙. 퍼엉.“

”그아아아. 쿵, 쿵, 쿵,“

”으응? 저게 뭐야?“


불새가 뚫고 지나간 트롤 세 마리의 몸뚱어리가 선우에게 달려오는 동안 모두 재생되어 멀쩡해진다.


”젠장, 근처에 오크 마법사가 있군.“


선우는 약한 불새들을 날려 놈을 약 올리며 오크 마법사에게서 멀어지도록 유인해 냈다. 원래 재생력이 좋은 놈이 오크 법사의 버프를 받으니 불사신이 따로 없었다.


”이쯤이면 되겠지.“

”푸화아아~“


선우가 돌아서 몸에 불을 뿜어내자 놈들이 잠깐 주춤하더니 메이스와 도끼를 휘두르며 달려온다.


”크아아. 쿵, 쿵, 쿵,“

”펑, 퍼벙, 퍼엉.“

”크가아아~“


달려오는 세 마리의 트롤을 향해 커다란 불덩어리를 만들어 칼을 휘두르자 불새들이 각각의 타겟으로 날아가 터진다.


곧이어 불타는 칼을 들고 트롤 한 놈에게 돌진 스킬을 걸어 파고든다. 놈이 도끼를 내려찍지만 돌진이 더 빨라 도끼는 땅에 박히며 파편을 튀긴다.


”돌진~, 피의 회오리.“

”퍼억.“


놈의 두 다리를 잘라버리고 피의 회오리로 그 옆에 있는 놈에게 휘돌아 들어가 다리를 잘라버린 후 위로 뛰어올라 목을 쳐버린다.


”크아아“

”처걱.“


머리와 다리가 잘린 놈들이 버둥거리며 쓰러지고 한 놈은 불새의 공격으로 가슴에 구멍이 나서 쓰러져 있다가 일어선다. 가슴을 잡고 비척거리며 일어서는 놈에게 달려가 머리를 잘라 버린다.


”으응? 뭐지 다시 재생되는 건가?“


두 다리가 잘렸던 놈이 잘린 다리를 가져다 붙이고 기어오며 한 손으로 주먹을 쥐고 선우를 내려친다.


”퍼억, 퍽“


연달아 내려치는 놈의 주먹을 피해 뛰어올라 놈의 등에 올라타고 목에 칼을 쑤셔 박지만 놈이 몸을 벌떡 일으키는 바람에 선우는 마무리를 못 하고 훌쩍 뛰어내린다.


두 손으로 땅을 짚고 아직 완전히 붇지 않은 다리로 일어나려 애를 쓰는 놈의 머리를 불칼로 잘라버렸다.


”파각.“

”크어어.“


머리가 쪼개긴 놈이 땅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쓰러지자 허연 뇌수가 터져 나왔다.


”휴~ 재생이 너무 빠르다. 마법사 놈들이 무슨 짓을 한 거야.“


선우가 전황을 살피려고 전장을 둘러보았다.


역시 오크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라이칸들과 2팀, 3팀이 싸우는 곳은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까마귀와 탱커 기성완이 싸우고 있는 후방 쪽으로는 불길해 보이는 대여섯 개의 검은 돌풍이 휘돌고 있다.


”저건 뭐지? 까마귀가 흑마법을 쓰나? 알아서 하겠지. 나는 트롤이나 처리하자.“


선우는 쓰러진 트롤 세 마리의 머리를 잘라 내어 멀리 걷어차 버렸다. 그런데도 몸은 계속 재생되고 있었다.


오크 마법사들이 트롤에게 무슨 짓을 했기에 머리가 없는데도 몸이 재생되어 장님처럼 저희끼리 팔을 휘저으며 일어선다.


”하 이거 지독한 놈들이네. 안 되겠다. 아주 태워서 재를 만들어 버려야겠군.“


선우는 몸 안에서 마나를 더욱 빠르게 돌리고 심박수를 끌어 올렸다.


[분당 심박수 730입니다. 750. 780..]

”푸화아악~“


선우의 온몸에서 맹렬한 불꽃이 뿜어져 나오고 칼을 들어 올려 커다란 불덩어리를 만든 후 머리도 없이 뒤엉켜 헤매는 세 놈에게 커다란 불새 한 마리를 날려 보냈다.


”콰아앙, 콰광“


큰 폭발이 일어나고 놈들의 몸은 큰 화염에 휩싸여 불타고 있다.


”이제는 재생 안 되겠지.“


선우는 또 다른 트롤을 찾아 전쟁터를 둘러보다가 날뛰는 트롤 한 마리를 발견하고 몸에 마나를 더 빠르게 휘돌리며 민첩 스킬을 걸자 순간 시간이 느려지고 전쟁터의 모든 움직임이 느리게 보인다.


”돌진.“

”파바박. 촤자작 촤작.“

”크아아. 크엌. 꾸에엑.“


돌진과 피의 회오리 스킬로 빠른 속도로 지나가며 오크들을 베어나갔다. 선우가 지나간 길은 잘려 나간 오크들의 몸통과 머리, 팔다리가 나뒹굴어 피바다가 되었다.


날뛰는 트롤에게 접근하는데 놈에게 공격당하는 탱커 한 명이 위태로워 보였다. 선우는 검을 빠르게 휘둘러 불새를 날렸다.


”화르르~ 퍼엉.“

”크아아아“


놈이 탱커를 내려치려고 들어 올렸던 도끼를 든 팔이 날아가 버렸다. 놈이 선우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시뻘건 안광을 뿜으며 돌격해 온다.


칼을 쥔 손에 힘을 주자 칼이 진동하며 시퍼런 불을 내 뿜는다. 돌격해 오는 놈을 향해 몸을 날렸다.


”크어어어~“

”쿵, 쿵, 쿵. 쿵.“

”돌진“

”서걱.“


빠르게 놈의 옆구리를 베고 지나가자 반이나 썰린 배에서 내장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뒤돌아 다시 피의 회오리를 걸어 놈의 주변을 돌며 칼을 위아래로 무자비하게 휘돌리며 베어내자 팔다리가 다 잘리고 온몸이 썰려서 사방으로 피가 튀었다.


”촤자작, 서걱. 서걱. 촤작.“

”크아아아~ “

”쿠웅~“


온몸에서 피 분수를 뿜으며 거구의 놈이 쓰러지고 꿈들 대며 칼에 베인 곳이 재생되고 있다.


”시간을 주면 안 되지.“

”처걱.“


놈의 머리를 베어버리고 발로 머리를 멀리 걷어차고 심장에 칼을 깊이 꽂아 넣었다 빼고 마무리는 불새를 떨어뜨려 태워버렸다.


”이제 트롤은 두 마리 남았나? 그렇지 저기 또 한 마리 있네. 저놈은 머리가 두 갠가?“


놈을 향해 가는 길에 걸리는 모든 오크 놈들을 베며 트롤에게 접근했는데 가까이 와 보니 놈과 싸우던 3팀 네 명의 헌터들이 쩔쩔매고 있다.


그 와중에 탱커가 놈의 메이스에 정통으로 맞고 방패가 깨지며 멀리 나가떨어진다. 급히 그에게 몸을 날렸다.


”이봐요 정신 차려요. 힐러 힐러. 여기 탱커 생명이 위험해“

”힐러가 당했습니다.“


싸우던 3팀 헌터 하나가 소리 지른다. 탱커의 부상을 보니 방패를 들었던 왼팔이 완전히 부서지고 갑옷이 깨져 나간 왼쪽 가슴은 갈비뼈가 모두 부러져 내장을 심하게 손상된 것으로 보였다.


가망이 없어 보였는데 바로 숨이 끊어졌다.


”제길, 뭐야 저놈은?“


탱커를 희생시킨 트롤을 보니 놈의 어깨 위에는 머리가 두 개가 달려 있었다.


키가 5m나 되는 거구임에도 몸놀림이 빨랐다. 놈의 주변으로 오크 전사 다섯 마리도 놈을 보호하며 싸우고 있다.


”3팀 빠져나와요. 여기로 빠져나와~“


선우가 소리를 지르자 3팀 헌터 둘이 선우 쪽으로 재빠르게 돌진을 걸고 후퇴했다. 선우에 의해 트롤을 네 마리나 잃은 오크들은 전황이 급격히 기울자 남은 두 마리에 전사들이 붙어 함께 싸우고 있었다.


”3팀은 빨리 후방으로 빠져서 힐러와 탱커 수습하세요. 제 주변에 있으면 위험합니다.“

”알겠습니다. 뒤를 부탁합니다.“


트롤이 오크 전사들과 함께 선우가 있는 쪽으로 달려들자 선우는 3팀을 후퇴시키고 마나력을 완전히 개방해 버렸다.


”퍼어엉~ 푸화아악~!“


검을 들어 올려 커다란 불덩이를 만들고 달려오는 놈들에게 날렸다. 큰 불새는 트롤에게 작은 불새 다섯으로 갈라져 오크 전사들에게 휘돌며 날아간다.


”퍼버벙, 퍼엉.


이번 전투에서 처음으로 선우의 눈에서 시퍼런 불꽃이 튀었다. 불꽃을 휘날리며 눈이 미처 따라가지 못할 속도로 피의 회오리를 시전하자 불새의 공격을 피하고 달려오던 오크 전사 다섯의 몸이 순식간에 분해되어 공중에 날아다닌다.


“촤자작 터걱, 처걱. 후웅~”

“콰과광.”

“휘이잉~!”


주변에 있던 더 많은 오크 전사들이 모여든다. 사방으로 불새들이 제멋대로 날아다니며 트롤을 보호하려고 몰려드는 오크 전사들에게만 날아가 터진다.


“퍼버벙. 퍼벙.”

“크어어. 크아.”


거대한 덩치의 트롤 주변으로 핏빛 회오리바람이 일었다가 화염과 함께 사라지자 곤죽이 된 오크 전사들의 시체가 널려 있고 선우의 모습 보이지 않았다.


“그어어어~?”


트롤이 이리저리 주변을 돌아보며 선우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쉬이익.”

“처저적.”


갑자기 공중에서 무언가 떨어지고 푸른 빛이 번쩍 트롤의 몸을 위에서 아래로 자르고 내려간다. 트롤의 몸에서 피가 터져 나오고 내장이 땅바닥으로 쏟아져 내리고 양단 난 트롤의 거대한 몸이 천천히 갈라지며 넘어간다.


“쿠웅, 털썩.”


피 분수가 솟구친 뒤로 선우가 천천히 일어서고 놈의 양단 난 몸에 하나씩 달린 머리를 잘라 내 버리고 멀리 걷어차 버렸다.


“태워버려.”


선우의 검에서 시퍼런 불길이 쏟아져 나가고 쓰러져 있는 트롤의 거대한 몸뚱어리는 불길에 휩싸인다.


어느 사이엔가 선우의 몸은 시뻘건 불꽃에서 파란 불꽃이 섞여 떠오르고 있다.


“으응?”

“터엉, 콰자작.”

“크으윽.”


왼쪽에서 무언가 날아오는 것을 느끼고 본능적으로 방패를 들어 올렸는데 방패가 깨지며 선우는 멀리 나동그라졌다.


순간적인 기습에 몸을 일으킬 사이도 없이 거대한 덩치의 오크 하나가 점멸로 날아와 선우에게 도끼를 내려찍는다. 몸을 굴려 간신히 피하고 재빠르게 일어나 바로 놈에게 돌진을 걸어 검격을 날렸다.


“카가앙”


선우의 공격을 도끼로 막고 한참을 뒤로 나동그라진 오크 전사가 일어섰다. 키가 3m는 돼 보이는 오크 전사였다. 몸에서 검붉은 오라가 격렬하게 뿜어 나오고 있다.


“저놈은~! 차오크 족 대전사 라몬?”


차오크 부족의 전사 중의 전사다. 겨우 BBB 급 저질 체력을 가진 내가 맞붙기에는 버거운 상대라서 막판에 몰리면 이레귤러 특성이 터질까 걱정이다.


“젠장, 여기서 이레귤러가 터지면 대원들이 위험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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