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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투스 님의 서재입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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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투스
작품등록일 :
2021.05.14 20:29
최근연재일 :
2021.05.25 18:10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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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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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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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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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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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피도 눈물도 없는 회귀. 003화

DUMMY

몸 안에서 휘도는 마나를 제어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틈을 노린 라이칸이 무서운 속도로 달려든다.


“크아아~!”

“으아아~! 급한 대로 불이라도 뿜어내자.”

“푸화아아~”


내 몸에서 갑자기 뿜어져 나오는 불꽃의 기세에 놀란 라이칸이 급하게 멈추고 뒷걸음친다. 또 불새가 날아오나 겁을 먹고 물러서는 놈에게 빈틈이 생겼다.


“이때다. 돌진. 피의 회오리.”

“최자작. 촤작.”

“크아아, 크아.”


기마자세로 몸을 낮추어 빠르게 돌진하는 속도로 몸을 회전시키며 칼을 휘둘렀다.


“처저적, 처억. 카가각.”

“크어어어~.”


눈 깜짝할 사이 놈의 앞까지 돌진해 들어가 앞발 두 개가 잘라 버리고 놈의 측면으로 돌아나가 수평 베기로 옆구리를 깊게 베어 갈비뼈까지 잘라내 버렸다. 마지막 회전으로 뒷다리 하나를 잘라 버렸다.


돌풍 같은 피의 회오리 공격이 끝나고 쓰러진 놈의 주변에 흙먼지가 휘몰아친다. 피비린내가 유난히 역겹게 느껴졌다.


“마지막이다.”

“푸욱.”

“캐 개객.”


회전을 멈추고 몸을 날리면서 역수로 칼을 돌려 쥐고 놈의 심장을 찔렀다. 방심하면 안 된다. 놈들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어디라도 물어뜯으려 달려드는 놈들이다.


“휴, 몬스터 주제에 훼이크를 쓰고 지랄이야.”

“퍼억.”


놈의 머리통을 걷어차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불새에게 맞은 놈들은 몸이 불에 타고 그을려 성하지 못해 제값을 못 받을 것 같았다.


회귀하고 처음으로 전투력을 테스트했다. SSS 급 머리는 수치심과 자괴감이 밀려왔고 BBB 등급의 몸뚱이는 통증이 밀려왔다.


“크윽~ 고작 A등급 라이칸 11마리와 사투를 벌여야 한다니. 금방 좋아지겠지. 좋아질 거야. 힘내라 김 선우. 아자~”


전투 브레인 비너스의 통신 알림이 울린다.


[불알 친구님입니다. 연결할까요?]

“연결해.‘

”나야 선우야. 지금 대기 중이야. 전투 끝났어?“

”끝났어, 거기서 서북쪽으로 10km 정도 떨어진 곳이야. 좌표 보낼게.“

”어디 다친 데는 없지?“


정호의 목소리에 걱정이 진하게 묻어있다.


”괜찮아, 빨리 와.“

”알았어, 금방 갈게.“


단검을 빼 들고 우두머리의 척추를 따라 등 껍질을 가르고 등뼈에서 푸른 마나석을 뽑아냈다. 피를 닦아내니 푸른 빛이 은은하게 돌고 크기가 주먹만 해서 천만 원은 나갈 것 같다.


마나력이 강한 놈일수록 마나석 크기가 크고 순도가 높았다. 이놈의 몸에서는 두 개의 블루 마나석이 나왔다.


돈이 될 물건을 보니 금세 기분이 좋아지는 나를 발견하고 헛웃음이 나온다. 허리춤에서 펜치를 빼 들어 송곳니도 모두 뽑았다. 주로 무기나 방어구의 강화 재료로 쓰여서 하나에 200만 원 정도는 나간다.


“이빨 뽑는 데는 역시 뺀찌가 최고지.”


잠시 후 도착한 정호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쓰러져 있는 라이칸들을 둘러본다.


”이걸 너 혼자 다 잡은 거냐?“


헬퍼들도 눈을 화등잔만 하게 뜨고 선우를 의심과 경외감이 섞인 복잡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야~ 이거, 10년을 여기서 헬퍼로 일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네요,“

”와~ 그러게, B등급이시라 업적 포인트에 가산 점수도 많겠습니다. 헌터님. 하하하.“

“자~자! 빨리 해체작업 서두릅시다. 나 배고파요.”


남의 속도 모르고 하는 사람들의 말이 듣기 불편했고 정말 배가 고파 일을 독촉하자 헬퍼들이 해체작업을 시작하는데 속도도 빠르고 꼼꼼했다. 고레벨의 헌터들이 오는 곳이라 그런지 헬퍼들도 수준이 높았다.


작업을 끝내고 요새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헬퍼들은 시속 30km의 속도로 험한 산길을 꾸준히 달렸다. 마치 달리기에 특화돼있는 각성자들 같았다.


***

B-00 요새 망루에서 보초가 하품하다가 멀리서 새벽안개를 헤치고 걸어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발견한다.


“어? 어이. 저기 사람들이 오는데?”

“저거, 어제저녁에 혼자 나간 그 또라이 아냐?”

“그러네, 그 뒤로는 새벽에 나간 헬퍼들이네.”


라이칸의 피를 뒤집어쓰고 앞장서서 걸어오는 선우를 알아본 보초들이 서로를 마주 보고 문을 열려고 망루를 내려온다.


“아이고 헌터님 무사히 돌아오셨군요.”

“네, 저 걸어서 돌아왔습니다. 이거 받으세요.”

“헉, 그 그걸 어떻게 들었습니까요?”

“제가 귀가 좀 밝아서요. 하하하.”


선우가 나갈 때 뒷담화 깐 것이 들킨 걸 알고 보초들이 얼굴이 벌게진다. 선우가 던져준 걸 받아들고 보니 라이칸의 송곳니다. 하나에 2백만 원이나 하는 송곳니를 받고 어쩔 줄을 몰라 한다.


“하이고 뭐 이런 걸다. 가, 감사합니다요 헌터님.”

“팔아서 두 분이 나눠 가지세요”


선우가 빙긋 웃고는 일행을 이끌고 게이트 월드의 경매장 겸 상점이 있는 창고 건물로 걸어간다.


“지금 영업 하죠?”

“네, 네, 어서 오세요. 게이트 월드 상점은 24시간 영업합니다. 헌터님.”


헬퍼들이 아공간 배낭을 열고 판매대에 해체한 라이칸을 쏟아냈다. 상점 직원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본다.


“이걸 혼자 다 잡으신 겁니까?”

“친구들 도움이 좀 있었습니다. 하하하”


사실 BBB 등급 헌터 혼자 나가서 이 정도 성과를 올린 것은 놀랄 만한 일이기는 하다.


상점 직원이 불에 익어서 많이 상한 고기와 내장은 따로 분리해서 가격을 정산해 보니 총 사억이천만 원이 나왔다. 놈들이 뼈가 굵고 커서 값을 좋게 받았다.


***

게이트 월드 강원도 지부 건물 지하 3층. 일반적인 다른 출입구와 달리 경비가 삼엄한 출입구는 아침 일찍 출근 하는 사람들과 퇴근 하는 사람들이 서로 인사를 나눈다.


성 과장이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며 들어서는 곳은 가장 보안이 철저한 헌터 시스템 기획실이다. 일반 직원들은 이런 부서가 있는지도 모른다.


“좋은 아침.”

“네, 성 과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커피나 한잔할까. 흠~흠흠~흠.”


8팀 팀장 성 과장은 출근 후 콧노래를 부르며 모닝커피를 타고 있을 때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그의 부하직원 하나가 찾아온다.


“과장님 출근하셨습니까.”

“어, 이 대리 교대 안 해? 퇴근해야지.”

”이거 과장님께 보고드리고 가야 할 것 같아서요. B-00 지역 상점에서 보내온 자료인데 이 사람 전투 데이터 좀 보세요.“

”누군데? 김 선우?“

“12일 전 4년 만에 회원으로 재가입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비정상적인 전투 데이터가 잡혔습니다.”


헌터들의 전투 데이터에 대한 이런 불법적인 해킹과 사찰이 알려지면 회사는 돌이키기 힘든 타격을 받을 일이지만 민 우진 회장의 지시로 가장 충성스러운 직원들을 뽑아 이미 8년째 비밀리에 가동 중이다.


성 과장이 데이터를 자세히 검토 하더니 모니터로 얼굴을 가까이하며 턱을 괸다. 주르륵 흘러내리는 데이터를 보다가 눈이 확 커진다.


“뭐야 이거? B등급 헌터가 A급 몬스터 라이칸을 혼자 잡고 다녀? ”

“이상하지 않습니까?”

“전투 힐러도 없이 사냥하러 다닌다고?”


자세히 데이터를 돌려 보던 성 과장은 고개를 모로 돌리고 미간이 더욱 좁아진다.


“최근 열흘은 열댓 마리를 혼자 잡고 다닙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뭔가 오류가 뜬 거 아닐까? S급 헌터도 혼자서는 저 지역에 안 들어가는데.”

“전투 브레인 데이터에 오류가 있는지 확인해 봤는데 그것도 정상입니다.”


성 과장이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고정하고 그들만의 프로그래밍 언어로 만들어진 선우의 전투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다.


“과장님 저거 보십시오. 심박수가 400을 넘어갑니다.”

“그거야 이레귤러 각성자 중 종종 있잖아.”

“계속 보십시오.”


그의 눈이 점점 더 커진다.


“500을 넘고 600에 육박합니다. 아무리 각성자라지만 이런 경우가 있습니까?”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게다가 놀랍게도 심박수를 스스로 조절 하는 것 같습니다.”

“야. 이 대리 이 사람 이전 자료도 모두 나한테 넘겨 줘.”

“네, 알겠습니다.”


온종일 자료를 검토한 성 과장이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선우의 전투 데이터를 챙겨 부장실로 뛰어 올라간다.


***

새벽 어스름이 걷힐 무렵 요새로 걸어오는 선우 일행이 보이자 그를 기다리던 보초들이 망루에서 후다닥 뛰어 내려와 문을 활짝 열고 90도로 허리를 굽혀 선우에게 인사를 한다.


“다녀오셨습니까. 헌터님.”

“수고 많으십니다. 자, 이거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헌터님.”


여느 때처럼 송곳니 하나를 휙 던져주자 보초를 서던 두 사람이 송곳니를 들고 저희끼리 히죽거리며 문을 닫는다.


“강 과장님 물건 가져왔습니다.”

“오늘은 밤새도록 사냥하셨네요. 하하하.”


헬퍼들이 1,500L 아공간 아이스박스에서 해체된 라이칸을 쏟아내자 판매대가 꽉 찰 정도로 산더미처럼 쌓인다.


어젯밤에는 적어도 20마리를 혼자 잡은 모양이다. 강 과장이 선우를 멍한 얼굴로 쳐다본다.


“제 얼굴에 뭐 묻었습니까?”

“아, 아닙니다. 정산해 드리겠습니다.”


헬퍼들도 즐거워 서로 하이 파이브를 해가며 즐거워한다. 내가 많이 잡아 온 만큼 이들의 수입도 늘어나기에 모두 입이 귀에 걸려있다. 오늘은 일당 100만 원은 족히 받을 것이다.


상점 판매대 근처로 구경나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난다. 열흘 넘게 혼자 이런 성과를 올리고 있으니 별다른 일이 없던 오지의 작은 요새에서 구경거리가 되었다.


이곳 관리자인 안 팀장과 공무원 헌터들도 구경 나와 있다.


“아무리 이레귤러 각성자라지만 BBB 등급이 혼자 나가서 저런 실적을 낸 전례가 있었습니까?”

“S급도 혼자 이런 실적은 없었어, 저 친구 혼자 이 지역 라이칸을 다 쓸어버리겠군.”

“와~! 저게 돈이 얼마야? 혼자 하루에 10억을 버네. 허~ 참.”


수군거리는 구경꾼들 뒤로 마동훈이 대광 길드 똘마니들과 지친 걸음으로 걸어온다. 일곱 명이 어젯밤에 사냥을 나갔다가 방금 돌아왔다. 상점 입구에서 구경꾼들의 어깨 넘어 안쪽 판매대를 본다.


“뭐야? 저거.”

“저, 저 새끼, 오늘은 도대체 몇 마리나 잡은 거야?”


폭 2m에 길이 10m 길이의 상점 판매대에 해체된 라이칸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을 보고 대광 길드 공대장 마동훈은 기가 질려 버렸다.


7명이 사냥을 나가서 밤새도록 라이칸 다섯 마리를 잡아 왔는데 혼자 나간 선우는 20여 마리나 잡아 왔다. 쪽팔려서 판매대 쪽으로 가지도 못한다.


”와. 김 선우 헌터 따라갔던 헬퍼들은 경사 났네.“

”그러게, 일당도 후하게 준다던데 얼마나 받을까? 쩝. 쩝!“

”퍽, 퍼억.“

”어이쿠. 왜 이러십니까 헌터님.


자기들을 따라나섰던 헬퍼들이 눈치도 없이 내뱉은 말을 듣고 대광 길드 똘마니 둘이 그들을 발로 걷어차 버렸다.


”이런 씨바 눈치 없는 새끼들. 그게 지금 우리 앞에서 씨부릴 말이야.“


대광 길드 똘마니들이 발길질로 벌러덩 나자빠진 헬퍼에게 화풀이를 한다. 가뜩이나 선우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 있던 터였다.


”크윽, 죄송합니다. 조심하겠습니다.“

”야, 저 새끼들 일 끊어버려. 눈치 없는 새끼들.“

”어이구, 죄송합니다. 헌터님들.“


마동훈이 똘마니들 하는 짓을 보고 눈치를 준다.


”야, 이 새끼들아! 지금 뭐 하는 거야.“

”네, 아니 이 새끼들이...!“


요새 관리자인 안 팀장이 째려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똘마니들이 갑자기 헤헤거리며 헬퍼들을 일으켜 세워 흙먼지를 털어주며 숙소 쪽으로 데리고 가 버린다.


”애들아, 우린 아침이나 먹고 나중에 오자.“

”네, 형님.“


마동훈이 똘마니들을 데리고 식당으로 몰려간다.


”저 형님, 김 선우 저놈이 여기 들어온 지 2주밖에 안 됐는데 동문 쪽에 있는 라이칸들을 거의 다 토벌했답니다.“

”그래서?“

”그래서라니요. 벌써 우리 나와바리까지 넘어와서 정찰하더랍니다.“

”북쪽 2팀 구역에 넘어와서 망치가 경고했는데 엉까더랍니다.“


마동훈도 생각해 보니 이런 사냥 속도라면 머지않아 자기들의 나와바리까지 밀고 들어올 것이 틀림없었다.


”형님. 미리 뭔가 대책을...!“

”무슨 대책? 담가 버리자고?“

”보아하니, 이레귤러 각성자 같습니다. 저희끼리는 좀 그렇고 쌍칼 형님을 모셔오죠.“

”그러시죠. 형님. 이레귤러 새끼들 잡는 일이야 쌍칼 형님이 국대급이지 말입니다.“


마동훈이 굴리는 눈알을 따라 눈두덩이가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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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도 눈물도 없는 회귀. 003화 21.05.14 4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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