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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투스 님의 서재입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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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투스
작품등록일 :
2021.05.14 20:29
최근연재일 :
2021.05.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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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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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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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는 회귀. 012화

DUMMY

***

천공에 들러서 일을 보고 다음날 오전쯤에 요새로 돌아왔다. 못 보던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숙소로 들어서자 장부를 정리하던 정호가 수심이 가득한 얼굴이다.


“연락도 안 되고, 어디 갔다 온거야?”

“아~! 게이트 타운에 볼 일이 좀 있어서...!”


정호가 바짝 다가오더니 목소리를 깔고 귀엣말로 속삭인다.


“오늘 아침에 헌터 수사대가 나와서 대광 애들 실종된 일을 조사중이야. 나랑 헬퍼들은 전부 조사 받았어. 그날 입었던 옷이랑 소지품도 다 압수해 갔다.”

“그래? 말 맞춘 대로 잘 진술했지?”

“응. 약속한 대로 전부 똑같이 진술했어. 너도 지금 안 팀장한테 가봐라. 들어오면 바로 오라드라.”


관리동 안팀장 사무실로 가보니 수사관 두 명이 있다. 헬퍼들과 약속한 대로 그날 상황을 설명하고 몇 가지 질문에 대답했다.


“흠, 알겠습니다.”


수사관이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날 입었던 내 갑옷을 요구하길래 라이칸 킹과의 전투로 망가진 갑옷을 가져다 주고 두 시간 정도 조사를 받고 나왔다.


숙소로 돌아오자 정호가 안절 부절 못하고 있다.


“조사는 다 받았어?”

“응, 현장 조사가 끝날 때 까지 이틀 정도 더 이곳에 있으라더라.”

“후~ 씨바 무슨 증거가 나오진 않겠지?”

“우리는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했는데 무슨 증거? 신경 쓰지마.”


샤워를 하고 나와 정호를 불러 앉혀놓고 천공에 들렀던 일을 이야기 해 주었다.


”저기 내가 이틀 동안 까마귀랑 같이 있었거든.“

”뭐야? 그 마녀랑 같이 잤어?“

”하하하. 아니, 그게 아니고 내가 사마귀를 잡아서 까마귀 안전 가옥에서 같이 취조했어.“

”뭐라고? 네가 사마귀를 잡았어?“


정호는 대 몬스터 부대인 M3 사단 작전실 행정병 출신이라 까마귀나 사마귀의 존재는 대충 알고 있었다.


”그럼, 여기 사마귀가 돌아다니고 있는 거야?“

”그래, 그런데 사마귀 한 마리 잡았는데 천공에서 10억을 주더라고.“

”뭐야? 10 어억~?“


정호는 갈수록 충격적인 선우의 말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냥 무식하게 몬스터만 잡는 것 보다 정보가 있는 몬스터를 잡으면 돈이 될 것 같더라구.“

”그게 무슨 말 같잖은 소리냐? 머리속까지 살인 근육만 차있는 몬스터 놈들이 무슨 정보가 있다는 거야?“

”그게 그러니까 말이지.“


보안상 말 할 수 없는 것 빼고는 이틀 동안의 일들을 정호에게 모두 이야기 해주었다.


”그럼 천공 홀딩스와 계약까지 하고 온거야?“

”아니, 네가 계약서 읽어보고 콜하면 사인하려고. 계약서 전송해 줄테니 검토해 봐.“

”알았어. 지금 보내 줘.”


수사관들의 조사가 끝나기까지 이틀을 기다리렸다. 그동안 천공과의 하도급 계약서를 검토하고 정호가 하도급대금 지급 방법의 수정을 요구해서 내가 까마귀와 협상을 했다.


“내가 요구한 거 들어주겠데?”

“응, 네가 원하는대로 해 주겠데.”

“그래, 좋아, 사인하자.”

“좋았어, 그리고 한 일주일만 휴가 즐기고 일하자. 좀 쉬고싶다. 하하하.”


이틀 후 수사관들이 무혐의를 인정하고 가도 좋다고 했다. 털어봐야 뭐 나올게 없는게 당연했다. 라이칸들이 범인이니까.


“성실하게 조사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뭘요, 당연한 거죠.”


B-00 요새 관리동에 들러 퇴실 사인을 하고 차를 몰아 게이트 타운으로 향했다. 함께 일하기로한 헬퍼 3명과 함께 일주일간 휴가를 보내려고 ‘게이트 파라다이스’에 예약을 해 놓았다.


***

게이트 월드 중심가인 2번가에 들러서 쇼핑도 하고 헌터스 매장으로 갔다. 본격적으로 일하기 전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해 놓기로 했다.


”헌터용 차량도 한 대 더 사고 아공간 박스는 차량에 싫을 수 있는 제일 큰 거하고 헬퍼들 아공간 배낭도 아이스 박스 기능 되는 거 80리터 짜리로 사자.“

”한 20억 쓰겠는데.“

”그 밖에 필요한 장비들 다 사. 야영할 때 결계 역장도 쳐야하니 결계석도 넉넉한 거로 사자.“


내가 사들인 장비들을 계산하며 정호가 인상을 구긴다.


”야, 32억이나 썻어.“

”다 투자야 투자. 이제 리죠트로 휴가나 즐기러 가자. 하하하.“


일행은 두 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게이트 파라다이스’에 도착했다. 게이트 월드에서 헌터들을 위해 만든 대형 리조트다.


”햐, 밖은 전쟁턴데 여기는 무슨 천국같냐?“

”와, 게이트 안에 이런 곳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하와이에 있는 휴양지와 똑깥이 만든 곳에서 오랜만에 꿈같은 휴가를 즐겼다.


”야 촌스럽게 이리저리 둘러 보지마.“

”넌 침이 닦아라. 자식아.“


헬퍼들이 화려하고 이국적인 휴양 시설과 비키니를 입고 돌아다니는 늘씬한 미녀 헌터들을 보느라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가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시간 됐다. 예약해 놓은 맞사지 받으러 가자.“


한쪽 벽이 통유리라서 바깥 풍경이 보이는 맛사지 룸에 들어서니 8등신의 엘프 힐러 둘이 비키니를 입고 기다리고 있다.


그녀들이 해주는 맛사지 서비스는 그 동안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듯 했다.


긴장이 풀려 졸린 눈을 감고 엎드려 누워 등 맛사지를 받는데 갑자기 뭔가 이상했다. 부드럽고 숙련된 엘프의 손길이 아닌 서툴고 거친 손길이 느껴졌다.


”뭐야? 갑자기....!“


누운채로 몸을 돌려 보니 아름다운 엘프 힐러는 어디가고 까마귀가 맛사지를 하고 있었다.


”까마귀?“

”어머 왜? 내가 해주는 맛사지는 별로야?“

”에이. 진짜 이게 뭐하는 짓이야. 여기는 어떻게 알고 온거야?“


노출이 심한 검은색 비키니를 입고 몸에는 오일을 잔뜩 처 바르고 요염한 포즈를 잡는데 서툴고 뻣뻣하기 짝이없다.


그 옆에는 촌스러운 하와이안 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우람한 체격의 기 성완이 막대사탕을 물고 서 있다.


”크크크. 맛사지 연습 좀 하고 올걸 그랬나? 아무튼 일어나. 계약서 사인 하고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어. 나가자.“



***

그렇게 꿀같던 휴가는 3일로 끝나고 까마귀에게 잡혀 천공 홀딩스 강원 지부로 끌려왔다. 까마귀의 사무실 소파에 앉아있는데 검은 양복을 입은 중년의 사내가 테블릿 하나를 들고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강원지부 지사장 김 형일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피닉스 클랜 클랜장 김 선웁니다.“

”부 클렌장 신 정홉니다.“


강원 지부 조직의 리더인 지사장이 까마귀의 사무실로 오는 것이 이상했다. 담당 부하 직원을 시키거나 까마귀와 내가 그의 사무실로 가야 할 것 같은데 어찌 된 영문인지 몰랐다.


”김 선우 헌터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여기 이번 건의 하도급 계약서입니다. 읽어 보시고.“

”아~! 그거 미리 나눠주고 오는 길에 내가 다 합의 했어요. 그냥 사인만 하면 됩니다.“

”아! 그러셨습니까. 그럼 여기 사인 하시지요.“


까마귀가 지사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싸가지 없이 불쑥 끼어들어 일을 진행시킨다. 지사장이면 새파랗게 젊은 까마귀보다 높은 지위일텐데 공손한 태도로 일을 한다.


내가 사인을 하자 까마귀가 대뜸 가죽지갑 같은 것을 하나 던져준다.


”야, 이건 하청업체에 주는 위탁 요원증이야. 일할 때 요긴하게 쓰일 거야. 내용은 디지털 요원증 지금 전송해 줄테니 나중에 읽어 봐. 이제 기술 지원팀으로 가자.“


그녀가 던져준 5급 요원증은 과장급의 권한이 있었다. 국정원의 위장 회사인 천공 홀딩스의 과장급이면 한 개의 대 몬스터 특수부대 중대 병력도 동원할 수 있는 직급이다.


까마귀를 따라 기술지원실로 가니 드워프 둘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 중 한 놈은 내가 아는 놈이다. 대장장이 토비아스.


나중에 이 놈의 형인 건축가 바토바에 대해 얻을 정보가 있다. 까마귀가 둘을 가르키며 인사를 시키길래 모르는 척 했다.


”귀순한 드워프들이야. 통성명은 할 것 없고 가끔 볼테니 그냥 악수나 해.“


모르는 척 가볍게 악수를 나누고 토비아스에게 아다만티움 90%의 최상급 플레이트 아머 키트와 아밍소드등의 장비를 받았다. 이너 전투복에 장착하고 전투 브레인에 연결해 스펙을 확인해 보니 급소부분에는 소량의 미스릴도 섞여 있었다.


”(말한대로 장비지원은 정말 훌륭하군. 이게 다 공짜라니.)“

”자 이제 작전 상황실로 가자.“


100여평 정도의 어두운 방에 수 십개의 홀로그램 모니터가 떠 있고 50여 명의 작전 요원들이 분주히 일하고 있다.


일반적인 전자 장비를 쓸수 없는 게인트 안에서 마광석과 마나오일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등의 각종 부산물을 재료로 만든 특수장비들을 써야했다.


이 정도 규모로 장비를 구축하려면 얼마나 많은 돈을 썼을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인공 위성을 못띄우는 게이트 내부라 성층권 근처에 위성역할을 하는 통신 드론을 띄워 사용하는 것 같았다.


복도를 따라 많은 회의실 중 가장 큰 회의실로 들어갔다. 까마귀가 벽면에 홀로그램 모니터를 켜고 회의를 시작한다.


”계약한 대로 가스길 자작을 검거할 때까지 우리는 한팀으로 일한다.“


까마귀가 여러 장의 사진과 자료들을 올리며 설명을 하는데 전부 내가 아는 내용이지만 나서지 않고 듣기만 했다. 당분간은 철저하게 하청업자로 일하기로 했다.


전생의 경험으로는 천공 홀딩스 내부에도 국익이라는 왜곡된 명분 아래 극소수 기득권층의 이익만을 위해 게이트 교란자에 동조하는 세력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최소한의 피아 구분은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강릉 시청과 시 의회가 목표인 것 같아.“


그동안 까마귀가 잡은 사마귀 세 마리와 내가 잡은 사마귀를 취조한 결과로 게이트 테러가 일어날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내 예상대로 천공 홀딩스도 게이트 테러를 추적하고 있었다.


까마귀는 다크 엘프인 가스길 자작이 S급 게이트 안에서 바깥으로 소규모의 인스턴트 게이트를 만드는 방법으로 수많은 게이트 테러를 주도했던 주범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가스길과 사마귀들이 B-00 지역에 몰려들고 있고 그린 오크 병력의 움직임도 드러났어. 규모가 꽤 큰 테러가 될 거야.“


상황실에 있던 탱커 기 성완이 회의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보고를 올린다.


”누님, WB-02 지역에서 차오크 족 2개 중대 병력을 발견했답니다.“


드디어 걸렸다. 사마귀가 자백한 지역에서 행군 중인 오크 병력을 천공의 레인저들이 발견했다.


”그게 정말이야? 차오크 족이면 돌판을 가지고 있을 거야.“

”그렇습니다. 저는 공격대 요원들 더 지원받으러 가겠습니다.“

”그래, 서둘러. 가능한 한 많이 데리고 와.“


까마귀는 후다닥 상황실로 뛰어나가 작전실 요원과 놈들의 위치를 지도로 파악한다. 그사이 나는 정호와 전리품 수거에 대해 목소리를 낮춰 의논한다.


”계약한 대로 전투가 끝나면 보안이나 작전상 필요한 전리품이 아니면 전부 우리가 차지하기로 했으니까 전투지역에서 15km 이상 떨어져 있다가 내가 전화하면 달려와.“

”알았어. 돈 될 만한 거는 깨끗하게 쓸어 모을게.“

”오크 2개 중대 병력이면 300마리 정도 될 테니까 차량 두 대 모두 준비하고 대기해.“

”놈들의 몸에서 블루 마나석하고 놈들 엄니만 챙겨도 돈이 얼마냐. 흐흐흐.“


까마귀가 작전실장에게 상황실을 맡기고 모두 현장으로 출발한다.


***

WB –02 지역 천공의 레인져들이 포착한 오크 병력 주둔지에서 10km 떨어진 곳에 밤 10시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이미 2개의 공격대가 완전무장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가 트리플 A급 정도의 최상위 헌터들로 보였다.


그런데, 한쪽에 따로 작은 아공간 배낭을 메고 있는 12명의 시커먼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까마귀가 그들에게 손가락을 까딱이자 그들 사이에서 리더로 보이는 요원 하나가 20여 걸음 떨어진 곳에서 한 걸음으로 스르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선우는 흠칫 놀랐다.


”뭐야, 저건.“


스킬을 쓸 때 각성자의 몸에서 발생하는 오라가 전혀 발산되지 않았다. 심지어 숨을 쉴 때 내는 미세한 인기척조차 없었다.


나의 쪼랩 몸뚱이의 감각은 그제야 그들이 고도의 은신 스킬이 몸을 베인 S급 이상의 레인져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멀리 보이는 산을 가리킨다.


”저 산을 넘어가면 넓은 분지가 보일 겁니다. 거기에 차오크 부족 두 개 중대의 오크 병력이 있습니다.“

”오크 법사나 트롤은?“

”중대별로 법사 하나와 트롤 셋을 갖춘 정예 병력입니다.“

”쉽지 않겠네, 알았어, 너희는 다음 포인트로 이동해.“

”네, 수고하십시오.“


레인저들이 모여서 몇 발짝 걸어가다가 시야에서 ’훅‘ 사라져 버렸다.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항상 이레귤러 특성을 활성화하고 있을 수도 없으니 답답하다.


”공대장들 이리 모여.“


까마귀가 공대장을 불러 모으고 뭔가 속닥이며 자기들끼리 수신호 같은 것도 주고받고 하더니 모두 흩어지고 산 쪽으로 달려간다.


“우리도 움직이자. 오늘 밤에 산 너머에 있는 병력을 결딴내야 해.”

“뭉치기 전에 각개 격파하면서 물건을 찾으실 겁니까?”

“그래, 부지런히 움직여야겠어.”

“우리끼리? 군부대에 지원 요청 안 하고?”

“군은 게이트 밖에서 시민들 보호하는 데 동원될 거야.”


선우는 당연히 대 몬스터 부대 일 개 중대라도 지원을 요청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5명이 한 팀인 3개의 공격대만으로 전투를 치를 모양이다.


“출발하자.”


9km의 험악한 오르막 산길을 달리는데 누구 하나 거친 숨을 쉬는 사람이 없이 꾸준한 속도로 달렸다. 나도 S급인 탱커 기 성완에 비해 질주 속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기 성완이 나란히 달리며 나를 견제하듯 앞서나갔지만 금방 따라 잡히고 혀를 내두른다.


“하하 이거 참. BBB 등급이 나랑 같이 달리네. 선우 너 등급심사 다시 받아야 하는 거 아냐?”

“글쎄, 나는 등급이나 스텟 같은 거 관심 없어. 신세계를 알고 있거든.”

“그 이레귤러 능력 말이야?”

“말할 수 없어. 영업비밀이야.”


최근 라이칸 킹을 잡고 연이어 S급 이상의 능력을 가진 사마귀와의 전투에서 이레귤러 능력이 터지고 그때마다 나의 능력치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회귀 전 SSS 급이던 시절 지식으로 훈련하니 스킬과 능력이 스스로 놀랄 정도로 향상되었고 새로운 스킬도 하나씩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이레귤러 능력과의 격차는 컸다.


“(이번 전투에서는 검기를 테스트 해 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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