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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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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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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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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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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영입 제안

DUMMY

차 안은 고요했다.

심각한 표정의 강윤 장관은 차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침묵이 가장 고통스러운 법이다. 차라리 뭐라도 물어보면 대답이라도 할 텐데 말이다.


“궁금한 게 많으시다는 거 압니다. 전부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결국 남태현 국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자 강윤이 슬쩍 남태현을 봤다.


“내가 일부러 안 물어본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게······ 아닌 겁니까?”

“도대체 어디서부터 뭘 물어봐야 할지 몰라서 그런다.”


그제야 남태현은 강윤의 서운해하는 표정을 봤다.


“난 널 국장 자리에 앉혔어. 넌 부국장. 그런데 이런 중요한 상황을 나에게 설명 안 했다고?”

“그와 우리가 관계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황미연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약간 이상한 상황에서 순수해지는 그녀다.


“그걸 어떻게 모르지? 류신이라는 이름 검색해 보니까 마지막 귀환자로 등록됐더군. 그날이 바로 사이클롭스 사냥한다고 간 날이기도 하고, 윤동성과 한상철이 사라진 날이기도 하고······ 이정도면 뭔가 연관성이 있다는 걸 알아채는 데는 부족하지 않을 것 같은데.”

“알아내셨군요. 모르게 한다고 했는데······ 죄송합니다.”


강윤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희들 돕기 위해서라고 착각하지 마. 나라도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 전부 알아야겠어.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설명해.”


차는 이미 청와대 근처에 도착해 있었다.

운전기사는 난감한 표정으로 강윤을 봤다. 그러자 강윤이 인상을 썼다.


“도착했는데요?”

“근처 몇 바퀴 더 돌아.”


차는 청와대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주변을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남태현과 황미연의 설명이 시작되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강윤의 표정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사이클롭스들을 한꺼번에 10마리나 처리하고, 세계수가 지어준 집에 살고, 멜렉의 병을 치료하고, 게다가 세게수를 노리던 엘 하이까지 정리한 것이 마지막 귀환자라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어제 그 마지막 귀환자가 케테르의 에흐예라는 것까지 알게 되었으니 놀라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이야기는 끝났다. 하지만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강윤은 몇 바퀴 더 차가 청와대를 돌고 나서야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후- 돌겠네. 무슨 일이 있어도 나에게 미리 말했어야지.”

“죄송합니다. 비밀로 해달라고 하셔서.”

“진짜 에흐예는······ 맞아?”

“우리는 그걸 판단할 능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맞는 것 같습니다. 그가 한 것을 보면요.”

“그렇겠지. 맞겠지. 사이클롭스들에 엘 하이까지······ 거기에 멜렉이 한 팀이라니.”


심각한 표정의 강윤이 인상을 찡그렸다.

이 표정은 사건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고민할 때의 표정이다. 화났을 때의 일그러진 얼굴과는 또 다르다.


“들어가자.”


어느 정도 고민이 정리되었는지 드디어 명령이 떨어졌고, 차는 청와대 정문으로 접근했다.

청와대로 들어가는 몇 가지 절차를 진행한 후 세 사람은 곧바로 대통령 집무실로 향했다.

근엄한 위엄을 풍기는 대통령 집무실 문이 열리고 강윤 장관과 남태현, 황미연이 안으로 들어갔다.

나름 처음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라 긴장하며 집무실로 들어간 남태현과 황미연은 눈앞에 벌어진 상황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강 장관! 강 장관! 어제 그거 뭐야? 그거 도대체 뭐야? 전쟁 나는 거야? 누가 쳐들어와?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 우리 이길 수 있어? 싸울 수 있어?”


한 남성이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강윤 장관에게 다가가 묻고 있었다. 아마 뭐 마려운 강아지를 봤다면 딱 지금과 같은 모습일 것이다.


“어? 누구?”


대통령이 남태현과 황미연을 보며 물었다.


“관리국 국장과 부국장입니다. 대통령님.”


강윤은 철없는 대통령에게도 깍듯하게 예의를 갖춰 말했다. 그러자 정말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조금 전에 봤던 촐싹거리고 어린애 같은 대통령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대신 중후한 무게를 지닌 평소에 알고 있던 대통령이 있었다.


“대통령 박이상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조금 전에 봤던 게 환상이거나 상상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돌변한 모습이었다.

남태현은 엉겁결에 손을 내밀어 박이상과 악수를 했다.


“관리국 국장 남태현입니다.”

“부국장 황미연입니다.”

“반가워요. 앉읍시다.”


청와대 집무실 소파에 모두 앉았다.


“어젯밤에 메시지는 전 세계 모두가 들은 모양이더군. 자네들도 들었나? 아니······ 봤나?”


메시지는 그저 귀에 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류신의 얼굴까지 보여줬다.

그래서 더 충격이었다. 이제껏 이런 식으로 전 세계에 메시지를 보낸 자는 아무도 없었다. 류신이 처음이었다.


“네. 모두 봤습니다.”


강윤이 대신 대답했다.


“좋아. 그럼 이야기의 속도를 좀 높이지. 어제 메시지가 모두 사실인가?”


박이상 대통령의 질문에 강윤, 남태현, 황미연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굳이 숨길 일은 없다고 판단했는지 강윤이 빠르게 대답했다.


“사실인 것 같습니다.”

“사실인 것 같다?”

“엘 하이가 죽은 것은 사실입니다. 중국이 무주공산이 되었고, 오늘 아침 보고에 의하면 노스페라투가 자금성을 접수했답니다.”

“그 말은······ 메시지의 내용과 일치하는군.”

“하지만 진짜 에흐예 인지는······”

“에흐예 맞습니다.”


강윤이 한 발 빼려는 순간 황미연이 먼저 내뱉어 버렸다. 청와대에 와서도 눈치 따위는 보지 않는 그녀의 성격은 한결같았다.


“확실해?”

“에흐예가 아니면 어떻게 엘 하이를 죽일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정도가 아니면 어떻게 사이클롭스 열 마리를 한 번에 상대하죠? 전 세계 어떤 특급 길드도 못 하는 일을 단 혼자서.”


황미연의 말에 강윤은 입을 다물었고, 박이상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무언가 생각하는 듯 보였다.


“멜렉이 처리했을 수도 있잖나.”


생각을 정리하던 박이상이 물었다.


“아뇨. 멜렉 님은 몸이 많이 약해져 있었습니다.”

“약해져 있어? 멜렉을 봤나?”

“네. 얼마 전에 세계수에서 봤습니다. 엘 하이 죽기 전에 봤는데 이미 많이 약해져 있었습니다. 어딘지 아파 보이기도 했고요.”

“그러면 에흐예와 멜렉이 동맹을 맺은 것도, 동거한다는 것도 맞겠군.”

“네? 동거는 좀······”


박이상의 말에 남태현이 어색하게 웃으며 한마디 했다.


“같이 살면 그게 동거지 뭐. 안 그래?”

“맞습니다.”


박이상의 말을 이번엔 강윤이 맞장구쳐줬다.


“엘 하이가 죽은 게 남산 구역이라던데? 보고서에 보인 남산 구역에서 이상 신호들이 많이 목격되었다고 보고가 왔더군.”

“저희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건 이후 남산 구역에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상태가 어떤지는 모릅니다.”


아쉽게도 그것은 남태현도 황미연도 마찬가지였다.


“그래? 그러면 이번에 같이 가보면 되겠네.”


갑작스럽게 박이상 대통령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당연히 남태현과 황미연은 화들짝 놀랐다. 이렇게 즉흥적으로 결정해도 되는지도 의문이었지만, 무턱대고 찾아가도 되는지도 걱정이었다.


“제, 제가 찾아가서 만나보고 보고드리겠습니다.”


남태현이 먼저 나섰다. 괜히 대통령이 현장에 방문한다는 것이 걱정되고 부담스러웠다.


“아냐. 원래 세계수에 경비대를 주둔시킨 것도 우리 정부였어. 레지스탕스들이 계속 세계수를 노렸었잖아. 기억 안 나나?”

“기, 기억납니다.”


강윤 장관은 계속 박이상 대통령에게 맞장구를 쳐줬다.


“우리가 찾아갔는데 그쪽에서 뭐라고 하면 우리도 그 문제를 걸고 넘어가자고. 우리가 먼저 지키고 있었는데 일방적으로 쫓아낸 거 아니냐고. 그리고 에흐예······ 이름이 뭐라고?”

“류신이라고 했습니다.”

“그래. 류신. 한국 사람인 거 같던데 그러면 대통령에게 함부로 하면 안 되지. 다 같이 가자고.”


갑작스럽게 청와대의 세계수 방문이 결정되었다. 물론 남태현과 황미연의 표정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


여러 대의 고급 승용차들이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류신과 이영철이 인상을 쓰며 바라봤다.

요르는 관심 없다는 표정이었고, 세로는 지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멜렉은 여전히 온화한 미소를 띤 채 달려오는 차량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차들이 도착해 멈춰 서고 안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다. 그리고 차의 뒷문을 열었다.

안에서 내린 것은 박이상 대통령. 그는 자신의 옷매무새를 다듬은 후 멜렉과 류신이 서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순간 남태현과 황미연이 박이상 대통령을 추월해 앞서나갔다. 대통령을 수행하던 강윤 장관이 그 모습을 보며 인상을 썼다.


“자네들 지금 뭐 하는 건가?”

“에흐예 님은 대통령 님을 모르십니다. 괜히 마찰 생기기 전에 슬쩍 귀띔이라도 하려고요.”

“그, 그렇겠군.”


강윤도 남태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괜히 먼저 대통령이 인사를 했는데 누구냐는 식의 대답이 돌아온다면 그것도 꽤 낭패였기 때문이다.

남태현 부국장과 황미연이 류신 앞으로 와서 섰다.


“하하! 오랜만입니다. 에흐······ 아니 류신 님! 멜렉 님도 오랜만에 뵙습니다. 안색이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남태현과 황미연이 둘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고마워. 그리고 이젠 멜렉 말고 레인이라고 불러줘. 그게 내 이름이니까.”


레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창백하던 얼굴의 혈색이 좋아지며 더 아름다워진 레인이었다.

미소 짓는 레인과 달리 류신은 잔뜩 인상을 썼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저것들은 뭐야?”


류신이 귀찮다는 듯이 물었다. 그제야 레인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던 남태현이 정신을 차렸다.


“아! 맞다. 지금 오시는 저분이 대통령 님이십니다.”

“대통령? 대통령이 여긴 왜 와?”

“그게······ 여기가 한국이기도 하고······”

“그렇게 전 세계를 향해 방송을 해버렸는데 어떻게 나 몰라라 하고 있어요? 그게 더 이상하지.”


결국 제대로 말을 못 하는 남태현을 대신해 황미연이 한마디 했다.

그녀의 말을 들은 류신이 머리를 긁적였다.


“다른 놈들 보라고 한 건데······”

“그런 것치고는 전 세계가 다 봤어요. 전 세계 뉴스가 다 그 얘기뿐이에요.”

“너무 힘을 줬나?”


후회하는 류신이었지만 이미 늦었다.

물은 엎질러졌고, 대통령은 이미 찾아와 류신 앞에 섰다. 하지만 박이상도, 강윤도 먼저 시선이 간 것은 레인이었다.


“멜렉 님······ 이십니까? 이런 얼굴을 이제껏 가리고 계셨던 겁니까?”


강윤 장관이 놀라며 먼저 물었다.

오히려 그녀가 멜렉이라는 말을 들은 박이상의 눈이 더욱 커졌다.


“오랜만이에요. 강 장관도, 대통령도. 이젠 레인이라고 불러요.”


레인은 그저 미소로 답했다. 둘의 시선은 여전히 레인에게 머물러 있었다. 그때 류신의 얼굴이 둘의 앞에 불쑥 나타났다.


“너희들 나 보러 온 거 아냐?”

“아! 에흐예 님이시군요. 대한민국의 대통령 박이상입니다.”


박이상이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류신은 그의 손을 잡지 않고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무척 귀찮다는 표정으로.

레인이 슬쩍 류신 옆으로 다가왔다.


“악수 정도는 해줘.”

“에흐예란 이름은 버렸어.”

“아! 그렇습니까? 그러면 류신 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결국 류신은 박이상 대통령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동시에 그 모습이 사진으로 찍혔다.

10년이 지나고 세상이 변해도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는 강윤 장관입니다. 귀환관리부 장관이고······ 어디 출신이라고 했죠?”

“강윤 장관입니다. 게부라 출신입니다.”


류신은 강윤과도 악수를 했다. 확실히 일반인과는 다른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남태현보다 더 강한 기운이었다.


“자! 이제 왜들 여기까지 몰려왔는지 이유나 들어볼까?”


류신이 모두를 둘러보며 물었다.

대통령의 경호원들 표정이 꿈틀거렸지만, 그것은 류신의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엘 하이를 정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박이상 대통령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뭐 정리했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

“그만큼 강하시다는 것이겠죠?”

“물론.”

“정부에서 일해보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영입을 제안하는 겁니다.”


박이상 대통령이 갑자기 류신에게 영입 제안을 했다.

남태현을 비롯해 황미연, 강윤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는 표정으로 박이상을 봤다. 아니 어이가 없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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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이 정도로는 안 돼 +1 23.06.29 807 15 13쪽
55 맛만 살짝 보여줄게 +2 23.06.28 793 16 12쪽
54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2 23.06.27 839 17 13쪽
53 조건부 동맹 23.06.26 832 15 12쪽
52 의외의 손님 23.06.23 843 16 13쪽
51 살아야 하는 이유 23.06.22 847 17 14쪽
» 영입 제안 +1 23.06.21 865 15 13쪽
49 선전 포고의 효과 +1 23.06.20 939 16 13쪽
48 지배자들 23.06.19 932 16 13쪽
47 선전 포고 +1 23.06.18 953 15 16쪽
46 새로운 주인 23.06.17 966 15 12쪽
45 약속은 지켜야지 23.06.16 985 16 13쪽
44 드래곤 로드 +1 23.06.15 993 17 13쪽
43 돌려받았으면 하는데 23.06.14 973 14 12쪽
42 네가 주인공이야 23.06.13 978 14 12쪽
41 소란 한 번 일으켜볼까 23.06.12 996 16 12쪽
40 배신자 23.06.11 1,028 16 13쪽
39 드래곤의 신전 23.06.10 1,077 15 12쪽
38 회의 소집 23.06.09 1,095 17 11쪽
37 겨우 이거야? 23.06.08 1,108 15 13쪽
36 절대적인 위기(2) 23.06.07 1,092 15 13쪽
35 절대적인 위기(1) 23.06.06 1,144 16 14쪽
34 이제 정리할 건 정리해야지 23.06.05 1,136 15 13쪽
33 당신들이 부모라고? 23.06.04 1,146 16 11쪽
32 흡혈귀의 왕 23.06.03 1,078 15 12쪽
31 침공 23.06.02 1,128 14 12쪽
30 이건 경고야 +4 23.06.01 1,144 14 12쪽
29 위태로운 동업 +1 23.05.31 1,196 17 13쪽
28 가족은 비지니스 +1 23.05.30 1,280 17 13쪽
27 가족의 재회 +1 23.05.29 1,377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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