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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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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121,079
추천수 :
1,878
글자수 :
625,145

작성
23.06.1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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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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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2쪽

소란 한 번 일으켜볼까

DUMMY

차갑게 휘몰아치는 시베리아의 황량하고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캐틀린은 하늘을 날았다.

하늘에 무리 지어 날아다니던 와이번들이 캐틀린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며 흩어졌다. 캐틀린은 그 사이를 도도하게 날아서 지나갔다.


“오! 역시 드래곤! 와이번 도망가는 거 봐.”

[뭐 이정도로 그러십니까. 하늘에선 우리가 왕입니다.]

“너희들 보고도 도망가지 않는 녀석도 있나?”

[없죠. 아! 하늘 고래는 아마 도망가지 않을 겁니다.]

“아! 그렇군. 하늘 고래!”


하늘 고래는 보기 드물게 나타나는 녀석들이다.

차원과 차원을, 우주와 우주를 넘나들기도 하면서 그 크기도 다양하다.

평범한 고래 정도의 크기에서부터 거대한 행성의 크기도 존재한다. 심지어는 그 크기 자체가 몇 광년에 이르는 녀석도 있다고 한다. 물론 류신도 그 정도 크기는 보지 못했다.

그래도 하늘 고래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하늘 고래는 온순하다. 다른 생명체에게 해를 입히지 않으며, 세상을 부수지도 않는다.

차원과 차원을 넘나들기 때문에 영향을 주지 않고도 큰 몸을 유지할 수 있기도 하다.

류신도 480만 년 동안 하늘 고래를 본 것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만큼 보기 드문 생명체다. 그리고 신비로운 생명체이기도 하다.

지적이고 영혼이 발달한 생명체일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하늘 고래 보신 적이 있습니까?]

“몇 번. 이야기라도 해보고 싶었는데 그냥 지나치듯 가버렸어.”

[그러시군요. 저희도 하늘 고래와는 이야기한 적 없습니다.]

“그래? 까다로운 녀석들인가?”

[까다롭기보다는 세상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게 맞을 거다. 세상에 관심 없는 것. 그것만큼 좋은 태도가 없다. 관심 가져 좋을 게 없으니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날다 보니 어느새 커다란 돔이 나타났다.

러시아답다고 할까. 서울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크기의 거대한 에너지 돔인 모스크바였다.


“미친놈들. 모스크바 전체를 돔으로 감쌌어?”

[네. 규모가 큽니다. 1년 유지에 코어 10개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쓸데없이 통이 크다니까. 저 안에 있는 건 맞지?”

[네. 맞습니다. 류신 님!]

“찾기 어려울 거 같은데. 도시가 너무 커.”

[괜찮습니다. 꽤 정밀한 위치도 알고 있습니다. 반경 500m까지는 알아낼 수 있습니다.]

“꽤 쓸모 있네.”


그러는 사이에 캐틀린이 그대로 에너지 돔을 통과하려 했다.


“야! 잠깐! 멈춰! 멈춰!”


류신이 급하게 말려 겨우 에너지 돔 앞에서 멈출 수 있었다.


[어째서 그러십니까?]

“우리 왔다고 아예 광고할래?”

[네? 아!]


캐틀린은 류신의 말을 알아듣고 아래로 내려가 바닥에 착지했다. 에너지 돔 밖의 무너진 건물 더미 근처였다. 캐틀린은 착륙하자마자 자신의 몸을 인간으로 바꿨다.

몬스터들의 영역이었지만 캐틀린이 드래곤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몬스터들은 아예 접근조차 하지 않았다.


“좋아. 그러면 이제 한 번 찾아볼까?”


류신이 작은 포털을 만들었다. 포털의 크기는 손바닥만 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포털로 돔 내부의 모스크바 모습이 보였다.


“류신 님! 이건 너무 작지 않나요? 어떻게 이걸로 안으로 들어가죠?”


캐틀린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건 안으로 들어가려고 만든 게 아니라 내부를 살펴보려고 만든 거야. 모스크바를 비출 테니까 어딘지 위치를 알려줘.”


류신이 포털을 이리저리 조종하며 모스크바 내부를 살폈다.

그때였다.


“어? 잠깐만요!”

“왜?”


포털을 조작하던 류신이 멈추고 물었다.


“느껴져요. 로드의 기운이.”

“오호! 그래? 좋아. 여기서 어느 방향이지?”


캐틀린의 설명이 이어졌고, 류신이 포털을 조정했다.


“여기야?”

“아뇨. 오른쪽.”


포털이 오른쪽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잠깐 멈춰요. 거기. 앞으로 나아가야 해요.”


류신은 다시 포털을 조작했다. 포털은 능숙하게 방향을 바꾸고 앞으로 나갔다가 뒤로 빠지는 등 다양하게 움직였다. 그 모습을 캐틀린도 신기하게 바라봤다.


“와! 포털을 되게 잘 다루시네요?”

“인간에게는 스마트폰이라는 게 있단다.”

“아! 본 적 있는 것 같아요.”

“그걸 잘 다루면 이런 건 우습지.”


류신은 말하면서도 화려하게 포털을 다뤘다.


“어······ 조금 오른쪽······ 앞으로 전진입니다. ······ 거기서 왼쪽······ 조금만 더······ 지나갔다. 다시 오른쪽.”


미세조정을 해가며 드디어 로드의 기운이 있는 곳을 찾아냈다. 꽤 큰 건물이었다.


“저깁니다. 저 안에서 로드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캐틀린은 확신했다.

게다가 건물의 생김새도 일반적인 건물과는 전혀 달랐다. 대형 피라미드 모양으로 꽤 독특한 생김새의 건물이었다.

무엇보다 건물의 외벽이 모두 금속으로 만들어진 듯 차가운 기운이 풍겨 나오고 있었다.


“건물 살벌하게 만드네.”

“그러게 말입니다. 이제 가시죠.”


개클린이 목표를 잡은 듯 다시 날아오르려 했다. 그런 그녀의 꼬리를 류신이 잡아당겼다.

캐틀린이 날아오르려다 화들짝 놀라며 다시 사람으로 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꼬, 꼬리를······”

“꼬리가 뭐?”

“꼬리는 처, 청혼할 때······”

“닥쳐라.”

“죄송합니다.”


캐틀린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류신이 이번에도 포털을 작게 열고 건물 주변을 살폈다. 그러다가 인적이 드문 적당한 곳을 한 군데 찾아냈다.


“여기가 좋겠다.”


은밀한 곳에 포털을 연 것을 캐틀린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뭐야?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건데?”

“겁나십니까?”

“뭐?”

“체바오트라도 나타날까 봐 겁나시는 겁니까?”


류신은 어이가 없었다.


“체바오트에게 질까 봐 겁나시는 겁니까?”

“체바오트는 내가 상대한다고 치자. 넌 뭐 할 건데?”

“당연히 나머지들은 제가 맡을 수 있습니다. 저 드래곤 전사입니다.”


자신만만한 캐틀린이었다.


“오! 그래? 그럼 보겔도 네가 맡겠네?”

“······”


순간 캐틀린의 입이 다물어졌다.

캐틀린이 아무리 전사라고 해도 드래곤의 삼장로 중 하나인 보겔은 버거울 것이다. 아니 상대가 안 된다고 보는 게 맞다.


“난 내 안전 때문에 이러는 게 아냐. 너 때문에 그래. 너 밖에서 기다릴래?”

“안 됩니다. 절대로 안 됩니다.”


캐틀린이 정색을 하며 말했다. 떼어 놓고 가려고 했다가는 단신으로라도 쳐들어갈 기세였다.

류신의 입에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대신 내 말 잘 들어야 한다.”

“알겠습니다.”


캐틀린의 표정이 시무룩해졌다.

류신은 왠지 불안함을 느끼며 포털의 안쪽으로 캐틀린과 함께 들어갔다.


류신과 캐틀린은 드디어 모스크바 안으로 들어왔다.

장소는 도심의 뒷골목. 도시는 대도시답게 화려했다. 하지만 뒷골목은 어느 도시나 똑같다. 지저분하고, 냄새나고, 낙오된 자들의 은거지나 마찬가지다.


류신과 캐틀린은 뒷골목을 나와 도시의 중심부로 이동했다. 그들이 목표로 하는 건물이 훤히 보였다. 직접 도착해서 보니 건물은 생각보다 더 거대했다.

도시의 사람들은 다행히 류신과 캐틀린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였다.

류신은 허름한 관리국 트레이닝복을 여전히 입고 있었고, 캐틀린은 화려한 갑옷을 입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이유는 뻔했다.

도시 곳곳에는 이보다 더 화려하고 독특한 복장의 사람들이 많았다. 갑옷을 입고 있는 자들 하며, 대놓고 총기류를 버젓이 들고 다니는 사람들까지. 게다가 이종족들도 흔했다.

류신이 그나마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그가 입고 있는 트레이닝복이 생각보다 낡고 지저분했으며, 구멍이 났거나 찢어진 곳이 많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척 얇았다.


러시아 도시의 날씨는 서울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추웠다. 에너지 돔으로 둘러싸여 있어도 추위까지 막아주지는 않았다.

이런 추위에 얇은 트레이닝복 하나 입고 있으니 신기하게 볼 수밖에. 하지만 그것도 잠깐의 호기심에 불과했다. 이내 사람들의 관심에서 류신은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그렇게 류신과 캐틀린은 목표로 삼은 건물로 다가갔다.


역시 건물 앞은 경비가 삼엄했다.

러시아 특유의 무장 병력이 기본으로 깔려 있었고, 딱 보기에도 강해 보이는 귀환자들이 구역을 나누어 경계를 서고 있었다.

물론 드래곤 정도 되면 귀환자에게 감지당하지 않을 정도의 마법은 가지고 있다. 게다가 류신도 귀환자에게는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인식될 뿐이다.

둘이 의심을 살 일은 없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무엇보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전부를 입구에서부터 검문하고 있었다.

무턱대고 뚫고 들어가려고 한다면야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몰래 숨어 들어온 의미가 사라진다. 그럴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치고 들어오는 게 맞았다. 드래곤들 몽땅 이끌고.

문득 류신은 그럴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그러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배자들은 각 구역을 나눠 서로 경쟁하는 중이다. 그렇기에 엘 하이와의 싸움에 다른 대리인들이 끼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나서서 누군가를 대놓고 공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다른 세력이 끼어들거나 연합을 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류신에게는 꽤 골치 아픈 상황이 된다.

멜렉의 상태는 안 좋고, 요르는 강하지만 대리인을 상대할 정도는 아니다. 동생들을 찾아주려고 해도 서로 사이가 안 좋으니 그것도 당장은 불가.

결국 혼자 나머지 대리인들을 처리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하나씩 처리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일종의 각개격파.


“어쩌죠? 제가 시선을 끌까요?”


캐틀린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시선을 끈다면야 끌 수 있겠지. 드래곤이 나타나는 것만큼 시선을 잡아끄는 건 없을 테니. 하지만 류신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찮은 방법이네. 시선을 돌리는 거. 하지만 네가 하는 건 아냐.”

“네? 왜요?”

“네가 보겔을 상대할 수 있어?”

“······ 혹시 여기에 있나요?”


캐틀린이 물었고, 류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캐틀린이 건물을 바라보며 정신을 집중했다. 보겔의 기운을 찾으려는 듯 보였다. 그제야 그녀도 보겔의 기운을 찾아냈는지 표정이 굳었다.

건물 지하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캐틀린의 두 배는 될 정도였다. 시무스와 막상막하려나.

이 상태에서 보겔과 캐틀린이 만난다면 결과는 안 봐도 뻔하다. 보겔과 맞닥뜨려야 한다면 그것은 캐틀린이 아니라 자신이 상대하는 게 맞다. 그리고 보겔을 상대해야 한다면 체바오트는 오늘 만나면 안 된다.


“그, 그러면 어떻게 하시게요?”


캐틀린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류신은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곳을 봤다. 그곳에 시선을 집중시킬 아주 좋은 것이 보였다.

그것은 주유소였다. 이런 세상에서도 여전히 석유 에너지는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냥 소란 좀 피워 보려고.”


류신이 웃으며 대답했다.


***


밀폐된 공간에 드래곤 로드의 알이 놓여있었고, 그 주변을 쇼고스가 맴돌았다.

가끔은 촉수를 뻗어 알의 표면을 만져보기까지 했다. 하지만 쇼고스라고 해도 알에는 촉수를 박아넣을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 모습을 밖에서 바라보고 있는 보겔은 무표정했다. 연구원들이 분주하게 오가며 알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었다.


“확실히 오늘 중으로 깨어나겠군.”


알을 살펴보던 연구원 한 명이 놀라며 보겔을 봤다.


“네? 오늘이요? 하지만 데이터에는 아무런 변화가······”


순간 보겔이 연구원을 노려봤다. 그 서늘한 눈빛에 연구원은 숨이 멎는 듯했다.

체바오트는 너무 압도적이어서 오히려 공포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보겔은 달랐다. 상대방을 금방이라도 짓눌러버릴 것 같은 공포를 주고 있었다.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인가?”

“아, 아닙니다. 부화를 준비하겠습니다.”


연구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 모습을 보던 보겔이 다시 밀폐 공간을 봤다.

그때였다.


쿠쿵!


진동이 느껴졌다. 꽤 큰 진동이었다. 무언가 폭발했을 때의 그것과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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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의외의 손님 23.06.23 843 16 13쪽
51 살아야 하는 이유 23.06.22 847 17 14쪽
50 영입 제안 +1 23.06.21 865 15 13쪽
49 선전 포고의 효과 +1 23.06.20 939 16 13쪽
48 지배자들 23.06.19 932 16 13쪽
47 선전 포고 +1 23.06.18 953 15 16쪽
46 새로운 주인 23.06.17 966 15 12쪽
45 약속은 지켜야지 23.06.16 986 16 13쪽
44 드래곤 로드 +1 23.06.15 993 17 13쪽
43 돌려받았으면 하는데 23.06.14 973 14 12쪽
42 네가 주인공이야 23.06.13 978 14 12쪽
» 소란 한 번 일으켜볼까 23.06.12 997 16 12쪽
40 배신자 23.06.11 1,028 16 13쪽
39 드래곤의 신전 23.06.10 1,077 15 12쪽
38 회의 소집 23.06.09 1,095 17 11쪽
37 겨우 이거야? 23.06.08 1,109 15 13쪽
36 절대적인 위기(2) 23.06.07 1,092 15 13쪽
35 절대적인 위기(1) 23.06.06 1,145 16 14쪽
34 이제 정리할 건 정리해야지 23.06.05 1,137 15 13쪽
33 당신들이 부모라고? 23.06.04 1,147 16 11쪽
32 흡혈귀의 왕 23.06.03 1,079 15 12쪽
31 침공 23.06.02 1,128 14 12쪽
30 이건 경고야 +4 23.06.01 1,144 14 12쪽
29 위태로운 동업 +1 23.05.31 1,196 17 13쪽
28 가족은 비지니스 +1 23.05.30 1,280 17 13쪽
27 가족의 재회 +1 23.05.29 1,378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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